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뉴스]자궁이나 난자 빌려 드립니다.
아이가 없는 분을 위해 자궁이나 난자를 빌려 드립니다. 자궁을 빌려 아이를 낳을 경우 1만 위안(약 150만원), 임신을 못할 경우 3000위안(약 45만원) 만 받습니다.’
'씨받이'를 자처한 한 광고에 얽힌 사연이 중국 언론에 보도되면서 13억 중국인들이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광고는 중국 서남부 윈난(雲南)성의 성도인 쿤밍(昆明)의 쿤밍의학원 맞은 편 골목의 한 전신주에 나붙었던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이런 광고를 본 한 시민이 현지 신문에 제보를 했고 이 신문의 기자가 광고 속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그 사연을 알아보았다고 한다.
▽첫 날
다음은 기자가 취재 첫날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전화 속의 사람과 나눈 대화.
"여보세요. 누구십니까? 무슨 일로 전화했나요?"(전화를 통해 목이 쉰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옴)
"실례지만, 거기가 대신 아이를 낳아주겠다는 사람입니까?"(기자)
"그렇습니다. 당신 직업은 무엇이죠?. 결혼했나요? 광고를 보고 전화하는 겁니까?"(상대 남자)
"저는 쿤밍의 한 수출입 회사에 다닙니다. 결혼한지 4년 됐는데 아내가 몸에 문제가 있어 아직 아이를 못낳았습니다."(기자)
"당신 이름이 무엇이죠? 고향이 어딥니까? 대신 아이를 낳아주겠다는 여자는 결혼했습니까? 아이를 낳아본 적이 있습니까?(기자의 계속된 질문)
"제 성은 ○입니다. 다음부터 ○씨라고 부르세요. 이럽시다. 어쨌든 이 일은 한 두마디로 결정할 수 없으니, 당신이 진정으로 애를 갖고 싶으면, 우리 내일 시간을 따로 정해 만나서 자세히 얘기합시다."(상대 남자)
▽둘째 날
기자는 전화 속의 남자와 얼른 약속을 한 뒤 다음달 오후 1시반 경 약속 장소인 쿤밍의학원 앞으로 나갔습니다. 상대 남자는 보통 키에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있었으며 다소 불안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당신이 ○씨입니까? 제가 당신에게 전화한 사람입니다."(기자)
"당신입니까? 이렇게 젊은 사람일줄은 몰랐네요. 가만 다른 데로 옮겨서 얘기합시다."(상대 남자)
"저는 윈난성 펑칭(鳳慶)현 잉판(營盤)구 자페이(嘉費)향 차산촌의 농민입니다. 옥수수와 고무마를 가꿔서 살아왔는데 1년 수입이 1000위안(약 15만원)도 안돼 작년 말 대도시로 나가면 좀 나을까 싶어 쿤밍으로 왔습니다. 쿤밍에서 채소 장사도 하고 막노동도 했는데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죽도록 일해도 한달에 600위안(약 9만원) 밖에 못법니다. 그나마 집 월세를 내고 나면 남는게 없어요."(상대 남자)
"당신과 그 여자는 무슨 관곕니까? 그 여자 유전병은 없어요? 당신이 무슨 수로 그 여자가 다른 사람을 위해 애를 낳아주도록 할 수 있습니까?"(기자)
"저와 그 여자와의 관계는 당신이 알 필요가 없고…. 하지만 여자가 유전병이나 산부인과 질병을 앓고 있지 않다는 것은 제가 보장할 수 있습니다. 또 당신을 위해 건강한 아이를 낳아줄 수 있다는 것도요."(상대 남자)
"값은 깎아줄 수 있습니까? 돈은 어떻게 치르면 되죠?"(기자)
"직접 그 여자의 배를 빌려서 아이를 낳으면 1만 위안이고, 난자만 빌리면 7000위안(약 105만원)에서 8000위안(약 120만원)입니다. 자궁이나 난자를 빌렸는 데 임신이 되지 않으면 3000위안만 받습니다. 임신 도중에 유산하면 5000위안(약 75만원)이고요."(상대 남자)
"아내가 몸에 문제가 있어서 그 여자의 자궁을 빌려서 애를 낳을 수 밖에 없습니다. 돈은 그 여자가 몸에 질병이 없는지 알아본 뒤에 치르도록 하죠. 그럴려면 여자를 직접 봐야겠습니다."(기자)
"그럼, 내일 여자를 데리고 나올테니 다시 만납시다. 가격도 그 때 다시 얘기하도록 하죠."(상대 남자)
▽셋째 날
기자가 다음달 약속장소인 한 공원으로 나가자 바지 차림의 허름한 옷을 입은 여자가 ○씨와 함께 잔디밭에 앉아 있었다. 긴 머리의 그녀는 보통 용모에 순박한 느낌을 주는 얼굴이었다.
