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자들만? 이건 절대 아니야
나는 사진에 대해 잘 모른다. 남들처럼 일부러 출사를 나가는 것도 아니다. 여행가서야 싸구려 똑딱이로 필이 꽂히는 장면이 있으면 대충 담아온다. (그래도 카메라는 세 개나 있다. 셀까지…… ㅋㅎㅎㅎ)
풍경보다는 사람 사는 모습 보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담아 오는 사진도 대체로 경치보다는 사람위주가 많다.
헌데 어제 사진들을 보다가 심각한 문제를 하나 발견했다.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담아왔다는 내 사진들 속에 성비(性比)가 심각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특히 태국 사진이 그렇다.
거의 대부분이 여자들인데 그 중에서도 젊은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남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무의식적으로 표현된 명백한 성차별인데, 아무래도 세심한 균형감각과 주의력이 부족한 결과 아닐까.
앞으로는 이런 실수 두 번 다시 안 할 거다. …… 그럼 전시된 명작들을 곁들인 나레이션을 풀어 볼까요?
아, 참. 참고로 한 마디 한다. 전시된 작품은 태국 한국 캐나다 미국 짬뽕이다. 그러니까 이 작품전 역시 논문이 아니라 잡담이다. 논문과 잡담은 읽는 법이 다르다는 거 명심하시고 머리를 갸우뚱하는 분이 또 나오시지 않도록……
근디 왜 짬뽕이냐고?
‘태국사진방’에 가면 신삥 전입신고 신입신고 다시 해야 하니까 거기 안 가고 ‘그냥암꺼나’에 남고 싶어서……
자동차를 몰고 가면서 한 손으로 찍은 사진 치곤 괜찮쟈? 원본에 나온 하늘색깔은 말 그대로 물감을 칠한 듯 새파랗다. 앞에 우뚝 솟아 있는 돌산은 해발고도 2997 m 의 캐스케이드 마운틴.
밴프 타운 자체의 해발고도가 1300 m가 넘기 때문에 별로 높아 보이지가 않는다.
태국에서 sarnia 님의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Siriraj Medical Centre 의 법의학 박물관과 해부학 박물관.
미시건 주 밀위키의 연쇄살인범 제프리 더마와 유형이 아주 비슷한 씨우이라는 중국계 태국인 연쇄살인범의 두개골이 보관돼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제프리 더마는 동남아 계(주로 캄보디아 출신) 12~14 세 정도의 소년들을 유괴 살해 한 뒤 사체성관계를 맺었다. 성관계가 끝나면 시체를 부위별로 토막 내 냉장고에 보관해 놓고 각종 요리를 해 먹은 것으로 유명하다.
태국에서 sarnia 님의 기억에 가장 남지 않는 장소는?
방콕의 사이얌 패라곤.
그런 shopping mall은 세계 어디 가나 수두룩하다. 내가 억울한 건 거기서 무려 통산 다섯 시간 이상을 죽치고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이다. 왜? 거기 한 번 들어가고 나니까 더운 거리로 다시 나오기가 싫었거든.
그 날 밤 호텔에서 sarnia 님은 다음과 같은 자아비판을 해야 했다.
‘sarnia 너는 게으른 여행자야’
우물에 빠져 죽은 긴 머리 소녀. 그리고 옷장에 깔려 죽은.
아래 두 사진.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함부로 올리는 거 범죄 아닌가요?
범죄는 아니구요^^ 위법인지 아닌지 여부는 변호사와 차차 상의해 보려고 한답니다.~
"안녕하세요. 깐똑 소녀 또 나왔어요^^"
"안녕하세요. 저 또 나왔답니다. 이번 리메이크 작품에서는 작가님과 함께 출연하게 돼 영광이예요.^^"
왼쪽 사진은 아주 희귀한 작품이다. 왜? 남자가 등장했으므로. 뒤에서 웃고 있는 저 아자~씨는 뉴욕을 사랑한다는 젊은 여성 동무의 부친이시다. 아마 아빠 마음이란 다 똑 같겠지.
웃고는 있지만 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저 백수 날건달 같이 생긴 외국인 녀석이 우리 딸에게 무슨 수작을 걸지나 않을까…… ‘
암튼 오늘 이 사진의 주인공은 앞에 있는 젊은 처자가 아니라 위에 있는 아저씨, 즉 남자다.
나는 오늘 이 사진의 제목을 ‘치앙마이의 아버지’ 로 정했다. 사진 구도가 좀 이상해서 소녀가 크게 나오긴 했지만 작가가 그렇다면 그런가 보다 하시면 된다.
오른 쪽 긴 머리 숙녀. 어디서 많이 보셨다고? 잘 기억해 보세요. 어디서 보셨는지.
"안녕하세요, 공심채 작가 님 작품에 출연했던 치앙마이 선데이마켓 긴머리 숙녀랍니다"
여기도 남자가 있네. 흠, 누군지 모르지만 착하게 생긴 아저씨로군. 근데 저 아저씨는 표정이 왜 그래요? 여권사진 찍으러 왔나봐여~?
글고 옆에 앉아 있는 저 목이 긴 아이는 딸이여 손녀여?
sarnia 님이 부엌에서 요리할 때 착용하는 safety glasses. 지진 등으로 인한 매몰, 천재지변으로 인한 black-out 등에 대비하여 안경 양쪽에 조명등이 장착돼 있다.
속초에서 경주까지 가는 길. 울진과 평해 사이 어느 어촌마을을 지나면서.
바로 저 버스야. 내가 타고 다니고 싶은 거. BTS 나 MRT 그런 거 말고. 왕궁 근처인데…… 보기만 해도 덥네.
출렁거리는 짜오프라야강에서 르아두언을 타는 것처럼 재미있는 일이 세상에 또 있을까? 그 날 하루 종일 저걸 타고 오르락 내리락 했다. 하루종일 미친듯이......
20 년 전에 한국을 떠난 나는 “멍 때린다’는 말을 태사랑에서 처음 들었다. 15 년 간 갇혀 있었던 오대수가 ㅈ빵새라는 말을 다리 밑에서 처음 들었듯이.
멍 때리고 싶으신가? 여기로 오시라 아주 영원하고도 개념있게 멍 때리게 해 드릴 테니……
염병할 심수봉 CD는 어디로 굴러 떨어진거여......
저 보도블럭 ㅋㅋㅋ
보도블럭 찍었는데 웬 멍서방이 찍혔네.
태국은 남자보다는 여자인구가 워낙 많긴 많은가보네. 그러고 보면 내 잘못만은 아닐쎄.
비즈니스 타고 허리 아파 보긴 타이항공 (인천 방콕)이 처음이다. 언젠가 말했지만 cocoon 은 cocoon 인데 3 단이 아니라 2 단 cocoon이다. 짝퉁cocoon 인 셈이지.
사진에 나온 cocoon이 제대로 된 3 단 cocoon 이다. 어이없게 이 제대로 된 cocoon은 방콕-치앙마이 갈 때 운행된 Airbus 340 에 장착돼 있었으니……
젠장 이 사진만으로는 구별할 수가 없네. '사람 자빠지는 그림 그려져 있는' 버튼을 찍어 올걸......
방콕에 사시는 분들 가운에 혹시 이 분 보신 분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