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우정이란 이런것..
오늘따라 비도 오고 기분도 꿀꿀하고.. 집에 .. 먹을것도 없다 했더니 옆동네 사는 친구가 퇴근후에 병문안을 왔어요.
야옹 : 왠일이야 ? 귀하신 몸이 행차를 다하시고? ㅋㅋ
친구: 감사한줄 알어.. 오늘 완전 피곤했는데 특별히 온거거든?
야옹: 근데 먹을건? 손에 암것두 없어?
친구: 야 ~ 손님왔으면 니가 대접해야지 ~!
야옹 :...................... 집에 먹을거 없는데...
친구: 손님 맞이에 기본이 안되있구만~ ㅋㅋ
소시적엔 친구들 오면 대접을 극진히 잘했던 저였답니다..
그래서 뭔가 기대를 한모양인데 난 지금 환자라고요..
냉장고를 열어보니 ..
그저께 마트로 거의 기어가다 시피해서 사온 우유와... 야채..그리고 달걀!
우리 어릴때나 보았던 하얀달걀이에요!!
아~ 정말 오랜만에 보는 흰계란..
갑자기 어릴때 생각이 나서.. 10개들이 달걀팩을 집어 들고 왔는데..
(1개가 비는 이유는.. 첨 사온날 열어보고 혼자 좋아하다가 깨먹은것....)
다른것 다 필요없고... 팩에 써있는...
어릴적 엄마가 삶아 주셨던 하얀계란.... 이 문구가 맘에 들어서 걍 사와 버렸지요 ㅋㅋ
거의 20년 만에 부활한 하얀계란인거 같다며..
이 거룩한 순간을 기념해야 한다고 사진기를 들었더니........
친구가 저더러 계란하나에 꽂히냐며 또 초딩짓한다고 구박하더군요 ㅜㅜ..
사실은 꿀꿀하게 집에 혼자 있다가.. 누군가와 함께라는게 신이 났던거에요~
그리고 제가 요즘 블로그를 만들어 놓고.. 포스팅은 안하면서 열심히 사진만 찍어대고 있지 뭡니까 ㅇㅅㅇ;;;;;;
(만든지 두달이 다되어 가는데 내용은 암것도 없다는...정말 암것도 ㅋㅋ)
어릴때 에디슨 처럼 계란을 품어서 병아리를 부화시켜 보겠다고 끌어 안고 다니다가..
이불에 깨진 계란 범벅해놔서 파리채로 디지게 터졌던 하얀계란..
초딩1학년때 학교가기전 항상 계란 반숙해서 소금뿌려 비벼주거나..
달래간장 + 마가린 넣고 비벼 먹던 그 하얀달걀...
잠시 옛날 추억을 회상하며 수다를 떨다..
그때 처럼 계란후라이 반숙해서 비벼먹기로 했어요 . 쿄쿄...
그때 시간이 10시가 넘은 야밤이었지요 ...
제게 첫끼니 였지만요..
그리하여 달걀을 후라이 하고.......
야옹 : 우리 반숙해서 비벼먹자!
친구: 난 다 익힌게 좋은데..ㅡㅅ ㅡ^
야옹: 반찬이 없을땐 비벼 먹는게 최고야 . 걍 반숙먹어 . 반숙으로 한다 OK?
친구 : 백숙같은 계란후라이가 되길바래..
야옹: 그럼 니가 병아리로 부화시켜서 먹던가~
친구 : 야! 반숙하자며 계란 3개중에 노른자 2개를 터트리냐 !? ご,.ご;;
야옹 : 이게 껍질이 훨 얇은거 같은데 ㅇㅅㅇ;;
친구 : 그냥 뒤집에서 살짝익혀서 얹어~ 탄다 탄다 빨리빨리~ !!
근데 뒤집어 지기는 커녕... 뒤집게가 들어 가지도 않도록 꼭 붙어서 눌어 붙기 시작하는 후라이..
나중에 보니 생선구울때 쓰는 막팬이더군요 ㅡㅡ;;
친구 : 야 ! 다 눌어 붙었잔하~ 이게뭐야 ~ㅡㅡ^
야옹 : 이거 생선굽는 팬 ㅇㅅㅇ;;;;;;;;;
친구 : 야야~ 다 타잖아~ !!-ㅁ-!!