"오늘 우리가 만난 목적이 무엇인지알지요? 당신이 그 광고를 붙였습니까?"(기자)
그녀는 기자의 물음에 고개만 끄덕였을 뿐 대답이 없었다.
"당신은 ○씨와 무슨 관곕니까?"(기자)
"제 남편입니다."(여자)
그녀의 대답에 맞은 편에 앉아있던 ○씨가 그녀를 무서운 눈으로 흘겨보자 그녀는 당황한 표정으로 ○씨에게 "저 앞에 가 있을테니, 얘기 끝나면 오세요"라고 말하고는 총총히 사라졌다.
"우리 계속 얘기합시다."(상대 남자)
○씨는 담배를 꺼내 기자에게 한 대를 권한 뒤 자신도 담배를 피워물고 길게 연기를 내뿜은 뒤 한 숨을 쉬며 이렇게 얘기했다.
"더 이상 속이면 뭣 하겠습니까. 제 아내가 맞습니다. 우린 1997년 9월에 결혼했고 2000년에 아들을 하나 낳았어요. 지금 세 살이죠. 아들이 유아원에 갈 나이가 됐는데 시골에 붙여먹던 땅으로 먹고 살기도 힘든 판에 유아원에 보낼 수가 있어야죠. 생각하다 못해 쿤밍으로 나왔어요. 하지만 도시에서 살기는 더 만만찮았어요. 돈 벌 궁리를 하다 못해 이런 생각을 하게 된거죠. 제 집사람이 당신 부인 대신 애를 낳아줄테니 8000위안만 주세요."(상대 남자)
기자는 이 상황에서 자신의 신분을 밝혔고 ○씨는 당황한 표정이었다.
"당신이 기자인줄 몰랐어요. 그런줄 알았다면…. 우리 농투성이들은 돈 벌 길이 없어요. 그러니 이런 방법을 동원한거죠. 저도 기가 막히다는 것은 알지만…."(상대 남자)
"광고를 붙인 뒤 저 말고도 다른 전화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기자)
"네 명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그 중 한 명은 집사람의 난자를 요구했는데 가격이 비싸다 싶었던지 그만 포기하고 말더군요."(상대 남자)
그러는 사이에 ○씨의 아내가 다가와 그의 손을 이끌며 가기를 재촉했다.
"우리 그만 갑시다. 지금 안가면 버스가 끊어져요."(상대 여자)
○씨와 그의 아내는 총총히 사라졌다.
▽마지막 날
기자가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던 오후 4시경 ○씨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젯밤 저도, 아내도 밤새 한 숨도 못잤습니다. 그 전에 우린 돈은 없었지만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그 광고를 낸 다음부터 집안 분위기가 엉망진창이 됐어요.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어제 밤에서야 깨달았습니다. 아내에게 용서를 빌었고 앞으로 씨받이를 해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포기하자고 말했어요. 당신이 제 잘못을 깨닫게해준 것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중국이 개혁 개방이후 경제적으로 거칠 것 없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 가려진 도시와 농촌간의 실상 및 빈부 격차의 상징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소개해봤다.
