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라퍼 미소숩~
misos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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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9 19:38
저 오늘 휴가였거든요
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 양재천 뛰면서 육수도 좀 빼주고 ^^;;
나흘동안 미뤄뒀던 방 청소도 하고(이구 드러버라~~)
명동가서 옷도 사고
다시 삼성동으로 가서 서점에서 책도 좀 사고
스타벅스가서 커피 마시면서 책도 읽어주고
기타등등
저 나름대로 되게 바쁜 하루를 보내고 나서..
삼성역 앞에서 집에 갈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약간 가무잡잡한 피부의 여자분들 네분이 날도 더운데 긴머릴 전부 풀어헤쳐서는
(네명중 세명이 전부 긴 생머리 ㅡ.ㅡ)
비행기 수하물 스티커도 안뗀 트렁크를 한무데기씩 끌고서
얼굴에 근심가득한 표정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우왕좌왕 하고 있는게 보이더라구요
아~ 이 얼마나 오랫만에 구경하는 뻣뻣하고 긴장된 표정들이던지요~ ㅋㅋㅋ
그 얼굴들 보고 도저히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서
도와줄까? 물어보니..
정말 어찌나 그리도 반가워하던지 ㅎㅎㅎ
사실, 괜히 말걸었다가 제 인상이 나빠서 그 사람들이
'괜찮다' 라고 했으면 제가 얼마나 무안했을지...
ㅋㅋㅋ저도 나름 걱정하면서 말 걸었거든요
중국계 같았는데..
그래도 확실히 알아보기 위해서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
홍콩에서 왔다더라구요
암튼, 제가.. 왜 그러느냐.. 뭘 도와줄까.. 그러니까
'삼성호텔'을 찾고있는데 도저히 못찾겠답니다
혹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 아니냐니까
자꾸 "삼성호텔, 삼성호텔" 이라고만 해서
아놔 이냥반들이 진짜~~ ㅜ.ㅡ 서울에서 미스타 김 찾는 것도 아니고..
삼성동에 호텔이 을마나 많은디~ 버럭! 거리면서(마음속으로만 ㅋㅋ)
안되겠다 싶어 호텔바우쳐 있음 내 놔봐라 해서 확인하니
호텔 네임이스~
삼성 까사빌 레지던스 ㅡ.ㅡ 음냐..
바우처에서 영어로 적힌것은 Samsung casa...................딱 한줄뿐 ㅡ.ㅡ;;;;;;;;
나머진 전부 제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문자인 한자 투성이 ㅋㅋㅋㅋㅋ
게다가 전화번호도 없더군요
너무 더워서 얘네들 버리고 그냥 도주하고 싶은 마음도 한켠에 있긴했지만,
도저히 그 토끼같이 초롱초롱한 여덟개의 눈망울들을 두고 내뺄수가 없어서..... ㅜ.ㅜ
또 그냥 내팽개치고 도망가면 처음 대하는 한국의 이미지가 너무 나빠질까봐.... ^ㅡ^;;;;;;;;
하는수 없이 114에 전화해서 전화번호 알아내고,
그 레지던스에 전화를 해서 위치까지 물어봤더니..
아이고 두야.. 여태껏 전혀 엉뚱한곳에서 지하철 출구 방향을 잘못잡고 있었던 거더라구요
니들 방향 완전 잘못잡았다니까
저한테는 비실비실 웃다가..
자기들끼리는 니가잘했니.. 내가 잘했니..제 눈치 봐가면서 토닥토닥거리구 ㅋㅋㅋㅋ
너무 귀엽더군요
대충 가르쳐주고 보낼라다가..
도저히 설명만으로는 그 애들이 못 찾을것 같고.. 마음이 안놓여서..(이놈의 오지랖 ㅜ.ㅜ)
제가 그 레지던스 앞까지 데려다 줬는데..
트렁크 끌고서 한 10분여 넘게..
삼성역 계단 오르내리고, 땡빛에 걷고들 난후
도착해서 얼굴표정들을 보니
ㅋㅋㅋㅋㅋ 전부 유체이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너무 더워서, 마치 화난것처럼 얼굴이 붉그락푸르락
(근데 홍콩은 워낙 더운편이라 우리나라 여름쯤은 얘네들한테 그리 대수롭지 않을텐데 말이죠)
어쨋건
그 토끼녀 4명.. 까사빌 레지던스 찾아서 고이 모셔다(?) 드리고 돌아나오려는데
저한테 되게 고마웠는지.. 뭐라도 주고 싶은것인지..
호호혹시 토끼풀?(퍽!) ㅋㅋㅋㅋㅋㅋㅋㅋ
일행중 한명이 옆에있는애랑 중얼거리면서 짐을 뒤지며 부시럭부시럭 대다가..
물건 찾아내는게 여의치가 않았는지..
나중엔 그냥 쑥스러운 웃음으로 배시시~ 웃기만 하더라구요
^^;;;;
저도 애시당초 무슨 댓가를 바라고 그런것도 아니고
물건 끝까지 찾아내서 나한테 주면 어떡하나.. 그 상황이 너무 민망해서..
그냥.. 여행잘하고~재밋게놀고~ 그러라고 하고 빨리 그곳을 빠져 나왔네요^^
부디 좋은여행하고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 친절한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저 같은 사람은 빼구요 ㅋㅋㅋ 전 마음이 불순해서 버릴 생각이나 하구 ㅋㅋㅋ)
좋은 인상도 많이 받아가서 다음번에도 한국에 자주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