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공항에서 요상한 생각에 잠기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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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신공항에서 요상한 생각에 잠기며 -_-;

딸록딸록 여진이 2 190

오늘은 홍익인간 지킴이이자 불꽃바지로 유명한 찬우오빠가 한달간의 일정을 뒤로한채 한국을 떠났다 ㅠ_ㅠ. 비록 여행중 한번도 보지못한 낯선 얼굴이었지만 처음 한국에서 만나 여행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우리들은 갖가지 잼있는 일화와 이야기에 배를 잡고 웃어댄걸 생각하면, 확실히 여행의 묘미는 사람과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닐까싶다. 헝헝헝 ㅠ_ㅠ

지금까지 얼굴은 한번도 보지 못했지만 메일로 오는 질문들을 통해서..그리고 게시판으로 야금야금 알게된사람들... 그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기억해줄진 모르지만 난 한명한명 이름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나중에 언젠간 다시 꼬옥 만날거라 기대하면서 ^^

타지에서 가끔씩 여행자들과 함께 보시라고 밤새내내 만화책 서적이랑 한국영화를 시디로 구워 보내줄라고 새벽4시까지 굽다가 3시간이나 잤나? -_-a 오전비행기로 찬우오빠가 출국하기로 되어있어 허겁지겁 -_-;; 부시시한 옷매무새를 하고 뒤뚱뒤뚱 밖으로 나갔다. 에휴 -_- 오늘따라 왜이리 덥디야... 기온이 정말 -_- 방콕하고 비교해서도 뒤지기는 커녕 더 작열하는 것같다.

^^ 집이 인천인지라~ 캬캬캬... 남들은 세시간전에 간다지만
난 룰라룰라 우리집위치로 말씀드리자면 신도시로, 김포공항까정은 버스로 15분 인천 신공항까지는 버스로 30분정도 걸리는 천혜의 명당인지라 (-_-;; 어무이 왜 이런데서 살게 했시유? ㅠ_ㅠ 아흑흑흑.. 소용이 없잖앙 잉잉) 오빠랑 잠깐 수다를 떨 것까지 감안하고 한시간 반이나 일찍 길을 나섰다.

한참(10분 -_-;; 헥헥)을 걸어서 도착한 버스정거장
어라 -_- 왜이리 버스가 안온디야?
10분...15분...20분... (더워죽겠는데 -_- 꽥~ 버스가 왜 안오는거야?)
혼자서 투덜투덜 왔다갔다 뿅뿅뿅~ 폴짝폴짝 뛰면서 기다린지 50분이 넘어서고.. 짹깍짹깍 시계 초침과 분침은 총알탄 사나이만큼 지나가는데 버스는 올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

못참겠다 -_- 꾀꼬리... 손가방을 꺼내 약간의 분장을 덧칠한 후에
아까부터 트럭뒤에 숨어서 -_- 몰래 딱지를 떼려고 바둥바둥 위치를 잡던 경찰아저씨께 다가가

"-_- 혹시 오늘 버스 파업하나요? 신공항 버스가 안와요"라 물어보니 요기가 아니랜다 ㅜ_ㅜ 으흑흑.. 전에 얼핏본 공항버스는 8월 1일자로 위치를 옮겨 다른곳으로 지나간다고 한다. 그러면서 저위로 올라가 길을 건너서 타면 버스가 1분에 한대꼴로 다니니 타고가라고 한다.....아이고~ 내팔자야

저멀리 보이는 큰도로까지는 약 400미터 --_-- 12시 비행기인데 벌써 10시 40분이 넘어가는 시간..... 아아앙~ 안돼~ 하고 후다다닥 달리기시작 -_-; (참고로 고등학교때 내 달리기실력은 펭귄이랑 친구해도 될만큼 유명했다)

결국엔 통굽 슬리퍼 한짝이 휭~ 날라갈만큼 열심히 뛰어서 간신히 탄 공항버스... 처음의 느긋함과 영종대교를 건넌다는 설레임은 어디로 도망가고 안절부절 기다릴 오빠가 생각나고 나땜에 ㅠ_ㅠ 비행기 놓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주위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허둥댄지 차탄지 15분만에 -_- 허거걱 벌써 저멀리 영종대교가 보이기 시작한다. 세상에 우리집에서 얼마나 가까운거시야?


에라~ -_-; 늦으면 오빠야는 가겠지만 신공항 구경이라 하고오좌~ 하고 특유의 배째기 식 만사태평의 자세로 돌아간 나로서는 111번좌석버스 유리창에 코를 박은채 주위구경에 신났다 ^^; 하하하~ 너무 웃긴건...내가탄 버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항갈때 타는 리무진 버스도 아닌 인천시 일반좌석버스인데

(111번 좌석버스는 인천 시외터미널서 부터 부평역- 계산동- 신공항을 운행하는 일반버스랍니다. 가격 2400원(시내는 1200원). 참고하시길.)

