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혐오스럽지는 않았던 장 모 씨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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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혐오스럽지는 않았던 장 모 씨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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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과 정치적 이념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도 왠지 밉지 않은 사람이 있다.

진보든 자유주의자든, 저기 앉아있는 저 사람처럼 극우에 가까운 인물이든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이유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이념의 좌우에 관계없이 삶의 자세가 일관되고,

조무라기처럼 너절하게 행동한 적이 별로 없는 인물에 대해서는 혐오감정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그는 자기 부하들에게 체포, 감금된 적이 있었다. 

대륙을 침략해 들어오는 일본과 싸울 생각은 않고

공산계열 때려잡는데만 열중하는 그를 답답해 한 그의 직속부하 장쉐량이 예하 부대를 동원해 그를 체포한 것이다.

그는 하극상을 일으킨 동북군 지휘관들에게 홍군과의 전시연대를 구두로 약속했다. 

제 2 차 국공합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연금에서 풀려난 후 그는 1945 년 일본과의 전쟁이 종료될 때까지,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공산계열과의 전시연대를 파기하지는 않았다. 

비록 자기를 체포 연금하는 하극상을 일으킨 장쉐량의 군사지휘권은 박탈했지만 감옥에 가두지는 않았고,

자기 입으로 한 그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그는 수세식 좌변기가 없는 도시에서는 항일투쟁을 할 수 없다며 수세식 화장실이 있는 미국도시들만 전전하면서 빈둥거린 적도 없고,

자기나라 수도 시민들을 사지에 내팽개친 채 마누라하고 둘이서만 기차타고 도망간 적도 없으며

친일을 했다가 좌익을 했다가 반공을 했다가 미친놈 널 뛰듯이 시류에 따라 왔다갔다 한 적도 없다. 

 

대륙을 포기하고 타이완으로 쫓겨가면서도

자신을 지지하는 중국의 지주, 관료들은 물론 우파진영의 죄수들까지 데려갔다. 

위험을 무릅쓰고 1 백 만 점에 달하는 중국의 유물들도 싣고 갔는데 

그들을 추격해 온 마오의 홍군은 귀중한 문화재가 전투로 유실되거나 파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공격을 중지하고 패주하는 국민당 잔당들을 그대로 살려보내기도 했다.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한 이 마지막 '국공합작'은, 70 만 점의 중국보물과 미술작품을 상시전시라고 있는 세계 최고의 '국립고궁박물원'을 탄생시켰다.  

 

Coo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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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만 좋다면 석양은 어디나 다 아름답다. 

단수이의 석양이 특별히 멋지다고 소문난 이유는 아마도 타이완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유명세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주걸륜의 아버지가 럭비부 학생들을 혼내주던 그 운동장은 담강중학교가 아니라 진리대학 안에 있었다. 

 

타이베이 도착 다음 날 오후

단수이역 뒤로 이어지는 약 2 km 정도의 해변산책로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산책하는 기분은 장거리 비행과 시차로 인한 피로를 말끔하게 가시게 했다. 

이 산책로를 걸을 때는 버블티보다 차가운 망고스무디가 더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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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해안에 있는 이 유명한 지질공원의 이름은 예류다. 

바람의 조각품으로 알려진 hoodoos 침식바위들이 해변가에 가득하다. 

수 천 만 년 된 바다생물들의 화석들을 눈으로 직접 보는 흔치 않은 경험도 할 수 있다. 

지질공원의 한 켠 에서는 특이하게 생긴 침식바위 옆에서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침식바위들 중 무수리 머리를 닮은 바위기둥이 그곳에 있다고 하는데

근처에 가서 보니, 아닌 게 아니라 정말 목이 가냘픈 무수리 머리형상을 한 침식기둥이 하나 서 있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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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Queen 이라는 곳에서 파는 hot fudge sundae 를 좋아한다.

차갑고 질좋은 아이스크림에 부어먹은 뜨거운 리퀴드초콜릿은 매력적인 맛의 여왕(무수리가 아니고)임에 틀림없다. 

지우펀 좁은 시장거리를 아무리 둘러봐도 sundae 파는 가게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땅콩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들고 아메이 찻집이 보이는 작은 공터로 갔다.

