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버스의 전설.. 外
sa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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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1
2012.07.28 15:59
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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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 이야기가 꼭 여행자버스에 관한 것만은 아니예요. 아울러 오늘 이야기는 경험담이 아닌 독후감이기때문에 그냥암꺼나에 올리겠어요.
태국 Rongkluea Market 에서 캄보디아 포이펫 사이의 국경을 넘어 씨엠립으로 가는 여정에 얽힌 재미난 경험담들을 읽었어요.
그 경험담 주인공들은 방콕에서부터 국경까지 운행하는 카오산 여행자버스에 대해 한결같이 악평을 퍼부어댔는데, 호기심이 발동하여 더 읽어본 자료에서 긁어모은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같이 묶어서 정리해 보려고 해요.
우선
여행자버스는 왜 동네 북이 된 걸까요?
여행자버스는 태사랑 뿐만이 아니라, 어느 나라 여행자 사이트에서나 가차없이 두드려 맞고 있어요. 여행자버스 중에서도 방콕 카오산에서 캄보디아 국경(Rongkluea Market) 으로 가는 노선이 제일 말썽이 많은 것 같아요. 이 노선은 방콕에서 육로를 이용해 씨엠립으로 가는 여행자들이 주로 이용해요.
태사랑 캄보디아 방에 가시면 ‘국경넘기’와 관련된 주옥같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데,
최근에는 외국 사이트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Tales of Asia 라는 흥미있는 사이트를 발견했어요.
이 사이트 해당 글 링크를 달아 놓을테니까 궁금하신 분들은 클릭해서 읽어보시면 되겠어요. 캄보디아 뿐 아니라 태국 베트남 미안마 등 동남아시아 12 개국과 호주의 여행경험담이 총망라되어 있어요.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론리플래닛 포럼 같은 사이트보다 월씬 생동감있는 거 같아요.
http://www.talesofasia.com/cambodia-overland-bkksr-self.htm<?xml:namespace prefix = o />
제목부터가 음산한데, tales라는 단어의 분위기가 원래 그래요. 공포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한국영화 ‘장화.홍련’을 리메이크한 미국 헐리웃 영화 제목이 A tale of two sisters’ (자매의 전설) 였지요 ^^
‘아시아의 전설’ 사이트에 들어가 캄보디아-국경넘기를 차례로 클릭하면 국경넘기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한 글 한 편을 보실 수 있어요.
이 글은 1 들어가는 말- 2 패키지의 경우- 3 자유여행의 경우- 4 맺는 말 등 네 부분으로 각각 링크가 나뉘어져 있어요. 위에 링크한 건 제 3 부 ‘자유여행의 경우’ 이야기예요. 이 글의 분량과 형식을 보고 처음에는 누군가가 캄보디아 국경넘기에 관해 집중 연구해서 올린 석사학위 논문인 줄 알았어요.
글의 서두에서는 포이펫에서 씨엠립을 잇는 캄보디아 제 6 번 국도가 2009 년 5 월 3 일 포장이 완료되어 그날 이후부터 ‘이동문화’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사실부터 암시하고 있어요. 진짜인지 거짓말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이 글 작성자는 자기가 이 구간을 (국경넘기를 포함해서) 무려 140 번 이상을 다녔다고 해요.
새벽 한 시, 시소폰 근처 6 번 도로에서 들리는 귀곡성
별로 오래 전도 아닌 2000 년대 초반, 포장은 커녕 그레발 (작은 자갈)조차 깔리지 않은 편도 155 km 의 흙길이 비가 오는 날이면 진창으로 변하는 바람에 포이펫에서 씨엠립까지 가는데 열 시간, 열 네 시간, 심지어 스무 시간이 걸린 적도 있대요. 당시 이 길을 이용했던 고참 여행자들의 전설같은 경험담은 여행기라기보다는 괴기야담에 가까워요.
