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글 기념 이야기보따리 네번째 - 태국어 vs 한국어
Lantian
47
2320
2010.07.25 20:49
지긋 지긋한 장마입니다 :(
그러나 오늘은 웬일로 햇살이 짱짱하네요. 아침에 나갔다가 쪄 죽는줄 알았어요.
어제 <우리결혼했어요>를 봤는데, 연애 하고싶더군요 (-_-훗)
부럽지 않아요! 부러우면 지는거니까요!
빅토리아가 닉쿤 머리통을 일기장으로 때릴 때 움찔하신분?
빅토리아씨~ 태국 남자는 장난이라도 머리때리면 화내요 T_T...
(연애초기에 저도 빅토리아처럼 장난으로 머리통 때렸다가 구남친이 엄청 삐졌던 기억이......ㅡㅡ;;)
중국식 닭날개랑 삼겹살 구워먹을 때도 태국 애들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특히 그 추임새 말이죠~ 으흥~ 하는... (들어보신 분은 아실겁니다 =])
요즘 구남친이 꿈속에 나타나서 절 괴롭히고 있어요. 잊고 있었는데 태사랑에 글을 올리면서 다시 옛 추억이 되살아 나는걸까요.
얼마전 구남친과 MSN으로 채팅했습니다. 제가 태국 가는걸 알고 있더군요.
정말 태국애들은 비밀도 없고 말퍼지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라는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태국어로 음식 메뉴를 20여개 적어주더라구요.
걔가 중국에서 잘 해줬던 태국 음식과 제가 좋아했던 음식들이죠. 하나도 잊지 않고 다 기억해주고 있더군요.
메뉴 하나하나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그 음식에 걸친 추억들이 새록새록 생각났네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쇼킹했던 맛이라 그런가봐요.
덕분에 가서 뭘 먹을지 고민할 일은 없을것 같습니다. 적어준걸 다 맛보기만해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거든요 :)
그동안 아무렇지 않았는데 태국에 갈날이 다가올 수록 구남친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제 마음 한구석에 아직도 그아이만의 공간이 남아있는 기분이랄까요.
징글징글한 녀석입니다. 에잇!
요즘은 태국에 있는 친구들과 만나면 뭐할지에 대해서 한창 얘기중이랍니다.
단지 아쉬운건 다들 주중에는 퇴근 이후밖에 시간이 안된다는게 문제겠죠.
덕분에 영락없이 아침 오후 나절엔 혼자 빨빨거리고 돌아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전 게으르기 때문에 누가 데려가주지 않으면 집 밖에도 잘 안나가는 타입인데, 과연 아침부터 부지런히 돌아다닐까 의문입니다 :)
그래도 거기까지 간 차비가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놀아야겠지요.
원래는 방콕에서 푸켓으로 넘어가려 했으나, 푸켓에 사는 친구가 방콕으로 올라오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귀차니스트인 저는 쾌재를 부르고 있습니다~ ♪
가내수공업을 하는 녀석이라 집에서 3일정도 휴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저는 꼼짝없이 3일동안 이 아이와 놀아줘야 합니다.
같이 손잡고 코끼리라도 보러갈까 생각중이예요 :)
아무래도 태국은 처음이고, 애들도 오랜만에 만나는거라 선물과 약간의 부탁받은 물건들을 챙겨가려 합니다.
[낫]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는 까무잡잡한 피부와 삐쩍 마른 체구로 제 친구 중 가장 본토 태국인처럼 생긴 아이입니다.
예전엔 한 싸움도 했던 약간 파이터 기질이 있는 아이랍니다. 등이랑 허벅지에 무시무시한(?) 문신도 있는 친구지요.
그러나 의외로 섬세한 구석이 있는데요.
요 녀석이 이번에 태국 오면서 뭔가를 사다달라고 부탁하더군요. 그래서 전 흔쾌히 수락했지요.
그랬더니 갑자기 캠을 키는 겁니다. (앗 이자식 반라였어요 -///-)
저 혼자 마구 난리치는지도 모른채 이녀석은 캠 앞으로 뭔가를 '쑤욱-' 내밉니다.
이것을 사다달라고 하네요. 은박지처럼 생긴 종이였습니다.
란티엔 : 저게 뭐야?
낫 : 마스크
란티엔 : 마스크? 얼굴에 붙이는 마스크 팩???
낫 : 빙고~ 20개만 사다줘~
란티엔 : 이건 어디서 샀는데?
낫 : 스*푸드, 다른데껀 별로야 꼭 저기서 사다줘.
란티엔 : 그..그래..;;
하하하하하...-_-....
물론 요즘은 남자들도 다들 꾸미는 시대라고 하지만, 실제로 마스크를 하고있는 녀석을 보니 적응이 안되더라고요.
거기다 브랜드까지 콕 찍어서 주문하는거 보고 참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
태국에서 저 브랜드가 약 3배정도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네요. 거의 준명품 소리 듣는답니다.
그래서 피부관리 하는구나? 라고 물었더니 잠이 안올때 저 팩을 하고 자면 참 좋다네요.
어디서 본건 있어가지고 지치고 피곤한 피부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아주 좋은 제품이랍니다 -_-;;;;;
생긴건 부리부리하게 생긴녀석이 마스크 예찬론을 펼치고 있으니 진짜 웃깁니다.
그래서 둘이 사이좋게 마스크팩에 대해서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
이 친구 말고 [유이]란 친구가 또 부탁했습니다.
한국 화장품과 한국 아이돌에 열광하는 친구죠.
그 친구가 예전에 태국으로 돌아가면서 저한테 미* 화장품 한트럭 주고갔습니다. 덕분에 잘 썼지요. :)
그래서 저도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무엇을 사다줄까? 하고요.
그녀는 제게 사진을 한장 보내줍니다.
참고로 저는 아이돌에 관심을 갖고는 있지만 그냥 아주 일반적인 관심입니다. 앨범을 사모으거나 하지 않아서 그렇게 잘 알지는 못해요.
