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언젠가 토사구팽 당할 거라고 하는데..."(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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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언젠가 토사구팽 당할 거라고 하는데..."(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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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jtbc 뉴스9 보면서 한개인의 소신이 사회에 얼마나 큰 변화를 일으킬수 있는지 새삼 느끼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그래서 다시 찾아본 옛날 기사인데요

어렵게 피어난 꽃이 허무하게 꺽이지 않게 우리가 지켜야 하겠죠!!!

기사제목:손석희 “언젠가 토사구팽 당할 거라고 하는데…”
 출처: 2013.10.04 22:45 한겨레뉴스 

[토요판/커버스토리] 손석희 〈뉴스9〉 앵커 인터뷰 



▶ 손석희 앵커가 <한겨레> 인터뷰에서 가장 강조한 말은 ‘저널리즘의 기본’이었습니다. 지난 5월 숱한 논란을무릅쓰고 종합편성채널에 간 것도, 그로부터 넉 달 뒤인 지난 9월16일 예정에 없던 <제이티비시> 메인뉴스 앵커 자리를 맡은 것도 결국 “본래의 저널리즘으로 돌아가고 싶었다”는 바람 때문이었다고 그는 말합니다. 그의 선택, 그리고 ‘믿어달라’는 그의 약속은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지난 1일 밤 10시 서울 중구 순화동 <제이티비시>(JTBC) 보도국에서 손석희(57) <뉴스9>(뉴스나인·평일 밤 9시) 앵커를 만났다. 그는 현재 이 방송사 보도부문 사장으로서 메인뉴스인 뉴스9 앵커를 함께 맡고 있다. 시사·교양 부문도 그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오전 9시 이전에 출근해 자정께에 귀가하는 생활의 연속이다. 손 앵커는 “사람이 못 할 일은 아닌데 머릿속에 여러 개의 방이 있으니 혹시 빠뜨리는 건 없나 하는 생각 때문에 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손석희 앵커는 지난 9월16일 제이티비시 메인뉴스인 뉴스9의 단독 진행을 맡으며 다시 방송에 복귀했다. 올해로 방송을 시작한 지 꼭 30년째, 뉴스 진행을 다시 맡은 것은 1999년 <문화방송>(MBC) 아침 뉴스 프로그램 하차 이후 14년 만이다.

그는 지난 1일과 2일 이틀간 이뤄진 <한겨레> 인터뷰에서 다시 뉴스 앵커 자리를 맡은 이유에 대해, 그리고 지난 5월 숱한 논란을 부르며 종합편성채널(종편)로 자리를 옮긴 이유에 대해 “저널리즘의 역할이 깊게 파인 한국 사회의 골을 메우는 것이라면, 여기서 그 역할을 좀더 주도적으로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밝혔다.

<뉴스9>, 뉴스 가짓수 줄이고 길이 늘렸다 

-뉴스9 진행을 맡은 지 보름이 됐다. 방송에 복귀하자마자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시청률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걸 평가의 잣대로 삼고 싶은 생각은 없다. 시청률에 매달리면 콘텐츠가 왜곡될 수 있다. 나는 지금 필요한 것은 보도의 방향성에 대한 논쟁이라고 본다. 지금으로서는 애초 생각했던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도 매일매일 시청률 보고는 받을 텐데?

“조금 오르고 내리고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겠나. <한겨레>는 특히 시청률처럼 상업적 경쟁의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되는 것 아닌가.(웃음)”

-뉴스9이 내건 지향점, ‘한걸음 더 나아간 뉴스’란 어떤 것인가?

“요즘 뉴스는 인터넷과 에스엔에스(SNS) 등을 통해 하루 종일 소비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미 낮에 나온 뉴스를 재생산하는 수준이 아니라 말 그대로 한걸음 더 들어간 뉴스를 보여줘야 한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있었다. 또 1분30초짜리 기존 방송뉴스가 보여주는 것이 사실의 나열이라면, 우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걸음 더 들어가고 이를 통해 진실에 더 가까워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요즘 뉴스는 하루종일 소비된다 
한 걸음 더 들어간 뉴스를 
보여줘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진실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보수독점적 언론구도, 
여론다양성 훼손 등에 
내가 정말 도구로 사용되면 
그 비판을 달게 받겠다”

-뉴스9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앵커의 역할이 도드라진다는 것이다. 거의 매일 심층 인터뷰를 직접 진행하고, 다른 보도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이런 형식에 대한 보도국 내부의 저항은 없었나?

