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웃기지만 씁쓸한...
과거가 생각나는군요.
소실적에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절 보시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셨대요.
"우리 딸이지만 너무 못생긴것 같애요. 파마를 한번 시켜봅시다."
그래서 전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지금으로 말하자면 뽀글뽀글
아줌마 파마를 했습니다.
그리곤 우리 부모님께서는 또 절 멀리 앉혀두고 말씀을 나누셨죠.
(참고로...방에서 멀리 떨어져봤자..우리집이 무슨 운동장이겠습니까?.
다들립니다.)
"파마를 시켰더니 더 이상하네. 정말 아프리카 사람같네요. 에휴.."
-_-+ (우리 부모님 맞습니까???)
언젠가는 초등학교 5학년때 소풍을 갔습니다.
부푼 가슴을 안고 기분좋은 마음으로 소풍가서
장기자랑을 하는데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전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로 노래를 준비했는데..
갑자기 선생님 두분이 이러시더군요.
"아마샤야 넌 노래하지 말고...거기 송혜교 니가 노래하고
넌 춤한번 춰봐라.. 인도사람들 추는 춤이나 아프리카 추장들이
추는 춤 춰봐라...어울리겠다."
-_-;; 이거 선생님이 제자한테 할소립니까?
제가 또 기억력이 무쟈게 좋습니다.
전 그때 그 말을 듣고 어린 마음에 상처 받았습니다.
아무 대꾸도 못했지만..춤을 췄죠..
(그..그러고 보니..어...어쩌면...내 인생에서 첫번째
성희롱같은게 아닐지....ㅠ.ㅜ)
그날 저녁 아마샤는 집에 와서 책상에 머리박고 난 왜이렇게 까맣고
못생긴걸까... 이런 생각을 수천번을 했을겁니다.
오랜 세월이 흘러 전 그 동네를 떠났습니다.
물론 부모님은 살고 계시지만요.
한번씩 동네 놀러갈때마다 만나는 할머니나 나이 많으신 아주머니들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니...너 그 아마샤 아니냐?... 어릴적엔 그리 뚱뚱하더니..정말
날씬해졌네.."
혹은
"어릴적엔 그리 못생겼더니 아구야~~ 많이 예뻐졌다..못알아보겠네!!"
이런 말을 동네를 지나가다 족히 5번은 듣습니다. -_-;
참고로 전 평범하게 생겼고 절대로 날씬족이 아닙니다.
딱 보면 그냥 건강하게 생겼구나~ ^^; 이렇습니다.
암튼 지금도 우리 부모님은 절 보시면서 가끔 그런 이야길 하십니다.
"지네 오빠랑 바꼈어야 했어.."
-_-; 부모님은 정녕 절 버리시나봅니다.
어쨌든 그래도 꿋꿋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실적에 좀 못생겨도 크면 예뻐지는 사람 많습니다.
(물론 이건 상대적 비교죠~ 소실적보다 예뻐지는걸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리고 보니 우리집에선 우리 오라버니가 가장 예쁘게 생겼습니다.
여자같이 생겼죠.. 얼굴도 요만하고(작다는 말이죠) 몸도 말랐고..
하지만 전 열심히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