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다녀왔습니다
인도...
너무도 오랬동안 벼루었던 여정이였습니다
한달여....
많은 여행기와 인도관련 사회,역사 서적을 탐독하며 마치 전쟁터로 가는 병사의 마음으로
인도로 떠났습니다
떠남은 언제나 설렘이 앞섰으나 이번만은 뭔지모를 두려움과 알 수 없는 중압감이
마치 빙빙돌아가는 세탁기속처럼 어지럽게 머리 속을 휘졌는 경험을 했었습니다
드디어 내린 인도의 밤...훅하는 인도의 공기 그리고 수백개의 큰눈동자들..
시내로 가는 밤열차안의 풍경은 생소함과 나를 향안 호기심의 눈길에 안절부절 했습니다
금고문을 연상시키는 숙소 문의 잠금장치를 열고 들어가 배낭을 내려놓고
샤워후 침대에 누워 빙빙돌아가는 천정팬을 보니 그제서야 내가 인도에 온 것을 실감 했습니다
인도의 장거리 침대기차,
손으로 먹는 남인도 밀즈,
400여km를 10시간이상 가는 2+3열의 시외버스,
온갖 짐승들과 장사치,여행객,걸인, 쓰레기,뒤엉킨버스들..시외버스 스탠드풍경에
익숙해지는 2주가 지나자 저도 그들과 같이
음식 쓰레기는 짐승들 준다는 핑게로 차창밖으로 던지고
여럿이 몰려 뒤돌아서서 다리벌리고 서있는 남정네들과 같이 방뇨하고
예정에 없이 갑자기 떠나는 버스앞에서 그들과 같이 조급하게 짜이 한잔 마시고
튀긴빵인 뿌리한접시에 커리뿌려 허겁지겁 먹는 인도인 사이에 있는
검게탄 저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수행자들은 다 어디 갔을까?
나를 영혼의 안식처로 데리고갈 영적지도자들은 또 어디에 있는 걸까?
왜 현실속의 내주변 인도는 파리떼처럼 끊질기게 강매하는 장사치와 숙소,릭샤 삐끼
어린아기를 안은 여자걸인과 어린아이 걸인, 늙은걸인들만 보이는 걸까?
내가 본 여행기 책의 저자들은 인도를 다녀오기는 한걸까?
왜 그책속의 인도와 내가 보고있는 인도는 다른 것일까?
3주가 지나자 내주변엔 그많던 삐끼와 걸인들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심지어 숙소 주인이 내 여권을 보더니 위아래를 훌터보길레
무슨 문제라도 있는지 물으니 네팔사람인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와 아내의 타박에 매일 목욕탕출근으로 인도를 지우고 있습니다
가기전 읽었던 인도 여행기를 새삼 뒤적이며 피식 웃습니다
<인도단상>
산넘어 있다는 파랑새는 산넘어 가보니 파랑새는 없고 나와 같이
파랑새를 쫒는 사람이 살더군요
PS
적지않은 나이인지라 체력을 걱정했지만
채식식당 종업원들의 무한리필 밥통과 커리통이 나를 지켜주었습니다..
..................탱큐 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