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묶어놓은 특이한 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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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묶어놓은 특이한 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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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굴러다니던 골동품 책 한 권을 발견했습니다


제목은 세계를 간다입니다. 24 년 전인 1990 년 봄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구입했습니다. 일본과 미국 편도 함께 구입했던 것 같은데, 제가 발견한 책은 캐나다 편 뿐 입니다.  책 가격은 6 천 원. 당시 물가를 고려한다면 비싼 책이었습니다.  





일본 Diamond Big 사의 地球の步き方’ (지구를 걷는법) 을 중앙일보사가 번역해서 재편집한 책 입니다. 1989 년 해외여행자유화 몇 개월 만에 출판된 대한민국 최초의 여행안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맨 뒷 장 곁표지에는 대한항공 광고가 실려 있습니다. 그 시절 카피 문구들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캐나다를 '카나다'로 표기한 것이라든지,‘걷고 또 걸어도 눈만 시리던 그 곳이라는 다소 촌스런 표현이라든지,‘밴쿠버와 토론토를 일주일에 두 번 취항한다' 는 안내가, 세월의 격차를 실감하게 만듭니다.


제가 맨 위에 올린 사진과 저 책 뒷 장 곁표지 대한항공 광고에 나온 사진은 같은 장소 입니다. 레이크 루이스입니다. 그런데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같은 계절 같은 시간대라도 공기의 빛깔, 양광의 차이, 바람의 속도에 따라 천의 얼굴로 드러내는 모습을 달리합니다. 그런 이유로 레이크 루이스를 가리켜 '천의 얼굴을 가진 호수' 라고 부릅니다.  


제가 저 호수와 처음 만난 것은 그 해, 1990 년 6 월이었습니다. 저는 레이크 루이스와 처음 조우했을 때 받았던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10 대 절경이니, BBC 가 선정한 죽기 전에 가 봐야 할 여행지 중 하나니,, 이런 말들은 한참 나중에 나온 것이고,,


그냥 그 때 받았던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태고의 정적이라고나 할까요? ‘표정없는 눈빛 저 편에 도사리고 있는 음산하고 차가운 고요함이라고나 할까요? 1990 년 봄, 제가 머물던 중부 소도시 리자이나로부터 자동차로 열 한 시간을 달려 온 피로를 한꺼번에 상쇄하고도 남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이런 결심을 했습니다.


네 곁으로 다시 돌아오리라


저는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 해 겨울 더블백을 싸들고 당시 누나집이 있던 리자이나를 떠나 캘거리라는 도시로 출발했습니다. 레이크 루이스를 처음 만난지 6 개월 후의 일 이었습니다. 


당시 제게 캘거리는,,, 무연고지나 다름없었습니다. 1988 년 동계올림픽이 아니었다면 아예 들어 본 적도 없는 생소한 도시 이름이었을 것 입니다. 캘거리를 새 정착지로 선택했던 이유가 있다면 그 도시에서 레이크 루이스가 두 시간 거리에 있다는 것 뿐 이었습니다


느닷없이 한 겨울에 캘거리로 떠나겠다는 내 말을 듣고 누나는 걱정을 하며 "혹시 자기가 섭섭하게 대한 거라도 있는지......" 조심스럽게 묻기도 했습니다.    









캘거리에 사는 동안, 말 그대로 백 번은 다녀왔을 저 호수를,,,,,, 


8 월 마지막 주말에 다시 찾아 갔습니다


오늘처럼 날씨가 좋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습니다맑은 날은 맑은 날대로, 흐린 날은 흐린 날대로, 겨울에는 겨을대로, 여름에는 여름대로 나름의 개성과 특색이 따로 있습니다.


물론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레이크 루이스 최고의 분위기는 따로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이른 아침 빙하를 이고 있는 빅토리아 산 봉우리가 죽은듯이 고요한 호수에 거울처럼 비추고 있을 때 입니다. 저 호수에 백 번 이상 다녀 온 저도 그런 완벽한 풍경을 목격한 적은 열 번 안쪽인 것 같습니다.   






영화 '닥터 지바고'를 보신 분들은 레이크루이스 기차역에 들러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눈덮인 겨울이면 더 좋겠지만 오늘처럼 가을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도 그런대로 정취가 있습니다.