‘제주도 페리에 실린 악마의 개장수 트럭’을 연상케하는 공포의 픽업트럭 짐칸에 빼곡히 들어찬 현지인 스물 두 명과 함께 실려가다가 시소폰인가 뭔가하는 중간지점 시골마을에 내팽개쳐지는 바람에 노숙을 하게 된 전설부터, 어느 유럽 아가씨가 오밤중에 전기도 없는 6 번 국도에서 혼자 길을 잃고 헤메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는데 그 영혼이 원귀가 되어 아직도 이 도로 주변에서 구천을 떠 돌고 있다는 소문도 있어요.
암튼,,,,,,
이 고수 국경넘기 전문가가 길게 쓴 ‘논문’을 포함해 지금까지 읽어 본 자료들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어요. 순서는 제가 임의로 나열했어요. 가 보신 분들은 진짜 그런지 안 그런지 의견을 나누어 주세요.
첫째, 일요일에는 국경을 넘지 말라고 해요.
일요일에는 카지노로 향하는 태국인들도 많을 뿐 아니라, 이 국경으로 비자런 (visa run)을 하러 온 태국 체류 라오스 노동자들이 몰려들어 국경일대가 혼잡하기 짝이 없는가 봐요. 태국 출국심사가 좀 재수가 없는 시스템인데, 태국인 줄이 길면 태국인들을 외국인 줄로 분산시키는 경우가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없다고 해요. 여행자들이 멋모르고 일요일에 갈 경우 꼼짝없이 긴 시간을 더위에 헐떡거리면서 기다릴 수 밖에 없나봐요.
둘째, 방콕에서 출발할 때 교통편인데,,,,,,
역시 KSR 버스에 대한 비토 이야기가 빠지지 않아요.
방콕에서 씨엠립으로 가는 여정에서는 KSR 버스를 이용하지 말래요. 저는 카오산 로드에서 출발하는 여행자버스를 KSR 버스라고 한다는 걸 이번에 첨 알았어요 ^^ 아, 근데 씨엠립에서 방콕으로 돌아올때도 이 버스를 이용하지 말라는 소리는 없어요.
이 분들 말씀을 종합해보면,,,,,,
KSR 버스는 다음과 같은 경우, 첫째 태국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열차가 동시에 총파업에 돌입했거나, 둘째, 기타 천재지변으로 합법적인 다른 모든 교통수단이 운행을 중지한 상태에서 오로지 KSR 버스만 운행을 할 때 이용을 고려해야 겠어요.
여행자 버스가 시종일관 구박을 받는 이유가, 무슨 도난사고 이런 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쓸데없는 운행시간 지체와 바가지 요금 때문인 것 같아요.
바가지 요금이라는 것은 여행자버스의 운임이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비싸다는 게 아니라, 예외없이 국경에서 조금 떨어진 이상한 식당 앞에 버스를 한 시간 반 이상 세워 놓고 비자대행을 해 준다며 1200 밧 (약 40 불) 을 끈질기게 요구하는 횡포 같은 것을 의미해요.
캄보디아 도착비자 비용은 US 20 $ 이고, e-visa 를 내는데 드는 비용은 US 25 $ 이예요. 국경에서 도착비자를 받는 경우 비자발급 공무원이 express service fee 라며 태국돈 100 밧을 요구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한국 여행자사이트와 외국 (영어권) 여행자 사이트 (둘 다 아직 그리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의 반응이 조금 다른 게 흥미로워요.
한국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캄보디아 공무원의 부패>를 지적하며 단호히 거절하는 것이 온당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인데 비해, 의외로 영어권 여행자들은 <자기는 그 돈을 그냥 냈는데, 안 내고 싶으면 안 내도 된다>는 식으로 담담하게 쓴 글이 꽤 많았던 것 같아요. 한 가지 분명한 건 express service fee가 한국인을 만만한 봉으로 여겨 한국인한테만 요구하는 <호구 입장료>는 아니라는 사실이예요.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다시 교통편 이야기로 돌아갈께요.