“바깥에서는 그런 상상을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솔직히 말해서 내부에서 그런 걸 느껴본 적은 없다. 저항이라는 표현도 생소하다. 아무래도 이런 건 있다. 선택과 집중을 한다고 했는데, 인터뷰가 있고 선택한 리포트에 집중하다 보니 리포트 숫자가 줄었다. 리포트 숫자가 줄었다는 것은 기자들이 더 많은 취재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취재를 열심히 할 수 있다면 제작도 더 충실히 할 수 있다. 꼭 단독보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당장 지난 2주 동안 뉴스9은 단독도 많이 내보냈다. 이런 노력이 하나하나 쌓이다 보면 뉴스에 대한 신뢰도도 올라간다고 본다.”

-앵커의 역할이 강조되는 형식은 어떤 고민의 결과인가? 상당수 시청자는 뉴스9을 가리켜 ‘손석희 뉴스’라고 부른다.

“편집 최종 책임자이니 형식적으로 당연히 더 많은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나열식 뉴스를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나름대로 선택해서 집중해야 하기에 앵커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 시스템을 가장 효율적으로 꾸려가기 위해 원(one) 앵커 시스템을 도입했다. 보도국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만드는 우리 뉴스에 내 이름을 붙이는 건 좀 그렇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이 내는 인터넷신문 <단비뉴스>는 손석희 앵커가 진행을 맡은 뒤 뉴스9의 변화를 살피기 위해 9월16일부터 2주간 전체 뉴스 165꼭지의 주제와 형식을 비교·분석했다. 단비뉴스 보도를 보면 뉴스9은 이 기간에 하루 13~19꼭지의 뉴스를 내보냈다. 개편 전 23~25꼭지를 내보낸 것에 견줘 뉴스의 가짓수는 줄고 길이는 늘었다. 단비뉴스는 “짧은 앵커멘트와 기자 리포트를 기계적으로 나열하는 대신,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손석희 앵커와 취재기자가 3분에서 길게는 10분까지 ‘토크’를 통해 전후 맥락과 배경을 전반적으로 살피는 형식”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 해직언론인 1호’인 노종면 전 <와이티엔>(YTN) 앵커는 지난 1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수십년간 방송뉴스는 보도국 기자가 공급하는 1분30초짜리 뉴스 콘텐츠를 두 문장짜리 앵커멘트와 함께 전달하는 것이 전부였다. 손석희 앵커가 주도한 뉴스9의 형식적 변화는 오랫동안 손쉬운 방송을 고집해온 방송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뉴스9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기존 지상파 및 종편 방송뉴스에 대한 아쉬움의 표출이기도 한 것 같다. 기존 방송뉴스의 문제는 뭔가?

“내가 1984년 1월에 엠비시에 입사해 그해부터 뉴스를 시작했는데, 방송뉴스의 형식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그날 하루 출입처를 중심으로 취재한 내용을 일별해서 보여주는 종합뉴스 방식이다. 그게 최선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인데, 그런 결론을 내린 과정에는 시청자의 동의도 있었다. 따라서 이를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방송사니까 좀더 과감하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뉴스는 이런 방식으로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생각에는 이 방식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시청자에게 선택을 요청하는 것이다. 모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반올림’ 보도를 둘러싼 입장과 반론

-기존 방송뉴스에 등을 돌린 상당수 시청자는 그런 낡은 형식보다는 내용에 대한 실망이 더 큰 것 아닌가? 민감한 정치현안과 관련해 정부 입장만 대변하는 뉴스는 보기 싫다는 것인데.

“그렇게까지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또 시청자도 다양하다. 시청률만 갖고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케이비에스>(KBS) 뉴스는 시청률이 20% 가까이 나오는데 외면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나. 그보다 적지만 여전히 엠비시 뉴스를 보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전제하고 질문한다면 답변하기 곤란하다.”

-바꿔 물으면, 기존 방송뉴스는 공정한 보도를 해왔다고 평가하나?

“다른 방송뉴스에 대해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내가 그럴 만한 위치에 있지 않고, 굳이 남을 평가하기보다 우리가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뉴스9은 그동안 민주당 천막농성, 국정원 직원 허위진술,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삼성 반도체 공장 피해자 지원모임 등을 뉴스로 다뤘다. 종편은 물론 지상파 메인뉴스에서 외면했거나 가볍게 짚고 넘어간 아이템인데, 이런 뉴스를 다룬 데 따른 제이티비시 내부의 반응은 어땠나?

