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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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암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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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암꺼나2

온라인의 추억

호루스 20 573
피씨 통신 시절이 저물고 인터넷이 각광받던 무렵 외국의 포탈 사이트와 국내 포탈 사이트가 마구 세워지던 춘추전국시대.
 
처음 가입했던 사이트가 인티즌이었다. 사장이 수퍼맨 복장으로 모델을 하고 있던.
 
근데 볼게 없었던지 그냥저냥..그러다가 이메일이란걸 사용한답시고 가입했던게 네띠앙이었다.
 
이리저리 신문기사나 클릭하다가 우연히도 자유토론광장 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뭐, 조회수가 그리 높은 것은 아니었고(아마도 태사랑 그냥 암꺼나 정도 조회수), 또 글의 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어서 맘 편하게 글을 쓰기도 쉬웠다.
 
글을 쓰기 전에 내 나름의 원칙이 있다면, 어느 곳이던 좌판 벌이기 전에 적어도 한달은 두고 본다.
 
게시판의 주요 이슈나 흐름, 주요 활동 인물과 성향등을 차분히 지켜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래야 불필요한 마찰을 줄일수 있고, 원활하게 어울려 돌아갈수 있기 때문이다.
 
암만 기득권이 어쩌고 저쩌고 해도, 신참은 신참이니까.
 
당시에 기억나는 사람이 있다면, azazel 이란 아이디를 쓰는 이민수란 사람이 있다.
 
당시에는 홈페이지라는 것은 상당히 고수들만 사용할수 있을 정도로 어려웠는데, 그 사람은 개인 홈페이지도 있었다.
 
이 사람에게서 배운 것이 있다면,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한 단어의 정의와 선정, 그리고 논리 전개였다.
 
사실, 우리가 말할때 대충 단어를 사용하지 정확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쓰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런 게시판에서 소소한 신변 잡기를 논할대 논리 전개라는건 중요하지도 않다.
 
그러나, 정치나 종교라는 게시판 논쟁의 2대 떡밥을 던지는 순간, 단어의 정의와 선정, 그리고 논리 전개는 무척 중요해진다.
 
그 사람 글을 읽다보면 등에 땀이 주르르 흐를 정도였다.
 
말꼬리 잡기조차도 힘이 들었다.
 
물론 얼굴에 철판깔고 우기기 신공을 펼치면 못할 것도 없으나, 그건 지켜보는 관중들 앞에서 추해지기 딱 알맞을 뿐이다. 자신도 비참해진다.
 
요즘은 정치판 닮아서 부끄러움이나 염치는 접어두고 설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때만 해도 순수해서 논쟁에서 몰리면 인정하는 정도의 예의는 있었다.
 
심약한 이들은 그 칼날이 논쟁 상대방을 베지만 결국은 자기 자신을 벨까 두렵다는 토로를 할 정도였다.
 
지켜보는 3자가 그럴진데, 당하는 상대방은 오죽했을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지만, 그 사람과 나는 종교적 성향이 비슷했다. 그 사람은 정치에 대해선 별반 관심이 없었고. 그래서 한번도 부딪히지 않았다.
 
그 사람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 이후 그 정도 고수(?)는 보지 못했다.
 
내가 글을 쓸때, 단어의 선정에 고심하고, 글을 올리고 나서도 약간씩 단어를 계속 바꾸는 것은(눈치 챈 분 있었을까?) 그 사람에게 배운바 크다. 물론 흉내내기 수준이지 그 사람만큼은 발끝만치도 못된다.
 
그 후 아이러브스쿨이 대히트를 친다.
 
난 아이러브스쿨을 애용한게 아니라 그 부속 메뉴에 있던 퀴즈 천하란 퀴즈 게임에 푹 빠졌다.
 
퀴즈 자체를 좋아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퀴즈를 풀면서 다른 이들과 잡담을 하는-채팅-의 재미에 빠졌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결혼을 할뻔한 여인을 만나기도 했는데...차후 '부산의 추억'이란 글을 쓸지도 모르겠다.
 
퀴즈천하가 수익성으로 망하고 대안으로 찾은 곳이 야후 퀴즈.
 
이곳에선 대구 사람들을 꽤 알게 되었는데, 대구 방문했다가 그 접대(?)에 꽤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야후 퀴즈도 수익성으로 망하고...네띠앙도 수익성으로 거의 망해가고...IT버블이 꺼져가느라 정신없었던 시기였나보다.
 
퀴즈 사이트는 계속 망해 나가고, 이제 놀기도 지겨워질 무렵, 본격적인 정치 사이트가 떠올랐으니 '서프라이즈'
 
아시는 분은 아실거다.
 
업계 최초로 정치가 주재료이며, 노골적인 정치 편향성을 드러낸 곳이다. 그리고 강호의 숨은 고수들이 집결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서는 글을 쓰기가 두려웠다.
 
용담호혈. 고수들이 날고 기는데, 나같은 피래미는 낄 틈도 없어 보였다.
 
그래도 우째저째 낑겨는 보았다.
 
