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밤 횡설 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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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밤 횡설 수설

참새하루 11 650
옛날 부터 이런 말이 있지요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다'

예전에는 서책이 귀했고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은 간절하나
집안이 곤궁하여 책을 구할수 없는 시절에
그래도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
용기를 주고자 지어나온 말이겠지요

그런데 요즘 처럼 잘살게 된 세상에도
서점마다 책도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는
뉴스 기사가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갑자기 웬 뜬금없는 책 도욱타령이냐고요

도둑 맞은것은 아니지만
저도  책을 많이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한 가슴 아픈 기억들이 있어요
고우영 만화책 전질(삼국지 초한지 수호지 서유기 일지매 등등)
도 기억나고 톨스토이 전집, 전쟁과 평화... 등등

소장 가치가 높은 책들이 주로 기억에 남는데
두고 두고 마음에 남는책이
어렸을때 플라모델 박스 그림책들입니다
그거 빌려주고 못돌려받은게 30년도 더된 지금도 기억날 정도니 말입니다
연락끊고 사라진 그 친구

작년 년말 애들 와이프 년말 선물을 온라인 쇼핑하다가
정말 있을까 미심쩍게 검색해보다가
깜놀~~ 절판되었어도 한참 전에 절판된 줄알았던
다카니 요시유키의 작품집이 이베이에서 팔리고 있더군요
팬저같은책은 없지만 그래도 그의 대표작이 수록된 책은 한권 구했습니다
덩달아 몇권의 타미야 카달로그도 구했구요

30년 만에 친구의 삥땅에 멍들었던 가슴에
새싹이 돋고 상처받은 영혼이 치유되던 순간이었습니다 ~~

근 한달반만에 오늘 배달되어 드디어 제손에 들어왔습니다
잃었던 자식을 되찾은 기쁨이랄까요

떨리는 손으로 몇장 넘기다 덮었습니다
예전의 그 감동이...없는거예요
책도 이렇게 작았었나 싶기도하고...
제가 옛날에 보던 그책이 맞나 싶기도 하고요...

이제 문득 깨달은게 있다면
"모든것은 때가 있다" 입니다

어렵고 배고픈 시절 그 맛있던 찐고구마
요즘은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듯이

귀하디 귀한 책이나 장난감도
이제는 흔하디 흔한 세상이 되어버려서
다시 지금 똑같은 음식을 물건을 가진다해도
옛날의 그 감동을 다시 느낄수 없다~~ 라는것을요

젊은 시절의 첫사랑을 다시 찾아본들
실망만 하듯이
첫사랑은 가슴에 묻고 영원한 추억으로
덮어버리는것이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깊어가는 겨울밤 쓰디쓴 맥주 한캔 마시며
횡설 해봅니다^^

p.s> 오늘 소포로 받은 감동의 순간을 남기고 싶어서
사진으로 찍었는데
그저 올려봐요


11 Comments
필리핀 2015.01.17 20:21  
다른 건 몰라도 고우영의 중국 고전 시리즈는 정말 명작인데...

내가 다 아쉽네요... ㅜㅜ
참새하루 2015.01.18 03:31  
필리핀님도 공감하시니 더욱 반갑네요
중학교 1학년때 서점에서 삼국지 첫권을 1200원 주고 사서
몰래 다락에  감추어 두고서  심장 두근 대면서 보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엔 그 정도면 지금의 19금 수준이었지요^^
걸산(杰山) 2015.01.18 00:33  
책도둑은 그냥 도둑놈일뿐 - 요새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죠.

책도둑질 해서 안 쓴 돈  엉뚱한데 써버릴 거 생각하면 더더욱.

정신 똑바로 된 놈이라면 책값부터 치르고 살 놈 아닌가 하네요.
참새하루 2015.01.18 03:33  
걸산님께서 제글에 댓글을 달아주시니 더욱 반갑습니다

여행 준비는 잘되어 가시는지요
걸산(杰山) 2015.01.19 12:47  
네, 이 번에 방콕으로 간만에 달려가면서 오랜만에 태사랑에 자주 들락거린답니다.

언제나와 같이 참새하루 님의 좋은 글을 읽게 되어 저 역시도 기쁘답니다.
핀텅 2015.01.18 07:27  
앗...자신과 취미비슷한 사람한테 관심이 있는건 당연한건데....ㅋㅋ

1. 고우영  만화는 중학교 때 부터 보고 또 보고...몇년전 고우영 삼국지 10권,초한지 20권
    샀는데..일본 오면서 태국집에 나놓고 온거 이번 태국 출장길에 가져올라구요,,,
    세월이 흘러도 그 재미는 걸작이죠,,,ㅎㅎ

2. 초등학교 - 중학교 프라모델 매니아 였는데..지금도 기억나는 모델은 아카데미 하노마그 장갑차,
    미국 샤만 탱크...조금 크다보니 참새하루님 소포로 받드신 당시 제일 빠른 전투기 제로샌,
    지금도 제일큰 야마또,무사시,시나노를 등장한 게임에 빠져서...ㅋㅋ
    인생이 요렇게 꼬였지만요..

