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리스로 간 까닭은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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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리스로 간 까닭은 ? (6).....

난닝거와빤스 6 278
6) 아테네에서 스친 인연들...
 
아테네 student & travellers inn 으로 다시 돌아온후,
파트라는 한동안은 다시 가기가 꺼려 졌다..,
아마도 죽음하고 연관된 곳이라 당장은 편하지가 않아서 그런 것 같았다...
 
대신,갈수록 아테네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여기에 더 있고 싶다는 생각에, 싸게 렌트하는 집을 알아 봤지만 허사였다..
그렇다고,이대로 그냥 한국이나 태국 또는 다른 곳으로 갈수는 더욱 없었다...
 
이곳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 에게는 애초에 무리였었던것 같았다.., 그래도
잠시 알아본 바로는 여기는 보통 계약 기간이 1년이고, 방세도 그리 싸지 않다는 점이다...
생활정보신문 (우리의 벼룩시장 신문...)도 뒤져봤지만..,외국인 그것도 동양인한테는 쉽지 않았다..
싼 곳은 대부분 불법 체류자들이 있는 곳이라 위험하고 좀 지저분 했다...
(많은 아프리카계 와 아랍계 그리고 중국 이민자 때문인 듯 동양인에 대한 인식이 별로 안 좋은 듯 했다...)
 
그렇게 며칠이 흘렀을때 한 룸메이트 유럽여행자가 여기서 좀 떨어져 있지만..,
방세도 여기보다 싸고, 장기체류자들도 간혹있고,
무엇보다 공동주방이 있어 음식을 만들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Youth Hostel"을 소개해주었다..
 
다음날 그 곳으로 바로 옮겼다...
개인적으로 맘에들었다,
숙소는 전보다 약간 좁고, 낮에는 난방을 안해서 약간 추우면서 조금 낡아 보였지만,
주방은 의외로 괜찮았고..,
샤워할때 온수는 50센트 인지 1 유로 인지 동전을 넣으면 약30분 정도 뜨거운 물이 나오는 시스템 이었다..,
처음에는 시간 조절이 안되서 10 ~ 15분정도 만에 부리나케 씻고 나와서 허탈하게 웃은 적도 간혹 있었다..
 
" 아,놔~ , 정말 다시 들어가서 머리 한번 더 감을까...ㅋ " 

그런데,오히려 그런점이 더 친숙하고 편안하게 다가왔다....ㅎ
 
남녀 룸이 따로 구분되있지만,
며칠씩,또는 장기로 있는 여행자들과 주방에서 자주 마주치다보니 그들과 자연스레 친해졌다..,
물론 가끔 연필 스케치로 초상화도 그려주고,..,돌파리(?)손금도 봐주면서 가까워 지기도 했지만...ㅋ
 
잠깐 한국에서 영어강사 했었다던  20대 후반의 영국 아가씨...
시내 클럽에서 D.J 로 일하면서 장기체류하고 있는 40대 초반의 스위스 이혼 남자..,
프랑스에서 온 독특한 말투와 웃음 소리가 재미 있던 60대 아줌마 (?)...
스파케티를 만들때마다 먹어보라고 나눠주며 자기는 바바리안 (barbarian)의 후예라고
야성미를 강조 하던 40대의 노르웨이 여행자..,
그곳에서 사는 듯한 20대 후반의 그리스남자...등....
그곳에서 만났던 여러 여행자들 중 기억나는 사람 들이다...
 
한번은 한국에서 영어강사 했었다는 영국 아가씨가 근처 클럽에 가자고 해서 같이 갔다..,
(사실 클럽이니, 나이트니 이런데는 머리털 나고 딱 한번 갔었다. 그것도 20 대 초반에
친구들이 끌고가서.., 그러나 나하고는 너무 안 맞았다..,시끄럽고, 담배연기 가득하고...
바로 10분만에 나혼자 나왔고,
그이후로는 다시는 그런 곳에 가지 않았다.., 나는 노래방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
 
그런데 이때는 혼자 있으면서 자꾸 생각에 빠지는게 싫었고,
또 영국아가씨의 호의를 딱 잘라서 거절하기도 그래서 따라 나섰다..,
내가 술을 못하는 걸 알고 있기에 금방 올수있겠지 하고 같이 나갔다..
 
