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안픙의 먼족사람들이 꽃보다 아름다워..
라차부리 산속 쑤안픙 마을 깊숙히 살고있는 먼족마을
게중에는 이곳이 좋아서 20년전부터 주말이면 이곳을 찾는 방콕아저씨도 있단다.
그는 대나무로 담장을 만들고 이곳에서 살고있다고 시큰둥하게 생긴 먼족아주머니가 이야기를 해주었다.
푸근하고 소박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은 그 사람들의 냄새가 난다.
그 냄새는 여기저기 무심히도 자라고 있는 꽃들에게서도, 풀섶에서도, 처마밑에서 무심히 자고 있는 강아지들에게서도 난다.
꽃들은 그저 그 마을 사람들마냥 무심히 싹을 틔우고 꽃을 힘차게 피운다.
그리고 때가되면 사라져간다.
그렇게 무리짓고 피어있던 사람들은 아직 방콕에 가보지 못했다고 배시시 웃으며 말을 건넸다.
하지만 아들은 다니는 학교에서 방콕으로 견학을 다녀왔다고 한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사람들마냥 , 그들에게는 아무런 가식도 없다.
그저 한무더기 피어 누군가 다가오든 말든 말끄러미 서있다. 무어라 말을걸자 하늘거리며 이 작은 마을이 다라며 마음껏 보라한다.
이마을에는 대나무숲이, 어디선가 흘러오는 계곡물이, 어디어디 무리지어 피어있는 여러 꽃들이,
어느 집에 모여 떠 수다를 떠는 사람들의 소리가 있다.
라차부리는 방콕에서 그리 먼 짱왓이 아니다.
라차부리 입구까지는 2시간, 그리고 라차부리 경계에서 쑤안픙마을까지는 대략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우리동네가면 상국이 어머님 경운기타고 상국아 이리온나~!! 읍내 나가자 !!! 할거같나?? 우리도 새삥한 길로 산속부터 모떠싸이 타고다녀~!!"
왠지 털빠진 개가 더 지긋한 시골냄새를 풍긴다.
이동네는 참 꽃들도 많다. 먼족의 집들은 모두 풀섶어딘가에 무심하게 지어져있다.
또 풀섶어딘가에는 닭들도 돌아다니고 , 꽃들도 피어있다.
어느집에서 부녀회인가 ,
이집이 마당이 제법 크니 부녀들이 모여앉아 산에서 캐온 작물을 씻고 있다.
다가가니 모두 호기심에 바라본다.
혼자 겁을 먼저 집어먹은 나는 태국어로 '한국사람이에요' 라고 말을 했다.
바보같다. 한국어로 태국사람이라고 할걸..
뭐라해도 사람들은 웃었을것이다.
아무것도 없던 마을에 언제부턴가 리조트가 들어오고 방콕사람들이 오가기 시작했다고 증언하는 여사님.
하지만 슬몃 죽순을 판매하시려 하였던가,
내가 죽순을 좋아하는편이었다면 아주머니에게 아주 좋은 기회가 되었을것이다.
아쉽게도 난. 육식동물이다.
꽃들이 어울어진 풀섶에는 나무로 얼기설기 지어진 집들이 있다.
먼족들이 사는 마을에 먼족의 집과 방콕이방인의 집은 다른모양이다.
이방인들은 어느 한켠에 리조트를 지었다. 그곳에서 오래 살은 먼족 사람들은 이 이방인이 몇년전에 들어온것인지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곳 먼족사람들도 엄연한 태국인이다.
라차부리의 끝자락 쑤안픙을 넘어가면 미얀마이다.
먼족사람들은 그런 산 기슭에 산다. 언듯보니 내가 쓰는 모바일폰의 통신사 신호는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아내의 것은 들어온다.
그런 동네에 최첨단 초코아이스크림이 들어오는것은 에러이다.
한 집안의 아이들인지 친구들인지 어디선가 우르르 뛰어와 아이스크림을 고르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들고 비척이는 나를 보며 슬몃 웃는 꼬마가 에러이다.
살짝 친구를 부른다. '수상한 자다.'
카메라를 보며 보란듯이 혀를 놀린다.
내 눈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초코아이스크림의 뚜껑을 핥는다.
나는 아직 이동네에 들어오는 초코아이스림을 먹어본적이 없다.
손때와 초코의 절묘한 만남은 뭔가 더 텁터분한 단맛을 만들기도 한다. 사실 녀석은 그 맛에 심오하게 집중하고 있다.
아이스크림값을 내가 모두 지불하기로 하고 일렬로 세웠다.
사진한장찍는거다.
산 아래 먼족이라 해도 사진이 무엇인지는 잘 안다. 제일 큰 누나부터 협조적이다. 동생들의 시선정리부터 하며 아이스크림이 녹을새라
바로서기를 재촉한다.
사진을 한 두장 찍자 아이들은 일제히 뒤를 돌아 아이스크림을 쥐고 되돌아간다.
'수상한자'를 눈여겨 본것은 아이들 만이 아니었던가
어디선가 엄마의 낮은 호통이 들려왔다. "고맙다 하였느냐?"
아이들의 미소를 훔친나는 얼른 자리를 피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