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사이의 짧은 여행이야기 :)
케이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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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3 08:51
안녕하세요, 케이토입니다. 매번 글을 쓸때마다 똑같이 시작하는거 같은데;;; 아무튼 접니다 ㅋㅋㅋ
사진정리 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두달사이에 있었던 저의 짧은 (24시간이 넘지 않는) 여행사진들을 풀어봅니다.
음 제가 일하는 곳에서 유럽이나 아프리카, 혹은 인디아까지는 거의 6,7시간 정도의 거리라서,
아직 보잉 777같이 큰 기종을 오퍼레이팅 하지 못하는 저같은 병아리 크루들은 초반에 그 쪽 노선에 많이
투입이 된다고 합니다 ㅎㅎㅎ 유럽 많이 가는게 운이 좋다고 하는데...아시아도 10시간 이하인 곳엔
다른 병아리들은 잘만 보내주면서 절 안보내주네요, 잘할 수 있는데. 으흑. 아무튼 오늘은 스케쥴이 발매되는 날이니
리퀘스트한게 얼마나 나와주었을지, 행운을 빌어 봅니당.
[ 두바이, UAE ]
에미레이츠 항공학교에서 수상안전훈련 받았던 날 찍었던 사진이예요 :)
저 멀리 미션임파서블에 나왔던 부르즈칼리파가 보였던, 어느 맑은 날-
[ 스톡홀름, 스웨덴 ]
견습비행으로 다녀왔던 생에 첫 유럽-
같이 나같던 크루들이 국적이 전부 달라서 다같이 밥먹으러 가니까 레스토랑에서 어디서 왔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대답, "everywhere!"
[ 바르셀로나, 스페인 ]
뜻밖에도 생일을 보내게 된 바르셀로나. 물론 생일의 1/4을 비행기 안에서 보내긴 했지만 ㅋㅋㅋ
바르셀로나 하면 가우디!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까사 바뜨요", 오후에 랜딩한데다 비오고 추워서 아무데도 못가고
우선순위 한군데만 딱 보고 바로 밥먹으러.
비행 갓 시작한 가난뱅이 크루지만 생일이니까 로컬푸드(빠에야) 먹으면서 분위기 냈던 바르셀로나-
다른 유럽보다 물가가 저렴한 편이었어요!
[ 첸나이, 인디아 ]
건조한 중동, 추운 유럽만 다니다가 처음으로 갔던 인도에선 왠지 호텔이 시내랑 너무 멀어서
풀 사이드에서 잠만자다 왔던 기억 ㅋㅋㅋ
첫 인디아를 이렇게 호텔에서 여유만 부리다가...
[ 뮤닉, 독일 ]
후후. 여전히 잘 모으고 있는 시티머그입니다.
일본이랑 태국만 잔뜩 있었는데 도하집에는 유럽머그만 쌓여가네요;;;
뮤닉은 일요일에 미술관이 1유로! 호텔 근처에 마침 중세부터 근대, 현대미술관이 다 모여있길래
제가 이 직업을 갖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던, 전세계 미술관투어를 실천하기 위해 도착하자마자
바로 미술관으로 달려가 주었습니다.
독일에 왔으니 맥주랑 학센(독일식 족발)을 안먹어 볼수가...
수백명이 모여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혼자 사진찍으면서 잘 먹고 마시니 신기했는지,
옆에 앉아있던 독일 아저씨가 괜찮은데 사진도 찍어주시고 좋았어요;;;
걷기에 최적화 되어있던 독일!
그렇다고 9센티짜리 힐을 신고 일곱시간을 돌아다니는건 좀 아니긴 하더라구요 -_-;;;
운동화를 뭔생각으로 놓고갔는지.
[ 코친, 인디아 ]
호텔에서 무료로 가고 싶은 곳까지 데려다주고 원하는 시간에 다시 데려가 주는데,
같이 간 크루들이 아무도 나가고 싶지 않아해서 혼자 나갔다가, 우연히 다른 비행으로 온 파일럿 두분과
동행하게 되어 느닷없이 릭샤투어를 하게 되었던 에피소드가 있는 코친입니다.
여긴 로컬 세탁소. 할머니의 다리미는 코코넛숯을 넣어 달구는 친환경 다리미였어요 :)
오가닉 스파이스 마켓에서 만난 인도의 향신료들-
여기서 피클만들 스파이스를 사왔는데 언제 만들지 -_-;
[ 밀란, 이탈리아 ]
비오고 추운데 왠지 신발을 쪼리만 챙겨가서 밖에 나갈 수가 없었던 밀란 ㅋㅋㅋ
인도 갔다온 가방을 그대로 들고갔더니 ㅋㅋㅋㅋㅋㅋ
호텔도 공항 바로 옆에 붙어있어서 공항에 있는 마트만 왔다갔다,
돌아갈때 받은 포지션 때문에 공부만 하다가 왔던 길티한 밀란의 추억 ㅋㅋㅋ
트레이닝 끝났다고 공부 해야할게 줄어들진 않더라구요 -_-...이러니저러니 해도 회사원이라는 사실...