포이펫 카지노 버페 음식 수준은?
예전에는 룸피니 공원근처에서 출발하는 카지노 2 층버스가 최선의 이동수단으로 많이 애용됐다고 해요. 근데 이 버스는 국경을 넘어 씨엠립으로 가는 여행자들을 태워주기는 하지만 별로 반가워 하지는 않는다고 해요. 편한 이동수단이긴 하지만 무슨 불청객이나 더부살이 신세가 되어 여행한다는 거 기분이 별로일 것 같아요.
근데 한 가지,,, 이 버스에서 카지노 버페 식권을 100 밧에 판다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어요, 포이펫 카지노 식당은 음식이 어떤지 모르겠어요.
왜 이런 말을 하느냐하면,
출국스템프 받으랴 비자 받으랴 온갖 삐끼들과 구걸하는 아이들 따돌리랴 정신이 하나도 없기는 하겠지만,
방콕에서 일찍 출발하느라고 아침도 별볼일 없이 먹었을 가능성이 많은데, 점심은 제대로 여유잡고 먹어야 하니까요.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어디든 카지노는 버페 식당이 아주 고급스럽고 푸짐할 뿐 아니라 가격도 저렴하거든요. 해외여행하다가 돈은 없는데 많이 먹고 싶으면 카지노로 가 보세요.
국경(Rongkluea Market ) 까지 가는 VIP 버스를 찾아라
캄보디아 국경으로 이동하는 가장 깔끔담백한 이동수단은 역시,
콘송모칫 (북부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시외버스인 것 같아요. 좌석이 편안한 VIP 버스는 새벽 5 시, 5 시 30 분 6 시 9 시 30 분 14 시 30 분 16 시 30 분 이렇게 여섯 차례가 있고, 일반에어컨 버스는 새벽 3 시 30 분 부터 17 시 30 분까지 시간대에 따라 30 분에서 한 시간 간격으로 떠나는데, 될 수 있으면 아란야쁘랏떼 (국경에서 6 km 정도 떨어져 있는 마을)까지만 가는 버스를 타지말고 국경시장인 Rongkluea Market 까지 가는 버스가 있으니까 이걸 이용하면 더 좋다고 해요.
기차는 어떨까요?
외국여행자들은 기차를 선호하는 것 같은데 한국 여행자들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톤부리 (방콕노이) 에서 남똑 가는 기차 여행 이야기는 종종 보이는데 어찌된 일인지 아란야쁘랏떼 기차여행 이야기는 태사랑에서도 읽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방콕에서 아란야쁘랏떼로 가는 기차는 에어컨이 없는 비둘기호인데 오전과 오후 두 번 후얼남퐁 역에서 출발한다고 해요. 당일 국경을 넘을 계획이면 당연히 오전 5 시 55 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가야 오전 11 시 40 분 경 아란야쁘랏떼 역에 도착할 수 있어요. 햇볕을 피해 방콕에서 출발할 때는 진행 방향을 기준으로 해서 왼쪽 (북쪽) 에 앉으면 그다지 덥지도 않고, 버스타고 가는 것 보다는 경치도 더 좋고 무엇보다 운치가 있어 인기가 많은가봐요.
요금은 48 밧이고, 열차에 따라 좀 더 편안한 2 등칸이 열차 맨 뒤에 운영되기도 하는데, 2 등칸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기차역에서는 미리 표를 구입할 수 없고, 승차 후 차장에게 113 밧을 더 내면 승급시켜 준다고 해요.
<협회파> 와 <프라이빗 캠리파>의 결투 ! 누가 강자인가?
