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다 문득 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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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다 문득 깨어......

한마디 4 298
일부러 창문을 열어두고 빗소리를 들으며 꾸벅 졸다 보니

여름도 다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억마저 가물거리는 예전 초등학생 시절

여름 방학이면 시골 할머니 댁 평상마루에서 매미 소리를 자장가 삼던

그 낮잠을 다시 자보고 싶은데 이젠 시골을 찿아가 평상위에 누워도

웬일인지 그 푸근하고 달콤하던 옛 기억속의 잠은 오질 않습니다

세월이 사람을 변하게 한것인지 혹은 그런 잠은 자 보지도 않았는데

자꾸 잘못된기억을 애써 만들어 내는것인지 알수 없습니다

잠 이야기를 하다보니 예전 앙텅 국립공원을 갔을때의 낮잠도 기억이 납니다

앙텅 해변뒤 산자락에 원숭이들이 산다기에

슬리퍼자락을 끌고 산을 올랐습니다

산길이 얼마나 험한지 슬리퍼를 신고선 올라 갈만한 길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이왕 나선 길이니 원숭이 꼬리라도 봐야 겠다는 오기에

미끄러지며 산을 한참 오르다 결국 포기하고

내려 갈려고 등을 돌렸을때 였습니다

험한 산길이라 지금까지 눈에 보인것은

돌부리와 패여진 흙무더기 밖에 없었는데 등을 돌리자

말 그대로 그림같은 파아란 바다가 눈에 가득 들어 오더군요

그 그림같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바다에 취해

한참을 멍하니 바다를 바라 보고 있는데

마침 제가 선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곳에 누군가가 해먹을 매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그 해먹에 누워 바다를 바라보다 깜박 잠이 들었더랬습니다

지금와 생각해 보니 그때 내가 잔 잠이 그나마 예전 할머니 댁 평상위에서

자던 기억의 편린들과 닮아 있지 않나 합니다

올 여름엔 개인적으로 가슴 아픈일도 있던 특별한 여름이었습니다

이런 연유로 오랫만에 여행을 떠나신 요술 왕자님과 고구마님에게

피치 못하게 마음 불편하게 해 드려 마음속 한켵엔 돌덩이가 있는듯 합니다

매미소리 한가롭던 우물가 평상위

할머니 다리를 베고 부쳐주시던 부채 바람에 잠들곤 했던

그때의 잠을 다시 한번 자보았으면........

꿈인듯 잠인듯 이 여름도 또 이렇게 가나 봅니다


4 Comments
아부지 2003.08.06 18:10  
  매년 해를 거듭해갈수록 여름이 더 짧아지고 더위도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이 드네여. 나이가 들어가는것일까여..아니면 실제로 날씨가 그런걸까여? ^^; 그것도 아니라면 태국의 날씨에 적응이 되서 한국의 여름과 비교가되서일까여? 해먹...저도 한번쯤은 그것에 누워 달콤함을 즐기고싶네여.
2003.08.06 19:21  
  힘내세요!!!
미스마플 2003.08.06 23:04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글이네요.. <br>
한마디님이 이렇게 글 쓰신거는 첨 보는 듯... <br>
글 성격은 좀 다르지만 오늘 새벽 3시에 잠을 깨선 좀 앉아 있었지요. <br>
꿈을 꿨는데 함박눈이 내리더군요.. <br>
요즘 너무 더위에 지쳐서 시원함이 그리웠는지도... <br>
몇년전 다녀온 태국에서 사온 해먹, 어디 마땅히 칠 때가 없어 그냥 집안 어디 구석에 놔뒀는데 행방이 묘연하네요-.-;
이수 2003.08.06 23:34  
  오늘은 한마디님.. 분위기있어 보입니다^^ <br>
힘내시구요..조금은 외로워보이시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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