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을 앞두고,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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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앞두고, 느낌.

째야 18 515

이런 저런 모임의 송년회를 다니다보니 어느덧 12월의 반이 지나갔습니다.
몸은 많이 피곤하지만, 그래도 즐겁습니다.
함께 모여 웃고 떠들며, 술잔도 기울여가며, 한 해가 지남을 아쉬워하고, 또 새롭게 맞이할 내년을 생각하며 서로의 다짐을 듣고, 응원하며, 인연에 감사할 수 있어서요..^^

제 나이는, 이제 곧 서른-
요즘 '서른'이란 나이를 앞두고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서른이 된다니까 어때?"
글쎄요. 제가 꿈꿔왔던 서른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멋진 나이라고 생각되는데.. 아니면 특유의 긍정적인 마음으로 서른에 대한 압박감을 꾹꾹 감추고 있는지도 모릅니다만.

여하튼,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서른을 맞이하며 제 삶의 방향이 급선회를 하긴 하였습니다.
하였다기 보다는 하기 위해 깜박이를 켜고 대기 중에 있습니다.
사실 겁도 많이 나고, 고민도 되고, 이유없는 슬픔을 느끼기도 합니다.
서른살이 되면 인생에 꽤 자신감을 가지고 멋진 여성으로서 눈부신 미소로 내 삶의 정점(?)을 찍을꺼라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막연하기 합니다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서른을 맞이한다는데 묘한 설레임이 있습니다. 20대는 방황도 많이 하고, 실패도 하면서 저를 갈고 닦는 시기라고 늘 스스로 타일러왔기 때문일테지요. 그러니 본격적으로 빛을 발할 때는 30대부터라고! 그렇게 제 자신과 다짐도 하였고요. 그래서 새로운 시작이 더욱 두근거립니다. '시작'이란 단어도 좋고, 그와 함께 하는 '서른'도 꽤 좋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올해에 인도여행이 힘들다는 점이에요. 고등학교 세계사 선생님의 인도 여행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서른살의 첫 해는 반드시 인도의 갠지스 강에서 맞이하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이렇게 고민하고, 저렇게 고민해봐도 인도의 갠지스강에서 맞이할 일출은 지금의 일을 끝냄 이후로 미뤄야할 것 같습니다.

혹자는 매일 뜨고 지는 일출에 왜 큰 의미를 갖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저는 지금도 저 멀리서부터 낑낑 거리며 올라오는 태양이 어쩐지 이 세상을 오랫동안 살아온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생각되어 마음이 벅차 오릅니다. 그분들이 오늘도 저에게 "나도 할 수 있다. 그러니 넌 더 잘 할 수 있지 않겠니?" 라고 말을 걸어오는 것 같거든요..^^

늘 느끼지만, 저 정말 글을 잘 못 쓰네요..ㅋㅋ
요즘 태사랑에 '00이란 어떤걸까요?'란 글이 종종 있던 것 같아서..
저도 '서른'이란 나이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날씨가 풀린다고 했던 것 같은데, 오늘도 너무 춥네요..ㅠ_ㅠ
태사랑에 오신 모든 분들께..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

