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좋아하시면 이 도시에도 들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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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좋아하시면 이 도시에도 들러 보세요

sarnia 16 895

 

이 멋진 음악은 앵콜이므로 1 년 만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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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가 아닌 잡담이므로 암꺼나에 올리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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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량화 혁명> 이라는 말이 있다. 책 제목이다원제는 The Measure of Reality..

여기서 Reality 는 그 의미상 <현실> 보다는 그냥 <세상>이라고 번역하는 게 낫겠다. 세상을 측량하는 기술,, , 주변 사물의 제원과 운동법칙을 수학적으로 규명하는 기술을 말하는데, 적어도 15 세기 이후에는 유럽이 이 기술에서 우위를 점했던 모양이다.

바로 이 기술을 선점함으로써 유럽은 향후 수 세기동안 전 세계를 물리력으로 지배하기 시작했다한마디로 수학을 더 잘했던 사람들이 세계를 집어먹은 것이다.

나는 이제부터 

수학선생님을 이뻐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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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카를 최초로 지배한 포르투갈에 이어 두 번 째 침략자가 상륙했다. 네델란드인들이었다.

그들은 언덕 위에 있던 포르투갈 교회를 파괴한 뒤 묘소로 만들어버리고 그 아래에다 저 교회를 새로 지었다.  

 

저 교회를 보면서 왜 뚱딴지 같이 영화 <여고괴담> 광고문구들과 나레이션들이 떠 올랐는지 모르겠다.

 

<우리 교회에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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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리스본에서 왔다. 수학을 잘했다. 그 아이가 죽었다.

한 아이가 암스텔담에서 왔다. 수학을 잘했다. 그 아이가 죽었다.

한 아이가 런던에서 왔다. 수학을 잘했다. 그 아이가 죽었다

한 아이가 도쿄에서 왔다. 수학을 잘했다. 그 아이도 죽었다.

 

찬송가 소리에 이어 축도하는 소리가 들렸다.

 

"말레이해협의 제해권을 장악하고 식민지 약탈을 무사히 해 먹을 수 있도록 우리를 보살펴 주시옵고, 시간나시면 저 야만적인 원주민들에게도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는 은혜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가끔 죽은 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나 살짝 미친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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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델란드군과의 전쟁 중 폐허가 된 포르투갈 교회 St. Paul Church.

지붕이 사라지고 건물벽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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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이용사가 된 폴 (바울) 선생

오른쪽 손모가지가 잘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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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은 고지전에 실패했다.<악어중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언덕 위 교회는 그대로 사제와 병사들의 무덤이 되어버렸다.

지금도 비오는 밤이면 저 나무 뒤 언덕 위에 있는 교회묘지에서는 기분나쁜 울음소리같은 것이 들려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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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처럼 떨어져 간 전우야 잘자라 ~~

실제 묘소주인들은 성직자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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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말라카가는 버스는 종류가 많다. 회사도 제각각이다. 그 중 하나 고르면 된다.

내가 고른 버스는 이렇게 생겼다. 네 시간 쯤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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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카 센트럴 버스터미널에서 시내 중심에 가려면 시내버스 17 번을 타야한다. 요금은 1.5 링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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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카는 예쁜도시다. 시간을 내서 들러볼만하다. 정확히 말하면 예쁘게 낡은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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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가면 주말시장을 볼 수 있다. Jonker Street 에서부터 차이나타운에 이르기까지 길고 좁은 길과 주변 골목에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즐비하다. 토요일 저녁에는 말 그대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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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 같지만, 실제로 여기저기 박물관들이 산재해 있다.

내가 간 곳은 Muzium Istana Kesultanan Melaka. 15 세기 말라카 술탄왕국 시절에 술탄 (이슬람왕국의 정치지도자를 지칭하는 이름) 이 실제로 거주하면서 집무를 보던 술탄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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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국가반역혐의로 끌려온 한 피고인에 대한 특별군사재판이 열리고 있었다.

이 재판은 술탄 이스칸다르 샤라가 직접 주재했다. 술탄은 피고인에 대한 판결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선고했다. 