“별다른 이야기 없었다. 민주당 천막농성, 당연히 보도해야 하는 것이다. 김한길 대표를 인터뷰해서 그런 것 같은데, (뉴스9이 달라졌다는 근거로) 그걸 제시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다. 국정원 직원 허위진술 문제도 이미 나온 이야기인데 보도를 하는 것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기사 발제가 이뤄졌고, 편집회의 때 해당 아이템을 선택한 것이다. 어떤 대단한 결심을 갖고 보도한 건 아니다. 문제는 게이트키퍼가 그걸 막느냐 안 막느냐인데, 그 지점에서 게이트는 열려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9월16일 이전에는 게이트가 덜 열려 있었나?

“그렇게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 이전에도 보도 책임자는 나였다.”

-밖에서는 ‘<중앙일보> 종편이 어떻게 저런 뉴스를’이라는 반응이 있는데, 그동안 중앙일보와 제이티비시를 이끌어왔던 기자와 보도국 간부 가운데 달라진 보도방향에 대해 다른 견해를 나타내는 사람이 없다는 건가?

“없다. 내게 이야기를 안 하는 건가. 중앙일보와 제이티비시가 뗄 수 없는 관계라면, 지금까지 견지해온 태도가 열린 보수라고 하지 않나. 나는 거기에 하나만 더 얹어놓았을 뿐이다. 열려 있다는 것은 어느 한쪽이 아니라 양쪽 모두에 열려 있다는 뜻일 게다. 그것이 우리 사회를 퇴행시키는 양쪽 극단을 배제한, 합리적이고 건강한 시민사회라면 말이다. 그러니 제이티비시는 열린 보수라고도, 열린 진보라고도 표현하지 말고 그냥 열린 자세라고 가자. 우리는 여기에 동의하고 있다.”

-동의한 게 아니라 손석희 앵커 특유의 카리스마에 눌린 것일 가능성은?

“아, 그거 아니다. 여기서는 몇 달 전 입사한 신입도 나를 사장 대신 ‘손 선배’로 부른다. 평기자를 포함한 전체 보도국 구성원이 참석하는 평일 점심 ‘샌드위치 미팅’을 2주에 한번씩 여는데, 우리의 보도철학이나 방향성 등에 대해 자유토론이 오간다. 나에 대한 비판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내가 먼저 반성하기도 한다.”

-열린 보수이기에 열린 진보도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흔히 말하는 ‘중도 언론’을 지향한다는 뜻인가?

“언론은 다양한 사안을 뉴스로 다룬다. 중도가 가능한가. 저널리즘의 ‘저널’은 미국에서 일기를 가리킨다. 초등학생이 일기를 써도 자기 생각이 들어가지 않나. 저널리즘은 저널에 ‘이즘’(-ism)을 붙인 것이기에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제이티비시는 그 치열한 고민을 과정을 거쳐 사안별로 입장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기준이 바로 아까 이야기한 건강하고 합리적인 시민사회의 상식이다.”

-뉴스9은 기존 방송뉴스가 제대로 다루진 않은 뉴스를 다뤄 관심을 모았는데, 정작 뉴스의 깊이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가 있다. 곧 ‘우리도 이런 뉴스를 다룰 수 있다’는 수준에서 그쳤고, 좀더 깊숙이 파고 들어갔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런 지점이 아쉽다면 앞으로는 그렇게 하려고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되는 것이 삼성 반도체 피해자 지원모임 ‘반올림’ 활동 관련 보도가 30초짜리 단신에 그친 것이다.

“반올림 관련 보도의 과정을 소개하면 이렇다. 애초 우리에게는 이날 행사 관련 보도자료가 오지 않았다. 다른 언론의 보도도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뒤늦게 그런 일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 취재기자가 파악했다. 행사 관련 동영상 자료라도 구해보려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반올림 등에 일일이 알아봤다. 없었다. 리포트를 하려면 영상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나중에 겨우 민변에서 사진 몇 장을 얻을 수 있었고, 그걸 바탕으로 스트레이트 기사를 겨우 만든 것이다. 방송뉴스에 스틸사진이 나가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다. 그런데도 우리는 필요한 보도였다고 판단해서 스틸사진을 바탕으로 낸 것이다. 사정을 모르고 비판하는 건 쉬운 일이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는 그런 기사를 자랑거리 삼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럴 여유도 없다.”