사실 문제는,,,,,, 태국 땅이 아니라 캄보디아 땅 (포이펫)인데, 이 곳에서 벌어지는 스펙타클한 스토리들의 긴장감이 손에 땀을 쥐게 할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포이펫 택시사업을 둘러싼 이권다툼 스토리가 참 흥미진진해요. 저 사실 이런 이야기 재미있어하거든요 ^^
한국 여행자시이트건 외국 여행자사이트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어요.
“캄보디아 국경에 들어서면 포이펫 터미널로 가는 무료셔틀을 타지말고 국경에서 바로 택시를 흥정해서 잡아타라.”
(왜 카지노에 가서 버페부터 즐기라는 권유를 하는 분은 하나도 없을까요? 맛이 없나요? 아니, 그 전에 카지노 식당은 카지노 건물 안에 있나요?)
이구동성으로 추천하는 걸 보면 국경에서 바로 택시와 흥정해 3 명 정도가 요금을 분담해서 씨엠립으로 출발하는 게 최선의 선택인 게 분명해요.
여행자들이야 가장 저렴하고 편리한 방법으로, 무엇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쓸데없는 사기를 당하지 않을 방법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근데,,,,,,
여행자들이 굳이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 포이펫 운송수단을 둘러싼 이권대립은 살벌한 것 같아요.
우선 포이펫 시 당국은 모든 외국인들이 여행자용 운송수단 (터미널 택시와 버스)으로 이동하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고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이빗 캠리파가 건재한 것은 시 당국 주류와 결탁한 어용조직의 형님들과 시 당국 비주류와 끈끈한 의리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전통있는 기존 조직 형님들간의 세력 균형이 아직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전자를 association car (협회차량) 이라고 부르고 후자를 un-licenced car (묻지마 차량) 이라고 하나봐요.
후자를 프리이빗 캠리파라고도 부르는 이유는 이들이 운용하고 있는 차량이 거의 전부 동일 브랜드의 동일 차종, 즉 ‘토요다 캠리’ 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언뜻 보기에는 협회 차량이 묻지마 차량에 비해 무지하게 착하고 건전한 것 처럼 들리긴 하지만 그저 그런,,, 좋게 비교하면 용호상박이요 나쁘게 비교하면 도낄개낄인 것 같기도 해요.
가격은 협회차량이 택시의 경우 차량 한 대 당 US 48 $ 이고 묻지마 차량은 그보다는 조금 저렴한 듯 해요.
나와바리가 확실하고 조직력이 우수한 <협회> 차량들은 택시고 버스고 선불을 강요하는데, 그 이유는 씨엠립 도착시 자기들과 연계되어 있는 뚝뚝이나 게스트하우스로 승객을 인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하고요. 요금을 탈 때 내느냐 도착할 때 내느냐는 누가 도착지 선택의 주도권을 장악하느냐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예요. 자기가 내리고 싶은곳에 내리고 싶다면 먼저 돈을 내면 안 되겠어요.
근데, 협회 차량을 피해 프라이빗 캠리를 이용하려면 우선 <협회>에서 파견된 삐끼들의 등쌀을 모두 물리치고 트래픽 써클 (둥글게 생긴 교차로) 를 빠져나와 조금 걸어가야 한다고 해요.
어쨌든,,,,,,
여행자들이야 어느 쪽을 선택하든 별 탈이야 없겠지만, 그래도 큰 흐름은 파악하고 있어야 포이펫 형님들간의 균형이 붕괴되는 위험한 순간에 잘못된 (밀리는 형님라인의) 운송수단을 선택함으로서 함께 작은 봉변이라도 당하는 일은 피해야 하겠어요. 포이펫의 형님들 동향에 대한 이야기는 한 두 사람 글만 읽고 판단할 수 있는 문제인 것 같지는 않고, 여기에 대한 정보수집은 아무래도 캄보디아에 살고 계시면서 현지언어를 구사하시는 분들의 고유 분야인 것 같아서 저는 그만 이야기 하겠어요.
정보라기보다는 고수들의 경험담을 읽은 독후감이었어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