터무니없이 많이 몰려든 인파에 떠밀려 간신히 공터에 들어간 후, 아이스크림을 한 손에 들고 건너편 찻집을 바라보면서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미야쟈키 하야오,, 이 영감태기한테 속은 것 같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우펀의 석양은 단수이의 석양과는 또 다른 종류의, 깊이있는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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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투리 뒷 이야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지우펀 석양 삼매경에 빠져있던 그 부활절 토요일 그 순간에

평양에서는 세계사의 물줄기를 완전히 돌려놓게 될 기념비적 사건이 벌어지고 있었다.

백악관이 파견한 비밀특사와 북코리아 최고지도자 간의 만남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좋은 결말을 맺은 것이다.

 

어제 도널드 트럼프는 이런 말을 남겼다

“They do have my blessing to discuss the end of the war,”

이 말을 한국말답게 번역하면 '그들이 전쟁을 끝내는 것을 내가 허락한다' 는 말이다.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건방진 작자이기는 하지만 

전쟁 당사국 대통령이 굳이 이런 식으로 표현하겠다면 말릴 생각은 없다. 

 

그 말을 듣고 싸르니아는 이런 말을 남겼다.  

Let's see what happens.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두고 보자)   

 

    

11 Comments
참새하루 2018.04.20 10:02  
부산찍고 대만으로 나들이 가셨군요
sarnia님의 포스팅에는
맛집기행과 풍물과 더불어
역사의 뒷이야기를 살짝 풀어주셔서
아 그랬구나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구나
놀라게 됩니다

장개석이 부패와 무능으로
대만으로 쫓겨가서는 절치부심하고
부패척결에 나섰던 일화는 유명하지요
우리나라에는 이런 강단있는
지도가 하나 정도는 있었어도 좋았을것 같은
부러움은 있습니다

sarnia님의 해박한 역사 통찰력과 인식이 없으면
우러날수 없는 여행기라
영양가 풍부한 신선한 샐러드 한접시 먹은 개운한 뒷맛까지
늘 반갑고 즐거운 리뷰 남길수 밖에 없는 포스팅입니다
2편도 기대하겠습니다

지난번에 예측하신 대로
북미 평화조약이 이루어지는건가요
늘 정확한 팩트와 에측이 놀랍습니다
sarnia 2018.04.20 12:50  
대만에 먼저갔다가 한국으로^^

저 말고도 북미화해의 필연성을 예측한 사람들은 많을 겁니다. 중국을 상대로 본격적인 패권경쟁에 돌입해야 하는 미국의 입장에서 북코리아같은 동북아지역의 군사강국을 마냥 적대국으로 방치할 수 없을 거라는 점만 생각해도 북미전쟁이란 상상할 수 없는 거니까요.

마이크 폼페이오가 득달같이 평양으로 날아간 게 김정은이 베이징에서 돌아오자마자였습니다. 오늘 마라라고에서 아베를 옆에 앉혀놓고 시진핑을 과도할 정도로 칭찬하는(사실은 비아냥입니다) 트럼프의 모습을 보면 미-중 이 두 강대국의 앞날이 참 심각해 보입니다.

