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이라도 당하는 줄 알았습니다 (...)
3박 4일동안 전라남도 순회공연중인 케이토 입니다 :-D
오늘로 3일째 아침을 맞았는데, 오늘 아침만큼은 정말 생명의 위협을 느꼈습니다.
간밤에 내리기 시작한 비가 아침까지 내리고 있더라구요, 전부치는 소리에 잠에서 깨니
아...이것은 천지창조의 순간이구나, 싶을 정도로 비가 오더라구요.
내려오는 날도 비가 퍼부어서 오는 길에 빗길에 미끄러진 차량들을 꽤 목격했는데,
다행히 큰 사고는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첫날 나주에 들러 나주곰탕을 먹고, 무안이라는 곳에 있는 홀통 해수욕장에서
1박을 했어요. 다행히 도착하니 비가 잦아 들어서 별이 쏟아질 것만 같은 소나무숲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고구마를 구워먹었습니다. ^^
오해가 생겨 동행인과 의견충돌도 있긴 했지만 스타트가 참 좋았어요.
어디어디를 가서 무엇무엇을 해야해! 라는 목적이 뚜렷한 여행이 아니라,
가게 된다면 하면 되지, 라는 여행중이라 뭔가 마음이 편안합니다.
짧지만 길게 느껴지는 지금 이 순간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캠핑을 하면서 텐트를 치는 것부터, 밥을 하고 이동하는 것까지,
어느 하나 손이 닿지 않는 것, 생각이 미치지 않는 부분이 없다보니까-
굉장히 살아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런 느낌은 비단 캠핑 뿐만 아니라 그냥 여행만 다녀도 마찬가지겠지만 말이예요.
숨을 쉬면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의 공기의 사소한 냄새부터,
바람이 불어오는 소리에 날씨를 예감하고, 지금 있는 위치로 부터 다음 목적지를 정하고,
날씨가 여의치 않다면 하루 더 머물러도 좋겠지, 라고 생각하게 되는
이런 여행이 저는 참 좋습니다. 제 여행 전반에 흐르는 느낌을 말하자면,
"지구의 일부가 되자!" 거든요 :-D
비가 와서 싫거나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기 보다는,
볕에 살이 타는걸 끔찍하게 싫어하는 저에게는 이런 날씨가 되려 행복하게 느껴지네요.
텐트가 마를때까지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도 말이예요 :-D 왠지 좋은 핑계!
간밤에 내리는 빗소리를 벗삼아 지인에게 부탁한 태국 위스키,
리젠시를 홀짝거리면서 두달 전에 다녀왔던 여행이야기도 주고 받으며,
다시 떠날 여행에 대한 기대감도 슬쩍 부풀려 봤습니다.
올해는 조금 어렵겠지만, 내년에는 아마- 또 여행을 떠날 수 있겠죠.
짧은 태국여행에 두달간 맘정리를 못하고 있던 저에게,이번 캠핑은,
지금도 그런 생각이 들지만, 마치고 나면 꽤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아요.
휴가를 계획하고 계시는 태사랑의 모든 분들,
목적지가 어느 곳이든, 즐겁고 행복한 기억 많이 만들고 오세요,
저는 지금 휴가"중" 이지만. 충분히 행복하고 돌아가서도 그럴 것 같아요 ^^
전남 해남 땅끝에서 케이토였습니다!
랩탑 배터리가 없어 이만 충전을 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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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장의 스냅사진으로 남긴 3일간의 흔적을 나누고 갈게요 :-)
홀통해수욕장, 비구름이 물러가고 있어요 :-)
가지고 다니는 집입니다 :-)
지금 머물고 있는 캠핑장 앞 풍경이예요,
어제 도착해서 찍은건데 비구름이 몰려오고 있네요 :-(
쾌적하기 이를데 없었던, 지난 밤의 기억? ㅋㅋ 이 곳은 무선인터넷도 되네요.
그리고 어딜 가든 가지고 다니는, 술과 커피. 오늘 아침도 어김 없이.
오, 마침 호우주의보가 해제 되었군요,
남원으로 이동해야할지도 모르겠어요. :-)
돌아가서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