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할 나이는 훌쩍 지나버렸지만 내일로 흉내냈던 순천 여수 여행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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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로 할 나이는 훌쩍 지나버렸지만 내일로 흉내냈던 순천 여수 여행이요.

리틀숙희 4 311
내가 더 어릴 때 내일로를 알았더라면..
 
아니 그때 알았다 한들 겁이 나서 나서지는 못했겠죠? ㅎㅎ
 
암튼 친구 휴가기간에 스케줄이 빵꾸가 나서 백수생활 하는 제가 함께했습니다
 
광주에서 3-4년 살았었는데..
 
순천여수..이런쪽으론 한번도 안가봤었는데.. 참 우리나라도 넓고 갈 곳이 너무나 많아요 ㅎㅎ
 
쨋든!!
 
케이티엑스 용산역 05시 20분? 열차를 타야해서 새벽같이 일어나서 준비하는데..
 
그 새벽에 문자가 오더라구요..잠들기 전인 1시 쯤에는 해외승인 거절 어쩌고 하면서 오는데..
 
이게모야..하면서도 금액이 크지 않아서 내일 아침에 콜센터 전화해서 물어봐야겠다 했어요
 
그리고 잠들었구..
 
4시쯤 머리감고 나왔더니 문자가 또 왔더라구요..
 
이번에는 천불이 넘는 가격으로 애플스토어에서 뭘 사려고 했던지..
 
어쨋든 해외승인거절이라고 나오긴 했지만 이게 심상치 않은거 같아서 콜센터에 전화했어요
 
직원이 자꾸 내 개인신상정보를 캐묻는데..이게 보이스 피싱인가..싶기도 하고..
 
가족 중에 누가 미국에 간거 아니냐고..묻고..
 
아니라고 하는데..자꾸 내 개인정보만 묻고 말도 잘 못하는거 같고..왠지..이상해서
 
이름이 뭐냐고 물어도 봤네요..내가 전화했는데..상담원 이름 뭐냐고 따졌으니 황당했겠죠? ㅎㅎ
 
보이스피싱 아니냐고 했더니 그럼 전화끊고 다시 전화해서 자기 바꿔주라고 하라구..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는거 같아서 일단 해외승인은 다 정지해놓구
 
우여곡절 끝에 케텍스를 탔어요
 
잠을 제대로 못자고 뒤척이다가 좀 잠들었는데 전화가 왔어요
 
신한카드 어쩌고 보안 어쩌고 담당자인데..
 
지금 어디시냐고..
 
그래서 새벽에 콜센터 연락해서 다 해결했다 카드 정지했고 새 카드 발급 받기로 했다
 
근데 왜 내 카드로 미국에서 긁혔나..내 정보를 누가 팔았나..뭐 그런 이야기가 오고가고..
 
어쨋든 그쪽에서는 오후 5시쯤 한국에서 택시 탄 기록이 있는데..시간상으로 미국에서 물건을 살 수가 없기에
 
승인거절했다구..말하는데.. 이양반들도 밤낮으로 열심히 일하구나 생각했어요
 
보이스피싱도 당연히 아닌게 판명났구요..;; ㅎㅎ
 
암튼 출발부터 이상했어요
 
그리고 순천역에 도착했어요!! 9시!!
 
아침을 먹어야 해서 믿지 말아야 할 블로그를 검색하고 또 "해월식당" 이란 곳에 갔어요
 
순천역 바로 앞에 있어서 좋았지만..맛은....음......................
 
짱뚱어탕이랑 가정식백반이랑 하나씩 시켰는데..
 
그냥그냥 그랬어요.. 갓김치가 나올 줄 알았는데..없어서 실망했나봐요
 
수저가 지저분해서 친구가 할머니 불러서 바꾸려고 하길래..할머니 민망하시니까 그냥 내가 실수로 떨어뜨리겠다
 
연기를 잘해서 한번 바꿨어요
 
그리고 밥먹다가 손부채질 하다가 이번에는 진짜로 숟가락을 떨어뜨리고...;;
 
대충 먹고 순천역 앞에서 다시 200번 버스를 타고 국제정원박람회를 갔어요..
 
비극은 이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당
 
방콕도 이렇게 뜨겁진 않았는데..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입장하자마자 뜨거워서 이거 잘못왔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아줌마 아저씨들이 타고다니는 셔틀을 저희도 탔어요
 
공원을 대충 휘휘 둘러보는 그것을요
 
그리고 친구가 꼭 가고싶다고 한 곳만 몇군데 가는데..이것만 해도 어마어마하게 뜨거웠어요
 
양산쓰고 다녔는데..팔다리는 다 타버렸습니다..
 
특히 발!!!!! 남자친구는 여행 다녀온 제 발을 까마귀발이라고 놀리고 있습니다............
 