주인공 유리 지바고가 걸프랜드 라라와 헤어지는 장면을 촬영한 장소입니다. 영화를 촬영할 당시에는 대륙횡단 여객열차가 레이크 루이스에 정차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여객열차가 이 역을 지나다니지 않습니다. 추억의 역사는 레스토랑으로 변했습니다.  


제가 서 있는 장소에 이별을 앞 둔 유리 지바고와 라라가 함께 서 있었습니다.저 멀리서 칙칙폭폭하며 열차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삐~~익~~~ 하고 들려오는 증기기관차의 기적소리가 두 사람의 마음을 더욱 심란하게 만들었을 것 같습니다. 


-_- 근데 라라가 맞나요갑자기 라라와 타냐가 헷갈립니다


여담이지만, 배우자-약혼자나 애인 이름이 각각 따로인 사람들은 이런 게 참 문제입니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 정신이 오락가락하면 부인과 애인 이름이 헷갈리는 바람에 실수해서 망신이나 봉변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실루엣처럼 보이는 능선들은 제가 따로 흑백처리나 포삽을 한 게 아니라 그냥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 입니다


여러 개의 능선들이 안개에 가려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경을 드러내 보이고 있습니다.  





이 표지판에 적힌 말은 농담이 아닙니다. 이 트레일을 따라 계속 가려면 네 명이상이 그룹을 지어 함께 가야 합니다. 곰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권고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 이라는 경고가 있습니다. 만일 어기고 세 사람 또는 그 이하의 인원이 이 트레일에 진입해서 하이킹을 하다가 적발되면 벌금을 내야 합니다. 일종의 '전우조'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요? 


만일 네 사람이 하이킹을 하다가 한 사람이 화장실이 급해 도로 돌아 나와야 할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나머지 세 사람도 따라서 함께 돌아 나와야 합니다










레이크 루이스를 떠나기 전에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있습니다. 모레인 레이크 입니다. 레이크 루이스빌리지에서 약 11 km 정도 오솔길을 따라 달리면 모레인 레이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주변에는 보석같은 호수들이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호수가 모레인 레이크와 레이크 오하라 입니다. 레이크 루이스의 압도적인 명성에 빛을 가려 캐나다 외부에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빠뜨려서는 안 될 보석들입니다. 다만 레이크 오하라의 경우 호수주변 환경보존을 위해 방문객수를 제한하고 자가차량 출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는 절차가 좀 복잡한 게 흠입니다