앨범 커버같은데 저는 (나름) 처음 본 앨범이었습니다.
BIG SNOW라고 적혀 있더군요. 근데 빅스노우로 검색해도 앨범은 나오지 않아요. 누구껀지도 모르겠는거죠. 5집이라고 적혀있는거 봐서 신인은 아닌데 말이죠.
왠지 한국사람인데 태국애한테 저 앨범 모른다고 하면 좀 민망할거 같아서 나름 열심히 검색했는데 못찾았습니다 OTL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누구 앨범이냐고요..
헐-_- 빅뱅이랍니다. 저는 눈이 삐꾸인가요. BIG SNOW가 아니라 BIG SHOW 였던 겁니다. 뚱뚱한 폰트라서 H가 N으로 보인거죠.
아 태양이를 너무도 좋아했던 이 소녀는 빅뱅 콘 DVD와 G드래곤콘 DVD를 부탁했습니다. (태양을 좋아하는데 어째서 G드래곤을?)
헌데 지금 G드래곤콘 DVD는 품절이더군요.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겠습니다 :)
좀전에 푸켓에서 올라온다던 친구는 [옷]입니다.
이름들이 하나같이 웃기죠? -_-;;
제 친구들 이름을 하나씩 다 나열하면 빵 터지실 겁니다. 진짜 무슨... 낫이니..옷이니..
그 친구는 자기가 뭘 갖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뭔가가 갖고 싶은 모양입니다.
옷 : 란티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거 뭐야?
란티엔 : 김치-_-
옷 : 너 김치 가져오면 쉬어서 버려야 할걸?
란티엔 : 알아 농담한거야 바보야
옷 : 그..그래 미안해
란티엔 : 뭐 갖고 싶은데?
옷 : 글쎄.. 뭐가 좋을까 우산?
란티엔 : 우산?...무슨 우산? (중국어로 우산이라고 써서, 저는 우산이 아닌 다른 건 줄 알았어요..이름이 비슷한 다른 물건요)
옷 : 비올때 쓰는 우산 말야
란티엔 : 아~ 우산? 우산은 갑자기 왜 태국에 우산 없냐?
옷 : -_- 없겠냐?
란티엔 : 알았어, 아무거나 사가면 되지?
옷 : 음... 문제가 하나 있어
란티엔 : 뭔데?
옷 : 접히는 우산 말고 긴 우산으로, 그리고 멋진걸로, 남자들이 좋아할만한걸로, 사다주면 안될까? 안되겠지? 안될꺼야... 아니야 됐어 소주나 사와
란티엔 : 나 안된다고 말 안했는데..알았어 오케이 접수!
옷 : 와아아아아^^
결국 얼마전 종영한 개*의 취향에서 이민호가 쓰고나온 장우산을 사다주기로 했습니다.
이녀석도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하지만 장우산을 짐칸에 실어도 안부서질까요 -_-;;
얼마전 화장품 가게 미*에서 세일을 하길래 잔뜩 질렀습니다. 선물로 하나씩 주려구요. 제가 생각해도 전 참 착한 친구 입니다 =)
그리고 가서 일주일동안 얻어먹을 생각입니다! 저의 야심찬 포부!! 로망!! 유~~후!
어쨌든 요즘은 선물 고르는 재미로 살고 있습니다. 카드란 신나게 긁고 피눈물나게 갚는거죠. 캬~
아 이제 각설하고 또 다시 주제로 돌아가 봅니다.
오늘 이야기는 좀 짧습니다. 후훗
[태국어 VS 한국어]
제 구남친은 언어에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는 녀석입니다.
한마디로 절대음성지원이라고 해서 듣는대로 내뱉을 수 있는 신기한 구조를 가진 녀석이지요.
한국어 한마디를 가르쳐주면 지 멋대로 응용해서 열마디를 하는 녀석입니다.
가령 "안녕하세요"를 가르쳐 준다고 하면
안냥하세요. 안녕하삼, 안녕휴~, 안녕시뎅, 안녕파보...뭐 이런-_-;; 신개념 신조어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다 보니 저랑 같이 있는동안 본의아니게 한국어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요.
연애초기에 그녀석은 하루는 진지하게 저에게 묻습니다.
왜 한국 사람들은 질문 아니면 화만 내냐고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죠.
중국에서는 성조란 개념이 있습니다. 즉 말할 때 음의 높낮이가 있는데요.
우리나라 말이 2성하고 4성 즉, ↗(2성), ↘(4성) 올리는 말과, 내리는 말 밖에 없다고 합니다.
뭔가 말을 하면 모? 모! 모? 모! 이런식으로 질문 아니면 화내는 뉘앙스밖에 없다네요.
그래서 그런거 아니다. 그건 네생각일 뿐이다. 라고 했지만... 확실히 저희끼리 말할때도 질문 아니면 다 말꼬리가 아래로 내려가는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애초부터 성조란게 없는 말이 우리나라 말이니까 어쩔 수 없는거지요. 중국어나 태국어처럼 성조가 4개 5개되면 또 모를까요.
그래서 이녀석은 한국어가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지 나름대로 한국어를 배워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밤모고쏘? 배고파, 배부러, 파보, 안녕하사요, 아 진짜~, 됐거등? 정도는 합니다.
이 <됐거든?>은 유행어가 될 정도였는데요.. 음 구조상 독특하죠? 말꼬리가 올라가는게..
그래서 태국애들은 막 얘기하다가도 자기들이 불리하거나 그러면 "아 대꺼등? 대꺼등? 대꺼등?" 이럽니다.
거기다 맨날 달고 다니는 소리가 "맨날~술이야~" 이 노랩니다 ㅋㅋ 누가 가르쳐줬는지 진짜!
구남친이 저랑 싸울때면 늘 말빨이 딸려서 씩씩대곤 합니다.