원래 계획은 3시간만에 보는거였는데.. 중간중간 그늘 찾아 쉬느라 제대로 못봤는데도 시간이 흘러갔어요ㅠ
 
진짜 여기를 내가 이 계절에 날씨에 왔구나 생각하며 또 신세한탄을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계획대로 순천만으로 가는 셔틀을 타고 순천만을 보고 꼬막정식을 먹는거였는데...
 
저희는 꼬막정식만 먹고 순천만 입구만 밟아보고 순천만에는 안들어갔습니다............
 
친구가 말하길 누가 물어보면 우리는 순천만도 다녀간거야......라고 했습니다
 
꼬막정식 집은 꼬막이 비리고 말라비틀어지고 질기고..암튼..총체적 난국이였습니다
 
국제정원박람회 공원에서 지친 몸을 꼬막정식 집에서 다리 뻗고 풀었습니다
 
서빙하시는 아주머니가 자꾸 문을 열어보십니다..우리 언제 나가나 확인하시듯..
 
그리고 다시 셔틀을 타고 정원박람회 공원으로 왔구요
 
다시 200번을 타고 순천역으로 가서
 
여수행 무궁화호를 타고 갔습니다
 
여수엑스포역에 내렸더니 노을이 질랑 말랑....뜨겁습니다 역시..
 
그리고 순천역이나 엑스포역이나 내일로 하는 대학생들 참 많습니다..
 
우리도 그들처럼 보이길 바랬습니다..나도 대학생처럼 보이길요............
 
친구도 나도 너무너무 지쳐서 관광따위 개나 줘버리라고 생각이 들었고
 
계획대로라면 빅오쇼를 보는거였는데......빅오쇼......그게뭔데.....이 생각 뿐이였습니다
 
일단 숙소를 찾자 싶어서 여기저기 전화를 해봤는데..예약이 다 찼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친구랑 저는 일단 여수의 중심지같은 곳으로 가기 위해 진남관이 있는 곳으로 갔어요
 
그리고 거기 내려서 진남관 올라갈까말까 고민하다 포기했습니다................
 
이번 여행은 참 포기가 많은 여행이였습니다ㅠㅠ
 
입구에서 다 포기한 이상한 여행
 
멀리서 훑어보고 다 본거처럼 하는 여행
 
들어가지도 않았지만 들어간걸로 한 여행
 
거북선이랑 이순신장구님 동상 앞에서 잠깐 바다냄새 맡으며 공원같은 곳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나올거 같은 항구마을을 보며 신기해하던 찰나
 
멀리서 모텔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가까이 가봤더니..들어가고 싶지 않게 생겼습니다..
 
친구랑 그 근처를 걸어다니며 여기저기 모텔에 다 가서 방을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5-6만원대 였구요
 
방은..상태가.....영화에나 나올법한 그런 방이였습니다
 
살인의 추억에 나왔던 송강호가 머물던 방같이...
 
좀 괜찮아 보이는 곳은 방이 없습니다..
 
주인아주머니 말씀이 기독교인 어쩌고 무슨 모임? 대회? 그거땜에 MB 도 왔다더라구요.....
 
하아..어쩐지 케텍스에서 기도하고 서로 얼싸안고 우는 사람들이 있더라니..
 
5천명인가 4천명이 왔다네요...그래서 방이 없다며..
 
창문도 없는 이상한 방 이거 뿐이라며...
 
그래서 다시 나와서 다른데 갔더니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에 3층짜리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불은......어릴때 시골 할머니 집에서 보던 핑크색 꽃이불 같은게 있었어요..
 
사진 찍어서 남자친구에게 보내줬습니다..이런곳에서 자야한다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에어컨 빵빵 틀고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방에서 자꾸 이상한 냄새가 나서 친구랑 저는 서로서로 의심했습니다
 
너 방구? 나 방구? 둘다 아닌데..다음날 아침에 나갈때까지 있던 그 냄새 ㅎㅎㅎㅎㅎㅎ
 
암튼 땀 식히고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다시 나갔습니다
 
택시타고 서대회집인데..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나네요..;;
 
회를 못먹는 저는 갈치구이를 먹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갔습니다
 
친구랑 저는 8시까지 주문 받는 곳에 운좋게 들어갔습니다
 
근데 주인아저씨 사람 가리나 봅니다..
 
저희 이후로 온 사람들 다 퇴장놓더니..
 