   




~~~~~~~~~~~~~~~~~~~~~~



9 월 입니다.1 년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달 입니다. 저는 9 월에 태어났습니다. 9 월에 태어나신 분들 축하합니다.  







38 Comments
필리핀 2014.09.01 05:37  
<세계를 간다> 한국어판... 번역과 지도가 엉망이어서 <세계를 헤멘다>로 불리웠죠... ㅎㅎ

지바고의 애인이 라라, 본부인이 타냐예요... 라라와 지바고가 헤어지는 장면에 '라라의 테마'라는 음악이 나오죠... 타냐역을 맡은 배우는 찰리 채플린의 딸이구요...

네 명이 트래킹을 하다가 한 명이 화장실이 급하면... 세 명이 망을 보는 동안 숲속에서 해결... ^^;;;

오호~ 저도 생일이 9월이어요... 축하드립니다... ^^

1995년... 제가 한국 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해외 이주를 고심하던 3개 나라 중 하나가 카나다입니다... 최종 선택지는 뉴질란도였고... ㅎㅎ
sarnia 2014.09.01 06:08  
맞아요. 본부인이 타냐였죠. 배우 이름이 재랄딘 채플린인데 채플린 딸이었군요. 그건 몰랐어요.
이별노래는,,
라~라라라~ 라라라라라라~~ 이거 맞죠?
그 이별 theme 을 올리려다 그냥 유키 쿠라모토의 레이크 루이스를 올렸어요.
요샌 가끔 한국 고전영화를 봅니다.
박서방, 마부, 갯마을, 하숙생, 태백산맥, 서편제, 등등등..
등장하는 배우가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 지루해도 한 편 재미있어요.
마부를 보니까 감독이 강대진, 제작이 이화룡이더군요.
임화수가 영화주먹이었던건 유명하지만 이화룡도 영화제작에 참여했던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happy birth day..
엽기소년 2014.09.01 10:21  
호수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다시 오겠다는 이유가 사진으로도 느껴집니다.

그리고 세번째 사진의 "카나다"라는 글씨가 참 정겹네요.
sarnia 2014.09.01 13:41  
사실 사진에 나온 풍경은 레이크 루이스의 최고 모습이 아닙니다 ^^
제가 경치에 감탄하는 편은 아닌데도 참 놀랐었던 모습이 몇 번 있었지요. 첫인상이 중요한데 바로 첫 만남에서 그런 최고의 모습 중 하나를 보여줬던 것 같아요.

레이크 루이스는,, 그 느낌이 뭐랄까,,,,,, '차가움과 고요함'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obbine 2014.09.01 12:36  
사진 다 멋져요~ 풍광이 정말, 무슨 동화속 풍경 같으네요.
포토샵 하지 않으셨다는 사진은 수묵화 같기도 하고요.

자연을 위해 방문객을 제한하고 절차를 복잡하게 하는건 참 좋아보이네요.
산에 관광버스도 편하게 올라가라고 나무 베고 산 깎아서 아스팔트 도로 까는 나라랑은 좀 다르게 멋져요!

저래야 외국인도 관광지 귀한줄 알텐데.
sarnia 2014.09.01 13:43  
로빈님 오랜민이예요 ^^

네,, 레이크 오하라는 하루에 들어갈 수 있는 방문객 수가 제한되어 있는데 몇 달 전에 예약을 해야 겨우 캠핑장과 셔틀버스 자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저는 캠핑을 좋아하지 않지만 캠핑을 좋아하시면 록키켐핑투어에 도전해 보세요. 켐핑은 6 월부터 9 월 중순 까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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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그건 그렇고 제가 아는 분한테 연락이 왔네요. 닥터 지바고 레이크 루이스 역 장면이 잘못됐다는 겁니다. 애인 라라와의 이별 장면은 다른 곳이고, 레이크 루이스 역에서는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 온 본부인 타냐와의 만남 장면이 촬영되었다고 하네요. 고치라고 연락이 왔는데 이미 올린 거, 새삼스럽게 고치는 건 좀 그렇고 그냥 그런 지적이 있었다는 사실만 공개할게요 ^^

