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온 단체여행객들의 압도적인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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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에서 온 단체여행객들과 8 일 동안 한 배를 탄 적이 있었나?
없다.
난생 처음이다.
함께 오래 여행해 보면 자세히 보게되고 경험하게 되며 일부나마 알게된다.
배에서 두 그룹의 한국인들과 조우했다.
한 그룹은 밴쿠버 교민들이었고, 다른 그룹은 한국 본토에서 온 단체여행객들이었다.
밴쿠버 아줌마는 자기 사는 동네 집값이 400 만 달러부터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자기가 그보다 비싼 집에 산다고 해석달라는 말로 들려서 크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스스로 자랑질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하는 반면 남이 하는 잘난 척은 관대하게 들어주는 편이다.
비싼 집에 사는 밴쿠버 아줌마보다 더 부티나게 차려입은 사람들은 따로 있었다.
한국 본토에서 온 단체여행객들이었다.
그거 아는가?
진짜 비싼 옷에는 상표가 부착되어있지 않다.
겉으로 봐서는 무슨 브랜드인지 알 수가 없다.
여행할 때 몸에 편한 낡은 옷을 입는 게 습관이 된 내 입장에서는 문화충격을 느낄만한 광경이었다.
배 안에서 내가 주로 입고다닌 옷은 Costco 에서 17 불 주고 산 바둑판 무늬 셔츠였다.
어쨌든
브랜드로고 없는 옷을 입은 한국 단체관광객들과 함께 설국열차를 타게 되었다.
내가 그들보다 앞칸에 탔다.
앞칸이 뒷칸 보다 비싸다는 게 아니라,
그냥 앞칸에 앉을자리를 배정받았다는 이야기다.
사실 이 설국열차는 뒷칸에 탈수록 좋다.
커브길에서 기차사진 찍기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Skagway 에서 놓쳐서는 안될 기항지 투어가 있다.
White Pass & Yukon Railway 기차투어를 하는 것이다.
19 세기 말 골드러쉬 시절부터 스캐그웨이와 캐나다 유콘 준주를 운행하던 열차다.
설국열차 투어를 하려면 4 월 말에서 5 월 중순 사이에 출발하는 알래스카 크루즈를 타는 게 좋다.
객차 안에 난로가 따로 설치되어 있다.
그건 그렇고,
오늘도 노을을 보니 시상이 떠 올라서 시를 하나 지어보았다.
貴而土氣侈而不華
비싸보이나 촌스럽고, 사치스러우나 화려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