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를 쓴다는 것...미처 끝내지 못한 이야기,
세달전에 티켓팅 해놓고 5월이 가까워 오니 습한 공기가 그리워 코끝이 시큰합니다..
날씨가 왜이런건가요...ㅠㅠ
가기 전에 해야할 일들을 적어놓고 하나하나 지워나가다가,
아...꼭 마무리 짓고 말아야 겠다고 결심했던 여행기를 아직도 끝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아버렸습니다. 고작 하루정도 분량이 남았는데 말예요.
짧은 여행이었어요. 일본이었구요. 4박 5일 일정의.
여행기만 네달째 쓰고 있네요. 누가보면 대하소설 쓰는 줄 알겠어요.
매년 내집 드나들듯이 뻑하면 가는 곳인데도 뭐가 그렇게 할말이 많은지,
사진도 여행치고는 드물게 천 컷도 채 안되면서 뭐가 그렇게 고르기가 어려운지.
아마도 접근 방법이 달라져서 일까요,
예전에는 여행을 다녀와도 시간의 순서대로 사진을 나열해 놓고,
그 것에 얽힌 에피소드를 간혹 기록해놓는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기억들 사이에 있는 사진을 골라내느라 더 힘든가 봅니다.
눈앞에 놓인 사진을 보면서 그랬지, 가 아니라 그랬었는데, 어떤 느낌이었더라?
라며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당시의 기억을 더듬어가니 꽤 새롭더라구요.
뭔가 조금 더 능동적인 서술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넘 거창한가요 ^^
음...그래서 저의 지나간 여정은 마지막 하루에서 멈춰 있습니다.
기억의 시간을 멈추어 놓으니 여행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요,
여행기를 마무리 짓지 못한채 새로운 곳으로 또 여행을 떠나면,
아마 저는 계속 여행중인 기분이 들지 않을까 해서요. 그럴리는 없는데.
마무리 짓지 못한다는건 그냥...
돌아와야만 한다는 그 아쉬움을 다시 느껴야 하니까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아마 이번에 태국에 다녀오면..늘 여행 후가 그러하듯,
일상에 복귀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은 느낌과, 마음을 잡고 여행기를 쓰겠다
결심하고도 또 지금처럼 세월아 네월아 대하소설을 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말이 없는 이야기는 시작한 보람이 없으니 저는 마지막 하루 남은 여행기를,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어야 겠지요?
정말이지 여행기 쓰시는 분들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답니다...
그래서 더 더 더 태사랑에 발길을 끊기가 어려운 건지도 모르겠어요. ^^
모두가 다른 감각과 감성으로 경험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그런 행복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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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생일선물로 Traveler's notebook 이라는 것을 받았습니다.
저 뭔가 기록하고 끄적대고 꾸미고(...) 이러는거 엄청 좋아하는 성격이라,
노트와 문구류에 굉장히 집착하는 편이랍니다.
하지만 몇년전에 100%의 노트를 소울메이트라는 인간이 전격 분실해줘서,
문서화 된 기록따위 분실하면 부질없다는 생각에 -_- 어느정도의 집착을 버리고,
몇번이나 새로운 100%의 노트를 찾아보려고 실패를 거듭하다가,
드디어 만났습니다. ;-)
여행 전 할일에100%의 노트와 만나기, 라고 적어놓았는데-
이건 제대로 해낸 셈이네요. 기쁜 마음에 슬쩍.
지난번에 세트로 된 접시를 샀을때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made in thailand.
그 곳으로부터 왔다는 사실이 저를 한층 더 설레게 하더라구요.
완전 횡설수설;; 날씨탓을 해보며..안녕히 주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