3. 초등학교때 몇번씩 조립했던 독일 킹타이거.팬저 탱크 몇번식 조립했는데,,올리신 사진보니
    추억이 떠오르네요...ㅎㅎ

4. 사진에 제로센 전투기.야마또 함등 만든 미쯔비시,가와사끼 등 회사중 전쟁으로 때돈 번 회사들
    많은데 그중에 한 회사에 다니는 제 인생이 아이러니 하죠,,ㅋㅋ

      어제 베트남에서 돌아와, 피곤해서  12시간 자고 일어나 횡설수설 합니다.....
참새하루 2015.01.19 00:10  
살다보니 저랑 비슷한 취미를 가졌던 분을 다 만나네요
만화책도 플라모델도 그당시엔 할거리가 놀거리가
지금처럼 흔하지 않아서
스마트폰이 있던 시절도 아니고...
그런 플라모델 한대 가지고 골목길 나가면 난리도 아니었지요

판텅님이 미쯔비시에 근무하세요?.
그래서 출장을 밥먹듯이 다니시군요
부럽네요 남들은 일년에 한번 가볼까 말까한
동남아를 옆집 다니듯 다니시니...

또 아니라고 하실테지만...^^
sarnia 2015.01.18 07:52  
고우영 수호지 아직도 대사가 기억나네요.
“찰떡도 있구요, 기름떡도 있구요, 썩은 떡만 없어요”
저는 그 때 수호지 주인공이 무대와 반금련인 줄 알았습니다.
무송이 형수 반금련과 그의 정부 서문경을 죽여 형의 복수를 하던 장면,,
정말 감동적으로 묘사했었어요.

고우양 만화 시리즈 읽기 끝나면 곧바로 김성종 제 5 열 과 여명의 눈동자,,
일간스포츠 요즘도 그 신문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참새하루 2015.01.19 00:18  
와 ~~ 그 대사를 아직도 기억하시다니
sarnia님의 기억력은 정말 대단하세요...

듣고 보니 저도 그 장면 생각나네요
무대가 어께에 가로로 메는 중국식 지게지고
떡팔러 다니면서 하던말이었지요

지금 생각해 봐도 고우영은 천재 만화가 였습니다
그의 해학과 위트와 기발한 발상은
나중에 생각해보면 정말 백년에 한번 나올까하는
천재였지요
삼국지나 초한지 수호지 원본을 읽기전에
고우영의 만화를 보고서
그 모든 줄거리와 캐릭터들이
너무 강하게 인상적으로 잡혀버린 상태에서
나중에 원본 소설들을 읽을때
전혀 캐릭터에 집중이 되질를 않더군요

삼국지에서 관우와 제갈량의 보이지 않는
실세다툼같은 고우영 나름의 분석은
나중에 소설을 읽으면서 깨달은 부분이지요

그래도 그의 만화 전질은 다시 소장하고 싶은
만화책이지요

지금도 가끔씩 명작 만화가 나오면 전질로 소장하는데요(슬램덩크 같은것)
지금은 배가본드를 기다리고 있어요

요즘은 만화책을 안본지가 하도 오래되서
우리나라 만화가들의 만화책이 어떤게 재미있는건지
웹툰작가들의 만화가 뜨던데 본적이 없어서
소장가치가 있는지 잘모르겠습니다

고우영이후 그만한 작가가 나오지 않는것 같습니다
아들이란 작자도 고인이 된 아버지의 작품에 컬러질이나 해서
돈벌려고나 하고...

일간스포츠 여명의 눈동자 제 5열을 읊으시니...
불현듯 그 시절 그 추억이 그립네요
Robbine 2015.01.18 23:24  
저도 친구들에게 어릴적엔 책 많이 빌려줬었죠.
일부러 안주는건 아니지만 읽는데 시간이 필요한거니 가지고 있다보면 잊어버리는거라고 생각했는데 일부러 안주기도 하는거였구나라는 생각은 이제서야 드네요.
그래서 언젠가부턴 책 안빌려주게 되었는데, 또 그 얼마 뒤부턴 책을 잘 안보게 되어서 빌려줄 책도 없게 되었던것 같아요.

부산가면 중학생때 모아놨던 만화책 한 번 봐야겠네요. 그 땐 눈물 펑펑 쏟으며 봤던 작품들인데 지금은 어떨런지..ㅋ
참새하루 2015.01.19 00:24  
저도 부탁을 받으면 거절을 못하는 소심이라
많이 빌려주고 많이 못받았지요

오죽하면 우리집 가훈 중에  "빌려주지 말자"가 있을까요...^^ (정말이예요)

그래서 나이가 드니 "빌려 줄바에야 차라리 주자"가 맘이 편하더군요
책을 손에서 멀리한지 오래되서 요즘은 저도 빌려줄 책도 없네요

Robbine님이 만화책 보고 울었다는 글을 보니
어떤분일지 상상하게 되네요

늘 그대로 소녀 감성의 순수함을 오래 오래  간직하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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