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혹은 여행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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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혹은 여행처럼...

이카류스 0 256
배낭을 맨 사람들은 얼굴 표정이라는 몸짓으로 다양한 말을한다.

'나 설래여'
'나 기뻐'
'나 힘들어'

걸어보면 말은 통하지 않겠지만 어느 학자가 그랬듯 소리로 발산되는 성음 언어는 의사소통에 고작 15%만 기여한다고 하니 몸짓으로 이해하지 못할 수가 없다.

힘들어 하는 몸짓을 보내는 사람은 공항버스 혹은 공항플랫폼에서 인연이 있다면 만나게 된다.

여행자 배낭의 무게는 남은 여행시간만큼 빼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사지도 버리지도 않은 오늘 내 가방의 내용물은 9일전과 동일하지만 뺄 시간만큼의 무게가 없어 나는 힘들다고 몸짓한다.

방콕 - 아란야프란텟 - 뽀이펫 - 씨엠립 - 방콕 - 파타야 그리고 다시 카오산로드

9일간 보고 듣고 디디고 만지고 느낀 것들 역시 고스란히 머리와 가슴과 팔과 다리에 새겨져 몸의 무게를 더한다.

가방의 내용물은 세탁기에 집어넣어 무게를 탈탈 덜어내고 몸에 새겨진 내용물은 감각으로 잘 보관해 무게를 덜어낸 다음 틈틈히 꺼내보며 어떤건 버리고 어떤건 그대로 어떤건 과장되게 숙성한다.

오늘 무겁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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