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의 감성 - 즉석 카메라
제가 즉석카메라를 처음 경험한것은 초등학교때
부자 친척집을 갔다가 처음으로 폴라로이드에 찍혀봤을때 입니다
그때는 폴라로이드카메라 그자체가 마술통이었지요
금방 색상이 바래기는 했어도
지금 40년이 지난 지금도 제 낡은 앨범속에서
제 어린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요즘은 디지털 시대이다 보니
너무도 쉽게 편하게 사진을 찍습니다
지우기도 쉽고 필름 비용에 대한 부담도 없고
그러다보니 사진 한장 한장에 대한 추억도
애정도 덜해집니다
여행을 하면서 한가지 아쉬었던것이
정말 오지에서 현지인과 우연히 인연을 맺었는데
사진을 찍기만 하지 선물로 한장 주기 힘들었다는것입니다
미얀마에서 만났던 양로원의 할아버지가
자신의 영정 사진을 간절히 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할아버지의 사진을 나중에 시내에서 크게 인화해서
가이드에게 꼭 전해달라고 부탁하고 왔는데
받고 기뻐하셨을지...
늘 이런 아쉬움이 남아서일까
여행중에 즉석에서 인화해줄만한 휴대용 프린트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워낙 장비에 치이다 보니 또 다른 장비를 구입할 엄두가 안나더군요
그러다가 이번에 와이프와 미얀마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늘 카메라 장비 가방에 삼각대까지 지고 다니다보니
짐에 치여서 지긋 지긋하기도 하고
와이프의 큰 짐보따리도 메고 가야 해서
이번에는 작은 콤팩트 카메라 하나만 들고 가기로 했습니다
늘 여행전에 한녀석 정도는 핑계삼아 입양하는 편이라
이번에는 그동안 벼르던 후지 X100 m3를 장만했습니다
똘똘한 녀석이라 기대도 컸습니다
그런데 몇년전 딸네미 선물로 사준
후지 인스탁스 미니8이 창고 한구석에서 굴러다니고 있는게 보였습니다
싫증 금방내는 녀석이 몇번 사용하고 던져버린것지요
늘 오지여행때 즉석 프린트를 염두에 둔 제 머리에
이걸 가지고 가면 선물로 줄만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필름 가격이 부담되긴 했지만
찍었을때 바로 나오는것을 기대하면서 기다리는 설레임
손에 직접 만져지는 물질감
아날로그 감성의 색감
여태껏 모니터에서 느껴보지 못한
이 두대의 카메라를 들고 떠난 여행~~
마눌님의 공항에서 손가방을 분실하는 바람에
소니 콤팩트 카메라 충전기를 분실하는 재앙이 닥치고
소니 건전지의 방전으로 디지털 사진은 몇장 못찍고 말았습니다
이때 아무 생각 없이 가져간 인스탁스 미니카메라가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였습니다
특히 맛사지가게에서 직원들을 단체 개인 촬영을 해주었는데
이런 사진을 접해보지 못한 직원들 외에 옆 사무실 직원들 까지
다 나와서 부탁하는 바람에
너무도 앵콜 러브콜이 많아서 60장 넘게 찍어주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즉석 필름을 시내 포토샵에서 살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이 즉석 필름을 양곤시내 어디서도 구할수가 없었다는 거지요
결론은 이번 여행에서 사진은 거의 못찍었고
즉석카메라의 재미와 효용 그리고 사람들의 열광에 대해서
제대로 알았다는 겁니다
또한가지 핑크빛 찬란한 미니모델을 꺼내기에는
딸내미것 들고 온 티가 너무나서
조금 쑥스러웠다는거지요^^
여행 다녀와서 제대로된
즉석 카메라를 구입하고자 검색해서
적당한 크기에 딸내미 미니8과 필름이 호환되는
기종을 구입했습니다
구입한 새 즉석카메라
이번에는 팔름만 200장 준비했습니다
3월에 또 미얀마를 갑니다
이번에는 완전 무장하고 삼각대까지
한가지 더한 녀석이 있다면
요녀석 후지 인스탁스 미니90 네오클래식
아주 기대가 되는 녀석입니다
재미가 붙으면 아예 즉석카메라만 들도 다닐까도
생각중입니다
필름의 감성
저를 추억의 70-80시대로 돌려보내줄
타임머신 같은 녀석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