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생각&김밥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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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생각&김밥 생각

한마디 11 516
한국 사람중에 이 노래 모르면 간첩이다

수많은 음치들의 영원한 애창곡이기도한 이 노래의 제목은 `오빠 생각`

조금은 궁상맞게도 들리고 때론 처량하기도한 이 노랠 들을때마다

난 이 노래가 처량하고 궁상맞은 이유를 조금은 알것도 같다

오빠에게 사기 당하고 비단구두는 물 건너간 옛얘기가 되었으니

노래가 어찌 흥겨울수 있으랴 !

난 가끔은 그런 생각이든다

` 오빠가 서울가면 비단구두 사다 준다며 틈틈이 모아온

돼지배를 가르자고 했을게야`

오빠는 그 돈으로 서울가는 여비에 보탰을거고

그 꼬임에 동생은 넘어 갔을테니

멀쩡했던 돼지는 배를 뒤집고 누워있고

구두 또한 말짱 헛일이 되었으니 

동생이 얼마나 속이 상했겠어 그러니 노래가 저렇게 처량하지...

이도 저도 아니면 제 친구들에게

울 오빠가 비단구두 사다 준다며 온갖 자랑은 다 늘어 놓았는데

온다던 구두가 안오시면 이 또한 서럽고 처량한일이 아닐수 없다..

내가 그랬다 내가 바로 비단구두 기다리는 동생이었다 

태사랑 게시판에까지 한동네 사는 정리로 소풍 가는 길에 김밥 싸다 준다고..

잠깐만 !! 그게 아니다 한동네 사는 정리가 아니고

내 미모에 혹하신 꽁님이 틀림없이 김밥을 싸다 준다고 햇는데

점심시간이 다 되어 가도록 나타 나질 않는 거였다 

두달이나 병원신세를 지게 되면 장기 체류 환자에 속한다

일주일정도 머물렀다 떠나는 단기 체류 환자들은 어쩐지 모르겠으나

장기로 들어 서게 되면 내공은 방문객의 수와 위문품으로

어느정도 결정지어 지게 된다

장기로 들어서도 끊이지 않는 방문객과 위문품의 숫자는

장기 체류 환자의 품위와 어느정도 연관이 있다

이미 이방 저방

`이건 사온 김밥이 아니에요 집에서 따스한 밥을 지어서

김을 직접 사다가 병원갔다 준다고 싼 김밥이랍니다`라고

소문은 날대로 다 내어 놓았는데 정작 김밥은 오질 않는 거였고

나만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 한 놈이 되었다

대모산을 가든 남한산성을 가든 아침 일찍 갔겠지 아직 있겠어 라며

어느 정도 체념을 하고 있는데

꽁님과 명님이 11시 50분쯤 병원을 들어 오셨다

`한마디님 김밥이요` `에잉 아직 안가셨어여`라고 물으니 천하 태평이다

`12시에 일원역에서 마님과 만나기로 했는 데 아직 시간 있잖아여`

12시에 일원역에서 약속이 있는데

11시 50분 병원에 들어서며 아직 시간이 있다니....--;.

대단한 이들은 대한남녀다!! 코리언이다....--;

미국신문에 코리언타임이라는 조크를 만들어낸 울나라 사람이 틀림없던게다

난 내색하지 않으며 한술 더 떳다 `이왕 늦은거 놀다 가시져`

하~~ 맘도 좋지 12시에 약속있으신 저분들이 11시 50분에

털퍼덕 소파에 궁뎅이를 붙이는게다

짧은 시간 난 무슨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김밥만이 궁금했다 도대체 무슨맛일까

그런데  꽁님과 명님은 가질 않는게다 --;

그렇다고 그 자리에서 먹어 볼수도 없었다  난 표정관리에 약하다  --;

길고 긴 15분이 흐른뒤 두분이 자리를 떳다

도시락을 열자 생각하고는 전혀 다른 모양새의 김밥이 나온다

우선 이쁘다 종류도 다양했다

참치 김밥, 날치알김밥, 치즈김밥

아~~단무지도 박혀있다!!

첨엔 다른 장기 체류 환자를 불러 시험할려고 했으나

나도 모르게 어느새 입안에 김밥이 들어와 있었다 

맛도 훌륭했다  상상속의 그 맛이 아니었다

첨엔 다른 장기 체류 환자들도 줄 생각이었으나

인생이란게 어차피 생각대로는 되지 않는거다

그냥 혼자서 다 먹었다

김밥을 싸왔다는 증거는 빈 도시락으로 증명하기로 했다 그리고.....

김밥을 먹은지 다섯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난.... 살...아  있다 --;

꽁님 이거 사온거져 !!!
 
11 Comments
고구마 2003.04.05 18:08  
  오옷...날치알 김밥이여? 무서운 내공의 소유자군요.꽁님
heyjazz 2003.04.05 19:18  
  쩝! 쩝! 배고프다.... 먹고 싶다.... 김밥
울마눌 김밥 해달라고 함 또 맞겠지?... ㅠ.ㅠ
자나깨나 2003.04.05 19:31  
  앗~~ !!  스따꽁님 친하게 지내여~~ 넵?  ^^* 
아부지 2003.04.06 00:23  
  헤에...정말로 언젠가 한번..뺐어먹..아니지..-_-; 병문안가야겠군여..^^;;
노란 손수건 2003.04.06 05:17  
  기다리는 마음......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은 순수 하다고
그러더군요....스따공님 의 김밥이 얼마나 맛이 있으시길레,,,,,궁금 합니다,,..,한마디님의  쾌유를 빕니다....
스따꽁 2003.04.06 12:39  
  훔...서둘러서 소풍약속장소로 이동했어야 하는데...

한마디님 생각-김밥이 궁금한데, 인사로 좀 놀다 가라 그랬다고 진짜로 철푸덕 앉아버리다니, 언넝 가지....

명 생각-두달동안 병원에 혼자 누워서 지내니 얼마나 심심하고 지겨울까... 좀 있다 가라는데 어떻게 매몰차게 걍 돌아설수가 있어.. 늦어서 욕먹더라도 불쌍하니까 좀 놀다 가자..

스따꽁 생각-약속시간 늦었구만, 여기서 이렇게 뭉기적 거리고 있으면 어떡해.. 난 약속 안지키는거 싫은데..

저도 그 잠시동안 무슨 얘기들은 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셋이 서로 딴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냈네여..ㅋㅋ
스따꽁 2003.04.06 12:45  
  따땃한 봄에 텐트치고, 그안에서 김밥도시락 까먹고, 칠레산 와인을 와인글라스에 담아서 우아하게 먹어본 사람~ 몇명이나 있을까?  전 어제 소풍 가서 해봤어요 .캬캬~
마프라오 2003.04.06 17:48  
  라면도 끓이고 디저트로 사과랑 식혜도..거기다 꼬깨까정 ...캬
같이 간 사람 2003.04.06 22:05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서울에서 썽태우 기분낼수 있어서 기분 왕 캡... 근데.. 몸이 쪼매 뒤틀리네요...
한마디 2003.04.06 22:35  
  헉 ! 트럭 타고 미사리 까지 가셨어염 !
스따꽁 2003.04.07 10:06  
  울집차가 짐차에여.. - -;;; 그나마 뚜껑달린 짐차라서 단속에도 안걸리고, 사람들을 짐칸에 태우고 ㅋㅋㅋ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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