도깨비뉴스 리포터 북경거사 peking@dkbnews.com
중국이 발전을 한다지만 지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실정입니다..
'씨받이'를 자처한 한 광고에 얽힌 사연이 중국 언론에 보도되면서 13억 중국인들이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광고는 중국 서남부 윈난(雲南)성의 성도인 쿤밍(昆明)의 쿤밍의학원 맞은 편 골목의 한 전신주에 나붙었던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이런 광고를 본 한 시민이 현지 신문에 제보를 했고 이 신문의 기자가 광고 속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그 사연을 알아보았다고 한다.
▽첫 날
다음은 기자가 취재 첫날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전화 속의 사람과 나눈 대화.
"여보세요. 누구십니까? 무슨 일로 전화했나요?"(전화를 통해 목이 쉰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옴)
"실례지만, 거기가 대신 아이를 낳아주겠다는 사람입니까?"(기자)
"그렇습니다. 당신 직업은 무엇이죠?. 결혼했나요? 광고를 보고 전화하는 겁니까?"(상대 남자)
"저는 쿤밍의 한 수출입 회사에 다닙니다. 결혼한지 4년 됐는데 아내가 몸에 문제가 있어 아직 아이를 못낳았습니다."(기자)
"당신 이름이 무엇이죠? 고향이 어딥니까? 대신 아이를 낳아주겠다는 여자는 결혼했습니까? 아이를 낳아본 적이 있습니까?(기자의 계속된 질문)
"제 성은 ○입니다. 다음부터 ○씨라고 부르세요. 이럽시다. 어쨌든 이 일은 한 두마디로 결정할 수 없으니, 당신이 진정으로 애를 갖고 싶으면, 우리 내일 시간을 따로 정해 만나서 자세히 얘기합시다."(상대 남자)
▽둘째 날
기자는 전화 속의 남자와 얼른 약속을 한 뒤 다음달 오후 1시반 경 약속 장소인 쿤밍의학원 앞으로 나갔습니다. 상대 남자는 보통 키에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있었으며 다소 불안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당신이 ○씨입니까? 제가 당신에게 전화한 사람입니다."(기자)
"당신입니까? 이렇게 젊은 사람일줄은 몰랐네요. 가만 다른 데로 옮겨서 얘기합시다."(상대 남자)
"저는 윈난성 펑칭(鳳慶)현 잉판(營盤)구 자페이(嘉費)향 차산촌의 농민입니다. 옥수수와 고무마를 가꿔서 살아왔는데 1년 수입이 1000위안(약 15만원)도 안돼 작년 말 대도시로 나가면 좀 나을까 싶어 쿤밍으로 왔습니다. 쿤밍에서 채소 장사도 하고 막노동도 했는데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죽도록 일해도 한달에 600위안(약 9만원) 밖에 못법니다. 그나마 집 월세를 내고 나면 남는게 없어요."(상대 남자)
"당신과 그 여자는 무슨 관곕니까? 그 여자 유전병은 없어요? 당신이 무슨 수로 그 여자가 다른 사람을 위해 애를 낳아주도록 할 수 있습니까?"(기자)
"저와 그 여자와의 관계는 당신이 알 필요가 없고…. 하지만 여자가 유전병이나 산부인과 질병을 앓고 있지 않다는 것은 제가 보장할 수 있습니다. 또 당신을 위해 건강한 아이를 낳아줄 수 있다는 것도요."(상대 남자)
"값은 깎아줄 수 있습니까? 돈은 어떻게 치르면 되죠?"(기자)
"직접 그 여자의 배를 빌려서 아이를 낳으면 1만 위안이고, 난자만 빌리면 7000위안(약 105만원)에서 8000위안(약 120만원)입니다. 자궁이나 난자를 빌렸는 데 임신이 되지 않으면 3000위안만 받습니다. 임신 도중에 유산하면 5000위안(약 75만원)이고요."(상대 남자)
"아내가 몸에 문제가 있어서 그 여자의 자궁을 빌려서 애를 낳을 수 밖에 없습니다. 돈은 그 여자가 몸에 질병이 없는지 알아본 뒤에 치르도록 하죠. 그럴려면 여자를 직접 봐야겠습니다."(기자)
"그럼, 내일 여자를 데리고 나올테니 다시 만납시다. 가격도 그 때 다시 얘기하도록 하죠."(상대 남자)
▽셋째 날
기자가 다음달 약속장소인 한 공원으로 나가자 바지 차림의 허름한 옷을 입은 여자가 ○씨와 함께 잔디밭에 앉아 있었다. 긴 머리의 그녀는 보통 용모에 순박한 느낌을 주는 얼굴이었다.
