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가출하고 돌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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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가출하고 돌아왔어요.

요정인형 18 608
 
 
일요일, 사소한 것이 발단이였지만 그동안 쌓여있던 것이 폭발했어요.
저희가 한국을 떠나온 지 1주년을 남겨놓은 하루 전이였죠.
2월23일 치앙마이를 떠나 kl에서 멋진 5성급 호텔에서 3박을 보낼려고 예약도 다 마무리한 상태였구요.
이런 상황에서 대판 싸워 공항에서 보자며 제 짐을 바리바리 싸서 나와 버렸어요.
한국 갈 날도 멀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싸운 날 저는 무서울게 없었나봐요.
기간이 많이 남았으면 어쩌면 깨갱~했을지도....-_-;;;
 
막상 나왔는데, 갈 곳이 없는거에요.
소심하게 썽태우 타고 멀리 나오지도 못하고 원래 살던 집에서 걸어서 10분거리에 있는 레지던스에 짐을 풀었어요.
당차게 나왔지만, 마음속으로 겁나고 무서웠는지도...;;
 
나온 당일까지는 화가 많이나 씩씩 거렸어요. 저녁부터 신랑에게 로밍폰으로 전화도 오고 문자로 미안하다며 돌아오라고 했는데도 전 콧방귀만 꼈죠.
로밍폰이라 전화를 받고 싶어도 전화세 많이 나올까봐 못 받은것도 있지만요...ㅎㅎ;;;;;
앞으로 홀로서기를 해야하기에 이런 저런 생각에 잠을 못 이루고 하루가 지나갔어요.
하루가 지나니 제 마음도 많이 누그러졌고, 신랑에게선 계속 전화와 문자가 오고..
못 이기는 척 대화를 나누었더니 서로 금세 화가 풀리는것 있죠.
나올 때 그 기세는 다 어디로 날아가 버렸는지~~~;;;
다행인지 아니면 제 마음속에서 이렇게 되길 희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숙박2틀치만 계산한게 너무 다행이였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로..
몇 달전에는 신랑이 가출했었는데요, 그 때 신랑은 대범하게 1달짜리 방을 구해 계산까지 다 치뤘더라구요. 것도 저희가 살고 있는 뷰도이보다 더 비싼 곳으로...............-_-;;
집에 오니 신랑이 "호텔 갈 줄 알았는데 왜 그곳으로 갔어?" 라고 하더라는.....
 
 
한국 갈 날만 손 꼽아 기다리는 요즘인데, 이번 한국행이 부부이혼행이 될뻔 했어요.
늘 싸우는 저희지만, 올 2012년에는 더이상 싸우지 않길 바래봅니다...ㅠㅠ
 
 
 
 
 
 
18 Comments
세일러 2012.02.14 15:46  
가만있자, 우리 마누라는 살면서 가출을... 아, 했었구나...  여러번...
부부는 평생 싸우며 사는 관계라고 봅니다...
부모님께서도 아직도 싸우시니 모...

근데, 외국에서 싸우고 집 나가면 정말 갈데도 없고 막막하죠? ㅎㅎ
여행 중에 싸워보니 정말 갑갑하더군요~
요정인형 2012.02.14 16:49  
싸우더라도 끝장을 보면 안되는데 말이죠..ㅠㅠ
싸우다보면 항상 마무리는 그럼 헤어지자!로 된다는게 문제에요;;;
필리핀 2012.02.14 15:54  
저는 신혼 초에
와이프랑 8개월 정도 여행한 적 있는데...
거의 매일 싸웠답니다... ㅎㅎ

연애 3개월만에 결혼을 했던지라,
서로에 대해 잘 몰랐던 걸
여행하는 동안 하나씩 알게 되면서
실망도 하고 체념도 하는,
그러면서 서로 맞추어가는 과정이었지요... ㅋㅋ

부부가 함께 여행을 하면
24시간 늘 같이 있기 때문에
종종 다툼이 있을 수 있답니다...
그럴 때는 가출보다는
며칠 떨어져서 각자 여행하는 게 좋습니다...
일테면 남편은 빠이 다녀오고
아내는 치앙라이 다녀오는 식으로...

암튼 칼로 물 베는 싸움은
늙으면 좋은 추억이 되니
힘 있을 때 열심히 싸우셔요~ ^^;;;
요정인형 2012.02.14 16:52  
저는 결혼한 순간부터 늘 24시간 같이 있었는데요..
이젠 익숙할때도 되었건만..아직도 이리 싸우고 있네요...ㅎㅎ;;

이번에 화해하면서 서로 약속한 것이 있는데요, 필리핀님 말씀대로 싸울땐 같이 있고 가끔 한 번씩 서로 따로 여행을 하기로 했어요.  잘 지켜질려나 모르겠지만요 ^^;;
하이파이 2012.02.15 23:10  
싸움도 힘이 있어야 싸운다로 들립니다.
고구마 2012.02.14 16:01  
부라보!! 요정인형님,  정말이지 그 결단력이 부러워요. 진심으로요.
가출도 용기가 있어야 하는건데, 저는 용기도 없고 돈도 아깝고 해서 그냥 집에서 뭉기적거리는 스타일이지 뭐에요.
앞으로 홀로서기를 구상했다는 대목에서 빵 ~ 터졌는데요, 그보다 더 놀라웠던건
신랑분은 정말로 한달치를 예약하고 돈을 치뤘다는 거~, 근데 그돈은 돌려받으셨겠지요?
그래야 되는데....

