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의 감성 - 즉석 카메라

홈 > 커뮤니티 > 그냥암꺼나
그냥암꺼나
- 예의를 지켜주세요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 연애·태국인출입국관련 글 금지

-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관련된 글은 정치/사회 게시판에 

그냥암꺼나2

아날로그의 감성 - 즉석 카메라

참새하루 31 1393

제가 즉석카메라를 처음 경험한것은 초등학교때

부자 친척집을 갔다가 처음으로 폴라로이드에 찍혀봤을때 입니다


그때는 폴라로이드카메라 그자체가 마술통이었지요

금방 색상이 바래기는 했어도

지금 40년이 지난 지금도 제 낡은 앨범속에서

제 어린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요즘은 디지털 시대이다 보니

너무도 쉽게 편하게 사진을 찍습니다

지우기도 쉽고 필름 비용에 대한 부담도 없고

그러다보니 사진 한장 한장에 대한 추억도

애정도 덜해집니다


여행을 하면서 한가지 아쉬었던것이

정말 오지에서 현지인과 우연히 인연을 맺었는데

사진을 찍기만 하지 선물로 한장 주기 힘들었다는것입니다


미얀마에서 만났던  양로원의 할아버지가

자신의 영정 사진을 간절히 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할아버지의 사진을 나중에 시내에서 크게 인화해서

가이드에게 꼭 전해달라고 부탁하고 왔는데

받고 기뻐하셨을지...


늘 이런 아쉬움이 남아서일까

여행중에 즉석에서  인화해줄만한 휴대용 프린트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워낙 장비에 치이다 보니 또 다른 장비를 구입할 엄두가 안나더군요

 

그러다가 이번에 와이프와 미얀마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늘 카메라 장비 가방에 삼각대까지 지고 다니다보니

짐에 치여서 지긋 지긋하기도 하고

와이프의 큰 짐보따리도 메고 가야 해서

이번에는 작은 콤팩트 카메라 하나만 들고 가기로 했습니다


늘 여행전에 한녀석 정도는 핑계삼아 입양하는 편이라

이번에는 그동안 벼르던 후지 X100 m3를 장만했습니다

똘똘한 녀석이라 기대도 컸습니다



 

그런데 몇년전 딸네미 선물로 사준

후지 인스탁스 미니8이 창고 한구석에서 굴러다니고 있는게 보였습니다

싫증 금방내는 녀석이 몇번 사용하고 던져버린것지요


늘 오지여행때 즉석 프린트를 염두에 둔 제 머리에

이걸 가지고 가면 선물로 줄만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필름 가격이 부담되긴 했지만

찍었을때 바로 나오는것을 기대하면서 기다리는 설레임

손에 직접 만져지는 물질감

아날로그 감성의 색감

여태껏 모니터에서 느껴보지 못한

옛날 필름 카메라 시대로 돌아가는 듯한 감성

이 두대의 카메라를 들고 떠난 여행~~
마눌님의 공항에서 손가방을 분실하는 바람에
소니 콤팩트 카메라 충전기를 분실하는 재앙이 닥치고
소니 건전지의 방전으로 디지털 사진은 몇장 못찍고 말았습니다

이때 아무 생각 없이 가져간 인스탁스 미니카메라가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였습니다
특히 맛사지가게에서 직원들을 단체 개인 촬영을 해주었는데
이런 사진을 접해보지 못한 직원들 외에 옆 사무실 직원들 까지
다 나와서 부탁하는 바람에
너무도 앵콜 러브콜이 많아서 60장 넘게 찍어주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즉석 필름을 시내 포토샵에서 살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이 즉석 필름을 양곤시내 어디서도 구할수가 없었다는 거지요

