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국수가 동남아의 전통 음식이었을까?
호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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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4 10:44
이 글은 어떤 학술적,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쓴 글이 아니라 오류가 있을수 있으며, 그저 개인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쓴 글이니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밀은 한랭한 기후에서 자라고 비교적 물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작물이다.
따라서 기후 조건이 적합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많이 재배할수 없었다.
다른 한편으론 대맥(보리)이 소맥(밀)보다 단위당 생산량이 좋아 그러하기도 했단다.
요즘이야 잔치국수란게 구색삼아 결혼식 음식에 나오지만 예전엔 구색삼아 나온 식품이 아니라 진짜 잔치때 먹어볼만큼 흔하지 않은 음식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빵이나 국수가 흔해지고 대중적으로 퍼진건 해방후 또는 한국전쟁 이후 미국에서 전해진 구호 물자 때문이다.
경제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저곡가 정책으로 농촌 인구를 도시 인구로 흡수하기 위해서도 밀의 수입은 필수적이었고, 그래서 나온 것이 혼분식 정책이기도 하다.
이런 말을 쓴 건 우리가 동남아 지역의 대표적인 음식 가운데 하나라 여기고 있는 쌀국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기 때문이다.
쌀국수에 밀가루 함량이 대략 50~60% 정도란다.(인터넷에서 줏어들은 얘기라 신빙성이 떨어진다.)
그 말을 듣고 마트에 가서 태국 쌀국수를 살펴보았는데 그 정도 수치가 맞았다.(기억이 잘 안난다.)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쌀소비 촉진을 위해 쌀 100%에 가까운 쌀국수를 개발하긴 했으나 그 성과는 미미한 편이기도 하다.
결국 동남아 지역의 쌀국수가 대중화된 시기는 모두 밀의 대량 수입이 가능한 시기, 이르게 잡으면 1900년대 늦게 잡으면 1960년대 정도라 보면 정확할 것 같다.
이 시기에 제국주의 침략이 있었고 서양인들의 주식인 밀이 동남아의 쌀과 결합하여 쌀국수가 대중화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중국의 영향을 받아 훨씬 이전부터 쌀국수가 있긴 했겠지만 그 양이 미미해 우리나라처럼 예전엔 쌀국수는 귀한 음식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정이 가능하다.
중국도 밀은 화북지방에서 많이 생산되므로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 대량으로 동남아까지 수입되기엔 분명히 무리가 있었음을 충분히 추론할수 있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밀가루 소화에 거북함을 느끼는 이들이 쌀국수 소화에는 무리가 없다는 말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질수 있다.
하나는 말 그대로 밀의 함량이 낮다는 점. 쌀국수라 밀이 없어서는 그런 것은 아니다.
다른 하나는 쌀국수의 쌀이 인디카 종이라는 점이다.
쌀은 인디카(장립종, 쌀알이 길죽하고 끈기가 없다.)와 자포니카(단립종, 쌀알이 장립종에 비해 짧은 편이며 끈기가 많다.)로 나눌수 있는데 경험상으로도 장립종은 소화 흡수가 잘된다.
명칭에서 딱 느낌이 오듯 인디카는 인도, 자포니카는 일본을 의미한다.(코니카 또는 코리니카 였으면 좋겠다는 이 감정은 옹졸한 민족주의 때문일까?)
태국에서 볶음밥을 먹으면 돌아서면서 배고픈 이유가 소화흡수가 엄청 빠르기 때문이고 이런 이유에서 쌀국수를 먹어도 부담없이 소화흡수가 가능하다.
위의 생각들은 쌀국수를 접하면서 왜 우리 나라에서는 쌀국수가 없었을까, 단순히 국수 만드는 공정이 밥하는 공정보다 귀찮아서 그랬을까, 귀찮아서 그랬다면 떡은 왜 만들었을까 하는 소박한 의문에서 시작해서 이것저것 인터넷에서 접하는 정보를 조합하여 만들어낸 개인적인 결론이다.
맨 앞에 썼듯 단순한 사견이니 이게 정설이라고 여기시진 말기 바라며 혹여 명백한 오류가 있다면 지적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