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는 눈이 내리고..
울산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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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1 20:11
오늘 아침, 서울에는 눈이 내렸고
내일도 또 눈소식이 있는데...
이런 시가 생각난다.
폭설
오탁번
오탁번
삼동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
남도 땅 끝 외진 동네에
어느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
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
"주민 여러분! 삽 들고 회관 앞으로 모이쇼잉!
눈이 조 ㅅ 나게 내려부렸당께!"
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
간 밤에 자 가웃 폭설이 내려 비닐하우스가 몽땅 무너져내렸다.
놀란 이장이 허겁지겁 마이크를 잡았다.
"워메, 지랄 나부렀소 잉!
놀란 이장이 허겁지겁 마이크를 잡았다.
"워메, 지랄 나부렀소 잉!
어제 온 눈은 조 ㅅ 도 아닝께 싸게싸게 나오쇼 잉"
왼 종일 눈을 치우느라고
왼 종일 눈을 치우느라고
깡그리 녹초가 된 주민 들은 회관에 모여 소주를 마셨다.
그 날 밤 집집마다 모과 빛 장지문에는
그 날 밤 집집마다 모과 빛 장지문에는
뒷 물하는 아낙네의 실루엣이 비쳤다.
다음 날 새벽 잠에서 깬 이장이 밖을 내다보다가
다음 날 새벽 잠에서 깬 이장이 밖을 내다보다가
앗! 소리쳤다.
우편함과 문패만 빼꼼하게 보일 뿐 온 천지가 흰 눈으로 뒤 덮여있었다.
하느님이 행성 만한 떡 시루를 뒤엎는 듯 축사 지붕도 폭삭 무너져내렸다.
조 ㅈ 심 뚝심 다 좋은 이장은
우편함과 문패만 빼꼼하게 보일 뿐 온 천지가 흰 눈으로 뒤 덮여있었다.
하느님이 행성 만한 떡 시루를 뒤엎는 듯 축사 지붕도 폭삭 무너져내렸다.
조 ㅈ 심 뚝심 다 좋은 이장은
윗 목에 놓인 뒷물 대야를 내 동댕이 치며
우주의 미아가 된 듯 울부짖었다.
우주의 미아가 된 듯 울부짖었다.
"주민 여러분! 워따 , 귀신 곡 하겟당께!
인자 우리동네 몽땅 조 ㅅ 돼 버렸소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