[ 프랑크푸르트, 독일 ]
유럽비행이 좋은 이유는 세상에 색깔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어서랄까요.
사막은 보고있자면 쓸쓸해서...
마인강에 놓인 다리 위, 수많았던 사랑의 증표들 ㅋ
봄이 오고 있던 프랑크푸르트. 뭔가 공부를 안해가지고 가서 목적지 없이 무작정 걷다가 힘들었어요 -_-;
그 담부턴 어디 가면 공부해감.
1유로짜리 프렛즐. 김밥 한"개"에 1유로인거에 비하면 엄청 착한 가격이죠 ㅋ
[ 다레살람, 탄자니아 ]
5월의 첫비행은 아프리카였습니다. 생에 첫 아프리카, 탄자니아 :)
이 비행을 신청해서 받았는데, 아프리카에 대해 막연한 인상을 가진 크루들은
그걸 대체 왜 신청해서 받았냐고들 하던데;;;
(스케쥴은 거의 휴양지-몰디브,세이셸-, 유럽,일본,방콕,한국,홍콩이 인기 신청도시)
전 이 파트 오브 인디안 오션 때문에 신청했었죠. 중동에 살때 아니면 언제 아프리카에 와보겠어요.
한없이 평화롭고 사랑스러웠던 다레살람-
하지만 치안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고 합니다.
호텔 뒤로 나있는 길이 해변까지 이어져 있는데, 아무생각 없이 걷다가 골프치러 가는 현지인 아저씨가
(대사관 직원분이라고...) 여자 혼자 다니면 험한일 당한다고, 해변까지 데려다 주셨어요.
꽤 걸어야 되는데 의식하고 나서 생각해보니 인적이 확실히 드물긴 하더라구요;;;
갔다와서 다른 크루들한테 얘기 들어보니까 혼자 산책하던 캡틴도 여기서 강도한테 당하고;;;
아 ㅋㅋㅋㅋ 무식하면 용감한게 이런거구나 ㅋㅋㅋ
우기여서 곳곳에 물웅덩이가 있었어요.
저 분이 해변까지 동행해 주시고 돌아갈때도 위험하다고 큰길까지 바래다 주심, 고맙습니다 ㅠㅜ
[ 베니스, 이탈리아 ]
베니스에서의 컨셉은 허세.
산마르코 광장에 있는 유럽최초의 카페에서 아포가토를 먹으며 엽서를 썼어요. ㅋㅋㅋ
유럽의 유명인들은 다 거쳐갔다는 카페 플로리안.
물의 도시, 베니스- 시간이 멈춘 듯한 그 곳.
시선이 닿는 곳이 모두 그림 같았던 도시였어요 :)
우디알렌의 영화 "To Rome with Love" OST에 실린 곡들의 멜로디와 정확하게 어울렸던 이탈리아.
[ 비엔나, 오스트리아 ]
아, 3일 전에 다녀온 비엔나네요. 왜케 까마득하게 느껴지는지 -_-;
(사실 이 글을 올리는 오늘은 베이루트 턴을 다녀와서 쉬는 중;;;)
유럽이 다니다보면 다 비슷비슷하다곤 하는데, 저한테는 아직 나라마다 색깔이 조금씩 달라서
둘러보는 즐거움이 있어요. 여기는 슈테판 대성당 내부 :)
비엔나에 오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슈니첼(오스트리아식 왕돈까스)을 먹었습니다...
접시보다 커야되는게 이 슈니첼의 미덕이라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왠지 그리운 봄날씨에 한없이 걷게 되었던 비엔나 였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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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동기들하고 잘 지내고 있구요, (접니다 -_-) 태국, 싱가폴, 인디아, 나이지리아 출신의 동기들.
4개국 더 있지만 이 자리엔 없었어서 ㅋㅋㅋ 타이머 설정해놓고 미친듯이 뛰다가 연사로 해놓은거 깜빡하고
계속 눌리는 셔터에 다들 황당해서 빵 터짐 ㅋㅋㅋㅋ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오일머니...ㅋㅋㅋ 참고로 이 뒷모습은 제가 아닙니다 ㅋㅋㅋ
다음달엔 꼭, 아시안 쏘울과 함께 하게 되기를.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