결론은 이번 여행에서 사진은 거의 못찍었고
즉석카메라의 재미와 효용 그리고 사람들의 열광에 대해서
제대로 알았다는 겁니다

또한가지 핑크빛 찬란한 미니모델을 꺼내기에는
딸내미것 들고 온 티가 너무나서
조금 쑥스러웠다는거지요^^

여행 다녀와서 제대로된
즉석 카메라를 구입하고자  검색해서
적당한 크기에 딸내미 미니8과 필름이 호환되는
기종을 구입했습니다

구입한 새 즉석카메라

이번에는 팔름만 200장 준비했습니다
3월에 또 미얀마를 갑니다
이번에는 완전 무장하고 삼각대까지

한가지 더한 녀석이 있다면
요녀석 후지 인스탁스 미니90 네오클래식
아주 기대가 되는 녀석입니다

재미가 붙으면 아예 즉석카메라만 들도 다닐까도
생각중입니다

필름의 감성
저를 추억의 70-80시대로 돌려보내줄
타임머신 같은 녀석이니까요


31 Comments
Robbine 2016.02.26 22:31  
남자는 핑크지 말입니다.

옆 가게에서까지 와서 찍어달라고 굉장한 호응을 했을 때 알아채셨어야 하는데 말입니다..ㅋ
참새하루 2016.02.27 04:52  
그런가요?
어쩐지 예쁜 아가씨들의 호응이 ㅎㅎㅎ
이거 이번 여행에는 핑크 콘셉으로 가야하나^^
SOMA 2016.02.26 22:58  
요즘들어 레트로 열풍이 강한듯합니다. 저도 디지털로 많이 찍어오다가 최근에 흑백필름의 매력에 빠져서인지 최근엔 필카하나와 흑백필름 두어개만 들고 다닙니다.
참새하루 2016.02.27 04:55  
저같은 아마츄어야 장난감같은
반쪽짜리 폴라로이트 필름이면 감지 덕지지만
역시 프로작가는 제대로된 필카를 매셔야지요
흑백필카의 독특한 레인지와 감성은
절대 디지털카메라에서는 못느끼지요
SOMA 2016.02.27 17:04  
별말씀을요 .. 모두 용도에 맞게 즐기는듯합니다.
아이폰만으로도 작품을 뽑는 작가들도 있고 , 폴라로이드만으로도 작품만드는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그냥 좋아하고 즐거우면 그만인듯합니다..^^
저도 프로도 아닌데 게시판에서 사진이야기로 물만흐리는것 같아 송구한 마음도 듭니다.
참새하루 2016.02.27 19:33  
겸손도 지나치면 민폐입니당^^
이열리 2016.02.27 00:59  
저도 인스탁스 한정판 초콜렛 있긴 있는데..
장롱속에 깊숙하게 보관중이네요 ㅜㅜ
어뜩;
참새하루 2016.02.27 04:58  
글쎄요 한두번은 재미삼아 찍을만할지
금방 싫증내는 성격이라 또 다른 기종으로
눈을 돌릴지는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정말 재미있어요
 
저도 장롱카메라 리스트가 만만치 않은데
와이프 눈치 때문에 내놓지도 못해요
그저 더 깊숙히 감출뿐^^
참새하루 2016.02.27 16:26  
링크 걸어주신 프린터를 유튜브에서 찾아서 봤습니다
스마트폰 크기에 와이파이로 연결되어서
스마트폰에서 찍은 사진을 바로 프린트하네요
프린트되어 나오는 사진도
폴라로이드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큰 비누 사이즈네요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 좋은데
궁금한것도 많네요
프린트 잉크도 리필해야하는건가요?
컬리 프린트라서 물이라도 묻으면 지워지는지요
클래식s 2016.02.27 16:56  
http://prod.danawa.com/info/?pcode=1917897

