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님께 드리는 편지...(추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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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님께 드리는 편지...(추모곡)

카루소 10 558



이명박 대통령님,
기록 사본은 돌려드리겠습니다.


사리를 가지고 다투어 보고 싶었습니다.
법리를 가지고 다투어 볼 여지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열람권을 보장 받기 위하여 협상이라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버티었습니다.

모두 나의 지시로 비롯된 일이니

설사 법적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내가 감당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퇴직한 비서관, 행정관 7-8명을

고발하겠다고 하는 마당이니 내가 어떻게 더 버티겠습니까?
내 지시를 따랐던, 힘없는 사람들이

어떤 고초를 당할지 알 수 없는 마당이니

더 버틸 수가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모두 내가 지시해서 생겨난 일입니다.

나에게 책임을 묻되, 힘없는 실무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일은 없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기록은 국가기록원에 돌려 드리겠습니다.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문화 하나만큼은 전통을 확실히 세우겠다.”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먼저 꺼낸 말입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한 끝에 답으로 한 말이 아닙니다.

한 번도 아니고 만날 때마다,

전화할 때마다 거듭 다짐으로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에는 자존심이 좀 상하기도 했으나

진심으로 받아들이면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은근히 기대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말씀을 믿고 저번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보도를 보고 비로소 알았다”고 했습니다.
이때도 전직 대통령 문화를 말했습니다.

그리고 부속실장을 통해 연락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선처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연락이 없어서 다시 전화를 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몇 차례를 미루고 미루고 하더니

결국 ‘담당 수석이 설명 드릴 것이다’라는

부속실장의 전갈만 받았습니다.
우리 쪽 수석비서관을 했던 사람이

담당 수석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역시 통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내가 처한 상황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전직 대통령은 내가 잘 모시겠다.”
이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한 만큼,

지금의 궁색한 내 처지가 도저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내가 오해한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오해해도 크게 오해한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가다듬고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록은 돌려 드리겠습니다.
가지러 오겠다고 하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보내 달라고 하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통령기록관장과 상의할 일이나 그 사람이 무슨 힘이 있습니까?
국가기록원장은 스스로 아무런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결정을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

본 것도 보았다고 말하지 못하고,

해 놓은 말도 뒤집어 버립니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상의 드리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기록을 보고 싶을 때마다 전직 대통령이

천리길을 달려 국가기록원으로 가야 합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 정보화 시대에 맞는 열람의 방법입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 전직 대통령 문화에 맞는 방법입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앞으로 그렇게 하실 것입니까?
적절한 서비스가 될 때까지 기록 사본을

내가 가지고 있으면 정말 큰일이 나는 것 맞습니까?

지금 대통령 기록관에는

서비스 준비가 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까?
언제 쯤 서비스가 될 것인지 한 번 확인해 보셨습니까?

내가 볼 수 있게 되어 있는 나의 국정 기록을

내가 보는 것이 왜 그렇게 못마땅한 것입니까?

공작에는 밝으나 정치를 모르는 참모들이 쓴

정치 소설은 전혀 근거 없는 공상소설입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기록에 달려 있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우리 경제가 진짜 위기라는 글들은 읽고 계신지요?

참여정부 시절의 경제를 ‘파탄’이라고 하던 사람들이

지금 이 위기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지금은 대통령의 참모들이 전직 대통령과

정치 게임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두려운 마음으로 이 싸움에서 물러섭니다.

하느님께서 큰 지혜를 내리시기를 기원합니다.


2008년 7월 16일

16대 대통령 노 무 현




10 Comments
곰돌이 2009.05.26 13:10  

바람여행2 2009.05.26 13:44  
노대통령께서는 이편지를 받아볼 당사자가  기초적양심이라도 지닌 인간인줄 로  알고 보냈던거지요..
걸산(杰山) 2009.05.26 13:59  
저 글에 말했던 자기 말대로 - 끝까지 법적이건 도덕적이건 판단을 받아야 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많네요. 하다가 그만 두고 링에서 그냥 내려가버린 거 같은 느낌 말이죠.
고구마링 2009.05.26 14:47  
그러게 말입니다. 기본적인 양심도 가지고 있지않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논 국민이 한심스러울뿐입니다. 이건 당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범죄자보다 전과가 많으니....이런사람이 대통령으로 뽑혔단 자체가 우리국민수준을 말해주는거지요.
할로윈 2009.05.26 21:44  
앞으로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에  기권들하지마세요....우리의  이런마음, 심정을  다음대통령선거에서  반드시  표현해야합니다...
여행쪼~아 2009.05.26 22:35  
가슴이 아파요...너무 아프네요

MB가 되고나서 정말 속상했었습니다
어찌하나.....정말 저도 국민들 수준 탓을 했더랬죠...
앞으로 이따위 투표는 안하기로  다짐했었죠

부끄럽습니다
다음을 기대해도 될까요?
휴우
답답합니다
...전 타국에 나가 살다가 MB가 떠나는 날 들어올랍니다

부디 하느님의 큰 지혜로 좋은곳으로 인도하셨길 바랍니다.


하늘은 아시겠죠
동쪽마녀 2009.05.26 22:38  
마음이 너무 아파서 . . . ㅠㅠ
쿨째즈 2009.05.26 23:05  
바보 노무현...
이러니까 당신을 바보라고 했습니다.
당신은 맨날 퍼주고 퍼주는데도 결국 당신은 원망과 굴욕만 받으셨습니다.
바보 노무현...
그래도 당신은 영원한 내 대통령입니다.
아밧 2009.05.26 23:49  
안타까운 너무나 슬픈 현실이 원망 스럽습니다. 조금 영악 하였더라면 기득권의 득세에 맞서 싸워 찢어진 가슴을 노빠도 노사모도 당신이 그토록 애틋하게 끌어 안은 어리석은 민중도 당신의 외롭고 쓸쓸한 당신의 등 뒤를 지켜 주지 못했습니다. 다시는 이 땅에 오시지는 마십시요. 평안한 세상에 자유로운 세상에 평안한 생을 사시길 바랍니다.
캐절정꽃미남 2009.05.26 23:55  
쥐한테 인간적인 양심을 바랬던게 애초부터 실수입니다.
그러나 바보같은 당신 노무현.....

영원히 우리의 대통령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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