나는 무슨 짓을 한 것인가...허허허

홈 > 커뮤니티 > 그냥암꺼나
그냥암꺼나
- 예의를 지켜주세요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 연애·태국인출입국관련 글 금지

-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관련된 글은 정치/사회 게시판에 

그냥암꺼나2

나는 무슨 짓을 한 것인가...허허허

한순간의빛 21 921

브렉시트는 부결될 것이라고 보던 1인...

사실 브렉시트가 되건 말건 나랑 별 상관 없지롱..이라고 살던 1인...

브렉시트가 가결되고 나니 달러가 폭등하는 겁니다. 헐헐...

뭐 비싼 나라 가지도 않으니 그렁가봉가 했는데, 태국 바트를 눌러보니 그것도 폭등 중!!!!

8월에 푸켓 휴가 잡아놨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모니터 앞 의자에 반쯤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나 정자세로 고쳐 앉고 고민 들어갑니다.

 

그렇게 금요일이 가고 주말에 골똘히 장고를 거듭 합니다.

내가 직장에서 힘들 때마다 들여다보면 힘을 얻게 되는 마법 문서인 나의 사랑 휴가용 항공권...

에어아시아 이벤트에 내년 휴가 것 까지 질러놓은 이 놈의 질기고도 질긴 동남아행 항공권!!

나의 휴가 여행은 내 삶이 붙어 있는 한 지속되길 희망하는데...

세상에 모든 돈이 유로화와 파운드와 우리나라 돈 빼고 몽땅 폭등하고...

온 신문에서 계속 폭등할 거라고 노래를 부르고...

 

주말에 이런 저런 일이 많았음에도 계속 환율은 내 머릿속을 떠나질 않고...

끝내는 일요일 저녁, 신랑에게 조심스레 물어봤습니다.

"브렉시트로 환율과 바트와 링깃과 루피아까지 급등이야...여행가게 달러 좀 환전할까?"

신랑은 도박과 관련된 것을 무지하게 싫어합니다.

그런데 잠깐 생각하더니 선뜻 말합니다.

"그래, 어차피 쓸 돈이면 사 놓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래서 밤 10시가 넘어 부랴부랴 인터넷뱅킹에 접속하니

모은행은 주말에 환전 불가, 모은행은 주말에 9시까지만 환전 가능...아...포기할까 하는데,

모은행이 24시간 인터넷 환전이 가능하더군요!!! (나쁜 모은행..흑..날 말려주지 못 했어!)

마음이 급하니까 평소 안 하던 짓까지 합니다.

선뜻 인터넷 환전 최고액인 4999$를 눌러버립니다!!!

 

다음날 직장에서 슬쩍 환율을 보니 올라가고 있더군요.

'아, 미리 바꾸길 다행이야.'

그러나...오늘까지 환율은 브렉시트 전 보다 더 떨어지고...

봉지를 뜯자마자 부서지는 나의 쿠크다스 같은 멘탈은 이미 가루가 되어가고....

벌써 한 25만원 손해봤더군요. 푸하핫


이 정도 환율 등락에도 저는 이미 피폐해져가는데 주식 하시는 분들은 대단한 것 같아요!

그리고 평소에 늘 전문가가 오른다고 하면 떨어지고,

전문가가 떨어진다고 하면 오르는 환율을 보면서 "반대로 사면 되겠네~"하고 낄낄거렸었는데,

왜 그때는 전문가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있었던 걸까요? ㅋㅋ

 

어차피 팔 거 아니고 여행갈 때 쓸 거니까 그냥 외화 통장에 넣어두고 잊고 살다가

달러 오르는 때 쓰자고 위로아닌 위로를 하고 있지만,

나는 무슨 짓을 한 걸까요? ㅜㅜ

아...지금 팔면 바보되고...손해본 돈이면...우리 아부지 소고기를 사다 드릴 텐데...ㅜㅜ

 

비도 오고 가슴도 쓰리고 나의 부서진 멘탈도 장마비와 함께 나뒹구는 주말입니다.

21 Comments
고구마 2016.07.01 20:26  
토닥토닥...그래도 손해가 그만하니 다행입니다.ㅠㅠ
한순간의빛 2016.07.01 22:37  
흑...그러게요. 인터넷 환전이 더 가능했으면 눈이 뒤집혀서 더 샀을 수도요...ㅜㅡ;;
jeidy 2016.07.01 20:26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ㅎㅎ 크게 득보실 날이 올거예요~~~^^
한순간의빛 2016.07.01 22:41  
여행을 가려면 원화가치가 올라야 좋긴 한데, 그럼 내 달러는 계속 묵혀야하고
원화가치가 내려가면 그 달러 좀 득볼 뿐, 여행 자체가 부담스러울테고...
이래저래 딜레마입니다. 괜히 샀어요 괜히...=ㅅ=;;
깔로스 2016.07.01 21:35  
네 그 심정 십분이해가 가네요.