야옹 : 난 탄거 긁어 먹는게 더 맛있던데... 이거 아무나 못하는 거거든?
친구 : 비벼 먹자고 한게 누구더라?
야옹 : 이따 또 해먹음 되지 ~ 근데 너 나 병문안 온거 맞아? ㅡㅅ ㅡ;;
친구: 사진기 들고 설치는게 무슨 환자야~ ?
(타버린 계란을 베이크로 승화시킨 요리 .. 작품명: 우정과 평화의 상징 ㅋㅋ)
제 친구 성격 완전 급해요 .
저도 급한 편이긴 한데 저랑은 비교도 안될 만큼 ...
근데 그렇다고 행동이 빠른건 절대 아니고요 ㅋㅋㅋ
대충 계란후라이를 다하고..
친구는 밥을 푸고... 전 남은 계란을 냉장고에 넣으러 가는 순간...
중간에 눈빛으로 싸인을 주고받다..
또 티격태격 합니다..
야옹: 병문안 왔다더니 부려 먹기나 하고 이심술쟁이 할망구 같은 냔... -_-ㅋㅋ
친구: 다 죽어 간다더니 아무리 아파도 입은 불사조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야옹 : 저..저 매를 부르는 주딩이....ㅡㅅ ㅡ ;;;
친구: 길 막지 말고 저리 비켜 이 돼양아 ㅋㅋㅋ (돼지+고양이= 돼양이)
야옹 : 이 찐호박 같은게 어디서 ..ㅋㅋ 저리 안가?
친구 : 너나 저리 가라구!!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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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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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 : 꺋!!!!!!!!!!!!!!!!!!!
친구 : 악!!!!! ~!
그렇게 서로 밀치고 장난치다...결국은...ㅠㅠ......
겨우 기어가서 사온 내 계란.....ㅠ_ㅠ..
내 어릴적 추억이 담긴 하얀계란은 결국 이렇게 작고 하셨습니다..
역시 먹는것 가지고 장난치면 벌 받는가봐요 ㅠ_ㅠ.......
깨진 계란을 다 치우고.. 눌어 붙은 계란을 긁어서 밥위에 얹어 놓고..
야옹: 이렇게 해놓으니까... 무슨 일식 덮밥 같지 않냐? (일식 밥그릇임 !)
언뜻 보기엔 괜찮은데 ㅋㅋㅋㅋㅋㅋ
친구 : 지금 웃음이 나오냐? 소금도 안뿌렸네..망할...ㅋㅋㅋㅡㅅ ㅡ^
야옹: ........................................................ㅋㅋㅋ;;;;;;
친구는 그렇게 제가 해준 계란후라이를 맛있게 먹고..
저는 밥보다 욕을 더 많이 먹었답니다 .
(데코레이션으로 타서 눌어 붙은걸 박박 긁어서 계란위에 얹어 주었더니 이거 먹고 뒈지란 거냐며 욕을 바가지로 ㅋㅋ )
그리고 친구가 집에 가면서 ...
문자를 보냈네요 ..
부려만 먹고 가서 미안하다고 나중에 자기네 집에 오면 맛있는 것 해주겠다고 , 언능 나아서 놀러오라구요....
평소 표현은 좀 거칠은 친구지만...
서로 맘은 잘 통하는 친구라.. 절 생각해주는 마음에 다시 한번 감동하고서...
답장을 보냅니다..
" 먹은거 다 뱃살로 가라 ~! 이 나무늘보 같은 X아 ㅋㅋㅋㅋㅋ "
그리곤 전화해서 난리 칠까봐 제 전화기를 꺼버렸어요 .
욕해주려고 전화했다가 꺼진거 알고 이를 바득바득 갈 친구를 생각하니
마음이 햇살 처럼 밝아져요 ~
아무리 생각해도 세상에 우정만큼 소중한게 없는것 같아요 *_*
우정 어린 진심이 가득 담긴 계란 덮밥 드실분?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