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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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양궁의 비밀

entendu 2 347

검색하다 발견한 글이예요.

대한 양궁협회 서기원 전무의 특강내용 간추린건데..

음.. 기운빠지는 일들과 기사들로만 넘치는 요즘 글 읽고 나서 오랜만

에 좀 힘이 나네요. 같이 '파이팅' 하지고 업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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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양궁계 극심한 견제 속에서도 변함없는 챔피언

지금 한국은 세계 양궁계에서 양궁 발전을 저해하는 국가로


찍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경기방식을 수시로 바꾸기도 합니다.


가장 난제는 장비입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세계 양궁장비는 남자 선수의 경우 미제, 여자 선수의


경우 일제로 양분

됐습니다.


그러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을 1년 앞두고 미국이 장난을 쳤습니다.

‘어떻게 저런 활을 만들 수 있을까’ 우리도 깜짝 놀랄 만큼 획기적인


신제품을 미국의 한

회사가 만들었는데, 미국이 그 회사가 한국에는


제품을 팔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막아버렸
습니다.

우리 양궁협회에서 그 제품을 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살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미국 본사에까지 찾아가 올림픽에 쓸 활 4대만 달라고 통사정했지만


거절 당했습니

다.


결국 우리 선수들은 애틀랜타올림픽 단체전에서 접전 끝에 1점 차이로


미국에 금메달을

내줬습니다.

개인전도 미국 선수에게 져 동메달에 그쳤습니다.

여자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 남자개인전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의 성적을 갖

고 돌아왔습니다.


그러자 신문마다 ‘한국 양궁 빨간불!’ 이렇게 큰 글씨로 1면 톱기사가

실렸습니다. 그때 저희는 일주일간 정말 처참하게 당했습니다.

한국 양궁이 추락한 이유가 뭐냐, 지도자들이 세계적인 흐름도


읽지 못하고

우리 선수들만 구닥다리 활을 갖고 출전했더라, 훈련도


주먹구구식이다, 이미 실패가 예견됐다….

그렇게 무능한 지도자로 매도당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외국에서는 한국이 양궁 발전을 저해하는 나라입니다.

예선을 치르면 우리가 1, 2, 3, 4등을 싹쓸이합니다.

시드 배정에서 우리 선수들이 A, B, C, D조에 한 명씩 배정돼 총 128명이


예선을 치르면
마지막 4강전에 남는 게 또 우리 선수들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려버린다는 겁니다. 양궁 저변 확대에


문제가 생긴다는

거죠. 이처럼 중요한 순간마다 다른 나라에서 장비로


장난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생각해낸
게 바로 해발 8
848m의 에베레스트 산입니다.

에베레스트를 인류 최초로 등정한 사람은 뉴질랜드의 힐러리 경(卿)입니다.

그는 1953년 정상 정복에 성공했습니다.

한국인 최초로 등정에 성공한 사람은 고(故) 고상돈 씨인데, 힐러리 경이


성공한 뒤 24년
만인 77년 세계에서 58번째로 정상 정복에 성공했습니다.

24년 동안 58번째라면 1년에 약 2명꼴로 성공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2007년에는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답은 저도 모릅니다.(좌중 웃음)

세계산악연맹의 2004년 집계에 따르면, 1년간 무려 330명이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에 성공했

습니다. 2005~2006년부터는 집계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이유로 아예 그 수를 세지 않고 있다

고 합니다.

경기방식 변화 예견하고 새 훈련법 끊임없이 개발

그렇다면 과거 24년간 1년에 2명꼴에 불과하던 정상 정복자가 왜 이렇게 늘어났을까요?

첫 번째 답은 장비의 과학화입니다..

끊임없이 최첨단의 혁신 장비들이 개발돼 나왔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발상의 전환입니다.

힐러리 경이나 고상돈 씨가 에베레스트 등정을 시도하던 시절에는 누구나 예외 없이 해발

2000m 고지에 베이스캠프를 정했습니다.. 거기서부터 정상까지 엄청난 고난을 극복해가며 등

정을 시도했던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베이스캠프를 해발 6700m 지점에 만들고 모든 장비를 그곳에 갖다놓은 뒤

상 정복을 시도합니다. 2000m만 올라갔다 오면 끝나는 겁니다.

그래서 그 어렵다는 에베레스트 등정을 수많은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양궁도 산악인들의 이런 발상의 전환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훈련방법을 개발해 극비리에 시행하면, 외국 지도자들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알아내 벤치마킹합니다.