이런 사정이 있는 미국과 남북지도부는 참 시대적 궁합이 잘 맞았다고 볼 수 있고, 이런 면에서 지금의 코리아반도 정세는 19 세기와는 정반대로 희망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코리아반도 국지적으로는 평화로운 태평성대가 눈 앞에 보인다고나 할까요.. 사족을 한마디 달자면,, 아직 중국은 미국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점 만큼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남북 지도부가 이 점 만 명심하면 일이 잘 풀릴거라고 생각합니다 ^^
조재군 2018.04.20 11:04  
멋집니다
장모씨..라해서 누군가 궁금해서 들어와봤는데..ㅎ
몰랐던 장제스의 면모가 보이는군요..
좋은 여행기 고퀄사진 잘 봤습니다^^
sarnia 2018.04.20 12:53  
스맛폰 카메라가 아무리 좋아도 아직은 8 년 묵은 DSLR 을 따라오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사진 자체는 별 차이가 없는데 두 카메라로 같은 장면을 찍고나서 보정프로그램에 넣고 돌려보면 수술할 수 있는 범위가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무거운데도 기를 쓰고 가지고 다니는가봐요. 중정기념당 사진들은 보정하지 않았는데도 잘 나온 걸 보면 재수가 좋았다고 볼 수 있고 나머지는 조금씩 손을 댄 사진들입니다.
자연의 2018.04.20 11:41  
승철스님이 책을 많이 읽으면 도둑놈
이라고 하섯죠 남의지식을 자기껏 마냥
도둑질해서 타인을 가르치러 한다구요
여행지에서의 사진 전 찍지를 않습니다
추억보다는 남에게 보여주며 자신을 치장
할려고 하기에  여행에서 보고 느낀것은
가슴속에만 담아두고 옵니다
유유자적 좋은여행되세요
sarnia 2018.04.20 12:56  
추억을 보관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자기 가슴 속에만 묻어두는 방법도 있고 치장하거나 아름답게 꾸미는(날조나 왜곡, 표절이 아닌 한) 등 여러가지 전달도구를 통해 공유하는 방법도 있고요. 취향과 선호에 따른 선택일 뿐 무엇이 더 올바른 방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기 가슴속에 묻어두는 사람보다는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공유하고 전파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커뮤니티 자체역시 후자 성향의 사람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요.     

장중정(장제스)에 대한 생각은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반드시 이념의 같고 다름과는 상관이 없더라 .. 라는 나름대로의 느낌을 적은 것입니다. 공개된 정보는 적어도 그 정보를 습득한 만인이 공유하는 자료이고 그 자료를 자기가 해석하고 이해해서 소화하면 그것은 더 이상 남의 지식이 아닌 자기것이 되는 것 입니다.  성철스님이 인텔리들의 지식권위주의를 비판한 적이 있다면 그 요지는 내면화되어 실천으로 연결되지 않는 가짜지식을 비판한 것이지, 책에 써 있는 것은 남의 지식이니까 책도 읽지말고 아무말도 하지말고 가마떼기처럼 묵언수행이나 하라고 한 것은 아닐 것이고요. (성철스님은 제가 별로 좋아하는 분도 아니지만요)

너무 한 면에만 시선을 두지 않아야,,  생각의 폭도 다양해지고 삶이 보다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고구마 2018.04.20 15:44  
분명히 예류를 갔었는데....아...저기가 저런 모양이었나? 싶게 생경해 보이네요.
하긴 거의 십년전에 가본듯해요.
지우펀에 갔을때 계단을 많이 오르락내리락했던 기억도 나고...이것 역시 거의 십년전 기억...-_-;;
남는건 사진 뿐이라더니 , 사르니아님 글 보면서 예전 대만여행 사진 좀 들춰봐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혹시 그 사진에서 지금보단 훨씬 젊은 우리 모습을 발견하게될지도....^^
sarnia 2018.04.21 08:36  
2006 년에 갔다오셨군요. 그때만 해도 단수이가 참 한가했네요. 예류에도 사람들이 비교적 적은 것 같고요.

저는 음식은 별로 기억나는 게 없는데, 진과스에서 사먹은 대추가 너무 맛있었어요. 말린 대추가 아니라 생대추요. 처음엔 청사과인줄 알았어요.

Date 하고 같은 종류인지는 모르겠고, 어쨌든 한 입 베어먹는데 사과보다 훨씬 달고 부드럽게 아삭거리는 맛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쓰린야시장에서 사 먹은 다른 열대과일들은 어쩐지 바가지를 쓴 것 같고…..
백검70 2018.04.20 15:49  
사진화질이 장난이 아니내여 ~~ 좋은글잘잃고 갑니다 . 좋은여행되세요 ^^*
sarnia 2018.04.21 08:38  
사진은 찍을때보다 나중에 들여다보는 재미가 더 좋은지라,,, 보관용은 채도를 조금 높혀서 저장합니다 .
그게 보기도 좋고, 잘못찍어서 흐릿한 사진보다는 당시 사물과 빛의 색깔에 가까울 것이라고 믿거든요 ^^
젤리캣 2018.05.11 23:30  
장카이섹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만
상해임시정부를 많이 도와준 고마운 은공은 잊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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