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조미료 논란 그리고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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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조미료 논란 그리고 태국

호루스 22 1549
일단 단어 정의부터 하죠.
 
조미료
 
1. 화학 조미료(MSG를 비롯한 화학적 합성품)
           
 
2. 혼합 조미료(MSG에 천연 조미료를 첨가한 것, 대표적으로 다시다. 요즘은 다시다가 천연 조미료인지 모르겠음)
           
 
3. 천연조미료(버섯, 멸치, 고기, 젓갈 등 우리가 먹는 음식물을 이용한 조미료, 요즘은 천연 재료만을 사용한 공장 조미료도 있음)
 
이 중에서 우리에게 논란을 불러오는 조미료는 화학 조미료나 혼합 조미료일 겁니다.
 
엄격한 분들은 일단 돈주고 사는 공장에서 만든 조미료는 원료의 천연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백안시 하는 분도 있겠지요.
 
저는 어려서부터 상기 3가지 모든 조미료에 아주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모친께서 미원(MSG)를 음식에 쓰기도 했고, 무엇보다 저 스스로 라면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화학 조미료에 일찌감치 눈을 뜬거지요.
 
은근히 입맛이 까다로워서 짜고 달고 맵고 등 음식 맛에 민감한 편이고 뜨거운 음식을 못먹는 편이라 대충 후루룩 먹지 않고 충분히 맛을 음미하며 먹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리 나라 사람의 식습관 중 최대 단점은 뜨거운 음식을 5~10분 만에 홀라당 먹어버리는 습관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맛 자체도 제대로 모르면서 먹을뿐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짜게 먹게 됩니다. 
 
실험삼아 찌개던 국이던 뜨거운 걸 적당히 식혀서 따뜻하게 먹어보면 얼마나 짜게 먹는지 알게 될 겁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저는 직장 다니면서 맛집이란걸 전국 각지로 돌아다녀 봤습니다.
 
직업상 강원도와 제주도를 빼고 전국을 돌아다녔고 그 덕에 많은 음식점을 돌아다녀 보았는데, 일반적으로 지지받는 맛집은 대다수가 조미료 맛이었습니다.
 
즉, 붕어찜, 참게탕, 민물고기탕 등 일반적으로 쉽게 접하기 힘든 음식을 제하고 콩나물국밥, 순대국밥, 낙지덮밥 등 어디서든 비교적 쉽게 접할수 있는 음식이면서 맛집이라 소문난 곳은 태반이 조미료 맛이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조미료에 익숙해져서 조미료 탓에 텊텊하다는 둥, 뒤끝이 깔끔하지 못하다는 둥의 비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합니다.
 
조미료 없이 음식을 만들었을때 난다는 담백한 맛 역시 잘 모릅니다.
 
그런데 입맛이 까다로워 조미료가 안들어가면 바로 판정이 납니다. 맛없다!
 
특별히 간이 안맞는 것도 아니고, 양념이나 음식 간의 조화가 어색한 것도 아닌데 제 입맛에 맛이 없는 음식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조미료가 안들어간 음식입니다.
 
요즘은 라면에도 MSG는 안들어가지만 예전 미원보다 훨씬 뛰어난 맛을 내고 있고, 천연 재료만을 사용한 국내 회사에서 만든 조미료도 미원보다 훨씬 좋은 맛이 납니다.
 
따라서 제가 여기서 조미료가 안들어갔다는 것은 집에서 만드는 천연 조미료만 들어갔을 경우를 의미합니다.
 
그러면서 흥미로운 것은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정말 맛있네." "재료가 아주 싱싱한거 같아" "우리 할머니 손맛이 그대로야." "조미료가 안들어갔는지 아주 담백하네!"
 
속으로 비웃습니다. 그대들은 이미 조미료에 길이 들어서 혀가 마비되었을 뿐이라고. 그대의 할머니도 조미료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제가 맛없는 음식을 먹었을때(조미료가 안들어간 음식을 먹었을때), 저는 음식 맛 없다고 말 못합니다. 왜냐하면 조미료가 없는 이상 맛을 평가할수 없는 혀를 가진 스스로의 주제 파악을 잘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음식을 평가해 나가자면 보통의 사람들이 가장 공평하게 맛을 평가할수 있는 것은 구이용 생고기입니다.
 