그래서 이녀석이 평소에 한국욕을 배워놔야 겠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절대로 욕 같은건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바보, 멍청이 정도만 가르쳐줍니다.
그러나 구남친은 눈치가 900단입니다. 그런 욕은 욕도 아니란걸 알고있습니다. 더 강한걸 원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제 화를 살살 돋굽니다. 제가 화가나서 순간 한국욕을 뱉길 기다리는거죠.
그러던 어느날 구남친에게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그날따라 계란 부치는 방법 때문에 싸우고 있었죠.
이놈한테 계란 후라이를 해줬는데 계란 노른자가 터졌으니 새로 해달라는 겁니다. 계란 후라이는 노른자가 생명이라면서요...
그래서 막 투닥거리다 진짜 화가 막 치미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순간
"야이 씨아...ㅇ..." 하고 내뱉고 말았습니다.
눈치빠른 구남친 척하니 분석 들어갑니다. "ㅆ"이 들어간걸 보니 욕이랍니다. 하지만 제가 말끝을 흐렸기 때문에 "씨"밖에 못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뒤에가 뭐냐고 묻습니다. 전 입에 자물쇠를 채워버렸죠.
또 다시 찬스가 오길 기다리는 구남친입니다. 그래서 인고의 노력 끝에 단어 하나를 배웁니다.
그게 "씨뎅"입니다. 그래도 다른것 보다는 어감이 약해서 그정도야 뭐~ 했습니다.
한국남자애들은 태국 친구들에게 욕 정말 잘 가르쳐줍니다.
뭐 외국어는 욕으로 배워야 재밌는거다라는 말도 있듯이 그런게 꼭 나쁜것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전에 [에이]라는 친구는 한국사람이 가르쳐 줬다면서 한국 친구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욕을 선보였습니다.
정말 적나라한 육두문자였죠. 발음도 똑같았습니다. 저희는 일동 얼음자세로 굳어버렸어요.
너무 심한 욕은 가르쳐 주지 않는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구남친은 저랑 있으면서 의외로 욕을 못배웠어요. 제가 안가르쳐 준것도 있고, 일단 이녀석은 앞서 말했듯이 응용의 대가입니다.
이 "씨뎅"이라는 단어가 맘에 들었는지 하루종일 입에 달고 삽니다.
"란티엔 밥먹었씨뎅?" "아 진짜 씨뎅!" "씨뎅하세요" 뭐 이런 말도 안되는 말을 만들고 놉니다.
그래서 "하지마!" 라고 하니까 하지마가 뭐녜요.. 그래서 중국어로 친절히 설명해 줬습니다.
바로 응용에 들어갑니다 "하지마 씨뎅!!" "하지마 진짜!!" "아이 씨!"
-_-네, 제가 졌습니다. 이녀석은 정말 구제불능입니다.
저도 욕 할 줄 압니다. 태국 욕 종류별로 다 섭렵해놨습니다. 그리고 구남친과 싸울때 저는 제가 배운 욕을 하나씩 꺼내서 쏴줍니다.
그러나 구남친은 불쌍하게도 아는 욕이라곤 " 아이씨"와 "씨뎅" 밖에 모릅니다. 그러니 하고싶어도 할 수가 없지요.
그러니 나름 무섭게 보일려고 인상 한껏 구기고는 포스있게 크게 외칩니다 "씨뎅-!!!!" 하고요..
저는 그냥 빵터집니다. 나름 열받아서 화낸다고 욕한건데 얼마나 귀엽습니까? 그래서 싸우다 말고 웃은 적도 참 많답니다 =]
친구 중에 [팜]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별명이 농장이지요. ㅋㅋ
이녀석은 한국여자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틈만 나면 저에게 한국여자를 소개시켜 달라고 졸라요.
"좋아해, 사랑해" 이런 말들을 배워갑니다. 그러는 어느날 이녀석이 아주 아주 맘에 드는 여자에게 꼬실 수 있는 한국어를 알려달라고 하네요.
순간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할까?>를 가르쳐 주고 싶은 유혹이 들더군요. 하지만 이랬다간 바로 싸닥션을 맞을테니.. ㅋㅋ
그래서 "너 오늘 왤케 이뻐?" 를 가르쳐줬습니다. 이녀석 이걸 부지런히 외우더니 온동네에 써먹고 다닙니다.
여자애들이 웃으면서 좋아해주니까 자신감을 얻었나봅니다.
그리고는 다시와서 묻습니다. 저거랑 반대 말이 뭐냐고요. 그래서 또 가르쳐줬습니다."너 오늘 왤케 깨냐?" 라고요.
그랬더니 이녀석 갑자기 음흉하게 웃더니 저를 향해 능글맞은 웃음을 짓습니다.
"너 오늘 왤케 깨냐~? 깨냐~? 깨냐~깬다! 깨!아우~깨 죽겠어~! ㅋㅋㅋㅋ"
-_-.. 단번에 폴더접기 해서 지긋이 밟아줬습니다.
그리고는 이녀석은 이쁜여자만 보면 "너 오늘 왤케 이뻐? 이뻐죽겠다~" 이런 말만 남발하고
저만 보면 "너 오늘 왤케 께냐? 깨죽겠다~" 이런 헛소리만 남발합니다.
"죽겠다"는 표현을 배운 뒤로 저렇게 멋대로 응용합니다. "이뻐죽겠다", "배고파죽겠다", "깨죽겠다(?)"...등등...
제가 멍청했지요.. 왜 가르쳐 줬을까요. ㅠㅠ
이 팜이라는 친구와 관련된 에피가 하나 있습니다.
이녀석은 자기네 반 한국 남자애들과 매우 친했지요.
어느날 한국애들과 태국애들의 친선 모임이 있어서 밤 늦게까지 술자리가 계속 되고 있었습니다.
이야기 주제가 한국어 vs 태국어 로 한창 불타오르고 있었지요.
한국사람은 오리를 영어로 "덕"이라고 발음하지요. 얘네는 "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발음하는 "비자"를 얘네는 "위사"라고 발음합니다.
