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비입니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편다는 '경칩'입니다.

개구리...

사실 저의 집이 논. 밭이 펼쳐진 곳에 있습니다만, 요즘 개구리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가 이곳으로 이사를 할 때인 18년 전쯤만 하더라도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개구리가 지천에 깔려서 시끄러워 돌을 논으로 던지기까지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돌을 하나 던지면 잠시 조용해 지지만 다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개구리가 정말 싫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고함은 커녕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것이 개구리입니다.

도시에서는 개구리가 사라진지 오래됬고 농촌에서도 여기저기를 뒤져야 한두마리 볼까 말까지요.

어제.. 경칩...

출근을 할려고 나가는데 도로가에 웬 피자 한판이 떨어져 있는 겁니다.

자세히 보니 제법 큰 개구리 한마리가 떡이 되어서 피자가 되어 있더군요.

비가오는 경칩에 겨울잠에서 깨어 도로를 건너다가 뺑소니차에 치어서 완전평면이 되었나 봅니다.

어쩌면...

한 가정의 가장일수도 있고 아들, 딸을 둔 주부일수도 있는데 살아남은 가족은 얼마나 애를 졸이고 있겠습니까???

황소개구리가 아니라 가죽을 보니 토종 참개구리 같은데 졸린눈을 비비며 일어나 아침밥을 먹기도 전에 피자구경부터 한 녀석이 너무 불쌍했습니다.

깨구락지 십창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개구리를 잡고 빙빙돌린후 힘껏 땅으로 패데기치면 사지를 쭉~~ 뻣고 발발... 떠는 개구리를 '개구리십창' 이라고 합니다.

어릴때 이 개구리십창으로 죽인 녀석만 살릴수 있다면 새로운 개구리의 부흥을 꾀할수 있을 텐데요...

이제는 개구리십창이 아니라 사진을 한 컷 찍을려고 해도 보이지가 않는군요...


제가 때기장 친 그 깨구리들은 천국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겠지요??

하지만 만나기는 어려울것 같습니다.

저는 지옥에 갈테니깐요....


이 개구리를 뺑소니치고 달아난 차를 수배하는 조제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