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
아버지
김용욱 (신흥고 2년)
우리집엔 자정이 다 되어서야 들어오는
머슴 하나 있습니다
그는 자기를 무척 닮은 아이들의 잠자리를 살펴주고는 지친 몸을 방바닥에 부립니다
아침, 그는
덜 깬 눈을 부비며
우리 형제를 학교라는 곳까지 데려다 주고
허름한 지갑 속에서
몇 장 안 되는
구겨진 종이돈을
살점처럼
떼어 줍니다
그리곤 그는
일자리로 가서
개미처럼 밥알을
모으며 땀을 흘립니다
그러기를 20 여년ᆢ
지칠 때도 되었는데
이제는 힘부칠 때도 되었는데
오늘도 그는
작은 체구에 축 쳐진 어깰 툭툭 털고는
우리에게 주름진
웃음을 보이지만
머슴 생활 너무
힘겹고 서러울 때
우리에게 이따금씩 들키는 눈물 방울
그속에 파들파들
별처럼 떨고 있는
남은 가족의
눈방울들
그 머슴을 우리는
아버지라 부릅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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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교육감 수상작이라고 하네요.
카톡으로 받았는데,
회사에서 눈물 쏟을 뻔 했어요.
제목이 스포일러라는것만 빼면 정말 훌륭한 시인것 같아서 소개해요.
덧) 머슴은 여자도 있다는 사실.. 회사생활 힘든 요즘 제 이야기 같아서 더 그랬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