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자의 오래된 유물들
날이 정말 따뜻해졌어요. 봄 맞이 잘하고 계시나요...
요즘 저는 집 정리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티비에 전문가가 나와서 하는 말이 정리의 첫발은 ‘안쓰는 물건 처분하기’라는 거에요. 옷은 지난 5년간 한번도 안 입은 것, 물건도 몇 년간 안 쓴거는 앞으로도 쓸일이 없으니 과감히 정리하라고... 아무리 정리의 달인이라도 그런 물건들 다 껴안고는 정리정돈이 안된다고 하던게 생각나네요.
그래서 집을 요즘 뒤집어 엎고 있는데요... 철제 앵글도 두 개나 사서 베란다에 넣어두니, 손이 덜가는 물건들 층층으로 쌓아두기에도 좋네요. 하여튼 요즘은 인터넷으로 못구하는 물건이 없어요. 조립방법은 유튜브 보면서 하면되고...
그러는 와중에 나온 유물인데...
아주 오래된 책, 거의 20년이 된 배낭여행자 여행기입니다. 제목도 좀 강렬하지요. ^^
요즘은 정말로 샤방샤방하고 예쁜 여행기가 아주 많잖아요. 그런 나긋한 여행기랑은 완전히 결이 다른데, 뭔가 파란만장했던 저자의 인생이력도 여행기에 잔뜩 녹여있고요, 하여튼 온통 부잡스러운 방 가운데에서 예전의 오래된 책들을 물끄러미 보고있으니 참... 세월이 벌써 이래 많이 흘렀나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느 여행자가 주었던 걸로 기억되는 팔찌... 아마 그 여행자가 인도를 다녀왔다가 우리에게 준거 같아요. 은 인가 싶어서 봤는데 은은 아닌 것 같은데 주석도 아닌 것 같고 자석도 안붙는 걸보니 뭘까요? 근데 가장자리가 약간 녹이 슬었어요. 어쨌든 뭔가 히스토리가 있는 아이템이지 않겠어요. 하하.
부피도 많이 차지하지않고 나름 이야기가 어려있는 물품들이라서 책장 한켠에 다시 자리잡게 되었네요. 책을 다시 읽게되거나, 저 거대한 팔찌를 손목에 낄 일은 없지만 그래도 아직은 간직하고 싶어요.
뭔가 마음이 좀 어지러울 때는 대청소나 집정리 한번 해보시면 카타르시스 쫙 느껴집니다.
물론 너무 기세등등하게 하다가 아까운 물건마저 밖으로 내다버리는 경우(제가 그랬었어요... 흑흑)만 조심하신다면요. ^^
여행자 여러분들의 집에도 오래된 여행 유물이 몇개씩 있지 않을까 싶네요.
내놓거나 쓰지는 않지만 그걸 얻게 되었을때의 추억 때문에 버릴 수는 없는 것들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