그래서 니가 맞니 내가 맞니 투닥투닥 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태국애들이 경쟁적으로 서로 아는 한국어를 하나씩 내뱉기 시작합니다.
구남친은 유일하게 잘하고 또 많이 써먹어본 "씨뎅"을 자랑스럽게 외칩니다.
또 다른 애들은 "보고시퍼~", "남좌친구 있숴?" 뭐 이런 말들을 꺼냅니다.
그러던 중에.. 술이 들어가서 칠렐레 팔렐레 하던 팜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우렁차게 외칩니다
"딸딸이!!!!"
-_- 아 진짜 거기있던 한국 여학생들 얼굴이 빛의 속도로 굳어집니다.
저는 이 상황을 웃어야 하는지 울어야 하는지 모른채 멍하니 그녀석을 쳐다봅니다.
거기서 있던 한국 남자애들은 이미 웃기다고 뒤로 넘어갔습니다.
구남친이 그게 뭐냐고 묻습니다.
저는 짜게 식어갈 뿐입니다.
설명할 수 없었어요. 저도 모르니까요 ☞☜
그냥 조용히 팜 녀석을 가볍게 폴더접기해서 입을 막아버렸던 기억밖에 안나네요.
제가 예전에 알던 동생 중에 [씬]이라는 여자애가 있었습니다.
이 애가 17살이었는데, 저한테 무한한 태국어 욕을 전수해준 아이였습니다.
딱히 욕을 배울 생각은 없었는데, 이 꼬맹이는 가르쳐 주는 재미가 들렸나봅니다.
"언니~ 이리와봐요~ 재밌는거 알려줄게요"
이런식으로 제게 하나씩 알려줬습니다. 나중에 그 꼬마숙녀는 태국애들에게 엄청 혼났다고 합니다 ㅋㅋ
태국어로 "아이"가 들어가면 안좋은 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레오", "아이하" "아이게" 등등...
뭐 대충 무슨 뉘앙슨지는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 태국에도 좋은 말이 있을거라 생각했죠.
그래서 뭔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쓸만한 말이 없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걔가 속닥속닥 가르쳐줍니다. 저는 한달음에 달려가 구남친에게 써먹어 봅니다.
구남친 표정이 가관입니다. -_-^
그닥 썩 좋아하는 표정이 아닙니다.
란티엔 : 표정이 썩었다?
구남친 : 갑자기 왜 안하던 짓 하고 그래 무섭게?
란티엔 : 왜 무슨 뜻인데.. 좋은 뜻 아니야?
구남친 : 너 지금 나한테 여보라고 한거냐?
란티엔 : 엑-_-!! 아니?!
구남친 : 방금 "티라~~악" 이라며
란티엔 : 그게 여보란 뜻이야?! 헉!!
구남친 : 쪽팔리니까 남들 앞에선 하지마
란티엔 : 알았어 티락~
구남친 :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란티엔 : 호-빠! (닥쳐!)
구남친 : -_-;;;;;;;;;;;;;누가 가르쳐줬니?
란티엔 : 씬이 ^^*
그리고 그날 씬이는 구남친에게 일장연설을 들었습니다.
태국애들은 뭔가 놀라거나 의외일때 "으-흠~"라고 추임새를 넣습니다.
이 독특한 추임새는 들어보면 바로 아실겁니다.
저도 워낙 같이 어울리다 보니 이 추임새가 자연스럽게 배어나옵니다.
그러면 친구들이 하나같이 빵 터집니다. 태국 사람 같다고요..
얼마전 한 친구는 저에게 "님은 반 태국인이셈" 이라고 하더군요. 태국엔 가보지도 않았는데 하는 말투나 품새가 영락없는 태국사람이라면서요..
전 그렇게 생각 안해봤는데 확실히 습관이란게 무서운것 같네요.
그 친구가 저한테 그럽니다
제가 하는 태국어를 듣고 싶대요. "알라이와~", "팡마이루리앙~", "탐알라이", "아이하!" 이런 말들이 자기 뇌리에 너무 또렷하게 남아있답니다.
저도 그때는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그냥 다들 하니까 따라했지만..
이번엔 조금이나마 태국어를 공부했기에 더 자신있게 써먹어줄 수 있을것 같습니다 :)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단어는 "알라이~~이!"(뭐~~!) 입니다. ㅋㅋ
조금 짜증나거나 귀찮을 때 저 단어 하나면 만사 오케이 입니다 :D
이제 갈 때까지 약 보름정도 남았습니다.
슬슬 스케쥴도 짜고 관광지도 미리 검색해봐야 할텐데 만사가 귀찮군요.
깐짜나부리니, 아유타야니...
그냥 방콕 시내만 빨빨거리고 돌아다님 안되려나요 ㅎㅎ
전 더위를 아주 많이 타는 인간인지라.. 그 폭염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네요.
그냥 맛집 투어나 할까 생각중입니다.
뭐 먹는게 남는거니까요 -_______-
살 빼는데 실패 했기 때문에 해변가는 가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제 비키니는 저의 적! 입니다. 하핫-
다음 편에는 대망의 태국 음식 편입니다.
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태국음식..
애증의 태국음식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도록 해요♡
+ 사진 한장 올립니다.
이녀석이 바로 마스크팩 요청한 [낫]이라는 녀석입니다.
의외로 귀엽게 생겼죠? -_- 조금 부리부리하게 생겼지만 상냥한 친구입니다.
등짝에 용문신이 대박 멋있죠. 호홋-
성격도 호쾌하고, 진짜 유쾌한 친구입니다.
피'낫~ 입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아요.
곧 조만간 보겠군요 =]
+ 방금 낫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를 제외하고 이미 다른 애들하고 스케쥴을 짜놨다네요. (기특한것!)
가자마자 아유타야투어와 깐짜나부리를 돌자고 합니다.
당분간 묵을 숙박도 같이 해결됐어요 만세- !
