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슨 짓을 한 것인가...허허허
브렉시트는 부결될 것이라고 보던 1인...
사실 브렉시트가 되건 말건 나랑 별 상관 없지롱..이라고 살던 1인...
브렉시트가 가결되고 나니 달러가 폭등하는 겁니다. 헐헐...
뭐 비싼 나라 가지도 않으니 그렁가봉가 했는데, 태국 바트를 눌러보니 그것도 폭등 중!!!!
8월에 푸켓 휴가 잡아놨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모니터 앞 의자에 반쯤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나 정자세로 고쳐 앉고 고민 들어갑니다.
그렇게 금요일이 가고 주말에 골똘히 장고를 거듭 합니다.
내가 직장에서 힘들 때마다 들여다보면 힘을 얻게 되는 마법 문서인 나의 사랑 휴가용 항공권...
에어아시아 이벤트에 내년 휴가 것 까지 질러놓은 이 놈의 질기고도 질긴 동남아행 항공권!!
나의 휴가 여행은 내 삶이 붙어 있는 한 지속되길 희망하는데...
세상에 모든 돈이 유로화와 파운드와 우리나라 돈 빼고 몽땅 폭등하고...
온 신문에서 계속 폭등할 거라고 노래를 부르고...
주말에 이런 저런 일이 많았음에도 계속 환율은 내 머릿속을 떠나질 않고...
끝내는 일요일 저녁, 신랑에게 조심스레 물어봤습니다.
"브렉시트로 환율과 바트와 링깃과 루피아까지 급등이야...여행가게 달러 좀 환전할까?"
신랑은 도박과 관련된 것을 무지하게 싫어합니다.
그런데 잠깐 생각하더니 선뜻 말합니다.
"그래, 어차피 쓸 돈이면 사 놓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래서 밤 10시가 넘어 부랴부랴 인터넷뱅킹에 접속하니
모은행은 주말에 환전 불가, 모은행은 주말에 9시까지만 환전 가능...아...포기할까 하는데,
모은행이 24시간 인터넷 환전이 가능하더군요!!! (나쁜 모은행..흑..날 말려주지 못 했어!)
마음이 급하니까 평소 안 하던 짓까지 합니다.
선뜻 인터넷 환전 최고액인 4999$를 눌러버립니다!!!
다음날 직장에서 슬쩍 환율을 보니 올라가고 있더군요.
'아, 미리 바꾸길 다행이야.'
그러나...오늘까지 환율은 브렉시트 전 보다 더 떨어지고...
봉지를 뜯자마자 부서지는 나의 쿠크다스 같은 멘탈은 이미 가루가 되어가고....
벌써 한 25만원 손해봤더군요. 푸하핫
이 정도 환율 등락에도 저는 이미 피폐해져가는데 주식 하시는 분들은 대단한 것 같아요!
그리고 평소에 늘 전문가가 오른다고 하면 떨어지고,
전문가가 떨어진다고 하면 오르는 환율을 보면서 "반대로 사면 되겠네~"하고 낄낄거렸었는데,
왜 그때는 전문가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있었던 걸까요? ㅋㅋ
어차피 팔 거 아니고 여행갈 때 쓸 거니까 그냥 외화 통장에 넣어두고 잊고 살다가
달러 오르는 때 쓰자고 위로아닌 위로를 하고 있지만,
나는 무슨 짓을 한 걸까요? ㅜㅜ
아...지금 팔면 바보되고...손해본 돈이면...우리 아부지 소고기를 사다 드릴 텐데...ㅜㅜ
비도 오고 가슴도 쓰리고 나의 부서진 멘탈도 장마비와 함께 나뒹구는 주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