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지겨워질 때.. 그래, 내 가리라.
2년여의 태국 생활을 접고 내일모레 한국으로 떠난다고 해서 밥한끼, 술한잔 했습니다.
그동안 외국인,태국인하고만 어울리다가 역시 한국인이 쵝오임을 깨닫고 자주 어울렸었는데..
성격이 나름 까딸스러워 좋은 사람 만나기도 힘든 나인데 그저 아쉬울 따름입니다.
저도 이제 이 나라에 둥지를 턴지 벌써 1년에 접어드는데..
태국 특유의 공기 냄새도 그대로이고 풍경과 음악에서 느껴지는 정겨움도 크게 변함이 없건만
웬지 모르게 모든게 식상해지는 즈음입니다.
환락의 도시에서 너무 많은 樂을 탐했던 걸까..
아님 릴렉스의 도시에서 너무 사바이사바이 했던 걸까..
마냥 좋은 줄만 알았더니 지나 보니 그게 아니었던 걸까..
아무튼 그게 뭐든지 간에 이제 떠날 궁리를 하고 있습니다.
태국병, 오라오라병 그런거 겪어보니 한낮 일장춘몽일 뿐이고.
태국은 역시 아쉬울 때 가끔 꺼내봐야만 더 좋은 나라인것 같아요.
너무 빠져 허우적대다간 미소의 나라가 이도저도 아닌 멍한 사람으로 전락시켜 버릴 수도 있으니깐.
누가 그랬죠.
홀로 여행을 하다 보면 한 밤 불이 켜진 한 집의 다정스런 가족, 그 아빠가 한없이 부러운거고..
그 집의 가장은 나그네를 보고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이 아쉬워 눈물짓는 법이라고..
굳이 우리가 누구의 처지를 부러워 할 필요는 없겠지요.
더우기 태국에 있는 사람들은요. 그냥 처이처이하고 있을 뿐이니까..
이거이거.. 재미란 재미는 다 맛 본 한 한량의 얄미운 넋두리는 아닐런지 모르겠네요.
그냥 태국병은 위험하단 얘기인데..ㅡㅡ"
끝으로 20여년전 제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던 작자 미상의 시 한편을 소개해 봅니다.
이 시 한편 때문에 나는 한 가정의 가장보다는 나그네를 택했는지도..
그런데 지금 읽어보면 왜 감흥이 잘 안살아 나는 걸까요.ㅠㅠ
그래, 내 가리라. 운명에 끌려가는 괴로움보다는 스스로 걷는 자의 기쁨과 설레임을 안고 떠나리라.<?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우리 세기에 들어와서야, 그리고 한 핏줄의 위대한 영혼을 만나서야, 자신의 왕국과 궁전과 처자가,
소유와 애욕과 집착이 결국은 한 감옥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고 다시 항해를 떠난 저 씩씩한 희랍 사내처럼.
신(神)들 조차도 이제는 더 어찌해 볼 수 없는 그 의지의 사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