어떠한 조미료도 없이, 양념도 없이 재료 그 자체의 순수한 맛만을 평가하기에 가장 공평하고 또한 가장 이견이 적은 평가가 나옵니다.
 
여기서도 주의해야 할 것은 고기 찍어먹는 쌈장이나 소스입니다. 여기도 상당량의 조미료(음식점에서는 비법이라고 하죠.)가 첨가되기 때문입니다.
 
고기와 쌈, 소금, 기름 정도 만으로 판단해야지 양념고기나, 소스를 뜸뿍 찍어먹게 되면 사람들 의견이 분분해 집니다.
 
대표적으로 조미료를 쓰면서도 마치 건강식이나 웰빙식으로 포장하는 음식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바로 쌀국수입니다. 2년 정도 전인가 조사결과 모든 쌀국수 체인 업체에서 조미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당시 인터넷에서 쌀국수집 맛 평가글 보면 가관입니다.
 
조미료를 안넣어 깔끔하고 시원한 맛 이라는 칭찬이 많죠. 사실 시원한 그 맛이 바로 조미료 맛입니다.
 
저는 조미료에 길들은 혀를 가졌고, 조미료가 없으면 구이용 생고기 외에는 맛이 없어서 음식을 잘 먹지 못할 정도 입니다.
 
그래서 제 경험상 맛집이란 곳의  3/4 정도는 조미료로 맛을 낸 음식이란 것입니다.
 
그리고 의외로 일반인들은 조미료 맛도 모르고 있고, 자기 스스로가 조미료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도 모르는 것에 처음에는 놀랐으나 지금은 이해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특유의 집단주의 문화, 솔직히 조미료 맛인지 알지만 혼자만 아니요!라고 말할 수 없는 문화.
 
맛 자체에 관심도 없는데 이왕 남들이 맛있다니까 그냥 맛있다고 맞장구 치는 문화 탓이 큰 것 같습니다.ㅣ
 
태국 음식을 먹으면서도 그 오묘한 조미료의 조화에 저는 감탄합니다.
 
조미료만 넣는다고 모두 맛집이 되지는 않습니다. 조미료와 식재료의 조화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맛집이 됩니다.
 
금년 9월에 저는 다시 한번 조미료와 마사지로의 여행을 떠나볼까 합니다.
 
좋은 식재료와 조미료의 조화, 나른한 육체와 강인한 손의 조화...그게 바로 음식과 마사지로 대변되는 태국에서의 휴양이 아닌가 싶네요.
 
22 Comments
kairtech 2012.07.03 23:22  
공감가는 이야기를 언어의 유희없이
담백하게 써주셨네요 (조미료맛은 조금)
미풍도  있었다우
호루스 2012.07.04 09:32  
그렇네요, 근데 미풍이 망한건가요? 아니면 다른 회사나 다른 제품으로 바뀐건가요?

본적이 꽤 오래된 건 같아요.
어라연 2012.07.05 11:06  
미풍이 제일제당에서 나온 겁니다..

지금 제일제당산 조미료가 그 후신이겠지요..
세일러 2012.07.03 23:41  
저는 입이 좀 매우 검소해서, 솔직히 잘 구분은 못합니다.
대체적으로 조미료를 적절히 잘 쓴 음식이 맛있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음식이 많이 먹으면 느끼하고 조금 쉽게 질리는 것 같기는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솜분씨푸드가 아닐까 하는데요, 처음 먹을때 참 맛있다고 느꼈는데, 곧 질리더라구요...
하긴, 짜장면을 엄청 좋아하는데, 짜장면 질리지 않는 것을 보면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군요. ㅎㅎㅎ

태국 음식은 솔직히 제 입맛에는 아주 맛있지는 않습니다.
베트남 음식은 매우 입맛에 맞더라구요.
이것은 조미료 그런 것의 차이가 아니라, 개인 취향 차이라고 봅니다.