그런데 클럽에 도착하니 여기저기에서 서로 한두마디씩 하면서 지들끼리 금방 친구가 되면서,
순식간에 약20여명의 그룹이 결성되더니 급기야는 2차로 여기서 유명한 나이트로 가기로 얘기가됐다..
" 오~잉 일이 요상하게 흐르는데..., " 
하며 속으로 내심 불안 했지만.., 영국여자를 믿기로 하고 같이 나섰다..
 
그룹에는 나와 일본인 남자 1명, 이렇게 동양인 2명, 폴랜드에서 온 여행자 4명,남미 여행자 대여섯명..,
나머지는 중구난방으로 여기저기에서 모여든 영국아가씨를 포함한 서유럽인들이었다.. ,
그러면서 누가 이렇게 저렇게 해서 가자 그러면 대체로 따르는 분위기 였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우리는 대체로 아는 사람이나 친한 사람이 아니면 초면에 저렇게 뭉치기 힘든데.., 더구나
누가 어떻게 뭐하자.., 그러면 꼭 태클거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순전히 나의 경우다,..오해 없으시기를....)
애네들은 쉽게 잘도 뭉치고 또 잘 따른다..물론 그런 반면에  깊이있는  친분관계는  보기 힘들었지만...
(물론 또, 내경우 얘기다...)
 
그렇게 지하철 막차를 타고..,이사람 저사람한테 묻고 물어,
우여곡절끝에 자정이 지나서야 그 유명하다는 나이트를 겨우 찾을수 있었다...
,
그런데 그렇게 지리도 잘모르고,이미 자정이 넘어가는 시간 인데도 한명도 이탈하는 사람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꼭 갈수 있을거라면서
서로 믿고 여유있게 행동하는 분위기를 옆에서 같이 보고 겪으면서...,
나혼자 가겠다고 할수도 없었지만..,
뭔가 우리와는 다른 그들의 정서를 느낄수 있는 좋은 기회이었다고 나름 생각했다...,
 
그렇지만 클럽안에는 담배연기와 함께 무지막지 하게 많은 사람들..,생전 처음 듣는 댄스곡에..,
(나중에야 그때 막 유행하기 시작한  테크노 댄스곡이라는 걸 알게 됐지만..)
거부감을 느낀나는 바로 나왔다..,
뒤따라 나온 영국 아가씨는 오늘밤 너랑 같이 있고 싶는데, 그냥 가냐고 묻는다..,
 
" 오메,뭔 소리냐 이게...!   나 그렇게 쉬운 남자 아닌데.. , "
" 뿐 아니라 지금 내 속이 그럴 분위기가 아닌데.., " 
이렇게 속으로만 대답하고는..,
 
그녀에겐 담배연기 때문에 못 있겠다며  잘놀다 오라고 인사하고는,
얼른 근처에서 택시를 탔다...
그리고,그래도 아는 동네인 신타그마 광장으로 무조건 가자고 했다..,
 
택시 운전사 웃으면서 일본인이냐고 묻길래 그냥 그렇다고 그랬다, 귀찮아서...
근데, 일본은 부자나라라 자기는 일본을 좋아한다고..,
서툰 영어로 말하면서 너희는 돈이 많아서 좋겠다는 둥....
계속 돈얘기를 하는데, 좀 어색하면서 불안한 가운데 불편함 마져 밀려오고...이런..!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 시내근처 눈에 익은 장소가 보이자 내리겠다고 하고 미터기를 보고 돈을 내려는데..,
이 운전사 돈을 더내라는 시늉을 하며 "No. No,..이런다..."
 
벌써 새벽1시를 넘은 거리에는 사람도 없고, 차가운 바람에 스산한 느낌마저 드는데..,
갑자기 두려움이 밀려오고,운전사는 계속  No,No.., 하고
그래서,택시가 거의 멈춘 듯 할때 얼른 돈을 좌석에 떨어뜨리고 ,
문을 열고 냅따 뛰었다..,뭐라 부르는 소리를 뒤로 한체...옆 보도를 가로질러그냥 신타그마 광장쪽으로 계속 달렸다..
 
한 10 분쯤 달려 광장이 보이자 그제서야 한숨을 돌리며 안심을 하며 숙소로 걸어왔다...
"에이 , 엠병할  아테네로 올때마다 한번씩 이런일을 겪는구만 ...." ㅋ
이렇게 투덜대며 잠이 들었다..,
(나중에 자정이 넘으면 택시 할증요금이 있다는 말을 듣고 좀 머쓱 했지만...ㅋ)
그래도 날이 갈수록 더욱더 아테네에 빠져 들고 있는 나를 어찌 할수없었다..
 