"오늘 우리가 만난 목적이 무엇인지알지요? 당신이 그 광고를 붙였습니까?"(기자)
그녀는 기자의 물음에 고개만 끄덕였을 뿐 대답이 없었다.
"당신은 ○씨와 무슨 관곕니까?"(기자)
"제 남편입니다."(여자)
그녀의 대답에 맞은 편에 앉아있던 ○씨가 그녀를 무서운 눈으로 흘겨보자 그녀는 당황한 표정으로 ○씨에게 "저 앞에 가 있을테니, 얘기 끝나면 오세요"라고 말하고는 총총히 사라졌다.
"우리 계속 얘기합시다."(상대 남자)
○씨는 담배를 꺼내 기자에게 한 대를 권한 뒤 자신도 담배를 피워물고 길게 연기를 내뿜은 뒤 한 숨을 쉬며 이렇게 얘기했다.
"더 이상 속이면 뭣 하겠습니까. 제 아내가 맞습니다. 우린 1997년 9월에 결혼했고 2000년에 아들을 하나 낳았어요. 지금 세 살이죠. 아들이 유아원에 갈 나이가 됐는데 시골에 붙여먹던 땅으로 먹고 살기도 힘든 판에 유아원에 보낼 수가 있어야죠. 생각하다 못해 쿤밍으로 나왔어요. 하지만 도시에서 살기는 더 만만찮았어요. 돈 벌 궁리를 하다 못해 이런 생각을 하게 된거죠. 제 집사람이 당신 부인 대신 애를 낳아줄테니 8000위안만 주세요."(상대 남자)
기자는 이 상황에서 자신의 신분을 밝혔고 ○씨는 당황한 표정이었다.
"당신이 기자인줄 몰랐어요. 그런줄 알았다면…. 우리 농투성이들은 돈 벌 길이 없어요. 그러니 이런 방법을 동원한거죠. 저도 기가 막히다는 것은 알지만…."(상대 남자)
"광고를 붙인 뒤 저 말고도 다른 전화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기자)
"네 명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그 중 한 명은 집사람의 난자를 요구했는데 가격이 비싸다 싶었던지 그만 포기하고 말더군요."(상대 남자)
그러는 사이에 ○씨의 아내가 다가와 그의 손을 이끌며 가기를 재촉했다.
"우리 그만 갑시다. 지금 안가면 버스가 끊어져요."(상대 여자)
○씨와 그의 아내는 총총히 사라졌다.
▽마지막 날
기자가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던 오후 4시경 ○씨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젯밤 저도, 아내도 밤새 한 숨도 못잤습니다. 그 전에 우린 돈은 없었지만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그 광고를 낸 다음부터 집안 분위기가 엉망진창이 됐어요.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어제 밤에서야 깨달았습니다. 아내에게 용서를 빌었고 앞으로 씨받이를 해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포기하자고 말했어요. 당신이 제 잘못을 깨닫게해준 것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중국이 개혁 개방이후 경제적으로 거칠 것 없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 가려진 도시와 농촌간의 실상 및 빈부 격차의 상징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소개해봤다.
도깨비뉴스 리포터 북경거사 peking@dkbnews.com
중국이 발전을 한다지만 지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