서비스로 팩 다섯개 더 사다줘야겠어요 =]
그러나 오늘은 웬일로 햇살이 짱짱하네요. 아침에 나갔다가 쪄 죽는줄 알았어요.
어제 <우리결혼했어요>를 봤는데, 연애 하고싶더군요 (-_-훗)
부럽지 않아요! 부러우면 지는거니까요!
빅토리아가 닉쿤 머리통을 일기장으로 때릴 때 움찔하신분?
빅토리아씨~ 태국 남자는 장난이라도 머리때리면 화내요 T_T...
(연애초기에 저도 빅토리아처럼 장난으로 머리통 때렸다가 구남친이 엄청 삐졌던 기억이......ㅡㅡ;;)
중국식 닭날개랑 삼겹살 구워먹을 때도 태국 애들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특히 그 추임새 말이죠~ 으흥~ 하는... (들어보신 분은 아실겁니다 =])
요즘 구남친이 꿈속에 나타나서 절 괴롭히고 있어요. 잊고 있었는데 태사랑에 글을 올리면서 다시 옛 추억이 되살아 나는걸까요.
얼마전 구남친과 MSN으로 채팅했습니다. 제가 태국 가는걸 알고 있더군요.
정말 태국애들은 비밀도 없고 말퍼지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라는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태국어로 음식 메뉴를 20여개 적어주더라구요.
걔가 중국에서 잘 해줬던 태국 음식과 제가 좋아했던 음식들이죠. 하나도 잊지 않고 다 기억해주고 있더군요.
메뉴 하나하나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그 음식에 걸친 추억들이 새록새록 생각났네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쇼킹했던 맛이라 그런가봐요.
덕분에 가서 뭘 먹을지 고민할 일은 없을것 같습니다. 적어준걸 다 맛보기만해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거든요 :)
그동안 아무렇지 않았는데 태국에 갈날이 다가올 수록 구남친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제 마음 한구석에 아직도 그아이만의 공간이 남아있는 기분이랄까요.
징글징글한 녀석입니다. 에잇!
요즘은 태국에 있는 친구들과 만나면 뭐할지에 대해서 한창 얘기중이랍니다.
단지 아쉬운건 다들 주중에는 퇴근 이후밖에 시간이 안된다는게 문제겠죠.
덕분에 영락없이 아침 오후 나절엔 혼자 빨빨거리고 돌아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전 게으르기 때문에 누가 데려가주지 않으면 집 밖에도 잘 안나가는 타입인데, 과연 아침부터 부지런히 돌아다닐까 의문입니다 :)
그래도 거기까지 간 차비가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놀아야겠지요.
원래는 방콕에서 푸켓으로 넘어가려 했으나, 푸켓에 사는 친구가 방콕으로 올라오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귀차니스트인 저는 쾌재를 부르고 있습니다~ ♪
가내수공업을 하는 녀석이라 집에서 3일정도 휴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저는 꼼짝없이 3일동안 이 아이와 놀아줘야 합니다.
같이 손잡고 코끼리라도 보러갈까 생각중이예요 :)
아무래도 태국은 처음이고, 애들도 오랜만에 만나는거라 선물과 약간의 부탁받은 물건들을 챙겨가려 합니다.
[낫]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는 까무잡잡한 피부와 삐쩍 마른 체구로 제 친구 중 가장 본토 태국인처럼 생긴 아이입니다.
예전엔 한 싸움도 했던 약간 파이터 기질이 있는 아이랍니다. 등이랑 허벅지에 무시무시한(?) 문신도 있는 친구지요.
그러나 의외로 섬세한 구석이 있는데요.
요 녀석이 이번에 태국 오면서 뭔가를 사다달라고 부탁하더군요. 그래서 전 흔쾌히 수락했지요.
그랬더니 갑자기 캠을 키는 겁니다. (앗 이자식 반라였어요 -///-)
저 혼자 마구 난리치는지도 모른채 이녀석은 캠 앞으로 뭔가를 '쑤욱-' 내밉니다.
이것을 사다달라고 하네요. 은박지처럼 생긴 종이였습니다.
란티엔 : 저게 뭐야?
낫 : 마스크
란티엔 : 마스크? 얼굴에 붙이는 마스크 팩???
낫 : 빙고~ 20개만 사다줘~
란티엔 : 이건 어디서 샀는데?
낫 : 스*푸드, 다른데껀 별로야 꼭 저기서 사다줘.
란티엔 : 그..그래..;;
하하하하하...-_-....
물론 요즘은 남자들도 다들 꾸미는 시대라고 하지만, 실제로 마스크를 하고있는 녀석을 보니 적응이 안되더라고요.
거기다 브랜드까지 콕 찍어서 주문하는거 보고 참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
태국에서 저 브랜드가 약 3배정도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네요. 거의 준명품 소리 듣는답니다.
그래서 피부관리 하는구나? 라고 물었더니 잠이 안올때 저 팩을 하고 자면 참 좋다네요.
어디서 본건 있어가지고 지치고 피곤한 피부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아주 좋은 제품이랍니다 -_-;;;;;
생긴건 부리부리하게 생긴녀석이 마스크 예찬론을 펼치고 있으니 진짜 웃깁니다.
그래서 둘이 사이좋게 마스크팩에 대해서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
이 친구 말고 [유이]란 친구가 또 부탁했습니다.
한국 화장품과 한국 아이돌에 열광하는 친구죠.
그 친구가 예전에 태국으로 돌아가면서 저한테 미* 화장품 한트럭 주고갔습니다. 덕분에 잘 썼지요. :)
그래서 저도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무엇을 사다줄까? 하고요.
그녀는 제게 사진을 한장 보내줍니다.
참고로 저는 아이돌에 관심을 갖고는 있지만 그냥 아주 일반적인 관심입니다. 앨범을 사모으거나 하지 않아서 그렇게 잘 알지는 못해요.
