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그리스로 간 까닭은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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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그리스로 간 까닭은 ? (2) .....

난닝거와빤스 2 389
2) 두바이행 기내에서~~

이때만 해도, 스마트 폰은 물론,요즈음 같이 작고 성능 좋은 노트북도 흔치 않던 시절이라,
나는 주로 인터넷 카페를 통해 그리스정보를 알아 봤지만
갑자기 일정에 없던 여행이라, 짧은 시간에 정보수집은 한계가 있었다...
(나는 그냥 PMP 하나 달랑 갖고 있었고, 이 당시에는 고진샤 미니노트북, umpc ,pda전화기, pmp 등이 인기였다..)

이렇게 아무런 준비없이 무작정, 방콕을 떠나 두바이를 거쳐 아테네로 향했다.
이때가 아마도 1월 초쯤으로 기억 한다....
 
두바이로 가는 기내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지나가는 중동계 남자 승무원에게 물한잔 부탁해서 마시는데,
갑자기 그 남자 승무원이 어디서 왔냐고, 미소를 띄우며 묻는다...,
 
(왜 저렇게 묘한 웃음으로 묻냐,이상한 놈일세...) 라고 속으로 궁시렁대며 
한국이라고 대답 했다...,
그러더니, 이내 동양계 여 승무원이 와서 "한국 사람 이세요..?" 라고
한국말로 웃으면서 묻는다..,
 
오, 한국인 스튜어디스 였다...!
(기내에는 여행객이 그리 많지 않았었고, 더구나 동양인은 아마도 나 혼자 인듯 했다..,)
 
아까, 그 남자 승무원이 자기 한테 알려 주더라고...그리곤  우린 반갑게,
서로 잠깐 안부인사  하고는, 미리 한국 사람이라고 말해줬으면 자기가 좀더 신경 썼을텐네...,
라고 말하면서, 안타까워하며  그녀는 되 돌아갔다,
기분이 묘했다..,이 먼 타국땅 비행기에서 같은 한국사람이라고
반가워 하는 친절한 스튜어디스는 처음 만났기에...
 
잠시후 그녀( 스튜어디스)가 "아랍 에미리트" 항공사 로고가 선명한 비닐가방에
가득히 뭘 담아가지고 다시 왔다..,
그러면서 "반가워서요, 이거라도 갖고가세요~  ,아테네까지 잘 가시고요~" 하며 웃으며 말했다...,
정말 완전 감동 이었다..,
"오~, 한국 사람은 정말 이렇게 훈훈한 정이 있다니까 .."
이러면서 거듭 고맙다고 말하고, 
 " 아~..,이거 징조가 괜찮은데...." 하며 속으로 흡족해 했다...  그러나..,!
 
그녀가 돌아간뒤 설레이는 마음을 달래며 비닐가방안을 살펴본 나는 순간, 오~매..., 아니,이럴수가..!,..,
정말 황당 했다.., 그 안에는..,,
여승무원 전용의 여성용 면도 크림,생리대 몇개, 빗,손거울,몇개의 샘플 로션,안대마스크.
보온용 양말, 여행용 칫솔 치약 등등이..., 들어 있었다...
 
"아니, 그러면 지금 나를  여자로..? ,그것도 꿰제제한, 배고프게 생긴 아낙네로..?. 이런...!1!"
아니, 내가 평소에 아무리 되는대로, 아무 꺼리낌 없는 행색을 하고 다닌다고 해도 그렇지..!, 
이렇게 대책없이 막 생긴 나를 여자로...,
기내에서.., 그것도, 스튜어디스 까지 나를 여자로..,"
 
그때의 나는, 몇년째  어깨까지 치렁치렁한, 긴 반 곱슬머리에, 얼굴은 비쩍 마르고,
몸매 또한 어찌보면 갸냘픈 마른 타입 이었다..
그래도,비행기 탈때는 면도만큼은 했었다,
그나마 대책없는 얼굴만큼은 지저분하게 보이면 안된다는 예의상에서....
그래서,지레 짐작으로  그 남자 승무원이 나를 아마도 한국여자라고 말한 듯하다,
물론 그녀는 나와 얘기하면서 약간은 미심쩍었겠지만,
외국여자들중엔 허스키한 목소리도 흔하니까,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이해한 듯 하고...ㅋ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여자를 보면 불끈 불끈(?) 하는 순도 100%의 남성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며칠전 만났던 한국처자가 말한대로,
정말 전생에 나는 여자 이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쪽지를 하나 썼다...
 
나는 남자다,그렇지만 당신의 그 마음이 고마워서 보답하고 싶다,
여기 메일 주소로 당신의 얼굴사진과 주소를 보내주면 초상화를 그려서 보내 주겠다,
물론 우편으로..,
 
뭐, 이런 내용으로 정중하게 적어서 비행기에서 내릴때, 그녀에게 고마운 마음과 함께 전했다...
그러나 벌써 얼추,7 ~ 8 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아무 연락이 없다...이런...!  나 ~ 원...ㅎ

어쨋든, 그렇게 생각지도 않던 선물(?)과 함께 , 드디어 무사히 아테네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수속을 끝내고, 공항을 막 나서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불과 며칠전만해도, 그리스는 그냥 책이나 TV에서 간간이 들을 수 있는 나라였지,
내가 이곳에 이렇게 서 있게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 했었던 일이다...,
 
그러니, 사람의 앞날은
바로, 한치 앞 조차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어떻게 될지..,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리고,나는 다시 한번 다짐했다,
"그래, 어쩌다보니, 한 처자와의 만남이란 삶의 흐름으로 인해 여기까지 왔으니..,"
"까짖것.., 지금부터 계획은 물론 일정도 없이..,"
"그냥, 순간 순간의 운명이 이끄는대로 모든 것을 맡기고 갈때까지 가보자...,"
"
전에, 인도를 여핼 할때처럼..., 뭔가 있으니까 나를 여기로 오게 했겠지..
지금의 나와, 전생의 나 사이에 묶여진 그 무엇이..." 라고....
 
그렇게 나는 나도 여지껏 몰랐던 내 옛 모국(?)에 첫 발자욱을 내 딛었다.....ㅋ

                                                           -----계속------
 
 
 
 
 
2 Comments
아프로벨 2012.08.24 20:40  
그리스도 나무에 뜨거운 야광조명장비를 휘휘 감아 놓았군요.

성탄절 씨즌엔 은하수 같이 잘디잔 붗빛이 예쁘지만,
씨즌이 끝나고 나면 왼지  초라해 보이기도 하고,
특히 나무를 아무렇게나 휘휘 감은 빨갛고 파란 색깔있는 조명전구는
자칫 천박스러워 보이기 까지 합니다.
그러나,,,나무 주변의 불빛이 노랗고 환해서 따사로워 보이는군요,


여성으로 오해를 받으신게 아니고,,,
무언가 ,,,작은것이나마,,,,주고 싶었던 예쁜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난닝거와빤스 2012.08.24 21:31  
그러네요, 아프로벨 님....ᄒᄒ
워낙  종교적 기운과 고대 철학적 정서가 강해서 실제 보면 더 천박해 보일수도 있습니다...
바로 숙소( hostel) 발코니에서 찍은 걸로 기억되네요, 추워서 나가기는 싫었고...ᄒᄒ

근데  여자로 오해 안했으면  여성용품(?)까지는  안줘도 됐을텐데요......ᄒᄒᄒᄒᄒ
그래도 기분은 참 좋았답니다, 그 마음이 얼마나 가슴에 와 닿았던지....

건강하세요...~~

                                                ......방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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