아마 그날 거의 모든......
과장하면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다 님과 같은 심정이셨을겁니다. ^^

그중에 행동에 옮기신분 과
귀차니즘이나 낭만파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행동에 못 옮기신분들로 갈렸겠죠.

새옹지마라고 들어보셨는지요? ㅎㅎ

윗분들과 마찬가지로 아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잘 대처하시는것 같구요.

여행가시면 다 되갚음 받으실거에요.
좋은여행 되세요!!
한순간의빛 2016.07.01 22:44  
흑..그쵸? 저만 이런 짓 한 거 아니겠죠?
전 세계에 저같은 사람 널렸겠죠? 흐흐흐;;
위로해주셔서 감사요~ㅜ,.ㅜ
빅야드 2016.07.01 22:46  
내인생 제일 잘한일은 아버지 돌아가시기전  쇠고기 어마무시,, 주구장창 사드린것 입니다. 여행 가지 마시고 아버님 쇠고기 대접하면 나중에 후회 없습니다. 여행 포기하시길..
한순간의빛 2016.07.01 23:03  
아버지 소고기 사드릴 돈으로 여행가는 건 아닙니다. 비유일 뿐...ㅎㅎㅎ
아래 '유시민이 악플에 대처하는 방법' 다시 읽어보고 댓글 고칩니다.
그리고 저 쿠크다스 멘탈 맞나봅니다. ㅋㅋㅋ
빅야드 2016.07.02 00:19  
악플 아닌데요. ㅠ.ㅠ 부모님께 쇠고기 맘껏 대접해드린 만족감을 표현한것이 악플이라 하시니.. 황당합니다.
필리핀 2016.07.01 23:56  
개미들은 세상의 변동에 깜짝하지 말고

제 푼수대로 사는 게 정답입니다...

자본주의 바람잡이들이 너무 많아요.. ㅠㅠ
한순간의빛 2016.07.02 00:02  
맞는 말씀이세요. 저도 새삼 느낍니다.
제 깜냥에 무슨 짓이었나...그냥 늘 흐르는대로 잊고 지내다가 여행 가기 전 환전하거나 뽑아서 쓰고 말 것을... 하고요.
zipper 2016.07.02 06:11  
님이 여행 가는날 부터 팍팍 올라서
여행 끝나고 돌아오는날 팍팍 떨어지길 기원드립니다.
한순간의빛 2016.07.02 12:04  
앗...정말 이론상 가장 완벽한 해결법은 zipper님 말씀과 같은 타이밍을 잡는 것이었군요! ㅎㅎ
올라도 걱정 떨어져도 걱정이야..라고 투덜거리기만 했었는데,
zipper님의 재치에 감탄합니다. ㅎㅎ
숲샘 2016.07.02 10:11  
순간적으로 일희일비하지 마세여.
주가나 환율은 늘 그렇습니다.  그냥 길게 보시고  그안에서 목표수익이 달성되면 미련없이 파세여
그게 안전한 방법일겝니다
글구 하나더여,,,
이왕 저질러놓은거에는 절대 후회하지마세요 후회할수록 아쉬움이 더 커집니다.
일이 잘못되었으면 그걸 교훈삼아 담에는 그러지않으면 되여.
한순간의빛 2016.07.02 12:10  
네...말씀대로 일희일비하지 않고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겠어요.
일생 처음으로 내 자산의 일부를 글로벌적으로다가 다각화시켰다고 합리화하는 걸로요...
푸흡..적고 나니 너무 거창해서 민망하네요.
적도 2016.07.02 14:40  
제가 누구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처지는 못돼서요....
저는 여행가기 2-3일 전에 늘  삽니다.
한순간의빛 2016.07.03 13:45  
저도 여행 당시의 환율이 제 운명(?)이겠거니...하고 살았는데...
역시 앞으로는 하던대로 하고 살아야 겠어요. ^^;;
warak 2016.07.02 22:02  
하루만에 60만원, 이틀 지나고 70만원 손해본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ㅠㅠㅠㅠㅠ
사흘째부터는 환율시세를 안 보고 있지요 ㅠㅠㅠㅠㅠ
한순간의빛 2016.07.03 13:49  
윽..제가 어디서 명함을 내밀었나 싶네요.ㅠㅠ
warak님의 두 손을 꼭 잡고 함께 언젠간...언젠간...을 외치며 위로드리고 위로 받고 싶네요! ㅠㅠ
잘해보자 2016.07.14 01:03  
그냥 자주 보다보면 흔들리는것 같아요
안보고 살다가 , 필요할때 며칠 살피다 환전하는게 속 시원한것 같네요..
한순간의빛 2016.07.18 22:07  
그러게요. 저 요새도 가끔 환율 변동 보고 마음 아파하고 있어요.
신경 안 쓰고 지내다가, 그냥 현지가서 EXK카드로 뽑아 쓰는 것이 맘 편한 것 같아요.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