이별장면인지 만남장면인지 에인과 부인 중 어떤 여자가 저 플랫폼이 서 있었는지,, 아무래도 저 영화를 다시 한 번 봐야 할 것 같군요. 아~ 귀찮아..
Robbine 2014.09.02 01:12  
이렇게 반겨주시니 영광이에요~

캠핑은 오토캠핑장에 덤으로 얹혀가는거 좋아해요 ㅋㅋ
그래도 자연은 좋아요. 커피 한 잔에 저런 풍경이면,,
아, 술이 더 좋겠네요 ㅋㅋ 맥주 같은거 말고 발효시킨 향 좋은 전통주 같은거요.
sarnia 2014.09.02 01:20  
ㅋㅋㅋ 근데 공원 안에서,, 뿐만 아니라 공공장소에선 술을 못 마셔요. 어쩌죠?
하긴 특이한 병에 담긴 전통주 홀짝홀짝 마시면 알게 뭡니까? 
언젠가 화천 파로호에서 비 때문에 아주 고생을 한 후로 캠핑 잘 안가요.
한국은 비가 문제고, 여긴 추운 게 문젭니다. 여름에도 밤에 춥거든요.
오토캠핑은 괜찮을듯..
Robbine 2014.09.02 21:28  
사람들이 풍류가 부족하네요.
경치 좋은 곳은 술이 있어야 하는데
뮤즈 2014.09.01 15:24  
한국에는 야생곰을 만나기가 아주 어렵지만 캐나다에선 아주 흔하게 만나볼수 있는
동물이라죠? 전에 티비를 보는데 무리를 지어서 움직이면서도 소리를 계속 내야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야 곰이 가까이 오질 않는다고 ㅎㅎㅎ

세계일주를 했던 분이 작년에 캐나다에 큰 홍수가 났을당시 저곳을 방문했었는데 꼭한번 다시오고
싶은곳이라고 극찬을 하시더라구요.그때 날씨가 좋지않아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저도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은 곳입니다.

밴프에 서울옥이라는 한식집이 있다던데 기회가 되면 거기서 정모라도 한번 해야할거 같네요 ㅎㅎ
sarnia 2014.09.02 00:48  
오, 뮤즈님께서 밴프 서울옥을 아시는군요^^ 캘거리에 괜찮은 한국식당이 많습니다. 서울에 있는 대형식당 못지 않게 규모가 큰 곳도 몇 군데 있구요. 정모나 번개 문제 없을 겁니다~~

가 보면 한국사람보다 캐내디언 손님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외국인들에게 한국음식이 중독성이 있는지 많이들 찾습니다.

록키 여행이란 게, 특히 레이크 루이스는 복불복인듯해요. 몇 년 전에는 산불 때문에 록키산 일대에 들어 찬 연기로 아무것도 안 보일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 온 여행자들을 보면 좀 안쓰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쮸우 2014.09.01 16:10  
제가 진짜 좋아하는 유키 구라모토의 레이크 루이스네요.
이 곡을 들으면서 늘 그곳에 가고싶다 했었는데.
이렇게 사진으로라도 볼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sarnia 2014.09.02 00:50  
유키 구라모토의 레이크 루이스란 음악을 좋아하시는 군요.  사실 제가 잘 아는 음악은 아닙니다. 들으면 아, 레이크 루이스구나.. 하는 정도지요.

부부동반해서 놀러 오세요. 제 생각이긴 하지만, 록키는 친구들과 함께보다는,, 부부끼리 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쮸우 2014.09.04 11:53  
그러게요! 꼭 가봐야할것 같아요.
늘 마음속에 있는 가야할 여행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거든요.

외로 신혼여행땐 꼭 가고 싶었던곳 중 하나인 폼페이에 갔다왔었더랍니다 :)
sarnia 2014.09.04 13:27  
폼페이? 이태리 폼페이 말인가요?
쮸우님. 누구하고든 오시게 되면 연락주세요.
채식주의자가 아니시라면 알버타 비프가 잔뜩 들어간 베트남 국수 사 드릴게요 ^^
9 월이 록키 여행하기엔 가장 좋은 계절이구요.
여행 출발도시는 캘거리입니다.
쮸우 2014.09.04 13:38  