그런데 갑자기 톨게이트를 들어서자마자 갓길에 좌석버스가 끽 서더니 운전석에 앉으신 할아버지가 갑자기 마이크를 꺼내셔서 후후 부신다. 좌석버스에 앉아있던 한 10명정도의 사람들이 다 한순간에 멍~ .... (-_-; 내가보기엔 여행자들은 하나도 없었다. 다들 마중나가는 사람들 아니면 공항 주변에 일하러 가는 사람들로 빽빽거리는 애들 세명과 중년 아줌마 아저씨임)

무슨일인가 싶어 목을 뺴고 보니 할아버지가 약간의 트로트반주를 조금 틀더니 그때부터 방송을 하시는거 아닌가? 핫핫핫~~ 너무 잼있었다. 사람들이 다들 초행길이라 주변 경치에 감탄하자 마치 영종대교가 할아버지거마냥 으쓱대면서 이거봐라..저거봐라..하는 식으로 이야기해주시면 사람들은 할아버지 손짓을 따라 고개를 동시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슈렉에서 관중들에게 행동을 지시하는 판넬을 모두가 따라하는 것처럼 동시에 "우와 캬~ 오호~ 끄아악~ 감탄사를 내뱉고.. ^^; 캬캬캬

영종대교를 들어서기 전에 보이는 바다라고 하기엔 너무 얇고 강이라하기엔 조금 튼 황토빛 물결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땅에는 뻘건색의 뭔가가 광활한 땅에 펼쳐진게 장관이었다. 사람들끼리 수근수근 멀까 고민하고 있는데 앞에서 들려오는 쩌렁쩌렁한 마이크 목소리 " 그건말여 암것도 아닌겨 -_- 해초야!!"

겨우겨우 도착한 인천 신공항..처음부터 그 규모가 사람을 질리게 한다. 아이고아이고 불쌍한 김포공항아~ 예전엔 너가 아무리 꼬질꼬질해도 교통이 편리하다는 이점 하나로 이뻐했는데... 오늘부터 넌 완전히 찬밥이다.. 미안혀 ㅠ_ㅠ
허겁지겁 오빠랑 크아가 같이 있다던 j36을 찾아 열라게 뛴결과 시커먼 두남자를 발견! -_-; 시디를 건네주고 잠시 인사만 하고 헤어졌더 ㅜ_ㅜ 아쉬움도 크지만 12월에 태국서 만날건데뭐 -_- 흐음

오빠를 보내고 크아랑 누드엘리베이터도 보고 뉴스에서 나온 동전이 수북한 분수대를 찾아 헤메며 (으흐흐 ^^;;; 동전탈취작전) 돌아다닌 영종도 공항은 너무너무 멋쪘다. 빨리 이곳을 통해 여행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크아를 바래다주러 나온 1충 버스정류장 벤치에 앉아서 우리가 이야기한
요상한 생각 -_-

" 누나 -_- 난 말야.. 여기 보면 말이지.. 화단이나 조각물같은데 폭탄을
설치한것 같에 자꾸 불길한 예감이 들어"

"여진왈- 난말야 이 어마어마한 유리를 보면서 -_- 갑자기 생각이 난건데
영웅문에서 금모사왕이 소리를 질러서 사람들을 미치게 할만큼 괴력을 보이잖아 여기서 소리를 질르면 유리창이 와장장 다 깨질텐데 -_-;;;"
아~ 폭탄을 쓰거나 주변에 폭격이 나면 뼈대만 남고 천정부터 바닦까지 유리가 펑~ 하고 깨지면 장관일 거시얌...암 -_-"

둘이 이상한 생각만 하다가 헤어진걸 보면 빼어난 건축미의 절정을 보여주는 영종도 공항의 충격이 컸나보다. 크아를 보내고 달랑달랑 카메라를 들고다니면서 청소부아줌마 붙잡고 화장실에서 찰칵.. 괜히 공중전화잡고 찰칵 ..혼자 쇼를 다하고 기쁜 맘으로 공항을 나선다...

12월 28일 기대하시라 -_-;;
다시 태국으로~

2 Comments
*^^* 1970.01.01 09:00  
역시 여진님의 글은 항상 재미있당~^^~ fusion12-
*^^* 1970.01.01 09:00  
새해를 태국에서 보내겠네요? 부럽디~~    아기돼지베이브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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