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부조화의 대한민국-한겨레 1면 광고를 보며...
인지 부조화의 대한민국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란? 
인지부조화론(Theory of cognitive dissonance)은 1957년 Leon Festinger에 의해
제안되었으며 그 이후 많은 실험을 통해서 타당성이 입증된 이론입니다.
이 이론을 설명하자면 "인간은 일반적으로 자기 마음 속에서 양립하기 어려운 인식들이
대립을 일으킬 때, 적절한 조건하에서 자신의 인식에 맞춰 행동을 변화시키기 보다는,
행동에 따라서 자신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라고 하는 것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자신의 행동과 일치하지 않는 인식 혹은 지식이 있는
상태(인지부조화 상태)가 생길때, 즉 내가 한 행동이 내가 습득하거나 알게된 인식이나
지식과 맞지 않을 경우, 행동을 바꾸기보다는 인식을 바꾸기가 쉽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Festinger 와 Carlsmith가 1959년에 실시한 실험이 있습니다. 
A라는 집단과 B라는 집단에게 엄청나게 지루하고 따분한 실험을 시킵니다.
이후에 실험에 대한 평가를 하게 하면서,
A집단에게는 20달러, B집단에게는 1달러를 주면서 이 실험이 아주 재미있었다고
거짓 평가를 하게 합니다.
물론 돈을 받은 이들은 대부분 이 실험이 재미있었다고 평가를 했죠.
 중요한 점은 이후 A, B 집단을 인터뷰 한 내용입니다. 
A집단의 경우는 실제 실험은 재미가 없었지만 무려 20달러나 주니 재미있다고 대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B집단의 경우, 실제 실험이 재미있었고 1달러 보상때문에 자기가 실험이
재미있다고 한것이 아니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었죠.
즉, 자신이 한 행동(실험이 재미있다고 거짓말을 함)이 자신의 인식(실험이 재미없다)과
조화가 되지 않고, 또한 그러한 부조화가 단지 1달러라고 하는 보잘것 없는 보상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스스로 납득이 되지 않았죠.
따라서 B그룹 사람들은 자신의 인식을 바꿔 실제 실험이 재미있었다고 생각을 함으로써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인지부조화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세가지 입니다.
 1. 중요한 의사결정을 한 경우
아주 중요한 선택을 한 이후에,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의 장점과 내가 선택한 것의 단점으로
인해 부조화가 발생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를 살까, 단독주택을 살까 고민하다
아파트로 결정을 하고 나면 단독주택의 낭만과 아늑함이 아파트의 소란스러움과 복잡함이
대비되면서 인지부조화 상태에 들게 됩니다. 이때 심리적으로
단독주택의 장점보다는 아파트의 장점이 훨씬 많다고 위안을 하면서
부조화를 감소하려 합니다.
2. 태도불일치 행동을 한 경우
이는 위의 실험과 유사한 경우입니다. 자신의 행동이 자신의 신념과 위배될 경우,
특히 그 보상이 작아서 행동에 대한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그 행동 자체를 돌이킬수가
없으므로 자신의 신념을 행동에 맞도록 변화시켜 부조화를 해소하려 합니다.
3. 불일치 정보에 노출된 경우
이는 어떠한 정보를 습득할 때 자신의 의사결정이나 행동에 배치되는 정보일수록 인지부조화가
발생하게 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부조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정보 습득을 거부하거나
왜곡하게 됩니다.
이러한 인지부조화는 일상생활에서 빈번히 발생하게 되며, 이미 이야기 되었듯이 자신이
결정하거나 행동한 내용이 인지부조화가 발생하면 그 잘못을 수정하기 보다는 자신의 결정과
행동을 합리화 하려고 노력하게 되며, 따라서 알고싶지 않은 정보는 스스로 차단하며
자신의 결정과 행동에 일치하는 정보만 바라보게 됩니다.
 인지부조화와 관련된 현상은 여러곳에서 볼 수 있는데요, 종말론자들이 좋은 예입니다. 
몇월 몇일 휴거가 일어나고 세상이 멸망한다고 하는 예언을 믿고 모든 것을 버리고 기다려온
신자들은 그 예언의 날이 지나도 세상이 멸망하지 아니하자 어떻게 행동 했을까요?
