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을 아시나요?
공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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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7 12:11
까마득한 옛날 아마도 1950년대 6.25 전쟁 전후의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시골 마을에는 구장(區長=里長)이라 불리는 최종 행정구역 단위를 대표하여 일을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행정업무 즉 농지세를 거두어 들이는 일이나 면사무소에서 지시하는 일, 세무서에서 밀주 단속 나오면
무마하는 일, 산에서 나무를 베어서 농가에서 화목으로 사용하는 것을 단속 나온 사람들과 협상하는 일
지서(파출소)에 병역 단속, 도난.화제 방지, 대공업무 등에 협조하는 일 등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읍니다
그밖에도 마을 내에서 일어나는 대소 관혼상제까지 모두 관여하지 않는 일이 없었읍니다
그래서 구장 혼자서는 이 모든 마을 일을 다 할 수가 없어서 업무를 보조하는 사람이 있었읍니다
구장을 보조하는 사람은 구장의 심부름을 하는 것이 주업무이면서 또한 동네 머슴이였는데
즉 면사무소에 가서 구장을 대신하여 서류를 가지고 오고 또 갖다 주는 일
그리고 동네에서 제일 높은 언덕위에 아침 일찍 올라가서 온 동네 사람이 다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외치는 일
예를 들면 오늘 아침 10시에 신작로(도로) 부역(노력봉사) 나오세요 !!
또 오늘 오후 2시부터 공회당(마을 회관)에서 보리 공출(현물로 정부에 내는 세금) 내세요 !!
마을에 관혼상제가 있는 날은 그 집에 가서 온 종일 마누라는 음식을 만들고 남편은 심부름을 하였읍니다
또 완전 아래것(상놈)이나 하인 취급을 받으면서 나이가 어린 사람도 존대말을 하지 않고 하대 하였고
그보다 더한 것은 이 사람 부인에 대해서도 동네 어른들이 작난삼아 마구 성희롱 하는 것이 예사였읍니다
한 많은 삶을 살아간 아마도 90대 이상 나이로 추정되는 그 때 그시절을 살아간 이사람은 누구 일까요?
너무 배고픈 시절이라 이런 수모를 격어면서도 굳은일 싫은 일 더러운 일을 참고서도 밥을 얻어먹을 수
밖에 없었던 이사람을 아시나요?
아마도 지금 70대 이상 연세가 더신 분은 이런 사람을 까마득히 기억하실지 모르겠읍니다
희미하지만 온 동네를 외고 다닌다고 해서 고직이(告지기?)라고 불렀다는 이야기도 들었읍니다
옛날 영화제목 같은 이름 혹시 이사람을 무어라 불렀는지 아시는 분이나 사료를 갖고계신 분은 없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