18 Comments
qqqqq 2011.12.19 15:53  
적어도 제겐 나이는 단지 숫자일뿐...  ^^;
메리크리스마스
째야 2011.12.19 16:42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꿈꾸는 한 청춘이라니까요!! ㅎㅎㅎㅎ
고구마 2011.12.19 15:57  
더 살아보신 분들 말에 의하면, 나이 먹어도 인생사 익숙해지고 만만한거 없다 고들 하시더라구요. 늘 굽이굽이 고비는 끊이지 않는거 같아요.
20대가 진로와 애정문제등으로 갈팡질팡 고민이 많다면, 30대때는 집마련 직장문제 아이 양육문제로..또 40대 되면 거기에 부모님 편찮으셔서 또 한 고비...50 대가 되면 아뿔사~ 나의 건강에 이상이 오고 자녀의 진로문제 등등...하여튼 30이 되도 40이 되도 50이 되더라도 인생 버거운건 마찬가지라 하더라구요.
하지만 오래 살게되면 뭐랄까 , 좀 체념하고 수긍하고 그렇게 숙이게 되면서 바람을 정면으로 맞지 않고 좀 비껴나간다고 해야할까요. 그러면서 잘 견디는거 같아요.
어쨌든 9를 넘기고 다른 나이대로 들어가기 직전에는 여러가지 상념이 많이 생기긴해요.
저도 작년에 - 어이쿠 내 내가 40 이라니....- 그랬었거든요.
째야 2011.12.19 16:45  
아직 30대는 아니지만, 집마련, 직장문제에 고민이 많긴 하네요..ㅠ_ㅠ
저 뿐만이 아닌 많은 분들이 그러시다니, 심심한 위로(?)를 받습니다 ㅎㅎ
고구마님 곧 여행을 가신다지요? 부디 건강히, 언제나 건강히 잘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날자보더™ 2011.12.19 18:18  
저희 시아버님께서 저희 부부에게 말씀하신 것이 생각납니다.
암수술을 받으시고 칠순을 막 넘기셨을때에요.
  ' 내 나이 50대일때가 내 인생의 가장 황금기였지 싶다.'
당신의 개인적인 경험상 그러셨다는 말씀이시겠지만 저는 그 말씀에 이상하게 안도했습니다.
몇 해 안남았지만 아직은 30대이고 우리영감은 갓 40대이니
우리는 여전히 애송이일 뿐이고 여전히 질곡의 삶 때문에 좌충우돌해도 되니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완전 아전인수적인 합리화지만...그래도 기꺼이 그렇게 마음먹고 살려구요.
째야 2011.12.20 15:26  
저는 이제 곧 걸음마를 떼고 집 앞마당에서 뛰어노는 어린아이쯤 될까요?ㅎ
날자보더님의 시아버님처럼, 아주 이 다음에~ 오늘을 되돌아보면서,
그 때가 황금기였고, 아름다웠노라.. 라고 말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영맨영발 2011.12.19 18:25  
서른한살인 저는 ...거짓말처럼 서른살때부터 참 행복해 졌답니다...삼십대 참 좋은나이같아요.
화이팅!
째야 2011.12.20 15:26  
영맨영발님의 거짓말을 저도 담고 싶습니다.. 하하핫..^^
수이양 2011.12.20 10:01  
나이를 하나하나 더 먹을수록 좀 더 겁이 많아 지더군요...
째야 2011.12.20 15:28  
그쵸? 저도 20대 초반을 되돌아보면서, 늘 제 자신에게 말하는게,
"왜 그렇게 겁이 많아졌니.. 그 대범함은 다 어디갔니.." 랍니다.
그래서 전, 겁이 아니라 조금 더 신중해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에어로빅짱 2011.12.20 14:43  
전 10일뒤면 30대와는 안녕입니다~ 이상하게 30대 초반에는 초조했는데,,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다 보니 훨 맘이 편하구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것이 아름다운거 같아요~ 세상에 영원한것은 없으니까요.......... 근데 이상하게 35정도 되면서부터는 같은 나이여도 나이차가 많이 나더라구요.......... 언제나 젊음을 위하여서는 운동과, 자기자신을 관리하는것이 중요~ ~ 그럼 나이에 연연하지 않게 됩니다.. ^^
째야 2011.12.20 15:28  
운동과 자기자신 관리!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koman 2011.12.20 16:06  
저는 88학번입니다.....아주아주 꼬인학번.....데모한다고 문무대 입소도 안해서 군대 30개월 만땅채우고 제대하고...남은 학업마치고 사회에 나오니 내 잘난맛에 건방떨다가 바로 30대...개념 좀 잡고 살아볼려니 20살부터 엮인 역마살에....시간을 다 할애하고....이제는 남은 인생 남았으면 얼마나 남았나 잘살아보세하며 나름 열심히 사는데...뭔가 좀 많이 허전합니다..
불혹을 넘으니...역시 시간은 빨리 갑니다....인생은 지극히 주관적이란 걸 매일 느낌니다..내가 원하는 뭔가를 얻으려면 또다른 뭔가 하나는 포기해야겠지요...모든게 다 만족할수는 없는게 인생이라 생각합니다...
koman 2011.12.20 16:08  
글 쓰신 분 글 못쓴다고 하셧는데.... 정말 잘 썼습니다.....  읽어 갈수록 감정이입이 잘되는 글이 좋은 글이죠....
째야 2011.12.21 08:18  
인생이야기도 제 글에 대한 칭찬도 모두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무엇인가를 얻기위해 무엇인가 하는 포기해야 한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알면서도 참 어렵지만요..
다가오는 새해에는 조금 욕심을 줄여볼까 합니다^^
오늘 눈이 많이 내렸더라고요.. 제가 사는 춘천에는.
눈길 조심하시고, 건강도 늘 조심하세요^^
포맨 2011.12.20 18:43  
어느나이든 그때가. 그순간이 가장 젊고 아름다운때입니다 ㅡ이상 달인포맨^^
째야 2011.12.21 08:19  
네! 포맨님 말씀, 늘 기억하겠습니다~~~! :)
다람쥐 2011.12.30 18:11  
옆에서 누워있는 내 마누라 말씀!
다 지나고 나면 별거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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