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후기] 관람객을 위한 배려는 전무했던 여수Expo
날자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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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4 15:41
Jul 31, 2012
감사하게도 태사랑의 지인인 필리핀님이 주신 Expo무료관람 티켓을 겟하여 갈 날짜만 보고 있었다.
영감과 가고 싶었지만 주말에는 관람자체가 불가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고 하니
평일에 같이 갈 수 있는 친구와 가기로하고 잡은 날짜가... 7월 마지막 날.
몹시도 무더웠던 7월31일.
지난 5월에 이미 다녀오셨던 친정엄마는 그러셨다.
" 내 장담하건데 그냥 그 표 누구 주거나.. 버리는게 나을걸.."
그 정도일까..?
겨우 기업관 하나 보고 오는데도 생병이 날지경이었다는 친정엄마의 소회.
부디 엄살이길 바라며 남원역으로 출발한다.
┗ 남원역.
동충동 집에서 차로 5분여 거리에 있는 남원역이다. 널널한 역주변에 차를 파킹시켜놓고..
┗ 요즘 어떤 역사를 가보더라도 이렇게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단 말이지.
┗ 우리나라에서만 가능한 공공장소에서의 정수기.
무료물에 대한 감흥은 해외에 나가면 피부에 와 달라 붙는다. ㅎ
여수에 가는 기차표를 끊는데 오전시간이었음에도 입석뿐이었다.
혹시나해서 돌아오는 표를 문의하니 딱 9시 입석표 몇 장만 있단다.
아놔~!!
나 날짜 확실히 잡았구나!! 어쩔 수없이 9시 리턴 입석표도 구매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비어있는 자리는 없었고 1시간 여를 서서가야하나 했는데 그래도 다행히 구례역을 지나니 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순천역에 도착하니 엄청나게 밀려 올라오는 승객들.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좌석주인에게 자릴 내어준다.
(좌석표와 입석표의 가격차는 꼴랑 3~400백원이거늘... ㅠ_ㅠ)
바글거리는 사람들과 함께 도착한 여수expo역.
Tip expo입구와 여수 expo역은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편리하다.
┗ 엑스포역에서 expo입구로.. 엑스포역은 출입구3과 바로 연결이다.
┗ 정문쪽으로 가서 미리도착했던 친구와 조인.
표는 기계인식으로 출입하게 되어 있고, 당일 1회 재입장이 가능했다.
┗ 엑스포 디지털 갤러리...
TV 홍보영상에도 자주 나왔지만 디지털 영상이 천장을 장식한다.
┗ 다이버로 거듭난 지금... 실제 물속이 아니면 감흥이 없다. ㅋ
┗ 제주도에서 어부가 잡아서 기증했다던 고래상어..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_-a
소문대로 어마어마한 인파의 물결!!!
오늘은 평일이건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돗자리까지 펴놓고 여기저기서 쉬기도하고, 줄서서 기다리기도 하고,
점심먹으려고 식당을 찾은 사람들 또한 줄을 서서 기다려야하는 상황.
해양생태계를 주제로 하는 이번 여수 Expo에서 가장 볼만한 것은 주제관들이다.
아쿠아리움, 해양생물관, 해양산업기술관, 해양문명도시관, 해양베스트관, 그리고 스카이타워와 빅오(Big O)..
하지만 하나도 볼 수 없었다.
짧게는 40분, 길게는 2시간 여를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었던 각종 주제관.
나와 친구는 마음을 비우고 마실댕기듯이 다녀오자고 미리 입을 맞췄던터라 주제관을 들어가겠다고 기다릴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점심시간이라 그나마 한가했던 <국제관>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 내가 이걸 왜찍고 있을까..?
┗ 썰물과 밀물처럼 이리저리 물결치는 사람들.
┗ 인기 있었던 미국관, 유럽관 등은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었으므로
바로바로 입장이 가능한 대서양공동관에 들어가 국가 이름도 생소한 아프리카관들을 구경한다.
┗ 파키스탄관.. 카슈미르지역을 제외하곤 파키스탄도 여행가능지역인가??