나중에 9시 다 되어서 젊은 여자 둘 왔는데 음식을 내어주더군요
 
모를..아무튼 모를 일이였지만
 
갈치구이만 열심히 먹다가
 
친구가 하나도 안비리다고 일단 무생채 먼저 먹어보라며
 
작은 조각을 입에 넣었더니 비린 맛이 안나고 새콤했습니다
 
그래서 서대회도 도전
 
작은 조각 하나 씹었는데
 
처음에는 무랑 똑같은 맛만 나더니 나중에는 이것도 생선이였습니다
 
제 기준에는 먹기 힘든 향이 나서
 
저는 무만 골라서 밥에 비벼 샥샥 먹었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갓김치를 줘서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갓김치를 먹고 신나서 저기가 오동도냐 저 다리가 돌산대교냐 실랑이를 벌이다
 
사람들이 가는 쪽으로 따라갔습니다
 
친구가 네이버 지도를 켜고 저기가 오동도라며 걸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버스커버스커의 여수밤바다를 들으며 따라 부르고 둘이서 오두방정을 떨었습니다
 
나름 좋았습니다 ㅎㅎ 배도 부르고 밤바다 공기도 좋았구요
 
근데..이것 역시 ...후회했습니다 걸어도 걸어도 오동도가 어디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앰블호텔? 여기까지 왔더니 한참을 더 걸어야 한다길래
 
그래 우리 지금까지 제대로 뭐 한거 없으니 오동도 가보자 해서 걸었습니다
 
걷고 또 걷고 걷고...
 
그러다 100여미터를 남겨두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불도 다 꺼져있고 가봤자 아무것도 없을거라며.............그렇게 위안삼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말없이 택시를 탔습니다..
 
너무 힘들고 고단하여 깊이 잠들었습니다
 
날이 밝고 두꺼비게장 이라는 곳에 갔습니다
 
바로 앞에 황소게장은 줄이 어마어마하던데..
 
택시기사님이 두꺼비가 더 맛있다 하셔서 두꺼비는 웨이티 없이 들어갔고
 
게장역시..못먹는 저는 열심히 갓김치에 조기조림에 밥을 먹었습니다
 
친구는 제 덕분에 양념게장 간장게장 하나씩 다 아주 배터지게 먹었다고 했습니다
 
게장 2인분 먹느라 밥이 모자라서 한공기 시켜서 나눠먹고
 
그리고 나왔더니 줄이 어마어마어마하게 길었습니다
 
다행이였습니다
 
그리고는 아쿠아플라넷에 갔습니다
 
저는 동물보호단체 이런거랑은 상관없지만..
 
그래도 무슨무슨 쇼 이런거 안봅니다..
 
옳지않다고 생각하니까요..
 
벨루가 라는 돌고래가 두마리 있었습니다
 
사진찍고 플래시 터뜨리고..애들은 소리 지르고 뛰쳐나가고..
 
보는 내내 참..
 
물론 그 관계자들은 쇼를 하지는 않으나 먹이주는 시간에 재롱(?) 을 잠깐 보여준다 하셨는데..
 
저는 그것도 싫었습니다..
 
그리고 나와서 역으로 향했습니다
 
7시쯤에는 케텍스를 타야해서 다시 순천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순천역 앞에 드롭탑 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 블로그에 순천에는 아주오래된 제과점이 있다기에 가보려고 했으나
 
역에서 가깝지 않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 포기하던 찰나!!
 
역에서 가까운 곳에 이인수 제과점이 있다 그리고 빵이 맛있다 라는 글을 보고 드롭탑에서 나와 몇발자국 걸으니
 
진짜 제과점이 있었습니다
 
맛있다는 꿀빵을 사고..
 
수제쿠키라기에..쿠키도 사고..
 
참 요런저런 빵을 샀는데..
 
돌아오는 케텍스 안에서 빵 먹어보고 참..
 
순천에는 제과점이 없나? 싶었습니다
 
이런 빵을..아니 빵이라고 부르기 조차 뭐한 이 밀가루를 맛있다고 하다니......
 
어쨋든 이번 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친구와 저는 다짐했습니다
 
절대 이 땡볕에는 돌아다니지 않겠노라고.......
 
사진은 없지만 고생고생했던 여행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4 Comments
sarnia 2013.08.22 09:34  
표현이 좋아요.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송강호가 머물던 방"
살인용의자 박해일의 정돈된 방과 딱 비교되는,,,
송강호가 머물던 그 방은 전미선의 방 이었죠.
우와.. 한국에서 아직 그런 방을 구할 수 있을까요?
리틀숙희 2013.08.22 10:41  
침대는 있었는데 이불이랑 베게 벽지 뭐 이런 것들이 딱 전미선씨 방이였습니다ㅋㅋ;; 개떡같이 말했는데 찰떡같이 이해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앙큼오시 2013.08.22 12:48  
꼬막은 봄이맛난거같아요...ㅡㅜ 여름에가서 실망햇던 ....
아밧 2013.08.22 21:02  
꼬막은 역시 벌교인가요... 벌교 꼬막은 정말 예술 입디다. 그립네요. 순천만 10년 전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서 1박 2일 일정인데 그 후로 3일을 더 머무른 도시 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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