이런 저런 것 다 떠나서, 9월달에 가시는군요!
부럽습니다!
호루스 2012.07.04 09:34  
세일러님 예리하시군요...-_-+++

9월달에 태국간다는.얘기가 주재료고 조미료 이야기는 바로 조미료에 불과한 글이지요.^^
Satprem 2012.07.03 23:58  
"우리나라 특유의 집단주의 문화, 솔직히 조미료 맛인지 알지만 혼자만 아니요!라고 말할 수 없는 문화.
맛 자체에 관심도 없는데 이왕 남들이 맛있다니까 그냥 맛있다고 맞장구 치는 문화 탓이 큰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은 내용의 글을 올리면, 특유의 한국적 문화에 의해 사회적 적응이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를 하셔야 할텐데요.ㅎㅎㅎㅎ
어떻던 나름대로의 논리가 뚜렷한 글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ㅣ
호루스 2012.07.04 09:38  
젊을땐 씩씩하게 얘기했는데 요즘은 그냥 조용히 지낸다니까요.

그냥 조용히 먹을 만한 집이라고 사람들 끌고 가면, 확실히 조미료 맛집에 대한 사람들의 호응도가 높더라구요.

더불어 이런 칭찬까지... "*차장은 음식보는 눈이 꽤 높은거 같아. 따라오면 실망하는 경우가 없어."

속으로 답하죠. '음식보는 눈이 아니라 조미료 보는 눈입니다...-_-;;;'라구요.
핫산왕자 2012.07.04 00:10  
제가 쏨땀 타이.쏨땀 빠라.쏨땀 뿌마등 쏨땀을

즐겨먹는데 언젠가 마이싸이 퐁추롯(msg)을

외치고 먹었더니 평소에 즐겨먹던 맛이 나지 않더군요~

역시 솜땀에 퐁추롯이 빠지면 앙꼬 없는 찐빵...ㅎㅎ
호루스 2012.07.04 09:38  
솜땀도 조미료 맛이었다니...

저는 무슨 액젓 같은거 쓰는줄 알았는데요...
나마스테지 2012.07.08 15:12  
음식 밑재료, 소스나 육수 등에 기 퐁추룻 들어있지요?
아~쏨땀뿌 먹고싶어요~파인애플밥이랑~
(앙꼬읍는 찐빵 절대 아닙니다, 이싼 암퍼나케 친구집서 먹은 쏨땀...오가닉 그 자체~넘 맛있었어유, 제 친구 몯의 언니 잇이 만들어 준 쏨땀."나마~이거 미원 안든 거유~".이 쏨땀먹고는 식당서 안먹어지네요~나콘서 얻어먹은 쏨땀도 짱~)
아프로벨 2012.07.04 09:22  
얼마전 제가 사는 도시의 쇼핑몰 food Aveneu에 퓨전패스트푸드점을 냈읍니다.

한국음식이지만,,,,현지화 시킨 음식들이며
조리는 한국음식을 4년간 조리 해 온 현지인이 주방장이 합니다.

모든 음식은 첫술에 맛이 강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매직 사랍(Magic Sarap. 우리나라의 다시다 같은 이나라 화학조미료)과
아지노모도를  국자로 퍼 넣어야 합니다.

간장은 100% 산분해 간장이구요,,,ㅠㅠㅠ

그렇지 않으면 첫맛에 어필이 안되더군요.

주부로서의 양심으론 도저히 허락되지 않으나,
영업이기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네요.

그러나 우리 가족들에겐 따로 음식을 해 줍니다.
우리가족들은 똑같은 메뉴를  집에서 먹는거랑 가게에서  먹는거랑 맛이 틀리다고 합니다.
당연히,,,집에선 천연조미료(다시마, 버섯, 멸치, 가쓰오부시, 꿀등,,,)를 쓰니까
식당에서 먹던  화끈한 맛이  없는거지요.

저희 패스트푸드점 음식을 사 드시는 고객님들께  큰 죄를 짓는 느낌입니다.

(음식장사 초짜의 양심고백입니다)
호루스 2012.07.04 09:41  
그렇다니까요. 사람들이 심리적 저항으로 인정을 안해서 그렇지...