뉴스9은 지난 9월25일 “‘삼성 반도체 근로자 직업병 피해’ 유엔에 진정서 제출”이라는 제목으로 이들 노동자의 지원모임인 반올림과 민변의 활동을 보도했다. 반올림 등은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 뒤 유엔 인권이사회에 이에 대한 진정서를 냈다. 뉴스9은 30초짜리 앵커 리포트로 이 소식을 전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이에 대해 “‘우리도 삼성을 다뤘다’ 정도의 생색내기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손석희 앵커는 현재 제이티비시에서 보도 및 시사·교양 부문을 함께 총괄하며 메인뉴스 진행을 맡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종편행 실망? 훗날 평가해주기를 

여기까지가 1일 밤 10시부터 1시간30분 남짓 진행된 ‘인터뷰 1부’에 해당한다. 밤이 깊어 이튿날 똑같은 시간에 다시 만나 나머지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2일 밤 10시부터 이어진 ‘인터뷰 2부’에서는 올해로 방송생활 30년째를 맞는 그의 새로운 도전과 그의 도전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각 등을 다뤘다.

-제이티비시에 온 지 5개월째다. 자신의 선택에 만족하나?

“내가 있던 문화방송은 굉장히 좋은 조직이었다. 항상 역동적이었고,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조직이었다. 그걸 부인할 수는 없다. 내가 지금은 제이티비시에 와 있지만 나는 지금도 내가 엠비시맨이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제이티비시에서도 30년 전 문화방송에서 맞닥뜨렸던 역동성을 느끼고 있다. 구성원의 잠재력도 뛰어나다. 아직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여건과 환경이 많이 불리한데도 다들 너무 열심히 하고 있다. ‘스피릿’이 충만한 조직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방송사에 처음 들어간 것이 1984년, 벌써 30년 전이다. 새로운 ‘도전’은 이제 후배들의 몫으로 넘겨도 되는 것 아닌가?

“이제 그만하라는 이야기인가?”

-아니, 그런 의미는 아니었는데….

“내가 퇴장하면 다른 사람이 할 테니까, 나는 그만하라는 이야기잖나.(웃음) 잘 모르겠다. 각자가 도전하는 것 아닐까. 나도 도전하는 것이고, 후배들은 그들 나름의 도전을 하는 것일 테고. 나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것이다.”

언론 인터뷰 안 할 자유 있다
(정청래 의원은) 여기에
안 나온 걸 갖고 나온 것보다
크게 잘 이용하시는 것 같다
정치인이니까 그런가 보다 한다

언젠가 토사구팽 당할 거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들었다
내가 올바른 저널리즘 실천하고
시청자가 이를 인정한다면
왜 버리겠나? 모순이다

-‘잘 안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없었나?

“두려움. 두려움이야 늘 있는 거다. 그런 두려움에 나는 사실 익숙한 편이다. 30년 동안 방송을 했고 내가 했던 방송 프로그램 가운데 80% 정도는 다른 사람에게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새로 시작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럴 때는 늘 ‘이게 잘될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 가운데 실패한 프로그램도 있다. 이번 일은 마지막 승부수…, 글쎄 꼭 ‘승부수다’ 이런 표현은 하고 싶지 않지만 여기 올 때부터 가능하다면 저널리즘의 기본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다.”

-메인뉴스 앵커까지 맡았다.

“앵커를 다시 맡게 될 줄은 몰랐지만, 앵커를 다시 맡고 안 맡고는 여기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미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시사저널> 조사결과) 아닌가. 새로운 도전에 따른 두려움을 굳이 감수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지난 30년 동안 내 나름대로 전력투구를 했으니 노력은 안 한 건 아니었지만, 기회도 많이 주어졌고 운도 많이 따랐다. 내가 이제 58살(우리 나이)이고, 생물학적 나이로 봤을 때 그만해도 되는 것은 맞는데, 물론 그냥 있어도 되는데…. 글쎄, 더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하는 것이다. 저널리즘의 역할이 깊게 파인 한국 사회의 골을 메우는 것이라면, 지금의 언론은 거꾸로 골을 더 깊게 파고 있다. 내가 그걸 그들의 수익모델이라고까지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지금의 한국 언론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건 잘못 가는 것 아닌가. 내가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 역할을 좀더 주도적으로 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언론인 손석희’의 종편행에 대해 많은 언론계 후배들은 실망을 넘어 배신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비판했다.