앨범 커버같은데 저는 (나름) 처음 본 앨범이었습니다.
BIG SNOW라고 적혀 있더군요. 근데 빅스노우로 검색해도 앨범은 나오지 않아요. 누구껀지도 모르겠는거죠. 5집이라고 적혀있는거 봐서 신인은 아닌데 말이죠.
왠지 한국사람인데 태국애한테 저 앨범 모른다고 하면 좀 민망할거 같아서 나름 열심히 검색했는데 못찾았습니다 OTL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누구 앨범이냐고요..
헐-_- 빅뱅이랍니다. 저는 눈이 삐꾸인가요. BIG SNOW가 아니라 BIG SHOW 였던 겁니다. 뚱뚱한 폰트라서 H가 N으로 보인거죠.
아 태양이를 너무도 좋아했던 이 소녀는 빅뱅 콘 DVD와 G드래곤콘 DVD를 부탁했습니다. (태양을 좋아하는데 어째서 G드래곤을?)
헌데 지금 G드래곤콘 DVD는 품절이더군요.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겠습니다 :)
좀전에 푸켓에서 올라온다던 친구는 [옷]입니다.
이름들이 하나같이 웃기죠? -_-;;
제 친구들 이름을 하나씩 다 나열하면 빵 터지실 겁니다. 진짜 무슨... 낫이니..옷이니..
그 친구는 자기가 뭘 갖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뭔가가 갖고 싶은 모양입니다.
옷 : 란티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거 뭐야?
란티엔 : 김치-_-
옷 : 너 김치 가져오면 쉬어서 버려야 할걸?
란티엔 : 알아 농담한거야 바보야
옷 : 그..그래 미안해
란티엔 : 뭐 갖고 싶은데?
옷 : 글쎄.. 뭐가 좋을까 우산?
란티엔 : 우산?...무슨 우산? (중국어로 우산이라고 써서, 저는 우산이 아닌 다른 건 줄 알았어요..이름이 비슷한 다른 물건요)
옷 : 비올때 쓰는 우산 말야
란티엔 : 아~ 우산? 우산은 갑자기 왜 태국에 우산 없냐?
옷 : -_- 없겠냐?
란티엔 : 알았어, 아무거나 사가면 되지?
옷 : 음... 문제가 하나 있어
란티엔 : 뭔데?
옷 : 접히는 우산 말고 긴 우산으로, 그리고 멋진걸로, 남자들이 좋아할만한걸로, 사다주면 안될까? 안되겠지? 안될꺼야... 아니야 됐어 소주나 사와
란티엔 : 나 안된다고 말 안했는데..알았어 오케이 접수!
옷 : 와아아아아^^
결국 얼마전 종영한 개*의 취향에서 이민호가 쓰고나온 장우산을 사다주기로 했습니다.
이녀석도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하지만 장우산을 짐칸에 실어도 안부서질까요 -_-;;
얼마전 화장품 가게 미*에서 세일을 하길래 잔뜩 질렀습니다. 선물로 하나씩 주려구요. 제가 생각해도 전 참 착한 친구 입니다 =)
그리고 가서 일주일동안 얻어먹을 생각입니다! 저의 야심찬 포부!! 로망!! 유~~후!
어쨌든 요즘은 선물 고르는 재미로 살고 있습니다. 카드란 신나게 긁고 피눈물나게 갚는거죠. 캬~
아 이제 각설하고 또 다시 주제로 돌아가 봅니다.
오늘 이야기는 좀 짧습니다. 후훗
[태국어 VS 한국어]
제 구남친은 언어에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는 녀석입니다.
한마디로 절대음성지원이라고 해서 듣는대로 내뱉을 수 있는 신기한 구조를 가진 녀석이지요.
한국어 한마디를 가르쳐주면 지 멋대로 응용해서 열마디를 하는 녀석입니다.
가령 "안녕하세요"를 가르쳐 준다고 하면
안냥하세요. 안녕하삼, 안녕휴~, 안녕시뎅, 안녕파보...뭐 이런-_-;; 신개념 신조어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다 보니 저랑 같이 있는동안 본의아니게 한국어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요.
연애초기에 그녀석은 하루는 진지하게 저에게 묻습니다.
왜 한국 사람들은 질문 아니면 화만 내냐고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죠.
중국에서는 성조란 개념이 있습니다. 즉 말할 때 음의 높낮이가 있는데요.
우리나라 말이 2성하고 4성 즉, ↗(2성), ↘(4성) 올리는 말과, 내리는 말 밖에 없다고 합니다.
뭔가 말을 하면 모? 모! 모? 모! 이런식으로 질문 아니면 화내는 뉘앙스밖에 없다네요.
그래서 그런거 아니다. 그건 네생각일 뿐이다. 라고 했지만... 확실히 저희끼리 말할때도 질문 아니면 다 말꼬리가 아래로 내려가는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애초부터 성조란게 없는 말이 우리나라 말이니까 어쩔 수 없는거지요. 중국어나 태국어처럼 성조가 4개 5개되면 또 모를까요.
그래서 이녀석은 한국어가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지 나름대로 한국어를 배워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밤모고쏘? 배고파, 배부러, 파보, 안녕하사요, 아 진짜~, 됐거등? 정도는 합니다.
이 <됐거든?>은 유행어가 될 정도였는데요.. 음 구조상 독특하죠? 말꼬리가 올라가는게..
그래서 태국애들은 막 얘기하다가도 자기들이 불리하거나 그러면 "아 대꺼등? 대꺼등? 대꺼등?" 이럽니다.
거기다 맨날 달고 다니는 소리가 "맨날~술이야~" 이 노랩니다 ㅋㅋ 누가 가르쳐줬는지 진짜!
구남친이 저랑 싸울때면 늘 말빨이 딸려서 씩씩대곤 합니다.
그래서 이녀석이 평소에 한국욕을 배워놔야 겠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절대로 욕 같은건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바보, 멍청이 정도만 가르쳐줍니다.