┗ 아프리카관
┗ <떼끼~!!>
기니관에 전시되어 있었던 거대한 목각상. 내 마음을 표현한 것 같다.
국제관에 대한 실망감이 그 크기를 더해갈 즈음
국립현대미술관이 cancel된 사우디아라비아관을 메꾸려 부랴부랴 마련한 <Bill Viola 특별전>부스가 보인다.
직접 받아오신 약수물로 관람객의 지루한 기다림을 달래주던 분이 작품감상에 앞서 intro를 약간의 설명으로 대신하신다.
┗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영상물로 표현한 것 중 10여분의 편집본이 상영되었다.
물과 불과 사람..
형언하기 어려운 10분여..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전부 감상하지 못한 탓이리라.
너무 그로테스크해서 오싹오싹했다가.. 이내 졸립다.
이해를 넘어서 무언가 느껴보고자 했는데 open mind하기엔 내게 너무 난해했던 작품.
국제관을 둘러본 소감은..
초등학교 사회과부도만 펼쳐도 알 수 있는 국가명, 국기, 인구, 생산품, 현재 국가원수 등이 벽면에 붙어 있고
그저 몇몇 풍광사진과 목각 조형물이 대충 늘어져 있는 아프리카관이었다.
안내데스크는 비어있기 일쑤였고 설령 안내하는 사람이 앉아 있었다 하더라도 그 시큰둥함이란... -_-;
과연 그런 곳을 둘러보고 <저기 한 번 꼭 가보고 싶다>고 느낄 관람객이 몇이나 될까...?
공동구매라도 한 것인지... 늘어 놓고 판매하는 상품들도 아프리카관이나 동남아관이나 다 비슷비슷했다.
그래서 이쪽 국제관엔 관람객이 이렇게 드물었을까..?
정말 실소를 금치 못할 전시관의 풍경이었다.
┗ 이런 고문서를 전시해놓은 곳은 그나마 성의있는 곳.
┗ 그래도 관람객들을 가장 편안하게 해주었던 터키관을 끝으로
그곳이 그곳 같은 국제관 관람은 이쯤해서 마치기로 했다.
잠시 목을 축이러 들어간 커피숍.
오히려 이런 곳에서 바라본 여수바다의 view가 훨씬 그럴싸하네..
┗ 밤이면 꽤 볼만하다는 Big O
┗ 좋은 자리에서 Big O쇼를 보겠다고 쇼가 시작하기 3시간 전부터 땡볕에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
┗ 시멘트공장을 개조해서 만들었다는 스카이타워.
저곳도 올라가려면 2시간 가량을 기다려야 한단다. 그렇다면 포기..
낮에는 저렇게 보이는 곳이 밤이되니 저렇게 조명빨을 자랑한다.
8시30분에 시작한다는 Big O쇼를 먼 발치에서나마 보고 남원으로 오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제시간에 시작하질 않는다. 기차시간이 다 되어서 역으로 향한다.
엄청난 더위에 갈증은 끊임없이 올라오고
제아무리 훌륭하고 멋진 볼거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1시간 넘게 이런 인파와 땡볕에 줄을 서야만 한다면..
다른나라의 Expo도 이 모양일까..?
관람객들 누구하나의 얼굴에서도 즐거움과 행복함이 가득한 미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더우기 <OO군 내지 XX시 방문의 날>이라고 해서
expo막바지에 무료입장객들이 자치시군별로 벌떼같이 몰려들었다.
얼마나 많은 무료표를 뿌려댄 것인지..
목에 입장표를 메달고 더위에 지쳐 guide를 따라 터벅터벅 발걸을음 옮기시는 어르신네들이 정말 안쓰럽다..
이놈의 expo.. 과연 무엇을 보여주려는 것일까..?
나뿐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수박겉핥기 식으로 관람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한 번씩 해보았을 질문일 것이다. 예쁜 언니야들이 옥구슬 굴러가는 목소리로 <어서 오세요~> 인사 한 번 해주는게 관람객들이 느낄 수 있는 배려의 시작이자 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