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족 사람들 불고기 좋아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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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족 사람들 불고기 좋아할까요?

유진마 2 295

어찌하다보니 치앙마이에서 장사하고 있던 몽족 사람들이랑 매우 친해졌습니다.(사실은 그들이 장사하고 있던 근처 공터에서 혼자 자전거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자꾸만 넘어지고 하니까 지켜보다가 막 큰소리로 얘기하더니 나보고 도와줄까 묻는것 같아서, 고맙다고 해서, 그들한테 자전거를 배우게 되어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자전거를 잡아준게 고마워서 시장에 가서 소세지랑 맥주를 넉넉하게 사 가지고 가서 나눠먹었습니다.
정말 좋아합니다. 기쁘답니다. 나 때문에 행복하답니다.
사실은 내가 더 기분좋고, 행복한데..

그래서 며칠간 그들이 장사하는 곳으로 출근해서 웃고 떠들고, 얘기하고(물론 바디랭귀지로) 하다가, 간도 크게 도이뿌이까지 따라갔습니다. 가니까 자기 집안도 보여주고, 가족(엄마가 3명에 형제자매가 17명이랍니다) 사진도 다 보여주고, 거리에서 가족들만나면 소개도 다 해주고, 앨범도 보여주고, 자기 가게로 데려가서 몽족옷을 입혀서 저를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하더군요. 거기서 제가 쓴 돈은 딱 20바트였어요. 무슨 폭포입장료랑 전시관입장료더군요.

그리고 그 다음날을 그들 중 일부분만 남아서 장사하고, 대부분이 저와 함께 근처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내가 돈이 더 많기때문에 점심값을 계산하려했지만, 내가 멀리에서 온 손님이기 때문에 자기들이 돈을 내야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내가 내도 된답니다. 그래서 그냥 얻어먹었습니다.

그들은 딱 한명만 빼고 모두다 몽족이고, 가족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가족들까지 나한테 다 소개합니다. 아니 저녁이 되면 치앙마이에 사는 몽족들이 놀러 옵니다. 그래서 소개를 받습니다.

그리고 좀 웃기는거, 몽족 사람들 중에서 나랑 제일 친해진 아줌마가 나를 데리고 쵸핑(쇼핑)하자고 깟쑤언깨우로 갔습니다.
거기서 거의 1시간을 끌려다녔습니다.

깟쑤언깨우 건물 안밖의 모든 몽족들한테 다 다니면서 저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므언깐이라고 좋아합니다.
프언깐은 친구사이라고 알고 있는데(그들한테 태국말도 배우는 중입니다) 므언깐은 뭘까요? 아마도 "닮은 사이"일꺼라고 짐작합니다만...

어쨌든, 그 몽족 아줌마가 치앙마이에도 집이 있다고 게스트 하우스에 돈 낼필요없다 해서, 가자고 졸라서, 하루 가서 잤습니다.
아줌마 아침부터 요리한다고 정신없습니다. 이것저것 만들어 주더군요.

무슨 껍질콩같이 생긴 게 있길래 자세히 봤더니 도이뿌이에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맛있어서 많이 먹었습니다. 맛있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껍질콩이 아니고 바나나플라워랍니다. 그리고 치앙마이에도 김치같은게 있더군요.
내가 밥을 많이 안먹으니까 자기들끼리 무슨 얘기를 하더니 시장에 가서 김치 비슷한 것을 사와서 나한테 먹으라고 합니다.
"쁘리여우"랍니다.
김치 비슷한 것을 먹으니까 살만하더군요.

아줌마가 하루 더 자고 가라고 붙잡는거 게스트하우스에 가야한다고 다시 왔습니다.

몽족 사람들이 나한테 언제 돌아가냐고 물어서 월요일날 돌아간다고 하니까...그 사람들이 나한테 선물을 하나씩 다 줍니다.
그들이 팔고 있는 물건도 받고, 또 무슨 귀한 돌이라고, 무슨 원석 같은것도 줍니다. 그걸로 반지을 만들수 있을거라면서...
또 아침에 갈거냐, 저녁에 갈거냐 묻더니 ,비행기로 가느냐 기차로 가느냐,버스로 가느냐 묻더니 태워주겠답니다.

그 사람들중에 딱 1명만 영어를 할 수 있고, 나머진 못하는데도, 신기하게 말이 다 통합니다. 진짜 신기합니다.

나도 너무너무 섭섭해서...그들에게 뭔가를 주고 싶어서, 와로롯시장에서 실하고 바늘을 구해서 목도리를 짜고 있습니다만, 그들 모두에게 다 줄수 있는걸 뭔하 하나 해주고 싶은데...

불고기를 내가 직접 만들어 그들과 함께 나누어 먹고 싶은데 어떨까요?
치앙마이에서 불고기 만드는 재료를 구하기 쉬울까요?

아니면 몽족 사람들이 특별히 더 좋아하는게 있나요?
내가 필요한게 없냐고 물었지만, 그냥 자기들한테 있어주고, 웃어줘서 고맙다고만 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뭐가 필요한지 알수가 없습니다.

그들은 그냥 이렇게 말합니다.
아마도 너와 우리는 전생에 깊은 인연이었을거다.
"니가 그날 우리가 있는 곳에서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면, 너는 벌써 치앙마이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갔을지도 모른다.
너와 우리의 깊은 인연이 너를 여기로 이끌었다"

불고기 만들어 주는것 보다 더 좋은 어떤게 있을까요?
나는 이제 곧 방콕으로 가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데...헤어지기 너무 아쉽습니다.
헤어질 생각을하니 마음 한구석이 텅 빈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마 내가 그들에게 불고기를 만들어 대접하다면, 그들은 불고기라는 말을 들을때마다 나를 떠올리겠지요?
내가 치앙마이라는 소리를 들을때마다 그들을 떠올리듯이...


2 Comments
참새하루 2007.08.05 13:10  
  한국으로 돌아와서 좋은 인연 끊지 마시고 계속 연락을 주고 받는게 바로 최고의 선물 아닐까요...
가끔 한국분 우연히 만나서 이거 저거 다 퍼줬더니
가면 꼭 연락한다고서는 연락 딱 끊겨서 마음 아픈적이 있는데...
꼭 연락하고 지내셔요 가끔 엽서나 사진 같은거 우편으로 보내주고 좀더 마음 쓰신다면
그곳에서 귀할것 같은 한국제품 한가지 보내주면
정말 큰 선물이겠죠
어쨋거나 좋은 인연 만드신걸 축하드리고 부럽습니다
chaophraya 2007.08.15 23:16  
  한국에서 몽족 분을 만났는데
그분들은 불고기를 아주 좋아하더라구요.
무엇보다 마음으로 대접한다면
무엇이든 맛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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