 잉크리필이 아니라 인화지를 사야 되더군요.  저도 이거 직접 뽑아주는거 봤는데 빠르고 잘나옵니다.
 가격때문에 좀 사기 꺼려지긴 하는데요. 뽑은거 만져봤는데 물묻어서 지워질 사진은 아니었습니다. 좀 작은사이즈 일반 사진으로 생각하심 됩니다.
zipper 2016.02.27 18:58  
직접 사용하는 저보다 잘 설명해주셨네요 ^^
참새하루 2016.02.27 19:43  
음 보고나니 탐나네요
예전에 나온 프린트들은 꽤 무게나 크기가 커서
부담되었던것으로 기억하는데요즘은 정말
깜찍하기까지 한데요
인화지는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나요
zipper 2016.02.28 03:15  
아마존이나 이베이에서 30장 x 3 = 90장을 사면 저렴합니다.
출력속도도 괜찬고 밧데리도 오래가 여러모로 쓸만합니다.
참새하루 2016.02.27 19:29  
역시 태사랑 IT 분야 전문!!!
답변 감사합니다
클래식s 2016.02.27 21:24  
1장에 400원 꼴이니 폴라로이드 인화지보다 낫지 않을까요.
참새하루 2016.02.27 21:29  
음 글큰요
폴라로이드는 잘나오나 못나오나 무조건 인화되어 나오는데
요놈은 잘나온 사진만 골라서 인화하니
오히려 경제적일듯 한데요
그나 저나 왜 포터블 프린터라고 이름을 지어서
저같은 사람은 잉크카트리지를 넣어야 되는
프린터라고 생각하게 만들었을까요
ㅎㅎㅎ
아무튼 또 장비를 몰래 장만하였다가는
마눌의 후환을 감당하기 힘들것같아서
당분간은 구매욕을 참아야 할듯합니다 ^^
zipper 2016.02.28 03:17  
LG 포터블 포토 프린터를 마눌님에게 선물로 사주시면 다 해결됩니다. ^^
필리핀 2016.02.27 07:12  
오옷! 미얀마 어른신들도 영정 사진을 원하시는군요!

제가 폴로로이드 카메라를 처음 접한 것 역시 국민학교 때였는데요... ㅎ
어머니와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지방으로 가는 길이었는데요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든 사진사가 와서 한 방 박으라고 하더군요...
그때 찍은 사진 역시 아직까지 제 사진첩에 고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ㅎㅎ

근데... 요즘 사람들은 죄다 폰카로 찍지
디카로 잘 안 찍던데... 참새님은 여전히 디카족이시네요! 방가워요~ ^^

그나저나... 연달아서 염장 글 올리기 있기없기요?
담부터는 최소한 하루 정도는 텀을 두고 올려주세요...
안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복통 땜에 응급실 실려갈지도 몰라요... ㅠㅠ
후니니 2016.02.27 16:36  
서울역 지하도에 뻥사진사들이 많았죠

지나가면 후렛쉬 한방 터트리고 사진사라고

정작 산다고 하면 필름넣고 제대로

찍어 주었죠 즉석인화해서요

그 귀한 흑백 필름을 저도 어른이 됐을때 종로5가 카메라 가계가서

냉장보관된 두루마리 "일포드"필름을 필요한 만큼 잘라 사와서

한장 한장 아껴가며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조카에게 입양된 니콘 FM 필카로 말이죠
참새하루 2016.02.27 21:33  
니콘 FM 사용자셨군요
저도 중고 니콘 FM2 1985년에 구입해서
사용했었는데
초보자의 입문용으로는 과분한 기종이었지요
지금은 어느 고물상 선반에서 굴러 다닐려나
다시 보고싶은 손맛 향수 1번 기종입니다
후니니 2016.02.28 19:22  
85년....아....참새하루님

감탄할만한 작품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게 아니였군요

제FM카메라도 그쯤 시절 부천역 지하상가에서 

중고로 그 당시 무척 비싼값으로 구입했었죠

묵직한 무게, 두툼한 그립감, 경쾌한 쎳터음...

조금은 그립네요.
참새하루 2016.02.27 16:36  
너무 티났나용 염장~~^^
bomnalcafe 2016.02.27 08:38  
캄보디아는 이제 졸업하시고
미얀마를 개척하시는군요.
부러워요. 엉엉엉 나도 미얀마 가고싶다!!!!!!!!!!!