넹 ㅋㅋ 이탈리아! ㅋㅋㅋ
중학교때 폼페이 최후의날 이라는 전시가 있었어요.
그때 그곳에서! 못들어갔던 곳이 있었는데 ㅋㅋ(나이가 안되서 ㅋㅋㅋ)
꼭 그곳에서 직접 보리라! 라는 큰꿈을 안고 ㅋㅋㅋ 갔다 왔더랍니다... ㅋㅋㅋ
채식주의자도 아니고 베트남 국수도 좋아하니 꼭꼭 연락을 드려야 겠군요!
생각만해도 신나요^^
참새하루 2014.09.01 16:23  
sarnia님게서 캐나다 사시는것은 알았는데
오늘 올리신 글에서 캘거리에 살고 계시고
왜 그곳에 정착하셨는지 알게되었네요

루이스호수도  검색해 보니
밴프 국립공원과 요호 국립공원 바로 사이네요....

북미의 알프스 밴프국립공원이 지척인 곳에 사신다니
이거야 말로 감축드립니다

늘 밴프 가야하는데 가야 하는데... 노래를 부릅니다
밴프국립공원의 단풍이 유명하지요
입이 딱 떨어지도록 아름답고 웅장하다는 글과
달력에서 봤을법한 사진들을 하도 봐서
생전에 꼭 다시 가볼려고 늘 결의를 다지고 있습니다^^

옐로스톤을 지나서 밴프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루트인데
오로지 자연만 보는 루트라서
와이프의 태클에 늘 다음 순위로 밀리는 여행루트이지요^^

캘거리에 정착하신 이유가
루이스호수 때문이라고 하시니
이제 더더욱 궁금해서라도
꼭 방문해서 그 명성을 확인해 보고싶네요

사르니아님 팬으로서
캘거리 지나갈때 연락드리면
맥다방 커피라도 한잔 사주세요 ^^
sarnia 2014.09.02 00:52  
맥다방 커피 뿐이겠어요? 빅맥과 프라이 까지 밀셋으로 사 드리겠어요 ^^

캘거리에는 1991 년 2 월부터 1999 년 8 월 까지 살았고, 2000 년 6 월부터 지금까지는 에드먼턴에 살고 있습니다. 에드먼튼 오기 전 약 10 개월 동안은 동부 온타리오주에 있었구요. 여기 (에드먼튼)에서는 레이크 루이스가 멉니다 거의 500 km 가까이 되기 때문에 자주 가기 어렵지요.
 
가을엔 한국에 가는데, 이번에는 제주도에 갈 것 같습니다. 이번에 제주도에 가면 딱 30 년 만에 가는 겁니다. 참새하루님께서는 제주도 여행 해 보셨나요? 해 보셨으면 팁을 좀 주세요 ~~
참새하루 2014.09.02 04:04  
팁은 고사하고
기억도 가물가물하네요

제주도에는  1991년 인가 갔었으니...23년 되었네요
그때 여행길에서 네델란드 배낭여행자를 만났는데
혼자서 세계 여행을 다니더군요

천지연 폭포를 함께 보면서
한국의 자연미가 어쩌고 자랑했는데...

나중에 그녀가 나이아가라와 빅토리아폭포를
봤었단걸 알고 조금 뻘쭘했었어요
 
그때는 배낭여행이라는 개념을 몰라서
이해를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미 그 당시
세계 젊은이들이 배낭여행으로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견문을 넓히고
삶을 즐긴는 동안
우리 세대는 오로지 공부와 데모만 하면서
지냈던것 같아서 불행한 세대였다고 생각됩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축복 받은거지요

에드먼튼 역시 밴프와
신의축복이라는 제스퍼 국립공원에서 멀지 않네요

500킬로 라고해도
캐나다 땅덩이가 하도 커서
지도 놓고 보면 캘거리나 에드먼턴이나
지도상에서는 지척이네요^^

그래도 그런 천혜의 자연을
8시간 드라이브하면 갈수있는 곳에
사시니 부럽습니다

또 한국 가신다니
더더욱 부럽네요
sarnia 2014.09.02 05:43  
‘또’ 라기 보다는 ^^ 1 년 만에 갑니다. 참새하루님은 여름에 다녀오셨지요?

여행지로서의 한국은 제게 명품 여행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게 익숙하고 편안한데다 저렴한 먹거리가 지천이고 숙박 걱정까지 없으니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

한국에서 가을마다 처리애야 할 일이 약간 있긴 하지만 그것때문에 간다는 건 핑계에 불과하고, 그냥 가을엔 한국에 간다—가 언제부터인지 습관처럼 되어 버렸군요.

당초 교토에서 며칠 지내다 들어가려고 했는데, 아니야. 차라리 제주도에 가자 결심하고 일정을 짜다보니 올 가을여행기간에는 내내 한국에서만 머물게 될 것 같습니다.