다음날 이침에 그녀(영국 아가씨)는 피곤한 얼굴로 돌아왔고,
서로 웃으면서 반갑게 인사하고 나는 밖으로 나와서 근처를 쏘다녔다....
그렇게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그들과도 점점 허물없이 지내게 되었다..
 
숙소 주변은...,
관광지가 아닌 곳이라 그런지  아테네 사람들의 삶을 직접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작고 예쁘고 아담한 여러 가게들과 생활용품 점 등을..,
걸어다니면서 여기저기 기웃 거리는 재미도 솔솔 했다..
무엇보다 이곳 저곳에 간간이 보이는 작은 갤러리들이 맘에 들었다...,
 
신타그마 광장까지는 거리를 내려와 공원을 가로지르면 약 30 분정도 걸렸고,
버스로는 서너 정거장 거리 였던 걸로 기억 한다......
그렇게 한 10여일을 마치 일부러 뭔가를 애써 잊으려는 듯 아주 정신없이 보냈다..,
 
사람들과 떠들고, 여기저기를 막 쏘다니고...,
어떤 날은 쌀쌀한 공원을 추위도 잊은체 몇바퀴씩 마냥 걷기도 했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는 뭔지모를 갑자기 쑥 튀어 나올 것 같은 답답함에
밤에 잠자리에서는 가끔씩 뒤척이며 잠을 설치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전날밤에 아테네에 아주 오랜만에 눈이 왔다고 신문이고 TV 뉴스고 여기저기서 호들갑을 떨던 아침에..,
 
처음보는 중년을 훨씬 넘긴 피부알레르기(?)가 있다는 영국여인을 주방에서 만났다..,
돌파리(?)손금을 봐주면서, 연필 초상화도 끄적끄적 그려주며 얘기를 나누던 중에..,
자기는 알레르기 땜에 도시에서 살기 힘들어, 아테네 근교 섬 (이름은 까먹었다....)에서 살고있는데..,
생활용품 구입하러 잠시 아테네에 왔다고..,
 
그러면서..,
나한테 지금 산토리니나 다른 관광지 섬에 가면 빈 방이 많아서 아주 싸게 장기로 빌릴수 있을수 있다고..,
더구나 아티스트 (?)라고 얘기하면 훨씬 좋은 조건에 방을 렌트 할수 있을거라고, 하면서..,
여기 있지말고 그런 곳에 가서 키타도 연주하고(?),그림도 그리는게 어떻겠냐고 ..,
넌지시 미소지으며 말하고는..,그날 오후에 그녀는떠났다...
 
그 말을 듣는 순간..,
" 아~ ! .., 산토리니로 가야 겠다...!!! "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여기는 물론이고, 여기 친구들도 맘에들어 떠나기는 싫었지만...,
그 곳으로 가라는 뜻(?)으로 알고..,
 
다음날 아침일찍,산토리니 행 여객선을 타기위해 피레우스 항구로 떠났다...
 
(1부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치앙마이에서 나의 전생에 대해 얘기 했었던 한국처자가,그당시에
자살 동기도 물론 말해주었었다.., 그 얘기는 다음 글 끝 부분에서 밝히겠다...)
                                  
                                             ..... 계속 .....
 
6 Comments
다람쥐 2012.08.31 18:30  

혹시 a 형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여쭤봅니다

님 멋져요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다음편도 빨리 부탁해요
난닝거와빤스 2012.08.31 18:38  
와~우, 다람쥐 님 ....^^
감사 합니다...

아주 조심스럽게 답드립니다...
완전 자유형 입니다~~ㅎㅎ

사실은 잘 모르겠어요..,어렸을때 검사하고 잊고 있어서...^^
세븐 2012.08.31 19:08  
시작은 미비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인가요?ㅎㅎ..

갈수록 재미 있어져서 댓글로 감사 드립니다..
난닝거와빤스 2012.09.01 08:54  
갑사합니다~  세븐님 ~~

혹시 그 가수 세븐 님...!!!  ᄒᄒ
상주촌놈 2012.08.31 19:17  
갈수록 흥미 진지 해지네요..
벌써 7부 기다려 지네요..
난닝거와빤스 2012.09.01 09:01  
안녕하세요 ~ 상주 촌 *  님 ..~~

감사합니다 ~~
오늘 오후에 끄라비 갑니다...
끄라비에서 7부는 뵐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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