그러나 구남친은 눈치가 900단입니다. 그런 욕은 욕도 아니란걸 알고있습니다. 더 강한걸 원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제 화를 살살 돋굽니다. 제가 화가나서 순간 한국욕을 뱉길 기다리는거죠.
그러던 어느날 구남친에게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그날따라 계란 부치는 방법 때문에 싸우고 있었죠.
이놈한테 계란 후라이를 해줬는데 계란 노른자가 터졌으니 새로 해달라는 겁니다. 계란 후라이는 노른자가 생명이라면서요...
그래서 막 투닥거리다 진짜 화가 막 치미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순간
"야이 씨아...ㅇ..." 하고 내뱉고 말았습니다.
눈치빠른 구남친 척하니 분석 들어갑니다. "ㅆ"이 들어간걸 보니 욕이랍니다. 하지만 제가 말끝을 흐렸기 때문에 "씨"밖에 못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뒤에가 뭐냐고 묻습니다. 전 입에 자물쇠를 채워버렸죠.
또 다시 찬스가 오길 기다리는 구남친입니다. 그래서 인고의 노력 끝에 단어 하나를 배웁니다.
그게 "씨뎅"입니다. 그래도 다른것 보다는 어감이 약해서 그정도야 뭐~ 했습니다.
한국남자애들은 태국 친구들에게 욕 정말 잘 가르쳐줍니다.
뭐 외국어는 욕으로 배워야 재밌는거다라는 말도 있듯이 그런게 꼭 나쁜것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전에 [에이]라는 친구는 한국사람이 가르쳐 줬다면서 한국 친구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욕을 선보였습니다.
정말 적나라한 육두문자였죠. 발음도 똑같았습니다. 저희는 일동 얼음자세로 굳어버렸어요.
너무 심한 욕은 가르쳐 주지 않는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구남친은 저랑 있으면서 의외로 욕을 못배웠어요. 제가 안가르쳐 준것도 있고, 일단 이녀석은 앞서 말했듯이 응용의 대가입니다.
이 "씨뎅"이라는 단어가 맘에 들었는지 하루종일 입에 달고 삽니다.
"란티엔 밥먹었씨뎅?" "아 진짜 씨뎅!" "씨뎅하세요" 뭐 이런 말도 안되는 말을 만들고 놉니다.
그래서 "하지마!" 라고 하니까 하지마가 뭐녜요.. 그래서 중국어로 친절히 설명해 줬습니다.
바로 응용에 들어갑니다 "하지마 씨뎅!!" "하지마 진짜!!" "아이 씨!"
-_-네, 제가 졌습니다. 이녀석은 정말 구제불능입니다.
저도 욕 할 줄 압니다. 태국 욕 종류별로 다 섭렵해놨습니다. 그리고 구남친과 싸울때 저는 제가 배운 욕을 하나씩 꺼내서 쏴줍니다.
그러나 구남친은 불쌍하게도 아는 욕이라곤 " 아이씨"와 "씨뎅" 밖에 모릅니다. 그러니 하고싶어도 할 수가 없지요.
그러니 나름 무섭게 보일려고 인상 한껏 구기고는 포스있게 크게 외칩니다 "씨뎅-!!!!" 하고요..
저는 그냥 빵터집니다. 나름 열받아서 화낸다고 욕한건데 얼마나 귀엽습니까? 그래서 싸우다 말고 웃은 적도 참 많답니다 =]
친구 중에 [팜]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별명이 농장이지요. ㅋㅋ
이녀석은 한국여자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틈만 나면 저에게 한국여자를 소개시켜 달라고 졸라요.
"좋아해, 사랑해" 이런 말들을 배워갑니다. 그러는 어느날 이녀석이 아주 아주 맘에 드는 여자에게 꼬실 수 있는 한국어를 알려달라고 하네요.
순간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할까?>를 가르쳐 주고 싶은 유혹이 들더군요. 하지만 이랬다간 바로 싸닥션을 맞을테니.. ㅋㅋ
그래서 "너 오늘 왤케 이뻐?" 를 가르쳐줬습니다. 이녀석 이걸 부지런히 외우더니 온동네에 써먹고 다닙니다.
여자애들이 웃으면서 좋아해주니까 자신감을 얻었나봅니다.
그리고는 다시와서 묻습니다. 저거랑 반대 말이 뭐냐고요. 그래서 또 가르쳐줬습니다."너 오늘 왤케 깨냐?" 라고요.
그랬더니 이녀석 갑자기 음흉하게 웃더니 저를 향해 능글맞은 웃음을 짓습니다.
"너 오늘 왤케 깨냐~? 깨냐~? 깨냐~깬다! 깨!아우~깨 죽겠어~! ㅋㅋㅋㅋ"
-_-.. 단번에 폴더접기 해서 지긋이 밟아줬습니다.
그리고는 이녀석은 이쁜여자만 보면 "너 오늘 왤케 이뻐? 이뻐죽겠다~" 이런 말만 남발하고
저만 보면 "너 오늘 왤케 께냐? 깨죽겠다~" 이런 헛소리만 남발합니다.
"죽겠다"는 표현을 배운 뒤로 저렇게 멋대로 응용합니다. "이뻐죽겠다", "배고파죽겠다", "깨죽겠다(?)"...등등...
제가 멍청했지요.. 왜 가르쳐 줬을까요. ㅠㅠ
이 팜이라는 친구와 관련된 에피가 하나 있습니다.
이녀석은 자기네 반 한국 남자애들과 매우 친했지요.
어느날 한국애들과 태국애들의 친선 모임이 있어서 밤 늦게까지 술자리가 계속 되고 있었습니다.
이야기 주제가 한국어 vs 태국어 로 한창 불타오르고 있었지요.
한국사람은 오리를 영어로 "덕"이라고 발음하지요. 얘네는 "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발음하는 "비자"를 얘네는 "위사"라고 발음합니다.
