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계엄령이 이상해...
국내외 외신 기사를 먼저 보지요.
이데일리 : '영국의 유력 일간지인 ‘가디언’은 20일(한국시간) 군부에 의한 태국 계엄령을 전한 기사에서 평화와 법질서 유지를 위한 행동으로...'
SBS : 태국 군부가 계엄령을 전격 선포했다. 하지만 구테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 정치적 혼란이 계속 되고 있는 태국에서 군부가 20일(현지시간)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AFP통신이 태국 현지 방송을 인용해 보도했다.
조선일보 : 태국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해 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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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을 인용한 기사나 직접 보도한 기사나 모두 계엄령 선포의 주체를 군부라고 지칭하고 있네요.
공화국인 우리 나라와 입헌군주제인 태국의 헌법이 일치할 리는 만무하겠지만, 적어도 계엄령을 선포하려면 굉장히 엄격한 법적 요건, 거기에 정치적 고려까지 필요한 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예전 1987년 6.10 민주화 항쟁 당시 전두환 정권에서 위수령 고려 이야기는 나왔지만 계엄 이야기는 거의 나돌지 않았지요. 그 정도로 계엄 선포는 상당히 어려운 일일 겁니다.
태국이야 쿠데타가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나라라곤 하지만, 이번엔 쿠데타가 아닌 계엄령을 군부가 들고 나왔다는게 이채롭습니다.
태국 헌법은 계엄령 발동 요건과 발동 주체를 누구로 명시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발동 요건이야 현 상황을 어떻게 재단하느냐에 따라 찬반이 갈릴수도 있지만, 발동 주체에 대해서는 헌법의 규정이 어찌되어 있는지는 몰라도 명확히 알 수는 있을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때 입헌 군주국이므로 계엄 선포 주체를 살펴보면(태국헌법을 알면 간단한데 모르므로 추론)
1. 희박하지만 국왕 (설마 헌법 규정이 그럴리가? 입헌군주국에서?)
2.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총리
3. 총리 유고시 부총리나 국회의장 등 헌법에 표시된 권력서열 차순위자
4. 군부(이해 안가긴 하지만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면)
현재 총리가 궐석이므로 3번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군부가 계엄선포 주체라는 4번은 제 머리론 상상하기 어렵네요. 그래서 어메이징 타일랜드일 리는 없을테고.
만약 헌법을 무시하고 군부 맘대로 계엄령을 선포했다면, 결국 또 한번의 쿠데타라고 보는게 정확할듯 합니다. 차후 정국 흐름이 어찌 흘러갈지 모르지만, 과연 태국의 사가(史家)들과 외국의 사가들은 이번 계엄령을 쿠데타로 기록할지, 아닐지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정말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할 권한이 태국은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