앞선 사이트들에서도 오프라인 모임이 가진 경험이 꽤 되었지만, 이곳만큼 많지는 않았다.
 
당시는 회사탓에 인천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금요일 번개라도 있으면 토요일 새벽에 귀가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결혼과 동시에 이런 오프 라인 모임에 거의 나가지질 않더라.
 
마눌 각하의 강력한 탄압 탓이 아니었다. 어쩌다가 나가고 싶은 마음에 나가보기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재미가 없었다.
 
혹자는 '너 여자 꼬실라고 나간거지?'라고 할 분도 있겠지만, 그건 아니었다.
 
앞서 말했듯, 보통 사이트 자체를 한 달을 두고 보는 신중한 사람이, 오프 나가서 인물 좀 있다 싶은 분에게 들이밀기 하는 성격이겠나?
 
이미 온라인상에서 대화를 통해 다 스캔이 끝나고, 이성으로서 흥미를 끌었던 사람은 퀴즈천하에서 만났던 '결혼할뻔 했던 여자' 한 명 뿐이었다.
 
인간적으로 괜찮었던 분이야 꽤 있었다.
 
아, 이성으로서 흥미를 끌만한 여성이 몇 분 있었는데, 죄다 유부녀더라. 확실히 내가 좋은건 남도 좋게 느낀다는걸 그때 깨달았다.
 
노무현 퇴임과 함께 서프라이즈도 망조가 들더니...박근혜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드디어 망해 버렸다.
 
이명박 오년을 힘겹게 버티었지만...사실 정치를 전면에 내세운만큼 그 탄압도 엄청났음을 짐작할수 있으리라.
 
태사랑을 안건 아주 오래전이지만, 관심을 가진건 이 모든 사이트가 역사 저편으로 넘어가버린 다음인 것 같다.
 
아마도 직장 생활에 치이고, 정치 꼬라지가 맘에 안들어서 개인적으로 힐링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이미 태국에 6개월 정도 파견을 나가 경험을 하고, 개인 경험의 한계라는 틀을 깨기 힘들었다고 느끼고, 태사랑에서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했던 것 같다.
 
이곳도 사람이 사는 곳인지라 그래도 오프 모임도 보이고, 아옹다옹하는 모습도 보인다.
 
여름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방에서 두 명과 티격태격을 했는데, 사실 다른 분들에게 별로 아름답지 못한 모습이었을거다.
 
그냥 이미지 관리만 했으면 족했을거다 라는 후회도 들지만, 내 성향-정치와 종교-에 대한 관심은 나이가 들어도 정도만 덜할 뿐이지 식지는 않는듯 하다.
 
또한 남의 글에 관해서였으면 모를까 내 글에 똥을 싸놓는 것에 대해 참을수도 없었다.
 
분명히 말한다. 반론이나 논쟁이 아니었다  '똥' 이었다.
 
사실 왜곡이란 똥과 뻘소리 똥이었다. 거기에 열을 받은 거다.
 
더 나이가 들면 그조차도 넘어갈진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직이다.
 
불쾌한 기억은 이쯤에서 치우고...
 
태사랑 오프 모임 글을 몇 번 보면서 갈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그냥 접는다.
 
여행을 주제로 이야기하기엔 난 종교와 정치에 비해 여행엔 깊은 관심이 없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은 이미 너무 많이 경험해서 별반 자극을 주지 못한다.
 
곰같은 마눌 각하와 귀염귀염한 자식 둘을 두고, 이쁜 아가씨 없나?하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래도 뭔가 궁금하고 뭔가 기대되는 기분이 전혀 없다 말하진 못할 것이다.
 
과연 태사랑이 망하는 날이 먼저 올지...아니면 내가 오프 모임에 나가는 일이 먼저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내가 애착을 가지고 활동한 사이트는 모두 망했다.
 
아이러브스쿨도, 네띠앙도, 야후도, 서프라이즈도...갑자기 ㄷㄷㄷㄷㄷ
 
요왕님이나 고구마님이 보면 당장 회원강퇴 할것 같아 두렵다. 괜한 뻘소리 한것 같아 후회막급이다.
 
쓴 글이 아까워 남겨두기 하지만...다른 분들 너무 맘에 담아두지 마시길....^^
20 Comments
뮤즈 2013.10.08 00:27  
태사랑에는 퀴즈게임이 없기때문에 망하진 않을거 같습니다..ㅎㅎㅎㅎㅎ
호루스 2013.10.08 00:36  
서프라이즈도, 네띠앙도 퀴즈 사이트 아니었습니다.

그곳에 제가 글을 즐겨 썼지요.

태사랑에서도 지금 전 글을 쓰고 있습니다.-_-;;;
나마스테지 2013.10.08 01:19  
호루스님 글 좋아합니다ᆞ계속~~~~^^
호루스 2013.10.08 09:25  
아마 태사랑에서 최초로 제게 관심을 보여준 분이 나마스테지님으로 기억합니다.