5개월쯤 지나면 우리보다 더 발전된 방법으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그 5개월간 우리는 전보다 새로운 것을 개발해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정상에 서길 포기해야 합니다.

저는 양궁 지도자들에게 다음의 5가지를 강조합니다.

첫째는 최소한 10년 뒤의 미래를 내다보고 국내외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통찰력입니

다. 일례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직후 양궁 지도자들에게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경기방

식이 어떻게 바뀔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경우를 다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수백 가지 답이 나왔는데 그것들을 압축해보니 결국 네 가지 정도로 정리됐습니다.

양궁 대표선수단은 이 네 가지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훈련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놀라지 마세요. 베이징올림픽 8개월을 앞둔 지난해 12월 세계양궁연맹에서 베이징올

림픽 경기방식을 발표했는데, 우리가 예측했던 네 가지가 글자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았습니

다. 외국선수들은 8개월 동안 바뀐 경기방식에 적응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려야 하지만, 우리

는 4년 전부터 베이징올림픽의 경기방식을 준비해온 것입니다.

바로 이런 통찰력이 중요합니다.

둘째는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수 있는 창의력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양궁 훈련과 관련된 좋은 소재들이 널려 있습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조금만 바꾸면 좋은 훈련 소재가 되는 겁니다.

우리가 반드시 따라 배우자고 하는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바로 두바이의 최고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입니다.

대한양궁협회 세미나가 열릴 때마다 우리는 늘 이 얘기로 시작합니다.

보세요, 지금 두바이가 어떻게 변했습니까? 전 세계 타워크레인의 25%가 두바이에 있다고 합

니다. VVIP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7성급 호텔을 최초로 만들고, 버즈 두바이에 800m 초고층

건물을 세우고, 팜아일랜드에 인공섬을 만들고, 하이드로폴리스라는 수중 호텔도 짓고….

이크 모하메드가 말했습니다. “기획과 전략의 원천은 상상력과 창의력”이라고.

이 상상력과 창의력은 곧 생산력이자 개인과 조직의 경쟁력입니다.

우리 양궁도 끊임없이 새로운 훈련방식을 개발해내려 합니다.

다른 종목에선 “양궁은 이벤트 훈련을 많이 한다”고들 말하지만 결코 이벤트가 아닙니다.

결정적 순간에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정신훈련, 팀워크 훈련 등 훈련방법마다 다 의미가 있습

니다. 이런 훈련방법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상상력, 창의력입니다.

통찰력·창의력·글로벌 능력·조직 적응력 그리고 열정

셋째는 글로벌 능력입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언어입니다. 영어는 기본이고 제2, 3 외국어를 할 줄 알

아야 합니다.. 경기방식이 왜 자꾸 한국양궁에 불리하게 바뀌는 걸까요.

세계양궁연맹 집행위원이 33명인데, 주로 유럽 출신입니다.

이들이 경기방식을 바꾸다 보니 한국 선수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대한양궁협회도 10여 년 전부터 어학연수를 1년에 두세 명씩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도 글로벌 능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우리가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유치하게 됐거든요.

이 대회 이후 집행위원 선임투표가 있는데, 이때 한국 양궁 지도자들을 집행위원회에 넣을

계획입니다.

넷째는 조직생활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세 가지, 즉 엄격한 도덕성, 신뢰, 성실성

입니다. 이 세 가지를 바탕으로 변화와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십 역량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인간 한계를 넘나드는 극한상황을 경험하는 스포츠 선수들에게

지도자의 리더십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이 리더십은 어디서 나올까요?

제가 20년 넘게 선수들을 지도해보니 첫째는 인격, 둘째는 실력, 셋째는 상대에 대한 배려와

헌신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리더십의 3대 키워드입니다.

40여 년 전 양궁이 국내에 도입되던 당시의 100대 기업 가운데 지금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12

개뿐입니다. 나머지 88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무한경쟁 시대에는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능력을 어떻게 극대화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점은 각자의 가슴속에 뜨거운 열정을 지녀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것도 바로 열정입니다.

열정 없이는 어떤 위대한 비전, 거대한 꿈도 잉태될 수 없습니다.

매일 새벽 5시 반에 훈련이 시작되면 저녁 8시에 끝납니다.

2 Comments
방관자 2008.08.29 21:18  
  호....대단한 정신력의 이야기입니다.박수....
태린 2008.08.29 23:06  
  강대국을 위한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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