펀낙뺀바우 2014.09.01 17:02  
우와!!! 사진 정말 멋집니다.

싸르니아님께서 처음 방문하셨을때는 분명히 평일이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제 여동생이 벤쿠버에서 8년동안 살았을때 저도 두번 다니러 간적이 있었는데 두번째 방문했을때 여행 갔던 곳이네요...6월말인가 7월촌가 한국에는 막 여름 들어가는 시기였을걸로 기억합니다만 캐나다가 그때 무슨 기념일이라 제 동생 내외도 휴가 받아서 같이 여행갔던 기억이 있습니다...제가 방문했을때는 싸르니아님 사진의 호수 뒷편 빙하가 좀 더 적게 보였었구요....관광객이 정말정말 많았었습니다...밴쿠버에서 캘거리 방면으로 자동차로 가는데 길도 참 멋지고 무슨 공원.호수를 가르키는 이정표가 정말 많았던 기억입니다.

요즘도 제 동생이 캐나다 타령을 가끔합니다....그때가 좋았다구요.^^

암튼 멋진 사진 잘 보았습니다.
sarnia 2014.09.02 00:56  
와우, 평일 맞습니다. 제가 평일인지 주말인지는 몰랐는데 날짜 (6 월 27 일)를 기억하고 있어 달력을 검색해 봤더니 수요일이네요. 그 때는 사람이 별로 없었지요.

레이크 루이스는 보통 오전 10 시 이전에 가야하는데, 전 날 밴프에서 잤기 때문에 아침 일찍 레이크 루이스에 도착할 수가 있었어요. 그 날 아침 하늘은 정말 새파랬습니다. 거울같은 호수에 숲과 빙하와 새파란 하늘에 그대로 비춘 모습은 정말 탄성을 자아낼 만큼 아름다웠지요.
jindalrea 2014.09.01 18:31  
전 왜..처음 사진들에서..'자궁'이 생각났나 모르겠습니다.

언제 오시나요? 얼른 오세요.. 막걸리~~!!
sarnia 2014.09.02 00:55  
자궁,, 이라는 말씀을 듣고 저는 바로 mother nature 란 말이 떠 올랐어요. 진달래님 태국 다녀 오신 후에 갑니다.

근데 짜장면하고 탕수육,,, 말고 다른 뭔가를 찾아봐야겠어요. 짜장면하고 탕수육은 금방 배가 부를 것 같아서..
jindalrea 2014.09.02 13:01  
네..그런 느낌.. 엄마품..^^

음..10월 중순 이후에 오신단 말씀이죠? 맛난거 많이많이..
요즘은 시장에 꽂혀 있는데.. 서울 왕십리나 광장 시장 같은 곳도 좋습니당~!
북한산 초입 두부집도 좋고요! 다~~ 좋아용~!

두근두근..
sarnia 2014.09.03 09:07  
광장시장엔 전집들이 많아요.
동대문시장엔 순대와 생선구이,,
남대문시장에는 갈치구이집들,,,
부평시장엔 돼지국밥,, 부평시장은 부산입니다.
북한산 두부집은 모르겠고, 두부? 두부만 파나요?
jindalrea 2014.09.03 14:35  
쥔종일 비가 와서인지..
예전 피맛골의 고갈비 연기가 마구마구 그리워짐요..

음..설마..산 아래..두부집이라믄..막걸리 파는 집인게
당연한 이치라 주장합니닷.. ㅎ ㅣ~~
핫산왕자 2014.09.01 18:36  
캐나다에 가보진 못했지만  매번 사르니아칭구님이
올리시는 아름다운 사진으로 만족하고 있심더~
사시사철 더운 태국에만 있다보니 설경사진이 더욱
멋져보이넴요~ㅋ
sarnia 2014.09.02 00:57  
오랜만이우 ~~ F-150 는 아직 쌩쌩하지요?

올해는 태국에 못 갈 것 같아요. 2012 년에 간 게 마지막이니까 연속 2 년을 못 가네요 -_-  더운 걸 싫어하는 나한테는 사시사철 더운게 매력적이진 않지만, 이젠 넘 추운 것도 싫어요. 영하 30 도 날씨엔 여기가 사람사는데 맞나 싶기도 하고, 그러니까 짧은 여름이 고맙고 그 시간이 천국처럼 느껴질 뿐 이지요. 휴 ~~
핫산왕자 2014.09.02 10:32  
F-150 이넘 출고후 7개월 22.000km 주행하니
이젠 길 났어요~
노면상태 않 좋고 비가 자주 내리는 태국에서 높은
차고의 저넘이 제격인 듯 합니다
영하 30 도...
옛날 철원에서 쫄병때 똥탑 제거작업 시절 느껴본 추위이군요
아고 추와라~~ㅋ
sarnia 2014.09.02 11:30  
백 !! 골 !!!

3 사단에 근무하셨다고 했지요.
철원에는 6 사단도 있지만, 3 사단이 더 유명하지요.
한국 가시면 부대방문 하고 싶지 않은가요?
핫산왕자 2014.09.02 14:52  
네~
3사단 백골부대 나왔어요
병장때 제대하면 철원쪽으로 오줌도 안싼다고 했었지만