아..근데 전 아직 가출도 못해보고, 인생 정말 헛살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출도 이왕 하는거 멋들어지게 차에다가 짐 던져놓고 부웅~ 하면서 떠나야 되는데 말이에요.
저의 현실은.....짐 챙기다가 가방 싸는게 힘들다고 중간에 포기할 성격인지라...-_-;;
요정인형 2012.02.14 16:59  
고구마님이 홧팅해 주시니 왠지 잘했다는 느낌이 드네요^^ㅋㅋ
저도 고구마님과 같은 이유로 지금까지 속으로만 삭혔지 실제로 이렇게 나가본 적은 처음이에요.

신랑이 예약한 그 곳에서 사정을 말하고 하루만 있었지만 이틀치 방값(정상가격) 빼고 청소비까지 빼고 돌려받았어요.
한 달이라 보증금까지 들어가 있었는데 저도 못 받는지 알고 심장이 덜컹~했었네요.

고구마님, 가출은 안하는게 제일 좋고, 가출할 일이 없는게 제제제일 좋은 것 같아요.^^;

오늘은 화해의 기념으로 쏨싸바이 수끼집에서 고기도 구워먹고 수끼도 먹고 할려구요.^^ㅋㅋ
필리핀 2012.02.14 17:32  
고구마님... 가출할 때 짐은...
현금카드만 챙겨 가지고 나오시면 됩니다...
요술왕자님 것까지... ㅋㅋㅋ
아이패드 2012.02.14 16:47  
귀여운 아기를 어서 만드세요.. 가출? 꿈도못꿉니다. 이혼? 생각도못합니다.
요정인형 2012.02.14 16:59  
^^;;;;;;;;;;;;;;;;;;;;;
곰돌이 2012.02.14 16:50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댓글도  재밌네요 ^^*


사죄의 글....

여보~~~  미안해~~~

다시는 가출하지 않게 할께요....
요정인형 2012.02.14 17:01  
ㅎㅎ
신랑이 가출을 탓하진 않았어요.
앞으로 서로 노력하자며 다시 으싸으싸 하고 있답니다.

집에오니 술병이 여기저기.....--;;;
벌써 저희 집에 병맥주 박스가 3개째....OTL
다람쥐 2012.02.14 20:22  
침대에 누어서 자기전에 태사랑사이트 들어와서 보는데
아이패드로 봐석 그런가 글자가 잘못보였네요
"아들 가출하고 돌아왔어요" 이렇게 봤네요
요정인형 2012.02.16 10:10  
ㅎㅎㅎ
너도 님 댓글 읽고 다시 올려서 봤는데요, 정말 그렇게 보일 수 있겠어요~~~^^;;
적도 2012.02.15 12:18  
아!!! 그런일이 정말 일어나는군요?????
서로 사랑만하면서 살아도 짧은 세상인데하면 염장글이 되나요!!!???
모난 내성격 받아주는 집사람에게 다시한번 고맙다면 더 염장글이 되겠구요..ㅎㅎ
아이를 가지면 여자들은 아이를 지키려고 본능적으로 참고 넘어가고, 그아이가 크고 갱년기가되면 남편이란 불필요한 존재가 된다는데...
다시불러주는 고마운 남편과 그걸 받아준 착한 아내로 비온뒤 땅굳듯이 백년해로하세요...
나는 가끔 생각해요 이담에 죽고나서 만일 부부가 함께 서야하는 자리가 온다면 여러명과 함께서야하는 그런 영혼들은 어떻게 될까???.......
요정인형 2012.02.16 10:12  
적도님은 정말정말 천년만에 나올까 말까한 천생연분이신 듯.
어떻게 안 싸울수가....!!^^;;
치열하게 싸웠으니 몇달간은 사이좋게 지낼 것 같아요^^ㅎㅎ
멋진사나이 2012.02.15 14:41  
사실 서로 같이 있을때는 존재감을 모르다가 막상 떨어져보면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되는 것이 인간관계 같습니다. 비단 부부뿐만이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서로 마주보며 한번 더 웃어주시고 사랑한다고 말한마디 하시면 (너무 닭살인가요!!!

금슬좋은 부부가 되실 듯합니다^^
요정인형 2012.02.16 10:15  
맞아요, 같이 있을땐 모르다가 떨어져 있다보면 소중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신랑하고만 여행을 다녔는데요, 이제는 서로 각자의 시간도 가지면서 싸우기 전 미리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을 갖는 방법을 도입했답니다.^^ㅋㅋ

금술좋다,라는 말은 참 기분 좋은 말인 것 같아요~ㅎㅎ
감사합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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