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될 만한 이슈....현지 가이드 컴플레인 이야기
추운건시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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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9 02:28
가이드 컴플레인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죠...
전 환상의 섬 사무이에서 가이드한지 이제 1년정도 돼가구요.
제가 이일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힘든 문제는 가이드 컴플레인 문제랍니다...
컴플레인 문제는 가이드 인성이 나빠서 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주요 이유는 바로 여행사 패키지 상품의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때문이지요...
다른 가이드는 어떤지는 모르지만 제 경우만 좀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주로 허니문 패키지를 진행합니다...(물론 일반 패키지의 문제도 대동소이 합니다만...)
일생에 단 한번 있는 의미있는 여행...바로 신혼여행이죠...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가이드들이 이 점 모르고 있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전 일정 더 즐겁고 더 편안한 여행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구요...
더구나 이런 중요한 여행을 단지 가이드 땜에 망쳤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신경을 써요..
서설이 길었네요...자 제가 이제부터 할 말은 가이드들의 수입 문제에요...
가끔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가이드들이 쇼핑 요구 옵션 요구를 너무 심하게 해서 기분을 망쳤다는 글들을 접하게 되는데요...
이런 문제로 그 가이드를 너무 욕하진 마세요....
물론 대 놓고 강요하는 가이드들을 두둔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이렇게 할수 밖에 없는 가이드들의 이면에는 국내여행사와 그의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와 현지여행사간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요...
지금부터 제가 드리는 말은 공공연한 여행업계의 모순이에요...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알만한 소비자들은 벌써 다 알고 있는 사실들이라는 거죠...
먼저 국내 여행사가 상품을 팔때 무슨 조건을 내 걸죠??
노 팁, 노 옵션, 노 쇼핑 등등 이런 말들 많이 보셨을 거에요...
이 글을 읽는 분들중에 위에 문구를 그대로 믿는 분들이 있다면 정말 순진하신 거에요...
보통 기사팁 가이드 팁이 포함되어 있다면 여행사에서 별도로 가이드나 기사들에게 지급을 하나보다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죠...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현지여행사 (랜드사) 로 넘어오는 지상비...다른 말로 행사비죠...는 현지 행사하기에도 아주 빠듯한 돈이랍니다...
운이 좋다면 모자름이 없이 현지 진행을 할수 있는 돈이지만요...
실제 현지에서 드는 경비에 한참 모자르게 들어오는 경우도 태반이에요....
그럼 현 패키지 가격을 더 올리면 되는 게 아니냐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가격이 올라가면 그만큼 수요자가 줄어들겠죠....
그래서 가이드의 유일한 수입원은 쇼핑과 옵션일수 밖에 없는 거에요...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기분 나뿐 말일수도 있겠지만 이게 현실이에요..
저희 입장에서는 돈 나올 구멍(?) 이 이것밖에 없는 거죠...팁은 아예 바라지도 않아요 물론 주시면 감사히 받겠지만요...^^ 물론 이것도 돈 몇 푼 더 받아서 좋은 게 아니라 그 손님의 마음을 받은 거 같아 기분이 좋은 거죠...저는 그래요...
하여튼 이런 빠듯한 지상비를 가지고 가이드가 행사를 했을시 옵션도 안하시고 쇼핑도 안하시면 저희 가이드들은 쉬운 말로 4박5일 , 5박 6일을 무료 봉사한 거거든요...물론 가이드는 기본급도 없어요
그러나 누구나 직업이 있듯이 저희 가이드들도 이 게 직업이고 생업이에요...
물론 4박5일동안의 노동의 댓가가 제로라고 생각하면 기분 좋을 가이드 없겠죠?
하지만 그런 안 좋은 표정을 손님에게 직접 보인다는 것도 잘한 일은 아니죠...
프로 가이드가 아니라 아마추어 가이드겠죠...
저희는 무작위로 손님을 받기 때문에 별별 손님들을 다 만납니다...
하지만 저는 경우 없는 손님보단 매너 있는 손님이 더 많고 경우없는 가이드 보단 직업윤리를 가지고 있는 성실한 가이드들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쇼핑 강요 옵션 강요는 가이드들의 문제가 아니에요...그들이 그렇
게 할수 밖에 없는 불합리한 구조를 창출해낸 한국여행사들과 또 무
조건 싼맛에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해요..
제가 가이드라 가이드들을 감싸고 도는 게 아니라 현실이 이래요...
하지만 저라는 하나의 개인이 이런 구조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바꿀수 있나요...그저 현 시스템 안에서 돈을 벌 생각을 해야죠...
혹 매번 못된 가이드들 땜에 여행이 망설여지시는 분들 제가 조그만 팁하나 드릴께요...예약시 평판 좋은 가이드를 배정해 달라고 하세요...
아님 가이드 문제로 골치 아픈게 정 싫으신 분들은 가이드를 빼달라고 하세요...
오늘도 이런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문제를 고민하느라 밤하늘에 담배연기를 뿜어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