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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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가는 길.

쇼닉 12 544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하니, 누군가 제게 추천해준 여행코스였습니다.

중세유럽에서 성야곱이 뭍혀 있다고 믿는 성당 산티아고로 많은 신앙심 깊은 성도들이 순례를 하였고, 자연 스럽게 성지 순례길이 형성이 되어, 지금도 다양한 목적으로 이길을 수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스페인의 피레네 산맥을 넘고 산티아고 성당까지 찾아 갔으니, 그 여정 얼마나 길었으며, 얼마나 고단했을까요. 오직 신앙심 하나만으로 그 험난한 길을 걸어갔다고 생각하니....

지금은 프랑스 생장에서 산티아고까지의 800Km가 가장 유명하고, 붐비는 코스라고 합니다.

제 버킷리스트에도 이 코스를 걷는게 포함되어 있으니, 이 여행은 사실 어제 오늘의 희망사항은 아니었던 것이죠.

어제 식구와 둘이서 맥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고, 회사를 관두고, 자유롭게 살수 있는 시간을 얻을테니 우리 세식구가 같이 여행을 떠나는 것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하던 중 우리 식구가우리 애가 너무 어리고 손이 많이 가는 터라, 같이 여행하는 것은 어려운 점이 있고, 자기가 힘든게 아니라 내가 힘든 것이니, 혼자 다녀와라..였습니다.

이렇게 사랑스런 와이프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이렇게까지 사랑하는 식구들을 나두고 혼자 떠날 수는 없지..라고 말하려고, 말하려는 순간, 제가 미쳤나 봅니다. 이런 기회는 평생 한두번 있을까 말까다 이럴때 다시한번 여행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런 이기적인 생각을 하면서, 나혼자 떠날 수 없지라는 대답대신, 정말 그렇게 해도 되겠어? 라고 말해버렸답니다. 미안..... 이글은 우리 와이프도 시간차를 두고 읽습니다.어차리 알게 될 것을...그냥 제 본심을 적어 두고 싶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네요. 

아무튼, 이번 퇴사와 더불어 진행되는 여행은 산티아고성당 가는 길로 결정했습니다. 800Km 장장 한달을 걸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그 시간들이 너무 그리워집니다. 혼자라는 것 보다, 그냥 걷는 다는 뚜렷한 목적 하나만을 가지면 되는 시간이 오기 때문입니다.

한달동안 뭘 겪을지,누구를 만날지,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은 우선 더 변함없고 강해질 것이라는 것과, 40여년 살아온 제인생의 2막을 맞이함에 있어 어떻게 해야하나 뭘해야 하나, 더 많은 고민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번주에는 스페인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예매해야겠습니다.    

12 Comments
다마추쿠리 2014.04.10 14:24  
응원합니다.
고구마 2014.04.10 15:18  
카톨릭신도이신지 아니면 신심과는 관련없이 걷는여행에 포커스를 두셔서 가시는건지 궁금합니다. 저는 이길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가요... 제주올레를 만드신 서명숙이사장이 이길을 걷고 난후에 올레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책에 쓰셔서, 그때 한번 검색을 해봤었어요.
총길이가  800킬로미터에다가 완주에 필요한 시간은 한달을 훌쩍 넘어서, 뭔가 종교적인 에너지가 충만하신분들이 가시겠구나... 상상해본적은 있거든요.  긴여정이 되실텐데 건강이 함께 하시길...
쇼닉 2014.04.11 10:43  
전 카톨릭 신자가 아닌, 모태 기독교입니다. 집안의 종교 내력이 복잡하여, 근친중에 불교, 카톨릭, 무신론, 기독교, 기독교 내에서 장로교와 감리교 그리고 안식일까지 복잡하게 엮여 있습니다. 대학2년때 저와 교회 전도사님과 종교대토론을 걸쳐, 저는 종교를 공식적으로 탈퇴하였습니다만, 뭐랄까요 살다보니, 단순히 종교는 교리적 논쟁의 부분이 아닌 것 같더군요. 결국 토양(모태신앙)이 어쩔 수 없어, 현재 특별히 카톨릭, 개신교 이런 것 구분치 않고, 광의적 의미에서 크리스트교에 대한 신앙심이 있습니다. 교회를 나가는 것은 아니구요.
가끔씩 종교적 감동을 받거나, 안식을 얻을 때가 있는데, 그럴때 마다, 역시 부정해도 부정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저는 단순하게 산티아고 성당의 미사에 참석하고 예수의 12제자중 한분인 야곱의 무덤에 참배하기 위해 걷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종교적 이유일 수 도 있지만, 퇴사후 어떻게 살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30-40일은 걸어야 하기때문에, 기도와 명상이 주된 테마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도라면 가족의 건강과 안녕이 될 것이며 명상이라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계속 이어지겠구요. 30-40일을 게스트 하우스를 전전해야 하는데, 그 사이에 새롭게 만날 사람들, 그들과의 대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이전에 자전거 타고 일본열도의 반(큐슈-도쿄)를 횡단 한 적이 있습니다. 1600Km를 14일에 주파했습니다. 그기억이 아직도 나고 그때 힘들었고 극복했던 것이 아직도 뇌리에서 선한 에너지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었죠. 이탈리아 반도를 자전거 타고 종단하겠다.  일본열도 나머지 반을 횡당하겠다. 미국 대륙을 서부-동부를 여행하겠다. 아직까지 계획도 못잡고 있습니다.