언제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Robbine 2013.10.08 01:34  
호루스님의 차가운것 같으면서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한 글과 댓글을 좋아합니다 ㅋㅋ

사실, 처음에 여행기에 과도하게 오바했구나 라든가, 별로 웃기진 않지만 재밌다는 표현은 살짝 마음이 상할뻔 했는데 좀 보니까 스타일 알겠더라구요 ㅋㅋㅋㅋ

그리고 번개나 정모 나가시면, 꼭 태국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가 있지요 ㅋㅋ 정치나 종교에 관해서도 이야기의 흐름이 넘어가면 그게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거고요. 그냥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만나서 사람사는 이야기 하는거지요~
(라고 쓰고 보니 저 되게 나이 많아보이네요;; 태사랑에서는 명함도 못내미는 학번인데;)
호루스 2013.10.08 09:28  
기억이 희미하긴 한데 로빈님 반응이 왠지 비우호적이다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요.

의도와 달리 뭔가 오해가 있을 만한 뉘앙스의 글을 달았던 모양입니다.

사실 별로 웃기진 않지만 재밌다는 표현은 제 수준에선 상당한 칭찬이었거든요.

로빈님의 밝고 명랑한 글은 언제나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합니다.
앙큼오시 2013.10.08 11:46  
로빈님의 밝고 명랑한 먹는모습은 언제나 보는이들을 즐겁게합니다.ㅌㅌㅌㅌㅌ
나마스테지 2013.10.08 20:26  
ㅋㅋ 앙큼하시긴~~~앙큼상큼한 덧글의 본좌~~오시님
Robbine 2013.10.08 16:39  
제가 칭찬을 칭찬인 줄 모르고 오해했네요 ㅋㅋㅋ

글이 참 신기해요.
얼굴도 모르고 말투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도 글을 읽으면 성격이 보이는게 말이에요.
예술가들은 작품에 자신의 영혼의 조각을 조금 넣는다더니 글도 역시 마찬가지인가봐요. 사람마다 전부 느낌이나 분위기가 다르니까요.
motu 2013.10.08 05:50  
태사랑 오프모임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아직도 연락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오프모임 가면 처음 태국 가는 분들과 막 태국 다녀오신 분들은
태국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태국 자주 왔다 갔다 했던 분들은 친목도모가 목적인듯 합니다.
벌써 10년전 이야기인데 그때는 매달 정모를 했던 것 같은데......
정모때 당구쳐서 2차 내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때가 아른 아른 하네요~~~!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 청추운!!!!!!!!!!!!
호루스 2013.10.08 09:30  
모투님 엄청난 고참이군요.

오프 모임에 청춘이 흘러갔다...라니 비슷한 경험인듯 합니다.

그래도 즐거웠던걸 생각하면 본전 생각은 안드는군요.

사실, 제 결혼때 학교나 사회친구보다 온라인 친구가 더 많이 와서 축의금 봉투 이름을 보면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는....
나마스테지 2013.10.08 11:17  
와우~~ㅎㅎ 봉투이름들 ~~~


다시 결혼하시면 ㅡ흐미미ㅡ쩝ㅡ온라인 친구 봉투이름에 제이름도 낄수있을텐데 아쉽 ^^습니당 ㅡㅠㅡㅠ

제 경우,  무지막지 변한 것이 뭐냐면요,
감히 ㅋㅋㅡ뭐 이런 자음을 쓸 세대가 아니지만서두 열심히 써요, 호루스님 로빈님 댓글보니 새삼스럽네요, 먼옛날 ᆞᆞ
ㅋㅋ를 지웠다 썼다 ᆞᆞᆞㅋㅋ
여우야여우야 2013.10.08 10:53  
서프라이즈란 사이트를 처음 알게되었는데...
이런 글이 올라오던 사이트였군요..


나마스테지 2013.10.08 11:20  
여우야여우야어디있니

나와봐라

안잡아묵어께

두분 댓글 보니 요것도 생각나효~~~~아
옛날이여~~~~~~
세일러 2013.10.08 11:37  
호루스님 글 보니, 문득 피씨통신시절이 생각나네요.
하이텔을 누비고 다닐때가 있었는데 말이죠~ ㅎㅎ
흘러간 내 청춘....
곰돌이 2013.10.08 19:02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태사랑은,  앞으로  50년은 계속 될 것이니,

호루스 님께서,  태사랑 오프라인 모임에 나오는 것이 먼저다 !

에  50사땅 겁니다 ^^*
나마스테지 2013.10.08 20:28  
인천 진흥짜장 벙개가 도래하는도다 ~~~~~
추신: 바람잡는 건 아닙니다 요즘 바빠서유~부산 태풍몰아치고있고요~짜장먹으면 좋으련만
Robbine 2013.10.08 20:49  
진흥반점 번개인가요?!
야돌이아빠 2013.10.09 08:24  
짜장담론중 계란후라이쯤에서 풋하고 웃음을 터트렸는데, 온라인추억편에서는 향수를 일으키네요.
인천 진흥각짜장팅, 강추입니다.
참,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입구에 명품짜장과 짬봉집이 생겼는데
누구든지 오시면 모시겠습니다
나마스테지 2013.10.09 13:23  
로빈님ᆞ광안리 짬뽕부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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