반술탄, 반이슬람 종파분자'이며 흉악한 정치적 야심가ㆍ음모가인 피고인의 머리 위에 내려진 증오와 격분에 찬 우리 왕국 신민들의 준엄한 철추에의 요구가 하늘에 다다랐다. 천인공노할 반역행위를 저지른 개만도 못한 추악한 인간쓰레기 피고인에게 사형을선고한다

피고인에 대한 사형집행은 판결 19 시간만에 집행됐는데, 판결과 집행 사이의 간격이 가장 짧은 사건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그 기록은 약 500 년 후인 1975 4 9 일 새벽, 말라카 왕국으로부터 동북쪽으로 약 4 천 여 킬로미터 떨어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법무부에 의해 '18 시간'으로 새롭게 갱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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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시간나시면 말라카에 다녀오세요.



16 Comments
무일농원 2013.12.16 10:51  
인간도 짐승에 불과하니,
500년 전이나 70년대나 21세기나
야만적인 행위가 멈춰지지 않고 있네요.

안녕하지 않은데,
안녕하기 위해서
안녕하지 못한 곳을 놀러 다니고 있으니. 쩝 ~
sarnia 2013.12.17 11:08  
또 한 편 생각하면,,
너무 안녕만하면 할 일이 없어 나태해지지 않을까 .. 이런 생각도 들긴해요.
변화도 없고 심심하기도 할 거구요.
참새하루 2013.12.16 14:06  
북한의 장성택 판결문을 그대로 패러디하신
위트가 웃음을 자아내는군요

그리고 바로 심각한 ...
사법살인 인혁당 사건...
그때 박근혜대통령이 24세 때이니 알것은 다 알만한 나이였을텐데...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지...

여러 외세의 통치를 받았던 옛영화를 꿈꾸는
예쁘게 낡은 도시 말라카
건축물도 예쁘고 아기자기 하네요
싱가폴에 산다면
주말에 시간나면 다녀갈만하네요 ^^
sarnia 2013.12.17 11:10  
하긴 싱가폴이나 KL 이 아니라면 주말에 잠시 다녀가기는 어렵겠군요.
쉴새없이 연달아 네 나라의 통치를 받고 점령을 당했는데,
그 각각의 잔재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조그만 도시에 그처럼 많은 외국인 여행자들이 우글거리는 것도 볼거리였어요.
고구마 2013.12.16 14:08  
오~ 저도 말라카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좋아하는 곳이 끄라비 치앙라이 반끄릇 뭐 그정도밖에 안되네요. 사실 싫어하는 여행지도 많은데 이상하게 제가 싫어하는곳은 요왕이 좋아하더라고요.

말라카가면 건축물은 유럽분위기가 나는게 잘 보존되어있고
거기에 중국향취 물씬 나는 차이나타운도 공존하고 오고가는 사람들은 말레이 계통이 당연히 많고 (물론 중국인분들도 차이나타운에 꽤 많지만...) 그리고 인도인역시 ...
하여튼 뭐가 아주 오밀조밀하게 붙어서 선명할색을 내는거 같아요. 저는 아침 딤섬 점심에는 말레이덮밥 저녁에는 난이랑 커리먹는 재미가 아주 좋았더랬는데... 하여튼 뭔가 좀 횡설수설하는 느낌인데 말라카 좋은 여행지 같습니다.
sarnia 2013.12.17 11:10  
고구마님도 난을 좋아하시는군요, 저도요. 버터치킨과 함께 먹는 걸 좋아합니다.
며칠 전에도 그렇게 저녁을 때운 적이 있지요. 슈가스내피 한 봉지 사다가 함께 먹으면서요.
장화신은꼬내기 2013.12.16 16:23  
아오...고구마님께서도 좋은 여행지라 하시는 걸 보니
 더 더욱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항공권과 여정이 이미 정해져있어서 다음으로 미루긴 하지만
 전에도 말씀하셨듯 경주 같은 곳이라 하셔서 관심가는 곳입니다.