다들 조미료에 길들여져 있어요.

그래도 차이니스 푸드 증후군이 한국 음식점에선 안나는걸 보면 중국애들은 얼마나 많은 조미료를 넣는 걸까요?

근데 간장은 맛보다 가격때문에 산분해 간장 쓰는거 아닌가요?
아프로벨 2012.07.05 00:17  
값도 몇배나 싸고,
맛도  당연히,,, 발효간장보다  달고 맛있읍니다.
나마스테지 2012.07.08 15:12  
너무 양심적인 고백입니다^^
말련 2012.07.04 11:14  
글쎄 올시다. 밖에서 음식을 사서는 못먹는 사람도 있으니 단정은 하지 마시길..
호루스 2012.07.04 11:32  
그렇겠네요. 밖에서 음식 못사먹으면 그것도 여러가지 불편함이 따르겠군요.

여행가서는 어떻게 해결하세요?

하루이틀 정도면 모를까 해먹기도 힘든 해외여행 같은 경우는요?
말련 2012.07.04 14:20  
지금 비자 연장차 라오스 여행중에 있습니다. 호루스님 말대로 불편이야 하지만, 키친아트 전기버너와 후라이팬 냄비 들고 다니며 즉석 해결하고 있습니다. 배낭여행만 한지 십여년째라 이젠 이골이 났다면 났겠습니다. 유럽등지는 호스텔에 키친시설이 잘 되어 있지만, 동남아는 키친 시설이 되어 있는 곳이 드뭅니다. 개인룸을 잡아 간단히 해먹습니다.
누텔라 2012.07.04 15:06  
네.. 한국 쌀국수 체인들 매장에서 직접 육수 안만들어요...
물류센터에서 깡통 말육수 받아다 쓰죠...
근데 이건 체인들은 다 그렇다고 봐야겠죠.....
일단 원가절감때문에...

몇십년씩 된 일본 라멘집이나 또 오래된 태국 현지 쌀국수집 몇군데의 경우엔
주인장이 직접 아침일찍부터 육수 우려내는 모습 볼수 있는곳도 있습니다.
이런 집들은 체인이 아니라 개인 매장들인경우가 대부분이죠.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매장 주인들은 조미료 사용을 지양하는 경향이 크구요.

맛집인데 체인점?  단언하건데 절대 없습니다.....
하다못해 분점이라도 내는 집이라면요...
동탁 2012.07.04 17:24  
절대적으로 공감가는 글입니다.
사실 예전에 어떤 잡지??? 에서 읽어본 것 같은데 (주) 대상(예날 미원)에서 아직도 미원이 년간 1,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다는데 가정에서 미원 사용하는 집은 그렇게 없으니 이것이 다 어디서 사용하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식당이지요...
그중에 중국집이 제일 많이 사용한다는 통계도 읽은 것 같구요...ㅋㅋ
CJ 제일제당에서 예전에 미풍이 나왔지요...
바깥음식에 길들여진 입맛으로 집사람이 해주는 밥맛은 솔직히 입에 않맞지만 몸에는 좋으니 민말이라도 맛있다고 해주며 살고 있습니다.
하여튼 당뇨병 생기보니 몸이 먼저 알더군요.ㅋㅋ
요 꺼지
희바리 2012.07.05 14:19  
태국 길거리 음식도 조미료 넣는다고 봐야하나요?? 굉장히 자극적이지만 ..맛있어요 ㅠㅠ
누텔라 2012.07.06 01:46  
미원이 제일 많이 사용되는 길거리 음식중 하나가 오뎅입니다.
10리터짜리 육수 말통 하나에 국자로 한국자씩 미원이 들어갑니다.
떡볶이는 그 오뎅국물을 육수로 쓰구요... ㅎㅎ
집에서는 미원을 안쓰니 사먹는 맛이 날수가 없는거죠...
앨리즈맘 2012.07.07 05:31  
동남아 다니면 미원 인심이 너무 너무 후하죠, 국수 한번 잘못먹고나면 하루종일 물을 마셔야 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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