“그에 대한 답은 지금 줄 수 없다. 훗날 평가해주기를 바란다.”

-한국 사회에는 종편을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반칙의 산물’로 보는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런 태도에 대한 견해나 반론을 듣고 싶다.

“그 질문을 접하며 ‘반론하고 싶지 않다’, 속으로 이렇게 정리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종편 출범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그런 지적에 대해 일일이 반론하면서 나갈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고, 원래 왔던 목적을 잘 이루도록 노력할 따름이다.”

-제이티비시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서도 중앙일보가 ‘조중동’이라는 용어를 좋아하지 않지만 여전히 조중동이라는 용어가 유효하다. ‘조중동 종편’도 마찬가지일 수 있는 것 아닌가?

“한동안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억지로 벗어나려고 한다 해도 그 틀이 쉽게 허물어지는 건 아니지 않나. 결국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 물론 결코 낙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낙관할 수 없으니 노력을 하겠다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노력하되, 평가는 어차피 대중이 하는 것이기에 앞으로의 일에 대해 지나치게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언론환경을 위해 그런 블록은 허물어지는 것이 우리 사회에 좋은 것이라고 믿는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많은 언론인이 종편 출범 반대를 외쳤다. 그들 가운데 상당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손석희’가 자신의 편에 서지는 않더라도, 그들이 그렇게 반대했던 종편에 가서 종편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활용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손 앵커의 선택은 그들의 바람을….

“(말을 끊으며) 자, 왜 반대했느냐를 떠올려보자. 내 의견이 아니라 종편 출범을 반대했던 사람들은 왜 반대했느냐, 그 이유를 되짚어보면 해답이 나올 것이다. 왜 반대했나?”

-그에 대한 답변은 당시 정리된 것이 있다. 종편 출범은 여론다양성 훼손과 미디어생태계 교란 등의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다, 이런 이유였다. 보수독점적 언론구도가 좀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컸다.

“그렇다. 보수독점적 언론구도, 여론다양성 훼손 등의 이유가 있었다. 내가 정말 거기에 도구로 사용된다면 그 비판을 달게 받겠다. 나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테니, 우리 구성원 모두와 함께 그런 우려를 벗어나보도록 해보겠다. 이것은 그럴듯한 말로 포장할 문제가 아니다.”

지난 5월 그의 종편행은 언론계 안팎에 큰 충격을 주었다.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이 해마다 실시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조사에서 그는 올해까지 9년 연속으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언론인으로서의 손석희가 갖는 대중적 인지도와 상징성은 그만큼 높고 컸다. 이런 그가 제이티비시 보도부문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소식에 많은 언론계 관계자는 그를 비판했다. 이틀간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에 대한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이따금 ‘섭섭함’이 엿보이기도 했다.

“종편에 나오지 않겠다면 그건 그들의 자유”

-요즘도 출연자 섭외에 직접 나설 때가 있나?

“거의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인터뷰 대상자 가운데 종편 출연을 거부하는 경우는 없나?

“이제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오늘도 친노 인사로 분류되는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부 본부장이 인터뷰에 응했고,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지난달 나왔다. 인터뷰를 요청하면 다 출연했다. 한겨레가 모든 사람을 다 섭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듯, 그래도 나오지 않겠다면 그건 그들의 자유다. 양극단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출연 거부 등은) 조금씩 허물어지는 것이 좋지 않겠나.”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손석희 앵커가 불러도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각자 나름의 판단이 있을 수 있고, 누구나 언론 인터뷰에 나서지 않을 권리가 있다. 다만 그는 여기 안 나온 걸 갖고 나온 것보다 더 크게, 잘 이용하시는 것 같다. 정치인이니까 그런가 보다 한다.”

-정 의원은 앞으로도 제이티비시에 나오지 않겠다고 한 이유로 ‘제이티비시가 손 앵커를 영입한 것이나 중립적 방송을 하는 것은 상업적 고려’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

“뭐 내가 언젠가 토사구팽 당할 것이다, (제이티비시가) 단물만 빨아먹고 버릴 것이다 등의 이야기도 있다고 들었다. 다 걱정해주는 말이라 생각하고 감사히 받아들인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나의 쓸모란 올바른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했을 때, 시청자가 이를 인정한다면 내가 떠나고 싶어도 조금 더 있으라고 하지 않겠나. 그래서 그런 염려는 모순이다. 토사구팽 한다는 것은 잘 이용해먹은 뒤 버린다는 뜻인데, 잘 이용해서 시청자가 인정하면 왜 버리겠냐는 것이다. 하도 상업적 측면을 우려하니까 하는 말인데, 상업적 측면에서 봤을 때도 그건 모순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어떻게든 붙어 있겠다는 뜻은 아니다.(웃음)”

-특정 기업이 제이티비시를 상업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우선 언론으로서의 제이티비시는 높은 인지도를 갖는 그럴듯한 방송사로 인정받아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그 특정 기업이 어딘가?”