그래서 니가 맞니 내가 맞니 투닥투닥 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태국애들이 경쟁적으로 서로 아는 한국어를 하나씩 내뱉기 시작합니다.
구남친은 유일하게 잘하고 또 많이 써먹어본 "씨뎅"을 자랑스럽게 외칩니다.
또 다른 애들은 "보고시퍼~", "남좌친구 있숴?" 뭐 이런 말들을 꺼냅니다.
그러던 중에.. 술이 들어가서 칠렐레 팔렐레 하던 팜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우렁차게 외칩니다
"딸딸이!!!!"
-_- 아 진짜 거기있던 한국 여학생들 얼굴이 빛의 속도로 굳어집니다.
저는 이 상황을 웃어야 하는지 울어야 하는지 모른채 멍하니 그녀석을 쳐다봅니다.
거기서 있던 한국 남자애들은 이미 웃기다고 뒤로 넘어갔습니다.
구남친이 그게 뭐냐고 묻습니다.
저는 짜게 식어갈 뿐입니다.
설명할 수 없었어요. 저도 모르니까요 ☞☜
그냥 조용히 팜 녀석을 가볍게 폴더접기해서 입을 막아버렸던 기억밖에 안나네요.
제가 예전에 알던 동생 중에 [씬]이라는 여자애가 있었습니다.
이 애가 17살이었는데, 저한테 무한한 태국어 욕을 전수해준 아이였습니다.
딱히 욕을 배울 생각은 없었는데, 이 꼬맹이는 가르쳐 주는 재미가 들렸나봅니다.
"언니~ 이리와봐요~ 재밌는거 알려줄게요"
이런식으로 제게 하나씩 알려줬습니다. 나중에 그 꼬마숙녀는 태국애들에게 엄청 혼났다고 합니다 ㅋㅋ
태국어로 "아이"가 들어가면 안좋은 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레오", "아이하" "아이게" 등등...
뭐 대충 무슨 뉘앙슨지는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 태국에도 좋은 말이 있을거라 생각했죠.
그래서 뭔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쓸만한 말이 없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걔가 속닥속닥 가르쳐줍니다. 저는 한달음에 달려가 구남친에게 써먹어 봅니다.
구남친 표정이 가관입니다. -_-^
그닥 썩 좋아하는 표정이 아닙니다.
란티엔 : 표정이 썩었다?
구남친 : 갑자기 왜 안하던 짓 하고 그래 무섭게?
란티엔 : 왜 무슨 뜻인데.. 좋은 뜻 아니야?
구남친 : 너 지금 나한테 여보라고 한거냐?
란티엔 : 엑-_-!! 아니?!
구남친 : 방금 "티라~~악" 이라며
란티엔 : 그게 여보란 뜻이야?! 헉!!
구남친 : 쪽팔리니까 남들 앞에선 하지마
란티엔 : 알았어 티락~
구남친 :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란티엔 : 호-빠! (닥쳐!)
구남친 : -_-;;;;;;;;;;;;;누가 가르쳐줬니?
란티엔 : 씬이 ^^*
그리고 그날 씬이는 구남친에게 일장연설을 들었습니다.
태국애들은 뭔가 놀라거나 의외일때 "으-흠~"라고 추임새를 넣습니다.
이 독특한 추임새는 들어보면 바로 아실겁니다.
저도 워낙 같이 어울리다 보니 이 추임새가 자연스럽게 배어나옵니다.
그러면 친구들이 하나같이 빵 터집니다. 태국 사람 같다고요..
얼마전 한 친구는 저에게 "님은 반 태국인이셈" 이라고 하더군요. 태국엔 가보지도 않았는데 하는 말투나 품새가 영락없는 태국사람이라면서요..
전 그렇게 생각 안해봤는데 확실히 습관이란게 무서운것 같네요.
그 친구가 저한테 그럽니다
제가 하는 태국어를 듣고 싶대요. "알라이와~", "팡마이루리앙~", "탐알라이", "아이하!" 이런 말들이 자기 뇌리에 너무 또렷하게 남아있답니다.
저도 그때는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그냥 다들 하니까 따라했지만..
이번엔 조금이나마 태국어를 공부했기에 더 자신있게 써먹어줄 수 있을것 같습니다 :)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단어는 "알라이~~이!"(뭐~~!) 입니다. ㅋㅋ
조금 짜증나거나 귀찮을 때 저 단어 하나면 만사 오케이 입니다 :D
이제 갈 때까지 약 보름정도 남았습니다.
슬슬 스케쥴도 짜고 관광지도 미리 검색해봐야 할텐데 만사가 귀찮군요.
깐짜나부리니, 아유타야니...
그냥 방콕 시내만 빨빨거리고 돌아다님 안되려나요 ㅎㅎ
전 더위를 아주 많이 타는 인간인지라.. 그 폭염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네요.
그냥 맛집 투어나 할까 생각중입니다.
뭐 먹는게 남는거니까요 -_______-
살 빼는데 실패 했기 때문에 해변가는 가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제 비키니는 저의 적! 입니다. 하핫-
다음 편에는 대망의 태국 음식 편입니다.
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태국음식..
애증의 태국음식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도록 해요♡
+ 사진 한장 올립니다.
이녀석이 바로 마스크팩 요청한 [낫]이라는 녀석입니다.
의외로 귀엽게 생겼죠? -_- 조금 부리부리하게 생겼지만 상냥한 친구입니다.
등짝에 용문신이 대박 멋있죠. 호홋-
성격도 호쾌하고, 진짜 유쾌한 친구입니다.
피'낫~ 입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아요.
곧 조만간 보겠군요 =]
+ 방금 낫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를 제외하고 이미 다른 애들하고 스케쥴을 짜놨다네요. (기특한것!)
가자마자 아유타야투어와 깐짜나부리를 돌자고 합니다.
당분간 묵을 숙박도 같이 해결됐어요 만세- !
서비스로 팩 다섯개 더 사다줘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