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입국심사 때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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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입국심사 때 느낀 점

sarnia 5 2144

 

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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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교포들을 독자대상으로 작성했습니다. 대한민국에 거주하시는 분들께는 새삼스럽거나 관심도가 떨어지는 내용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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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오늘처럼 입국심사 줄이 길 때가 있다. 일본 사람들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밤 비행기로 LA 에서 온 한국계 교포들이다. 이 시간에 도착했다면 LA에서는 오밤중에 출발했을 거라는 계산이 나온다. 근데 방학도 아니고 추수감사절도 아닌데 웬 학생들이 이렇게 많이 왔지?

 

줄이 길어도 입국수속이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내 기억으로는 지금까지 이 곳을 통과하면서 출입국 심사대에 앉아 있는 공무원과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무슨 질문을 받은 적도 없고 내가 먼저 말을 건 적도 없다. 그냥 여권을 제출하면 스캔을 하고 입국 스탬프를 찍어 가벼운 목례와 함께 여권을 돌려준다. 그럼 여권을 받아 <수고하세요> 하고 나오면 그만이다. 20 초도 안 걸리니 입국심사 자체는 매우 신속한 편이다.

 

그런데......     

 

잠깐 이런 생각을 해 봤다. 입국심사 분리를 국적별로 나누는 대신 <다문화 국가>답게 거주자 (Residents) 와 방문자 (Visitors)로 나누는 건 어떨까. 그러면 한 가족이, 예를 들어 대한민국 여권을 가진 남편과 베트남 여권을 가진 부인이 뿔뿔이 헤어져 따로 줄을 서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일찌감치 <국적별 분리 임국심사>를 폐지한 나라들도 있다. 캐나다도 그 중 하나다. 즉 입국심사대를 Canadians (자국 여권소지자) 와 Foreigners (외국 여권 소지자) 로 나누는 게 아니라 Residents Visitors로 나눈다. 물론 자국 여권소지자는 본인 선택에 따라 따로 마련된 스캐너를 통해 스스로 여권을 스캔만 하고 입국할 수도 있지만, 국적이 다른 가족이나 일행이 있을 경우 줄을 따로 설 필요는 없다. 미국은 지역마다 다른 것 같다.

 

<자국민이라고 해서 우대 받을 권리><외국인이라고 해서 차별 받지 않을 권리>가 서로 충돌할 경우에는후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것이 좀 더 세련된 인권 정신이다. 또 그 나라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 못지 않게, 그 나라에서 실제로 생활터전을 잡고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있는지 여부 역시 그 사람이 그 나라의 공동체 구성원인가를 판별하는데 중요한 기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입국장만은 아직까지  <국적차별주의>전통을 고수하고 있는 나라들이 대부분이다.  

 

대한민국이 입국장 문화를 바꾸면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하나 둘 따라 바꿀 것이고 맨 나중에는 입국장 요소요소마다 똥개들이 활보하는 미국 같은 나라도 슬그머니 따라 할 것 같은데…… (알림: 똥개라는 표현이 반려동물을 비하하는 말은 절대 아님을 알려드린다)

 

더 중요한 것은, 입국장 공무원들이 딱 눈치를 보고 한 쪽 줄이 좀 길다 싶으면 재빨리 다른 통로를 이용할 수 있게 안내해주는 센스를 발휘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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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청계광장에서 평화시장까지 산책을 하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서울의 공기는 생각보다 맑고 깨끗하다.

 

서쪽 끝인 청계광장에서 동쪽 끝인 청계문화관 사이에는 스물 두 개의 다리가 있다. 그 다리 이름 다 외울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거 몇 개만 알면 된다. 모전교 광통교 수표교 마전교 황학교 등등.

 

정몽주 (정봉주가 아니고) 가 죽음을 당한 선죽교를 청계천에서 찾으면 안 된다. 선죽교가 있는 곳은 서울이 아니라 개성이다. <이 몸이 죽고 죽어...> 하다가 이방원 에게 철퇴를 맞고 죽은 정몽주는 고려말 충신이다. 이름이 비슷해 헷갈리기 쉬운 정봉주는 <나꼼수 진행자> 중 한 명이다.      