-제이티비시의 경우 삼성이다.

“우선 삼성은 제이티비시에 지분이 없다.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삼성은 제이티비시, 중앙일보와 관련이 없다. 삼성이 이래라저래라 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렇게만 말할 수는 없다는 것 또한 잘 안다. 역사가 있기 때문이고 인적 관계도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제이티비시의 이미지를 높여 일종의 대중조작을 한다는 것인데, 글쎄 내부 구성원 가운데 거기에 동의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다.”

-기업이 언론을 소유했을 때, 대개 올바른 저널리즘 실천보다 기업의 사적 이해관계를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온 역사적 경험과 그러할 것이라는 일반적 인식이 있다.

“그것은 나만이 아니라 모든 저널리스트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사영방송의 경우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 이건 내가 광고를 하는 공영방송에 30년 동안 몸담으며 고민해왔던 문제이기도 하다. 그 고민이 헛되지 않도록 해보겠다. 자꾸 시작부터 너는 안될 테니 하지도 말라든가, 해봤자 소용없다고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제이티비시에 처음 올 때 믿어달라고 했다. 그 약속은 유효한가?

“유효하다. 누구나 저널리스트라면 마음속 깊은 곳에 자신이 구현해보고 싶은 게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제시하는 정론의 저널리즘, 저널리즘의 기본이라는 것이 여기서 구성원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까지 내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시의 다짐을 매일매일 되새기고 실천하려고 하고 있다.”

-만약 실패한다면?

“나는 그냥 실패한 언론인이 되는 것이다. 실패한 언론인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인데, 정말 내 뜻과 달리 내가 여기서 생각한 것을 못하고 실패하면 나는 그냥 실패한 언론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갖는다면 좋겠지만, 실패하면 사람들은 시도의 의미조차 잊어버릴 것이다. 만약 실패한다면 그것도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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겔라 2014.05.01 00:31  
손석희  이분은정말진정한언론인입니다 지금언론은다감추고있는데 이분만진실보도합니다
참새하루 2014.05.01 08:52  
손석희의 꿈이 이루어지는 날이 꼭 오기를...
기원합니다
thaimiho 2014.05.01 09:43  
재난 과제들.1. 인천 공항은  과연 안전 한 위치, 재난 없는 곳인가?? 2, 사람이 다니는 철도,지하철 선로 중앙에 버젖이  통로 막고있는  storyways 가게, 불이용하는 점포들, 3, 지하철 입구 난잡하게 , 화재성 가게들 4, 엘레베이트 안에 대형 거울,5, 전쟁시 우린 무엇을 대비????,,,,..... 똑똑한 언론인들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난 이게 내 눈에 오가면서 팍팍 들어 오는데..
양반 2014.05.01 10:34  
언론이란 무엇을 해야하는지 아는 유일한 언론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왕자병 2014.05.01 14:07  
응원합니다  짧게 ㅋ
슬로우트레블 2014.05.01 23:34  
저도 응원합니다
구살스 2014.05.02 13:14  
아마...토사구팽당하지 않을까 싶네요. jtbc는 대중적이면서 강직한 이미지의 손석희로 분위기 끌어올려서 시청율 안정되면... 종편 특성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걱정되네요.
싸무이바람 2014.05.06 08:07  
본인의 소신보다 언론인의 참다운 자세가 필요한 거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 눈에는 사냥개 수준도 안되는 사람으로 보이네요
al 2014.05.07 22:51  
닭그네정부의 나팔수로 전락한 KBS가 사냥개지. 감히 손석희를 비하하다니.. 관심이 그리운 모양이네.
댄서 2014.05.17 10:42  
이 글를 읽으시고도 참다운 언론인의 자세를 말하시는 님의 참다운 언론인의 자세가 어떤건지 의견을 듣고 싶군요. 손석희씨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뭐....견해가 다를수도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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