참새하루님 이름을 분석해봤는데요.
참+새+하루=진짜+새로운+하루
늘 새로운날 되시어요.
참새하루 2016.02.27 16:48  
ㅎㅎㅎ 봄날카페님의 기발한
착상에는 두손 들겠어요
오랜만에 잠수에서 부상하셨는데
잘 지내시죠
sarnia 2016.02.27 12:53  
전 사진은 잘 모르지만,
폰카와 디카는 사용할 상황이 따로 있는 거 같아서 다카를 따로 들고 다니는데요.
다만 언제부턴가 5 년에 한 번 사용할까말까한 망원렌즈는 집에다 놓고 다닙니다.
망원렌즈 빠진 자리에는 갈아입을 티셔츠 같은 걸 넣어가지고 다녀요.

양곤가는 비행기표 검색해보니까 비싸던데요.
인천 경유 나리타 경유 모두 2 천 불 내외예요.
그럴바엔 차라리 경유지표 따로 양곤행 따로 사는 게 더 져렴하겠어요.
두 달 간격으로 미얀마 여행을 하시는 참새하루님이 정말 부럽습니다. 
전 가을에나 동남아에 가게 될 것 같은데..
참새하루 2016.02.27 17:00  
망원을 안가져가면 꼭 망원이 아쉽고
광각을 안가져가면 꼭 광각이 아쉽고
늘 선택하는것 반대로 필요한 상황을 맞는것 같아서...

결정장애 강박증 환자가 되었나봅니다
결국 한번도 안쓸 이상한 렌즈에 예비 배터리에
온갖 액세사리까지 카메라 가방 두개 꽉꽉채워
들고 다니게 되었답니다

sarnia님 처럼 마음을 비워야하는데
욕심이 늘 눈앞을 가리네요

양곤 - 인천 구간의 요금이 며칠사이에  오르면서
시카고발 요금도 같이 올랐어요
아마도 미얀마가 개방되면서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인기 방문지가 되었나 봐요

지난 1월때는 마일리지로 끊었어요
땅콩항공
마일리지 6만 + 240 불 택스 수수료 + 양곤인천 600불 들었는데
이번엔 인천 스탑바이로 끊었더니 1690 불 나오네요
아마도 캐나다에서 끊으면 요금이 더 센가 봅니다

마눌님 허가를 간신히 득하여
어렵게 얻은 비행기표이옵니다
정말 그 눈물의 스토리는 ㅠㅠ
sarnia 2016.02.28 00:15  
캔불이 미화에 비해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1690 불이라면 비슷한 거 같아요.
요새는 한화가치도 떨어지는군요.
오, 대한항공 마일리지 6 만 으로 미얀마 갈 수 있나요? 전 7 만 5 천 인 줄 알았어요. 한국이 그 정도하거든요. 대한항공 마일리지로는 북미 장거리 (2 만 5 천) 에 많이 이용합니다.
6 월에 뉴욕 요금보니까 캔불로 5 백 불이 안돼 마일리지 사용 안 하고 그냥 돈내고 사려구요.   
와이프가 아이 여자친구 비행기표를 나보고 사 주라고 하길래 딱 거절했습니다.
참새하루 2016.02.28 14:43  
마일리지로 스탑바이 가능한가요?
그냥 인천까지 6만 마일리지로 끊고 + 인천양곤은 쌩돈으로
따로 끊었거든요
마일리지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주로 와이프 TJ맥스 기프트카드로 받아써요^^
걸산(杰山) 2016.02.27 14:28  
귀찮고 돈도 많이 들지만 가끔씩은 필름을 다시 잡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얼마 전에는 오래 묵은 짐을 정리하다가 참으로 옛날 것들 가운데

필름으로 찍은 사진들이 눈에 들어와 깜짝 놀랬답니다.
참새하루 2016.02.27 17:13  
요즘 디지털 사진들을 하드에 저장해두지
인화해서 앨범에 소장하는 사람은 없지요
그렇지만 우연히 벽장에서 발견한 오래묵은
앨범속의  빛바랜 사진들이 불현듯
애틋한 추억 감성을 불러일으켜 주는
징검다리임은 틀림없지요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