뭘 볼지, 누굴 만나질, 무슨일을 겪고 무엇을 얻을지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걷는 다는 육체적 자극을 통해, 정신이 맑아지고 선한 에너지를 가득 담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 같습니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숲샘 2014.04.10 15:46  
건투를 빌게여.
motu 2014.04.10 18:11  
여행 내내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backpacker 2014.04.10 23:34  
네..40일 걸었습니다.  걸을수록 좋아지는 길입니다.
패드리토 2014.04.11 01:10  
우리 집에도 한 분 계시네요. 4월 16일 뱅기 탄대요.^^
jindalrea 2014.04.11 10:27  
미리..운동도 좀 해두시고..건강도 챙기시고..
발에 바를 약 등도 챙기시고..

한 걸음 한 걸음.. 내 딛는 걸음마다..
지치고 부담된 지난 세월의 무게가 조금씩 줄어드셨음 좋겠습니다..

돌아오시면..활짝 웃는 사진 한 장..똬악~ 부탁드려도 될까요? ^^
떠나시기 전..글 올리실 것이지요? 안부 인사는 그 때 다시 드릴께요.. 화이팅하시길~!!
쇼닉 2014.04.11 10:46  
800Km를 걸어야 해서 지금 어떤 운동화를 사야하나 고민중이예요. 등산화를 사야할지, 아님 워킹화를 사야할지..... 그리고 짐을 어떻게 꾸려야할지도 고민이구요. 필요한옷가지 필기구 전화 카메라(디카로), 비상약, 노트북을 가져가야할지 말아야할지......등등 이 모든 짐을 제가 지고 걸어야하기에 가급적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한데, 뭘 놔두고 가고 뭘 가지고 가야할지 참 고민입니다.

순례후기 블로그를 보면 좋은 사람, 좋은 풍경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많은데 의외로 물품에 대해서는...이건 제 몫인가보네요...
펀낙뺀바우 2014.04.11 11:44  
4년전 오늘 산티아고 출발한 날이네요.

눈길을 걷는 구간이 몇 일 있습니다.신발은 무게가 가벼운 소재로 만들어진 케주얼 등산화를 구입해서 지금부터 신고다니면서 편안한 상태로 만들어 출발하세요.
침낭은 꼭 가져가세요.(돔에 베드버그 출몰합니다.)
옷은 두꺼운거 보다는 얇은 쫄티형 긴팔 몇 벌과 오리털 패딩조끼 가벼운 방수 점퍼 추천합니다.

노트북이나 커다란 사진기 등의 무게가 많이 나가는 품목은 과감하게 제외하세요...처음 3~4일은 베낭을 버리고 싶으실겁니다.

초반은 녹초가 되어 잠자기 바쁘고 적응되면 밤이 무지하게 길게 느껴집니다.
inue 2014.04.13 06:13  
저도 작년에 순례햇습니다
순례전후에 스페인마드리드의
페트루스알베르게에서 지내보시길 추천드려요
앨리즈맘 2014.04.16 21:49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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