 

사진에 보이는 다리는 가장 서쪽 (청계광장 부근)에 있는 모전교다. 옛날에 과일을 파는 상가였다는데 지금 과일가게는 보이지 않는다. 쇼핑할게 있어서 광장시장이나 방산시장에 가려면 열 번 째 다리인 새벽다리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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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상회…… 청계천에 있는 편의점이다. 광명상회 옆에는 연탄가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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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Pass 가 있더라도 가끔은 고속버스를 타고 싶을 때가 있다. 동해안 쪽으로 간다면 아무래도 기차보다는 버스가 편하고 빠르다. 운이 좋다면 속초도 세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고속버스를 탄다면 강남터미널 보다는 동서울터미널을 이용해 보자. 동서울터미널에서는 일반고속 요금으로 우등고속을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강릉까지 가는 요금이 6600 원 더 저렴하다. 한 끼 식사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동서울터미널에 가려면 지하철 2 호선을 타고 강변역에서 내리면 된다. 강변역에서 길 하나 건너면 바로 터미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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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만 볼 수 있는 <종교문화 엔터테인먼트> 역시 여행의 재미를 풍부하고 다양하게 해 준다. 요새는 외국인들을 위한 다국어 동시번역 서비스도 등장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서양 기독교가 스스로를 통렬하게 반성하고 있는 점은 세 가지다.

 

첫째, 자아와 구별된 객체로서의 신 (神) 개념만 추구하다 보니 그 자체로 존엄한 인간을 <종놈신세>로 만들었다는 것

 

둘째, 구원론으로 족쇄를 채워 교회로부터 도망을 못 가게 하려고 원죄론을 주장하다 보니 멀쩡한 인간을 <죄인신세>로 만들었다는 것

 

셋째, 지옥과 심판을 도구로 인간을 협박하여 가장 중요한 인간 본성들인 자유와 상상력를 크게 훼손시켰다는 것

 

그래서 서양인들은 지금 동양 종교나 동양 사상을 열심히 배우면서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 케이팝이 열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현상 역시, 사실은 동양문화에 대한 서양인들의 시선돌림 스트림의 한 반영 형태가 아닐까?

 

그런 그들에게 한국 여행 중 볼 수 있는 저 사진과 같은 광경은 옛날을 회상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리게 만드는 <추억의 엔터테인먼트>일 수 있. 대한민국의 특이한 관광 문화재임에는 분명하니만큼 유네스코 등록을 시도해 볼 것을 권고한다.  

 

그나저나 케이팝 이야기하니까 또 하나 생각난 게 있다.

 

어느 목사님이 나를 가리켜 <K> 라고 불렀다. 내 이름 첫 이니셜이 K 이기는 하지만, 사람 이름 놔두고 K 라니...... ㅎㅎ 그 이야기듣고 엉뚱하게도 K 라고 불리우면서 시어머니에게 구박받고 내몰리던 JK 그룹 둘째 며느리 그 K 가 떠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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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곰돌이 2011.11.18 11:05  
sarnia 님께서 아시는 대한민국이..

제가 아는 것보다 다 자세합니다 ^^;;


모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좀 더 분발해야겠습니다 ^^*



인천공항 입국심사대를,

거주자.  방문객  으로 나누더라도....

sarnia 님께선....  방문객쪽으로 가셔야겠네요....ㅜㅜ
sarnia 2011.11.18 12:11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제가 여기서 <코사랑>을 개설할까 합니다~~
공심채 2011.11.20 23:05  
자국민과 외국인의 구분은 차별이라기보다는 입국절차의 효율성을 고려한 구분이 아닐까요?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외국인에 비해 자국인은 정보관리가 잘(?) 되어 있어 출입국심사를 점점 더 간소화해가고 있는 추세고, 이에 비해 외국인은 그렇지 못하죠.. 거주자와 방문자란 구분으로 서로 뒤 섞여 있으면 오히려 더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특히나, 내년부터는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위조여권사용이나 수배자의 입국 등을 차단하기 위해 외국인에 대해서는 지문 스캐닝 절차를 의무화할 예정이니...
sarnia 2011.11.21 13:42  
공심채 님 의견 고맙습니다.