대부분은 휴거일이 바뀌거나 자신들의 열렬한 기도로 세상이 구원되었다며
 더욱 강한 믿음으로 매진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종말론 사례가 있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황우석 사태입니다.
우리나라 과학계의 슈퍼스타였던 황우석 박사의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우리 모두는 인지부조화에
빠져들게 되었고 MBC PD수첩은 광고불매에 시달리며 역적 취급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국가적 인지부조화가 해소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으며, 아직까지도 그러한
인지부조화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분들도 있죠.
 최근의 광우병 괴담 사태는 어떨까요? 이 역시 MBC PD수첩이 시발점이 된 국가적 
인지부조화이니 황우석 사태와 비교해 볼때 상당한 아이러니입니다.
촛불문화제로 출발한 모임이 촛불시위로 번져가고 아직까지 도심에서 완전히
꺼지지 않은 현 상황에서 돌이켜보면, 이러한 상황 변화가 바로 전형적인
인지부조화 해소를 위한 과정이라고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즉, 촛불을 들고 도심으로 나가는 행동은 변화가 없지만(폭력,비폭력을 떠나서)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인 광우병 괴담에 대한 인지부조화가 생기자,
촛불을 끈것이 아니라 시위 목적이 이명박의 소통불능에 대한 불만->
각종 국가 정책에 대한 불만 -> 무조건적인 재협상 요구 등으로 바뀌어 왔습니다.
간단하게 "아, 광우병 관련 정보들이 괴담 수준이었군!" 이렇게 생각하고 촛불을
끄기보다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시킬 수 있는 이유들을 계속 만들어 가게 되는 것이지요.
 저는 오히려 광우병 괴담이 진실에 가까운 내용이었다면 정부의 추가협상 발표 시기 
근처에 이미 촛불집회가 멈췄으리라 생각합니다.
진실을 위한 자신의 행동이 결실을 보았다고 생각을 해서 인지부조화가 발생하지 않았겠죠.
하지만 광우병 괴담이 약간의 왜곡이 아닌, 극단적 왜곡과 비과학적 정보임이 점차 드러나자
그 부조화의 폭이 더욱 커지게 되고, 이러한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 발생하는
정보 및 인식의 왜곡이 다양하고도 복잡하게 벌어지게 됩니다.
 오늘 이러한 인지부조화의 극단적 사례가 발생했더군요. 
바로 16일자 한겨레 신문에 1면 광고입니다.
http://www.dailyseop.com/section/article_view.aspx?at_id=85402
 (오해를 피하기 위해 친 노무현 언론인 데일리 서프라이즈에서 퍼왔습니다. ㅎㅎ)
이 사안의 경우 지방지 기자였던 최모씨가 스스로 왜곡을 인정해 구속 기소된 사건 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인터넷을 떠돌아 다니다 급기야 일간지인 한겨레에 1면 광고로까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네티즌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언론사인 한겨레에서조차 아직
인지부조화를 해소하지 못한 상태인 것이 놀라웠습니다.
이러한 국가적 인지부조화가 해소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게 됩니다.
일전 황우석 사태때에도 그렇고 일개 사이비종교가 일으키는 종말론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부담을 해야되는 우리 사회 속의 현상입니다.
인지부조화는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심리적 반응이라고 했습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매 순간이 인지부조화가 발생할 수 있는 순간이며,
그러한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한 반응은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정보전달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으며, 잘못된 정보나 
왜곡된 정보로 인해 이러한 인지부조화의 발생 요인은 더 많이 늘었습니다.
향후, 황우석 사태나 광우병괴담 같은 인지부조화가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나지 않게 인터넷을 이용하는 문화나 정보를 습득하고 판단하는 과정이
우리의 교육과정에 보다 정교하게 도입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태사랑에는 처음으로 이렇게 재미없는 주제로 장문의 글을 올려봤습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며칠 출장 다녀온 다음에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에 대해서도 한번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금번 광우병 사태를 "집단지성"으로 비유하는 황당한 글들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