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행 바다풍경, 태국 후아힌과 우리나라 강릉
저는 썬탠을 한다거나 수영을 첨벙첨벙하면서 해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타일은 아니고요, 그냥 그늘진 적당한 곳에 자리잡고는 수평선 바라보면서 멍하니 있는건 좋아해요. 하늘과 닿은 바닷물 풍경은 대부분 푸르스름하기 마련인데 그걸 보면 눈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수면이 잔잔하면 잔잔한데로 마음이 차분해지고... 또는 바람 불어 파도가 치면 물결 일렁이는 모양새가 생동감을 불어넣어주기도 하고... 하여튼 그냥 보는게 좋아요.
작년이었던가... 후아힌 해변에 나갔더니 그날 따라 바람이 세게 불어서 그런걸까... 카이트서핑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요.
원래 이쪽 해안선이 상당히 길고 바람이 제법 강해서 카이트서핑 강습소도 몇군데 있을만큼 외지인들이 많이들 타러 온다는건 알았지만, 그날은 제가 본 중에 제일 빽빽하더라구요.
체력들도 좋지. 저 힘든걸 해내다니... 다 좋을 때입니다. 나는 내 팔다리 흔들면서 다니는것도 힘에 부치는구먼....
후아힌 물 상태는 솔직히 그다지 성에 안차지만 어차피 물에 들어가지도 않을거라서 우리에겐 크게 마이너스로 작동하는것도 아니여서, 방콕에서 가까운 후아힌은 종종 들르게 되네요.
그리고 우리나라 강릉 바닷가.
저희는 강릉의 바닷가도 아주 좋아해요. 아... 강릉이라는 도시 자체를 좋아하기도 합니다.
기반시설도 적당히 있고 해안가라 그런지 해물 먹거리도 풍부하고요,
그리고 인문학적인 장소들 그러니까 오죽헌이나 선교장이 있어서 뭔가 품위있는 기운도 살짝 느껴지고 말이죠.
저번에 가봤더니 강릉 송정 해수욕장 해안가 바로 근처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던데 새로 지어지는 집을 보니, 저기서 잠깐동안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더랬어요.
저희는 어디 딱히 매인 몸이 아니다 보니 이런 상상을 그냥 수시로 해요. 물론 실천은 못하지만...
자금력이 있으신 분들은 세컨 하우스로 어떠실지... ^^
근데 여행이 아니고 산다고 생각하면 좀 지루할려나요....
하여튼 강릉의 해변은... 해안선 따라서 아름드리 소나무가 빽빽이 늘어선 곳도 있었고, 안목해변에는 짱짱한 규모의 커피숍들이 즐비해서 연인들로 바글바글하고, 여기에 더해 경포대는 뭐 더 말할 것도 없고요.
이날은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늦가을 이였는데 평일에도 여행자들이 꽤 있었습니다.
서울–강릉 KTX 덕분에 당일치기로 오고갈수 있다고 하니 서울 경기에서 엄청 오나봐요.
아하~ 사회적 거리두기가 자리 잡은 지금은 이 모든 것들이 뭔가 다 아득하게 느껴지네요.
이 현상이 가라앉고 세계가 평정을 되찾으면... 우리도 다시 이고지고 신발끈 조이고는 공항으로 향하게 될텐데, 그때는 이전의 다른 여행때와는 달리 발걸음이 진짜 감개무량할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