 치킨 라이스 볼 인가요???  그것도 함 먹어보고 시프다는~
 
 예쁘게 낡은 도시 말라카...
sarnia 2013.12.17 11:11  
치킨라이스볼을 연달아 두 끼나 먹은 적 있어요. 바비큐한 소이치킨 조각하고,, 콩나물하고.. 아, 콩나물이 아니라 숙주나물 삶은 거군요.
주말시장 거리에 파모사인지 하는 오래된 중국음식점이 있어요. 1911 년 부터 영업했답니다.
102 년 된 식당.. 한 번 가 보세요.
슈가케인 2013.12.16 19:41  
3년전에 말라카 갔었는데...  너무 그립네요...
치앙마이나 말라카, 페낭같이 올드한 시티가 제 취향인것을 최근에 알았습니다.
말라카 차이나타운에서 일주일 넘게 머물렀는데 건물들이 아기자기하고 오래돼서 좋았구요.
고구마님처럼 아침엔 딤섬, 점심에는 치킨라이스볼, 저녁에는 페라나칸음식이나
인도음식등을 먹는 식도락 재미에 빠져서 예정보다 오래 머물게 되었던것 같아요.^^
sarnia 2013.12.17 11:12  
예정없이 갔었더러면 저도 여기서 일주일 정도 머물러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2 박 했는데 넘 아쉽더라고요.
크루즈는 안 했습니다. 호텔이 강변에 있어서 아침 저녁으로 강을 따라 걸어다녔는지라 굳이 배를 탈 생각이 안 나서......
그 많은 뮤지엄들을 다 못 보고 온 게 아쉽습니다.
pig 2013.12.18 15:58  
우와 말라카...한번밖에 못가봤지만...저도 말라카 좋아합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여행지여서 더 좋았던 기억... 제가 갔을때는 밤에 홍등이 걸려있었는데...천녀유혼스러운 괴괴한 배경이 인상에 남았었어요. 그리고 낮에 돌아본 구시가는 교회옆에 절옆에 힌두사원옆에 무슬림이 같이 공존하는 버라이어티가 정말 맘에 든...또 가보고 싶은 곳입니당.
sarnia 2013.12.19 10:34  
천녀유혼이란 말을 몰라서 검색해봤어요. 영화이름이더군요. 홍등.. 괴괴한 배경... 멋진 표현에 넘넘 동감입니다.
다행히 날씨가 덥지 않아 비교적 구석구석 많이 돌아다닐 수 있어서 좋았어요. 기억에 남아있는 잔영들도 많고,, 전 언제부턴가 첨 가는 곳이면 기대와 환상부터 지워버리려고 애를 쓴답니다. 언젠가 한 말이지만 그냥 일상을 보내다가 아무 기대없이 휙 가면 즐거움이 더 커지는 것 같더라고요.
haha33 2013.12.20 12:01  
벌써 3년이나 지났네요 말라카 여행갔던 게... 실망스러웠던 싱가폴 여행 후 도착한 말라카는 따뜻한 시골의 정을 느낄 수 있었던 곳이예요~
현지인 집에 초대받아 전통 말레이시아 옷 선물도 받고 저녁대접도 받아서 더 기억에 남는 곳..
말라카에 락사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 있는데 알려드리고 싶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네덜란드 친구를 따라서 간거라...ㅜ.ㅜ
말레이시아 여행 가실 분들 말라카 강추해요~^^*
sarnia 2013.12.20 16:04  
제가 좋아했던 곳을 이렇게 많은 분들이 같이 좋아해 주시니 기분이 좋군요 ^^
싱가폴이나 KL 을 다시 가지 않는 이상 말라카만 따로 가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그래도 자꾸 눈에 밟히네요.
야돌이아빠 2013.12.21 03:45  
ㅍ폴성당에서  내려오는 계단입구에서 말라카항구와 바다풍경의 그림을  파는 사람이 지금도 그자리에서 장사하는지 ....  누가 그곳가면 살펴봐 주세여  50십대중반 정도의 노총각입니다
그곳에서 약 두시간동안 남자들의 수다를 꽃피웠던 기억!,,?
칠십년대 한국과 말레시아의 축구이야기가 중심이었죠
다시 만나고 싶네요
sarnia 2013.12.21 05:35  
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계단입구에도 있었는지는 생각이 안나고 성당 안에 좌판을 열고 그림을 팔고 있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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