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한진 중공업의 "노동귀족"들
A.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월급이 120만원이라는 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120만원 받는 달도 있고, 더 받는 달도 있다. 기본급 106만원을 포함해서 통상임금은 120만원이다. 그러나 상여금을 포함하면 월 평균 203만원을 받는다. 이는 중소 조선 업체인 STX(옛 대동)보다 못한 수준이다.
Q. 그것봐라. 그러면 한달에 200만원 받는다고 해야지. 한달에 2백이면 연봉 2400이다. 이정도면 4년제 대학나와서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에나 입사해야 받을 수 있는 액수다. 중소기업이나 공무원들 중에 연봉 2400만원이 안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그러니까 노동귀족이란 소리를 듣는거다.
A. 저 액수는 한진중공업 노동자의 평균임금이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평균연령은 44.5세이고 평균근속연수는17.5년이다. 가족을 부양하는 44세의 노동자가 연 2400만원으로 어떻게 귀족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가?
Q. 하하하! 웃기지마라. 내가 알기론 한해 4000만원이 넘는 연봉을 챙기는 사람도 있다.
A. 연봉 4000만원을 받는 것은 가능하다. 상여금을 포함해 월평균 240만원 가량을 받는 대우조선 노동자들의 경우, 월 50시간(주당 12시간)가량의 초과근무를 하면 60만원 정도를 더 받는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대우조선 수준의 초과근무수당을 받는다고 가정하더라도 연봉 4000만원(월 330만원)을 받기 위해선 월 110시간(주당 38시간)이상의 초과근무가 필요하다. 살인적인 노동강도로 일주일에 83시간을 일해 받는 연봉 4000이 과한 것인가?
Q. 으흠... 노동귀족은 대기업 노조애들을 이야기한 것이다. 다른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다 그 정도 일해서 그 정도 받는다.
A. 한진중공업은 중소기업이 아니다. 조선업체 중 국내규모 4위, 세계규모 9위의 대기업이며 1인당 매출액은 국내 최고이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당신들이 말하는 노동귀족의 현실이다.
Q. 버럭~ 회사가 어려우면 월급을 적게 줄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A. 한진중공업의 경상이익은 지난 3년간 계속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율도 7%대로 다른 동종기업들 보다 높은 편이다.
Q. 그래도 한진중공업은 연간 900 억이 넘는 이자비용을 부담하고 있지 않은가? 부채만 해도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A. 맞다. 작년 영업이익 1232억 중 980억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하지만 이것도 매년 300억씩 감소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이 이렇게 과도한 이자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은 98년 한진건설과 합병되면서 1조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430억의 당기순이익을 남겼다. 반면 주주에게 돌아간 배당금은 505억원이다. 그런데도 왜 노동자들에게 돌아갈 몫이 없다는 것인가?
Q. 합병과 배당은 주주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경영상의 결정이다. 왜 노조가 이런 것까지 관심을 갖나? 신경꺼라!
A. 그렇지 않다. 그러한 경영상의 결정은 노동자들에게도 중요한 문제이다. 선진공업국가에서는 이러한 경영상의 결정에 노조가 일정부분 참여한다.
Q. 그건 그 쪽 나라 사정이다. 경영진의 결정에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왜 자꾸 물고 늘어지는가?
A. 아니다. 아주 문제가 많은 결정이다. 작년에 사망한 한진그룹 조중훈회장을 기억하는가? 99년 조중훈일가는 1조원대의 탈세가 적발되어 5천억원이 넘는 추징금을 물게된다. 이후 한진그룹은 조중훈 2세들을 위해 그룹내 기업들을 소그룹으로 분할하기 시작한다. 1조원이 넘는 부채를 가진 한진건설이 한진중공업과 합병된 것도 그룹분할과 2세들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당기순이익을 넘는 배당도 한진중공업을 승계한 조중훈의 차남 조남호를 위한 것이었다. 지난 5년사이 조남호의 한진중공업 주식지분은 80배 이상 증가했다. 재벌의 세습경영을 위해 왜 노동자들이 희생되어야 하는가? 뿐만아니라 장기적으로 볼때 한진중공업 주식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에게도 피해가 미칠 것이다.
Q. 알겠다. 그런데 노조의 투쟁방식이 너무 과격한 것 아닌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해야 하는가?
A. 그들도 당신과 같은 사람이다. 누가 가족과의 단란한 밥상머리를 마다하고 35미터 크레인에 올라가겠는가? 지난 2월부터 노조는 성실한 교섭을 사측에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기피했다. 뿐만 아니라 사측은 지속적인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러 이미 고발 및 고소된 상태이다.
Q. 그래도 꼭 '투쟁'을 해야 하는가? 노무현대통령이나 최병렬대표를 설득하는게 더 빠르지 않겠는가?
A.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인가? 당신은 정치인을 믿는가?
Q. 흠... 알았다. 이 사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막을 알고 싶다.
A. 이곳을 추천한다. 이곳에서 좀 더 많은 진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유품에서 발견된 혜민이가 그린 가족그림입니다.
혜민이가 아빠를 놀린다고 "김주익(x), 김주춘(0)"이라고 적었습니다.
10살 혜민이가 크레인 농성을 하던 아빠한테 보낸 편지입니다. 김주익열사의 간직하고 있던 유품에서 발견되었습니다.
혜민이가 태풍 매미가 지나가고 추석 뒤에 아빠한테 보낸 편지입니다.
"크레인 위에 있는 아빠께 아빠 그런데 내가 일자리 구해줄테니까 그 일 그만하면 안되요?
그래야지 운동회, 학예회도 보잖아요!
다른 애들은 아빠 자랑도 하는데...
내가 빨리 일자리 찾아줄게요. 화이팅!
참! 어제 무서웠죠?
우리는 오빠가 아빠 노릇 잘해요. 사랑해요!"
막내 준하(7세)가 크레인 농성 중인 아빠한테 보낸 편지입니다.
"아빠한테 메세지 어떻게 보네요. 네? 알면 편지로 보내주세요. 편지지 없으면 집에 와서 가르쳐 주세요.
그래도 안되면 억지로 안가르쳐 져도 돼요.
아빠 형아가 누나하고 나를 노예로 삼았어요. 아빠가 빨리 와서 형아를 많이 혼내주세요.
아빠 우리 어제밤에 라면을 먹는데 갑자기 불이 꺼졌어요.
그래서 촛불을 켜고 그림자 놀이도 하고 핸드폰 벨 소리를 듣고 엄마랑 누나랑 형아랑 다같이 잤어요.
그래서 무섭지도 않았어요.
아빠 빨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