거주자(residents) 개념에 자국민 외에 대한민국 영주비자 (F5) 거주비자 (F2) 재외동포비자 (F4) 소지자를 포함시켜 이들의 입국절차를 내국인과 같은 대우로 처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들은 이미 재외공관과 출신국 사법기관 등을 통한 신원조회 등, 장기 또는 영구체류에 대한 대한민국 출입국관리법상의 심사기준을 통과한 사람들이기 때문이지요.

출입국관리 전산망을 통해 공항 입국심사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란 여권과 항공권 정보의 일치 여부, 국내외 정보수사기관을 통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출입국금지자 및 범죄용의자 여부 등인 것 같습니다. 마치 Vehicle Tracking System 에 열 일곱 개의 숫자와 알파벳으로 조합돼 있는 VIN 을 누르면 그 자동차에 대한 모든 정보와 히스토리가 화면에 뜨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어차피 자국인 외국인을 막론하고 여권을 스캔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란 이렇게 동일하면서 제한적입니다. 다만 외국인에게는 입국심사관의 재량과 판단으로 입국목적, 불법체류 가능성 여부 등을 인터뷰를 통해 가려내는데, 바로 이 대목에서 일부 국가 (OECD 가입국이 아닌 나라) 여권 소지자들에 대한 입국절차 시간이 길어질 때가 많습니다. 사실 위에 언급한 거주비자 소지자들은 새삼스런 정밀심사대상도 아닌데 외국여권 쪽 줄을 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일행이나 가족이 오랜 시간 격리되어 있을 때도 있는 듯 합니다 (저는 이런 광경을 몇 번 목격했습니다. 심심치 않게 많은 사람들을 이민국 사무실로 데려가기도 하지요) 

참, 이 글 쓰면서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 정책본부 사이트에 들어가 많은 것을 새로 알게 됐습니다.

특히 재외동포비자 (F4) 자격요건을 자세히 알게 되었는데.. ㅎㅎ 어떻게 하면 중국이나 구 소련 국적 동포들을 이 비자의 자격요건에서 제외시킬 수 있는지 참 열심히도 연구한 흔적이 보이는군요. 시간 나실 때 한 번 들어가 읽어보세요. 재미있습니다.

개정 강화된 출입국관리법으로 내년부터 입국 외국인에 대한 지문스캔이 전면 실시되는 모양인데, 아마 엄청 비난에 직면해 있는 미국과 일본 방식을 따라 할 모양이군요. 외국인에 대한 입국심사를 할 권리가 국가주권이라면 평등권과 신상정보 등 사생활 보호권은 개인의 기본권입니다. 국가주권이 그보다 상위 개념인 인간의 기본권에 어떻게 예의를 지켜주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할 말이 있는데, 여기서는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대한민국방에서 새창을 열도록 하지요.
sarnia 2011.11.23 01:28  
한국에는 현재 100 만 명에 달하는 다문화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지요. 그렇다고 지금의 한국이 북미같은 확연한 모자이크 사회는 아니고, 지금 단계에서 굳이 그런 사회로 가도록 일부러 지향할 필요는 없지만, 자세를 바꾸고 마음을 활짝 열어놓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일민족>이라는 건 애당초 존재한 적도 없는데, 그런 환상을 믿으며 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단일민족>은 가능한 것도 아니고, 그런 바램과 환상이 바람직한 것은 더더욱 아니며 자랑스러운 것은 당근빠따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언제 다문화 국가가 되었냐고요?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현재 대한민국이 다문화 국가인 것은 분명합니다.

알림: 이 댓글은 어떤 분이 <한국이 언제부터 다문화국가가 되었느냐>는 질문을 했길래 단 것 입니다. 근데 이 분 자기 댓글을 삭제해 버렸네요. 자기 댓글을 삭제해버리면 이 댓글이 마치 공심채님의 글에 대한 댓글로 오해받을 수 있는데...... 황XXX 님 앞으로는 그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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