수십년이 흐른 지금은 한번 가보고 싶네요~ㅎㅎ
kimky6411 2014.09.02 16:15  
레이크루이스 절경이지요.옛날에 갔을때 맞은 편에서 눈사태 나는 것도 보고.....
소리가 우르릉쾅쾅 장난 아니더군요....벌써96년이니 옛날 맞네요.
sarnia 2014.09.03 09:02  
겨울이나 이른 봄에 가셨었나요?
멀리서 볼 땐 저 얼음두께가 별겨 아닐 것 같아도 실제로는 수 십 미터에서 백 미터가 넘는 부분도 있습니다. 눈이 쌓인 거지만 수 십 층 높이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니까 붕괴되서 낙하하면 그 소리나 파괴력이 어마어마하다고 합니다.
글든에서 레밸스톡 구간 하이웨이에는 눈사태로부터 도로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터널벽을 곳곳에 만들어 놓았습니다.
눈사태... 생각보다 아주 무섭습니다..
참새하루 2014.09.03 16:53  
유키 구라모토의 피아노연주곡들은 몇번 들어서
낯익은 곡인데 제목이 레이크 루이스 였군요

이 피아노곡이 캐나다의 레이크루이스로 다시 sarnia님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이미지로 구성됩니다

아마 이 피아노곡을 어디서 듣던지
레이크루이스 사진을 어디서 보던지
sarnia님이 떠오를것 같아요

덕분에 매일 밤마다
태사랑에서 이 포스팅 열어놓고
이 피아노곡 계속 듣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거 자동 반복 연주는 안되는가 봐요
계속 플레이 눌러줘야 하는데 게을러서리
이 음악 참 좋아졌습니다

이사오 사사키 피아노연주곡도 좋았는데
이제 유키 연주곡을 찾아서 들어보고 싶네요
sarnia 2014.09.04 09:11  
많이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 곡 이예요.
fall of legend 도 좋고, 언젠가 두 번 올린 적 있는 가을을 주제로 한 러시아 피아노곡도 아름답습니다. 유키 가지우라의 곡들도 괜찮구요. 로망스를 특히 좋아합니다.
반복재생은,,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자동재생 코드 위에 '&loop=1' 을 집어 넣으면 반복재생이 됐는데 언젠가부터 그 코드로는 안 되는 것 같고......
이사오 사사키 피아노 연주곡을 들어봐야 겠군요......
thaimiho 2014.09.10 10:07  
wow,wow,,와.플로리다 바다색,태국 피피섬 엽서카드의 바다 색깔을 믿지않았고 피피섬을 6번 정도 갔다와서야 믿는 그 바다색, 케나다 호수위에도 이런 색깔이 있다니  w o w...사람없는 호수사진이 명품,, .....추천, 제주여행시엔 citytour by bus(35000원? with lunch) 해 보셔요, 여기저기 변한 곳을 볼수 있삽고,시골버스타고 한바퀴돌면 더 제주향 느낄수 있삽고,,올레길걸어봐도 외국처럼 팍 오는거 없이 그냥 제주 ,....죽기전 저 호수엔 꼭꼭꼭 가 보리라. 참 아쉬움, 요세믿공원이 화재중,마음 아픔,
sarnia 2014.09.11 09:31  
투명한 바다를 첨 본 건 해외에서가 아니라 1985 년 놀러갔던 홍도에서도 봤습니다. 다도해를 지나 먼 바다에 들어서서 흑산도까지는 산처럼 일렁이는 파도가 아주 스펙터클했지요. 그때도 쾌속선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동원호인지 하는 200 톤 짜리 배로 무려 일곱 시간을 갔던 기억이,, 제주도에선 뭘 보는 건 별로 관심없고 뭘 먹을까를 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티투어버스를 탈까 차를 렌트할까도 함께 생각 중 이구요. 
요세밋 공원 뿐 아니라 이 시기가 되면 여기저기서 산불이 많이 납니다. 어제 캘거리에는 눈이 무려 20 센티미터가 오고 10 센티미터가 더 온답니다. 담주에는 다시 여름으로 복귀, 20 도 넘게 올라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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