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돔 잡는 도사 이야기
임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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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1 21:54
원래 이바구 라는 것이 하다보면 엉뚱한데로 흫러 가 버리는데요 바다 귀신 이야기 글쎄요 믿거나 말거나
그래도 우리 어릴 때 바다 귀신은 낭만적이 었습니다 그뭄밤에 땐마 ( 조그만 노젓는배 )를 타고
노를 저어 가는데 예쁜 처녀가 물속에서 나타나서 노를 꽉 붇들고는 총각요 총각요 목이 말라서 그라는데
바가지 좀 빌려주소 그라몬 멋도 모르고 바가지 빌려줬다 카몬 한손으론 노를 잡고 한손으론 그 바가지로 배안에다 바닷물을 퍼부어서 깔깔 거리면서 배를 가라앉게 만드니까 처녀가 바가지 빌려주라 카몬
밑바닥을 탁 빵꾸내 가지고 줘야 된다 뭐 그런 이야기 .. 그래도 그 때에는 예쁜 처녀라면 귀신이라도
괜찮을 나이 였었는데요 .. ㅎㅎ
봄에 진달래 꽃이 필 즈음이 되면 바다에서 감성돔이 내해로 들어 오기 시작 합니다
길이가 한 50-1메터 정도로 이가 사람니 만 한 큰 놈들이 만조시에는 수심이 1메터 정도 되는 자갈밭
으로 올라와서 해변가에 있는 까만 고동을 와싹와싹 씹어 먹기도 하면서 몸을 데우고 있는데요
물속에서 보면 크기가 엄청 크지요 이놈들은 무리를 짓지 않고 혼자 다니는데요
가까이 접근은 안되고 길목을 딱 지키고 있어야 됩니다
제가 직접 고안해서 만든 스피어 건은 3메터 유효 사거리 인데요 그 큰놈이 접근해서 건을 쏠 수가
있는 각도가 잡힐 때까지 그냥 계속해서 바위 사이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자칫 작살의 끝 부분이 움직였다하면 후다닥 도망가 버리니까 그냥 꼼짝도 안하고 기다렸다가
접근해서 아가미뒷쪽이 보이면 쏘는데요 원래 좀 비싼 일제 수경을 써도 굴절로 인하여
빗나갈 때도 있습니다
왜 뒷쪽에서 쏘아야 하는가 하면 큰고기 비늘은 철모처럼 단단해서 왠만한건 팅겨 나가 버립니다
그래서 몸통과 머리가 잇는 아가미쪽을 약간 뒷쪽에서 쏘아야 하고 잘 맟으면 그 큰 물고기도
바르르 하고 누워 버리지만 통상은 맟은 착살을 끌고 달립니다
워낙 힘이 좋으니까 스텐 강철 작살도 휘어져 버리지요
그래서 제가 고안한 작살은 인월 끝 부분이 고기 몸통을 통과하면 분리되어 인월이 고기 뼈에 걸리도록
만든 것인데요 인월에는 3메터 줄이 스피어 건에 연되어 있는 것입니다
아뭇튼 솼다 하는 순간에 몸은 고기를 보고 돌진해서 택클을 걸어야 하는데요 날카로운 비늘을
피해서 미끄롭고 몸부림치는 고기를 순식간에 제어 해야 만 되는 것이니까
한동안 물속에서 우당탕 거리게 됩니다 만
그렇게 해서 아가미를 통해서 입으로 로프를 가지고 묶어야 일단락이 되는 것이지요
썰물 때가 되면 해초에 붙은 프랑크톤 같은 것들이 파도에 씻겨 내려서 바닷속 시정은 통상 2메터
정도 밖에 안되는데요 글럴 땐 바다 복판에 있는 양식장 특히 멍게 양식장으로 이동 하는데요
하루 이동거리가 약 10킬로는 넘을 겁니다
바다 낚시는 속임수로 시작 되지만 감성돔 사냥은 차거운 물속에서 벌이는 사냥 입니다
양식장에 도착하면 부이와 부이가 파도로 인해서 맛다은 곳을 찿아 갑니다
왜나하면 구런 곳일 수록 물밑은 엉클어 져서 감성돔이 좋아하는 장소가 되기 때문이지요
마치 수영 선수가 트렉을 돌듯이 그렇게 헤매다가 얼핏 고기 의 비늘 빛이 보이면 일단 정지하여
직립 하여서 스피아건 손잡이로 벨트 납덩이를 탁탁 칩니다 감성돔이 고동 깨먹는 소리 랄까요...
그렇게 하면서 기다리면 많게는 한 50마리 때들이 올라와서 내 주위를 딱 2바퀴 반 을 돌고는
내려가 버리는데요 어떨땐 한마리도 못 쏠 때가 있습니다
왜냐구요 큰놈이 뒤에 또 더 큰놈이 뒤에서 따라오니까 큰놈 잡을 욕심으로 그렇게 뺑글 거리다가
헛탕을 치는 겁니다
철칙 : 처음 본 놈을 쏴라 ㅠㅠㅠ
아무튼 그런식으로 고기를 쏘면 고개는 뺑글뺑글 돌면서 바닥으로 내려 가는데요 줄에 장력이
가지않게 하기 위해서 바닥까지 따라 내려가서 고기를 완전히 부퉁켜 안고서 올라 와야 하는데요
그때 쯤이면 이미 숨은 깔딱 깔딱 하고 발처럼 늘어진 멍게 줄 사이 를 빠져 나와야 하는데요
물 밖으로 솟구쳐 오르면서 한 호흡이 가장 중요 하지요 한 호흡 하고 다시 가라앉고 다시 한호흡
그렇게 호흡을 조절 하지요
다음엔 고기가 웃는 이바구를 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